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전쟁 (근대 중국에서 과학신앙과 전통주의 논쟁 | 양장본 Hardcover)

세계관 전쟁 (근대 중국에서 과학신앙과 전통주의 논쟁 | 양장본 Hardcover)

$35.75
Description
과학이냐 전통이냐
근대 동아시아에서 벌어진 세계관 전쟁의 내막
과학 수용과 전통의 재해석 과정에서 촉발된 과학찬양론과 과학비판론의 대립으로부터 이른바 중국판 문화전쟁의 종결까지 ‘과학과 인생관’ 논쟁의 핵심을 해부한다. 20세기 초 중국에서는 서구의 과학문명을 수용해 과거에 얽매여 있던 전통적인 삶의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려는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의 시도가 있었다. 여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신문화운동의 대표자들은 서구의 신문명을 몸소 체험하고, 유교ㆍ유학으로 대표되던 중국문명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당대 중국의 현실을 장악하고 있던 인생관(세계관)을 총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중심에 각계의 지식인들이 진영을 나누어 참여한 ‘과학과 인생관’ 논쟁이 있었다.

이 책은 그 논쟁을 실마리로 근대 중국사상계의 핵심과제로 떠올랐던 과학수용과 전통의 재해석이라는 문제를 체계적으로 검토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과학수용 문제를 두고 당시 중국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논쟁들을 사상사적으로 분석해낸 뒤, 이를 바탕으로 논의의 범위를 현대과학과 종교담론의 문제로까지 고양시킨다. 요컨대 지금도 양상을 바꾸며 반복되고 있는 이 논쟁은 서양에서 도입된 새로운 세계관으로서의 근대과학과 유교ㆍ유학을 비롯한 전통적인 세계관으로서의 종교(철학) 사이에 발생한 갈등, 한마디로 종이 위에서 전개된 ‘세계관 전쟁’이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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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용주

서울대학교인문대를졸업하고,프랑스고등연구원(EPHE)DEA및박사과정을거쳐,서울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인문학을가르치고있다.
문학ㆍ동양학ㆍ비교종교학등을공부했으며,전통적인문文ㆍ사史ㆍ철哲의영역뿐만아니라‘과학’자체도인문학의대상이되어야한다고생각한다.과학과철학그리고과학과종교의대화는그에게중요한화두다.근대중국이서양과학을수용하는과정에서겪어낸과학과전통간의대결양상을다룬이책도같은연장선상에있다.
주요저서로주자의문화이데올로기(2004),생명과불사:포박자갈홍의도교사상(2009),죽음의정치학:유교의죽음이해(2015),동아시아근대사상론(2015),성학집요:군자의길,성찰의힘(2018)등이있으며,장차근현대중국의국학운동에관한연구를계획하고있다.
또한인문학의또다른실천으로서번역의중요성에대한확신을가지고,외국의여러연구사례들과대표저작들을소개하는일에도진력해왔다.미르치아엘리아데의대작세계종교사상사(전3권)(2005ㆍ공역)를비롯해20세기신화이론(2008),신화란무엇인가(2017),세계종교의역사(2018)그리고현대과학의입장에서종교의의미를탐구한종교유전자(2015)등을번역했다.

목차

책머리에

∥서장∥과학ㆍ종교ㆍ미신
-근대중국에서새로운지식범주의발명과굴절

제1부세계관전쟁,과학과형이상학의갈등
∥제1장∥과학의정의와전통의이해
-근대중국에서과학개념의수용과전통의해석
∥제2장∥‘과학과인생관’논쟁이전
-신문화운동기과학관의대립
∥제3장∥‘과학과인생관’논쟁의시말
-과학은인생문제를해결할수있는가?
∥제4장∥과학은만능이아니다!
-장군매와현학파의입장을중심으로
∥제5장∥과학은모든인생문제를해결할수있다!
-정문강과과학파의입장을중심으로
∥제6장∥과학과전통의대화는가능한가?
-양계초의과학론과국고정리
∥제7장∥과학은자본주의의산물인가?
-진독수의유물론적입장을중심으로
∥제8장∥과학적인생관은가능한가?
-호적의과학주의와과학종교도그마
∥제9장∥성리학은과학적인가?
-호적의과학론과성리학평가
∥제10장∥과학적국학은가능한가?
-호적의국고정리론과전통의해석
∥제11장∥국학과전통의창조
-현대중국의‘독경논쟁’을중심으로
∥제12장∥허구는필요하지만위험하다
-고전과전통만들기

