식민지 문역 (검열|이중출판시장|피식민자의 문장 | 양장본 Hardcover)

식민지 문역 (검열|이중출판시장|피식민자의 문장 | 양장본 Hardcover)

$36.03
Description
상처 난 문장에 각인되어 있는
비틀린 체계를 해체하다
식민지 검열에 관한 밀도 높은 최종분석

검열이란 국가폭력이 당위의 절차이던 시절
피식민자의 문장은 어떤 서사전략으로
자기표현과 자기사유를 생존시켰는가
검열이란 국가폭력이 당위의 절차이던 시절
피식민자의 문장은 어떤 서사전략으로
자기표현과 자기사유를 생존시켰는가

인간사유 전체에 대한 지배를 욕망하며 표현의 세계에 가해지던 국가폭력, 검열. 이 책은 오랜 시간 대중매체의 역사성, 문화시장과 문장표현에 대한 국가검열의 영향에 초점을 두고, 문화제도사의 시각에서 식민지 근대성의 구조를 해명하는 데 몰두해온 한기형 교수가 다방면으로 모색해낸 식민지 검열연구의 결정판이다.
저자는 일제 검열시스템에 대해, 지지를 받을 수 없는 통치권력이 대중의 생각하는 힘을 축소하기 위해 언론ㆍ출판인 등 식민지 지식인들에게 내지인과의 차별을 전제로 적용했던 ‘이율배반적인’ 법률체계라 규정한다. 불행하게도 피식민자들은 검열에서 벗어날 수 없었지만, 실제로는 그 이원적 법률질서에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자기문장에 자기표현과 자기사유를 ‘생존시켰다.’ 그러하여 식민지 조선에서 살아남은, 검열로 상처 입은 문장들의 보존된 실존이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당대의 문학을 구상한다. 그 문장들의 존재론을 위해 저자가 창안해낸 문학의 공간 개념이자, 이 책의 제목이 바로 ‘식민지 문역(文域)’이다.
그는 책의 서문을 이렇게 연다. “이 책은 식민지 검열이 만든 다양한 상처를 다루지만, 검열의 잔혹함 그 자체를 고발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대신 일제의 검열로 인해 한국인의 정신과 문화, 특히 그들의 문장과 언어감각에 어떠한 흔적이 남겨져 있는지에 대해 추적할 생각이다. 문장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것이 근대인의 존재를 구현하는 특별한 형식이기 때문이다. 어떤 점에서 볼 때, 문장에 각인된 그 비틀린 체계를 다루는 것이 식민지 검열의 역사성에 대한 더욱 날카롭고 신랄한 대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지의 총화를 모색하는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여덟 번째 책이다.
저자

한기형

(韓基亨)

충청남도아산에서출생했다.성균관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한국근대소설의형성과정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2002년성균관대학교교수로부임했으며국립타이완정치대학객좌교수를역임했다.현재성균관대학교동아시아학술원원장으로일하고있다.
문화제도사의시각에서식민지근대성의구조를해명하는데문제의식을두고있다.연구의초점은대중매체의역사성,문화시장과문장표현에대한국가검열의영향두가지이다.그동안『카프비평자료총서』(공편),『한국근대소설사의시각』,『근대어ㆍ근대매체ㆍ근대문학』(공저),『흔들리는언어들』(공편),『식민지검열―제도ㆍ텍스트ㆍ실천』(공편),『염상섭문장전집』(공편),『저수하의시간,염상섭을읽다』(공편),『근대학술사의전망』(공저),『帝國の檢閱―文化の統制と再生産』(공편),『제국의검열―문화의통제와재생산』(공편),『미친자의칼아래서―식민지검열관련신문기사자료』등의책을쓰거나동료들과함께편집했다.

목차

서문

[제1부식민성의기층]
제1장식민지,불온한것들의세계
제2장‘문역(文域)’이라는이론과제-검열,출판자본,표현력의차이가교차하는지점
제3장‘이중출판시장’과식민지문화-‘토착성’이란문제의식의제기
제4장검열장의성격과구조

[제2부검열이라는거울]
제5장대중매체의허용과문화정치의통치술
제6장식민지검열현장의정치맥락-『개벽』과『조선지광』의사례
제7장식민지의위험한대중시가들-『조선어신문의시가[諺文新聞の詩歌]』(1931)의분석
제8장선전과시장,문예대중화론의재인식
제9장한문자료를읽는검열관

[제3부피식민자의언어들]
제10장3.1운동과법정서사-조선인신문의반검열기획에대하여
제11장통속과반통속,염상섭의탈식민서사
제12장성노동에대한사유와상징검열의외부-검열의시각으로해석한김유정의소설
제13장심훈의고투,검열과식민지소설의행방
제14장식민지구소설과하위대중의상상체계
제15장하위대중의형이상학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근대사회에서읽힌『심청전』과‘죽음’의문제

[부록]
1.국외발행불온출판물일람표(조선총독부경무국도서과,『신문지요람』,1927)
2.병합20주년에관한불온문서(조선총독부경무국도서과,조사자료14집,1929)
3.고등경찰관계주의일표(조선총독부경무국,『고등경찰용어사전』,1933)


참고문헌
찾아보기
총서‘知의회랑’을기획하며

출판사 서평

‘식민지문역’의실체

오래전에읽었던,「거대한뿌리」(1964)의시인김수영이남긴검열에대한절실한논의를실마리삼아이책의구상은시작되었다고저자는말한다.시인이겪었던권력의행태와공포의근원이바로저‘식민주의’에서기원한것이기때문에,식민성과문장의관계를설명하지않고서시인이제기한질문의근원에다가설수없었다는회상도덧붙인다.그가식민지기조선어문장들의탄생배경과그들은어떤의미로남겨지길원했는가에긴시간몰두하게된까닭이다.
식민지조선인은제국의지식문화를받아들이는권리만있을뿐,그것을자기방식으로표현하거나넘어서는자율성을허락받지못한존재자들이었다.이들에게성장의계기와처벌의가능성은언제나동시적이었으므로,이들은스스로정신과문장의불일치를만들어내는모순적상황의존재자들일수밖에없었다.따라서중요한것은이렇게피식민자가처했던이해하기힘든상태를설명해야하는동시에,보이지않는곳에서문장의실체를만드는데개입하고작용한힘들의관계를확인하는것이다.저자가피식민자의문장을분석하기위해식민지검열제도와이중출판시장의상황을거론하게된것은바로이러한이유때문이었다.
차별적인법률체계가작동했던식민지,그법률규정안에서생존한조선어문장들은자연히복수의질서를구현한중층의구조일수밖에없었다.일제의차별적인통제를다양한방식으로돌파하면서자신만의메시지를실존시키기위해선몇겹의전략과장치가필요했다.이런점에서저자의‘식민지문역’이라는발상은표현의당대적한계선을규정하는시도라기보다그제한선밖을생각하고그곳으로넘어가기를안내하는의도를담고있다.

검열,개인을두려워한국가권력시스템

사실검열은텍스트의‘소멸’보다인식의깊이와다원적사고,욕망의표현과사상의권위를‘봉쇄’하는것에초점을두는국가의권력행위였다.국가의위력에맞설만한권위있는개인의출현을억압하고개인을초라하게만듦으로써국가권력의실체가분석되지않기를추구한것이다.비교되거나상대화되는것은모든권력이지닌본질적인두려움이다.그런점에서검열은개인과국가권력의관계가지배의메커니즘에유리하도록고안된시스템이었다.
특히식민지는언제나한개인의생각이소리나문자로공중(公衆)을향해나아가는지점에서강력하고차별적인국가권력의통제가가해지는곳이었다.저자는검열연구가식민주의의해명에구체적으로기여할수있는가능성이바로이지점에서생겨난다고판단한다.검열이라는접근통로는오랜시간을두고식민지의일상과피식민자의실존을다방면에서관찰할수있는방법을우리에게제공하기때문이다.

식민성의기층

제1부‘식민성의기층’에서는식민지검열의역사상에대해구조적인분석을진행한다.검열의전과정을관통하는‘불온’이라는용어와일본제국주의의관계,조선출판경찰자료의성격과특징이제1장「식민지,불온한것들의세계」에서설명된다.제2장「‘문역(文域)’이라는이론과제」에서는상이한법시스템이작동하는특이한문학의공간인‘문역’이라는개념이식민지검열과이중출판시장,피식민자의문장이충돌하는지점에서생겨난이론과제라는점을제안한다.이책이말하려는전체방향과좌표가담긴부분이다.
제3장「‘이중출판시장’과식민지문화」에서는‘이중출판시장’과‘토착성’의관계를논한다.저자는이부분을고민하는과정에서근대문학전반에대해과거와는다른생각을하게되었다고고백하고있다.요컨대구소설,신소설같은이른바토착서사들이일본문화시장의압박속에서명맥을유지한조선출판자본의생명줄이었으며,놀랍게도무수한조선인독자들이그상황을함께감당해나갔다는사실을비로소알게되었다는것이다.저자의논지에따르면,그들은사라져가는과거의유산이아니라식민지근대문학의주역이었거니와,나아가이러한관점에의한다면,문학적근대의구도는새롭게조정될수밖에없다.3부를채우고있는구소설에대한두장의논의역시이러한통찰끝에도달한결과들이다.
제4장「검열장의성격과구조」에서는검열을둘러싼상황이복잡한다자관계로구성되며,검열장은각주체들의존재증명과장기적인생존가능성을실험하는공간이었음이강조된다.