제2부한국과일본의과학수용과전통해석
∥제13장∥풍류도와전통의해석
-범부김정설의풍류도통론
∥제14장∥근대비판,전통의회복
-범부의근대성비판과종교관
∥제15장∥진화론을넘어자연학으로
-이마니시의주체성의진화론

∥종장∥요약과정리
-전통해석의여러갈래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知의회랑’을기획하며

출판사 서평

근대동아시아에서
서구문명과과학의의미

저자는먼저중체서용론에서시작되어제도개혁론으로이어지는초기단계의소박한과학론을살펴본뒤,그런낙관적이고소박한과학론이과학만능주의적인과학신앙으로확대발전해가는과정에대해논의한다.‘과학과인생관’논쟁의전개상황에대해서는,각기장을나누어장군매(張君?,장쥔마이)의중심의‘인생관파’,정문강(丁文江,딩원장)중심의‘과학파’,그리고진독수(陳獨秀,천두슈)중심의‘유물사관파’의주장을구체적으로설명한다.이를통해당대지식인들의과학이해,서구문명에대한인식,중국전통문화에대한입장을입체적으로재설정한다.
‘과학과인생관’논쟁의핵심은이른바“과학이인생관을포함하는세계관문제를해결할수있는가”혹은“과학이제공하는설명이인생의의미나세계의의미를이해하는데충분한가”등등의근원적문제에닿아있었다.달리말해전형적인‘근대과학[新]과전통적세계관[舊]의갈등’이나‘과학과종교간갈등’의모양새를취하고있었다.저자가이책에‘세계관전쟁’이란제목을붙인까닭이여기에있다.
이논쟁에서과학과서양근대사상의세례를받은지식인들은전반적서양화를지지하면서과학이세상에서일어나는모든문제를해결할수있다는믿음을전파했다.이들에게과학은중국문명의미래를보여주는도표(道標)였다.이들은과학이제공하는가치관,즉‘과학적인생관’의수립을사상적과제로삼아전통청산의필요성을강조하면서유불도로대표되는전통사상과가치관은과학과양립할수없는것이기때문에폐기되어야하며,과학이새로운가치관을제공하는역할을떠맡아야한다고주장했다.
이들은크게자유주의자그룹과유물론자그룹으로나뉘어있었다.정문강과호적(胡適,후스)은전자를대표하며,구추백(瞿秋白,취추바이)과진독수는후자를대변했다.이두그룹은이념적으로는대립했지만,과학주의와서양화를추구한다는점에서같은지향을가지고있었다.저자가보건대,이들은과학이아닌모든것은‘미신’이라는진화론적지식론을수용하여,전통사상을미신의범주에넣는이론을생산했다.그에따르면과학은고등지식이며,그아래에형이상학(철학),종교,미신이라는하급지식이존재한다.이성을무기로삼는과학은진리를밝히는힘을가지고있지만,이외의것은형이상학이거나미신이다.저자가이들의주장을과학신앙(과학만능주의)과다름없다며비판적으로바라보는이유다.