검열이라는거울

제2부‘검열이라는거울’은식민지검열현장에서생겨난사건들을묘사하는데집중한다.제5장「대중매체의허용과문화정치의통치술」에서는검열수요가폭증했던문화정치기의공방과필화사건을추적하고,특히『개벽』의강제폐간이갖는문화사적의미를분석한다.제6장「식민지검열현장의정치맥락」은식민지검열이법률과행정원칙에의해서운영되지만,근본적으로는정치의문제였다는점을환기한다.특히『개벽』의폐간과『조선지광』의간행허용은그러한식민지정치상황의특성을보여주는사례였다.
제7장「식민지의위험한대중시가들」은조선인시가의불온성을점검하려는목적으로제작된『조선어신문의시가[諺文新聞の詩歌]』(1931)를분석한다.이자료집은한국의근대문학,신문,독자대중의관계에대한깊이있는연구의필요성을제기하는데,그것은검열기구의활동이식민지문화구조의깊숙한문제로까지진입한상황을보여준다.제8장「선전과시장,문예대중화론의재인식」은조선문화시장의성격과사회운동의관계를문예대중화론을통해접근한다.사회주의문화운동은20세기전반세계적인차원에서이루어졌지만,각지역의독자성이무엇인지에대한해명은그간충분히이루어지지못했었다.저자는해당지역시장의크기와운동양상에주목할때,비로소그러한문제에관한밀도있는조망이가능해진다고말한다.
제9장「한문자료를읽는검열관」은근대출판물에집중되었을것이라는예상과달리한문서적에대해서도식민지검열이긴장을늦추지않았다는점을확인한다.한문자료에대한검열의관심은문명사적차원의한중연대,지식인교류,임진왜란비판등에집중되었었는데,저자는한문출판물검열에대한보다심화된관심이필요한실정임을강조한다.

피식민자의언어들

제3부‘피식민자의언어들’은근대서사와식민지검열의관계를다룬다.제10장「3.1운동과법정서사」는‘법정서사’라는반검열양식을통해관찰한3.1운동의후일담을분석한다.대중매체가일반화되면서식민권력과조선인모두미디어공간을자기방식으로활용했는데,저자는여기서제국의문자로식민권력을공격하는간계의형식이발견되는데주목한다.제11장「통속과반통속,염상섭의탈식민서사」는검열을의식하고그것을넘어서고자했을뿐아니라,그대결속에서한국소설의특별한양식을실험하고발견했던염상섭의문학세계를탐색한다.저자는『만세전』이후염상섭의각오가조선의현실을담아내면서살아남을수있는서사의창안에있었음을강조하며,이러한시각에설때염상섭소설의새로운면모가드러난다고주장한다.
제12장「성노동에대한사유와상징검열의외부」에서는페미니스트김유정에대해논의한다.김유정은여성에게가해지는모든비참에서의연히벗어나자신의세계를가꾸는유랑매춘부를작품에등장시켜여성의겪는참상에주목하되,그책임을여성자신에게되돌리는사회의공모구조로부터여성을끌어낸다.저자는이것을제국의감시를무력화하는검열의‘외부’에대한발견으로이해한다.제13장「심훈의고투,검열과식민지소설의행방」은식민권력과정면으로부딪쳤던심훈의문학이검열로멈추게되었을때,그가선택한우회로가어떤결과에이르렀는지를점검한다.검열로중단된『동방의애인』과『상록수』사이에놓여있는서사의편차와검열을대하는심훈의태도변화가어떤관계를맺고있는지분석하는것이초점이다.
제14장「식민지구소설과하위대중의상상세계」와제15장「하위대중의형이상학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는식민지검열이조성한문학장의구조안에서구소설이수행한역할을설명하고,근대문학의시각에서구소설의위치를설정하는방법의한사례를제시한다.검열연구흐름이구소설의역사성에대한옹호로나아간것이예상밖의귀결이었음을언급하면서도,저자는식민지대중들에게삶의깊이와정신세계의심오함을가르친구소설의역할을확인한것은의미있는작업이었다고적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