호적의과학적국고정리와
양계초의회복적해석학

서양에서말미암은과학적세계관이당대지식인들의인식과태도를잠식해가면서이들이과거의전통을바라보고해석하는차원과방식도달라진다.이에저자는양계초(梁啓超,량치차오)와호적(胡適,후스)을중심으로,과학적방법에입각한전통문화의정리,즉‘국고정리(國故整理)’혹은‘국학(國學)’이라고불리는당시전통문화연구의방법과목표에대해살펴본다.특히현대적인의미의과학적국고정리에커다란공적을남긴호적의국고정리론,과학론,과학적인생관문제를심도있게논의한다.
‘과학과인생관’논쟁을거치면서과학파의후원자였던호적은과학적방법을동원하여전통을해체하는본격적인작업에돌입했다.그는서양의과학이념을수입하고중국에서근대적과학론이확산되는데기여한핵심인사였다.그는과학이단순한지식탐구의방법이아니라하나의인생태도이며,그것이정치적장에서민주와자유라는형식으로등장한다고생각했다.민주와자유가완성되기위한전제가다름아닌과학이라는것이다.그렇게과학과민주가공존할때에만중세적신비주의와미신을극복한새로운방식의종교를수립할수있다.
저자가보건대,호적의지향은근대과학에입각한새로운종교,즉‘자연주의’종교를만들어내는것이었다.그는중국이근대화를이루기위해서는유교적가치에의해지배되는전통적삶을부정하고,당시인류가지향하는보편적가치인‘과학적인생관’을습득해야한다고주장했다.철저한근대적보편주의자였던그는각문명이지닌본래적가치까지도인정하지않았다.
호적은국학의과학적방법을고취하기위해청대3백년의학문적성취를정리하는동시에그한계를지적하고,과학적방법론(구체적으로서양고전학의방법)으로국학의결함을보완할것을제안한다.또한청대의고증학(고거학)에서서양의과학방법에근접하는방법을발견해낸뒤,그성취를긍정적으로평가한다.그는청대학술의과학적방법에주목하면서대진(戴震)과장학성(章學誠)을비롯한청대의중요한사상가를발굴하고,청대사상사의새로운국면을제시하는데큰업적을남겼다.
한편호적과라이벌관계에있던양계초역시호적과마찬가지로과학적방법을응용한국학연구를시도했다.그러나양계초는과학적방법에입각한연구를‘문헌학’이라고부르며그것의장점과필요성을인정했지만,그것만으로국학연구가완결되는것은아니라고주장했다.과학적국고정리가전통해석의전부라고믿는호적의입장에이의를제기한것이다.
양계초에따르면‘문헌학’,즉과학적국고정리는국학연구의절반일뿐이다.그런과학적연구가다른절반,즉실천과자기수양의학문으로보완되지않는다면전통이해를지향하는고전연구는불완전한시도로그칠뿐이다.양계초는그다른절반을‘덕성학(德性學)’이라고불렀다.이에여기서저자는‘과학과인생관’논쟁이과학의본질이나과학수용논쟁에서그치는것이아니라,궁극적으로는과학방법을응용한전통연구의가능성과다양한전통해석의담론으로연결되는것이었음을기억해야한다고강조한다.

‘과학과인생관’논쟁이후

이렇게1920년대의국고정리혹은국학연구는분명히호적이제시했던과학적‘문헌학’의승리로끝났다.근대적과학방법에입각한고전연구가전통적인덕성과인격을회복하려는고전연구를완벽하게압도했기때문이다.이후후자를강조하는고전연구는공자의넋두리정도로치부되고,더이상학문으로서의가치를인정받지못하는처지로전락해버렸다.그리고1940년대이후,서양근대사유의최종버전이라고말할수있는마르크스주의가정치적으로승리하고,그에입각한전통파괴를거치면서고전은낡은문화적유물로서파괴의대상이되어간다.마침내중국사상과중국고전은마르크스주의적의미의과학적연구의대상으로위축되었고,그런국면은문화대혁명이끝나는1970년대말까지계속되었다.과학으로대표되는근대적세계관이전통적세계관에대해확고한승리를거둔것이다.
서양을따라잡기위해서양에서배운과학을수용하는것이급선무라고생각했던시기에과학적문헌학의승리는당연한역사적결과였다.전통문화가낡은신화와신앙에불과하다고믿었던과학파전통연구자들은실증적문헌학을무기로전통의신화를해체하는작업에몰두했다.

‘과학대전통’의구도는반복된다
장경과이령의새로운국학

저자는21세기현재중국에서진행되고있는새로운국학연구의동향에대해서도논의를추가한다.특히장경(蔣慶,장칭)과이령(李零,리링)을중심으로‘고전의독해(전통의재해석)’차원에서제기되고있는첨예한문제들을다룬다.장경과이령,두사람은현대중국에서진행중인전통해석의두방향을각각대표하는상징적인물들이다.장경이전통회복의한극단을대표한다면,이령은비판적문헌학의대표자다.
시장경제를도입한지어느덧20여년이지난시점에,그간낡은유물로치부되어왔던“유교의경전을읽자!(讀經)”라는슬로건을내세우며장경은‘독경운동’을추진한다.그는?중화경전?이중국역사상공인된‘성현의리지학(聖賢義理之學)’이며,문화적인의미에서중국인이라면반드시읽고이해해야하는중국문화의정화라고주장한다.그저작들을이해하지못하면문화적인의미에서진정한중국인라고볼수없다는것이다.
장경은유학이단순한비판이론이나수양이론으로서가아니라하나의정치적실천으로제도화될수있어야한다고주장한다.이목적을달성하기위해,그는서방의자유주의와민주주의사상,공민사회의이념등을비판적으로극복해야한다고주장한다.그런비판위에서전통유학이가르쳐준예악정신,왕도이상,대일통의지혜등을동원하여현대의문제를해결하며,“중국적특색을가진현대적제도건설을위해가장중요한사상자원”을찾아내야한다고주장한다.
저자가보건대,유학의정치적성격을강조하는그의입장은특별히문제가될것은없다.분명히과거성리학은정치적성격을누그러뜨리고심성수양의측면만을비대화시킨사상체계라고비판받을수도있기때문이다.그러나그의공양학적사유의핵심은유학을현대의정치-경제제도안에실현하여현대중국나아가인류가당면한문제를해결하고,대일통의정신을회복해야한다고주장하는것에서단적으로드러난다.결국그의주장은‘정치와종교의합일’을중국의정치체제로회복하여유가를정치적ㆍ사회적신성성의근원으로삼아야한다는‘유교국교’의주장으로귀결될뿐만아니라,중국이주도하는세계질서의수립을목표로삼는것이라고해석될수있다.다시말해그의정치유학론은유교중심적공상정치론이자그간오래도록잠자고있던중화주의적몽상의현실화를꿈꾸는현대중국인의잠재의식의표출이다.
이에비견하여북경대학교수인이령은장경의정치유학적해석에격렬한비판을쏟아내는대표적인학자다.물론이령을단순한전통비판론자라고볼수는없다.그는자타가공인하는고문헌학자로서의고(疑古)를주장하는고사변파(古史辨派)의정신을계승하면서,비판적인관점에서고전의과학적독해를강조한다.이런점에서그는호적에서고힐강(顧?剛,구제강)을거쳐현재로이어지는의고파역사학을대변한다.
이령은공양학의연장선에서유교의정치화를추구하는전통회복론에반대하며,과학적방법에근거하여객관적으로고전을읽으려는고문학파의입장을보여준다.문헌학자로서이령은유교경전을신성한문서가아니라인간공자의삶을드러내는역사문서로서재해석하려고한다.그의이러한연구는학문적공자론에머물지않고,전통을정치적으로이용하려는중국학계와현실에대한비판으로읽을수있다.
장경과이령을둘러싸고벌어진‘독경논쟁’의양상을분석하면서저자는이또한1920년대과학수용기에발생한과학수용과전통해석이라는문제의연장선에있으며,그간중국전통사상의역사안에상존해왔던,고전의현재적해석과응용이라는문제와도연결되어있다고지적한다.저자는장을이렇게마친다.“민족주의의신앙과‘열광’이존재하는곳에서,그것을해체하는작업은위험을동반한다.어느시대든신화와허구를필요로하고,그신화와허구를생산하는열광적그룹이존재한다.그신화와허구에대한요구와대중의열광이현실의정치적요구와맞아떨어지면,자칫그사회는큰비극으로치달을수있다.이령의문헌학적고전연구는그런현실을적시하고,전통회귀정서에내재한감상주의를비판하고있다.”

서구와과학을넘어서는또다른방식
김정설의전통회복론과이마니시긴지의자연학

이책의제2부에는한국과일본에서의과학수용및전통의재해석이라는주제를놓고김정설(金鼎卨)과이마니시긴지(今西錦司)를중심으로하는일련의논의를실었다.
앞서논의된‘과학과인생관’논쟁에서인생관파에속했던논자들은물론,시기적으로약간늦지만한국의김정설을포함한동아시아의일부지식인들은슈펭글러의?서구의몰락?으로대표되는반근대ㆍ반과학주의와그리고쇼펜하우어와니체의비관주의(pessimism)사조에큰영향을받았다.특히제1차세계대전이후,과학만능주의적사고에대한반성과서구문명에대한종말론적비관의식은동양의지식인들로하여금새로운대안적근대를창조해야한다는과제를상기시켰다.알다시피이시기중국에서는양계초를기수로반근대와반과학의기치를내세우며전통으로의회귀를주장하는인물들이등장했다.김정설역시젊은시절부터양계초의글을열정적으로읽었던경험때문에그의사상적자장권안에서근대비판과근대극복을위한사유를다듬어나갔다고볼수있다.
김정설의문제의식은우리가경험한근대의위기와맞닿아있었다.독자적인근대의길을발견하기도전에일본의강력한영향안에포섭되었다는사실에서오는위기였다.그는독자적인우리사상을만들기위해먼저일본화된언어를넘어서는것이급선무라고역설했다.나아가오랫동안우리를옭아매고있던주자학을실패한사상이라고평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