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불교사상사 (유교의 시대를 가로지른 불교적 사유의 지형 | 양장본 Hardcover)

조선 불교사상사 (유교의 시대를 가로지른 불교적 사유의 지형 | 양장본 Hardcover)

$35.55
Description
숭유崇儒의 시절에도
억불抑佛 당하지 않은 채
우리 사유와 심성의 한 축을 이뤄온
한국불교 전통의 원형을 찾아서

엄밀한 자료 분석과 비교지성사의 방법론으로
조선 불교의 전체상을 재구성하고
성리학 일변도의 조선시대 사상사를 성찰하다

유교를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삼아 불교를 배척했던 조선왕조 500년, 불교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을까. 삼국시대 이 땅에 들어온 뒤 천년 너머 찬란한 융성의 세월을 보내고, 새로 맞은 이 낯선 왕조에서 불교는 결국 비주류ㆍ타자화되어 사상의 체제가 벗겨진 채 한갓 여염의 신앙 수준으로 밀려나버리고 말았을까. 이 의구심에 대한 해명이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유교의 시대를 가로지르며 전개된 불교적 사유의 지형을 탐색하고 복구해나간 연구서다. 사실 불교는 조선시대에도 그 생명력을 연면히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선(禪)과 교(敎)의 사상을 계승하고 시대에 맞게 종교적 활로를 넓혀가면서 나름의 사회적ㆍ문화적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엄밀한 자료 분석과 비교지성사의 방법론으로 조선 불교사상의 전체상을 온전히 재구성해내기 위해 진력한다. 먼저 지난 100년간 축적된 조선시대 불교 연구의 성과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불교사상을 선과 교의 융합과 계승의 관점에서 분석해나간다. 이어 조선의 불교를 이끈 고승(高僧)들의 사상과 실천을 구체적으로 재정립한 뒤, 유교사회의 종교적 지형과 시대성을 총체적으로 재조명한다. 역사적 문맥 속의 시대 지향과 의례 형태 그리고 신앙의 양상들을 포괄하여 불교사상의 외연을 확장하고, 제도의 변화까지 고려하여 불교사상이 전개되는 사회적 함의를 짚어낸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제대로 도출하기 위해 전통과 근대의 가교인 조선 불교에 주목해야 한다는 저자는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성리학 일변도의 조선시대 사상사에 대한 성찰적 계기를 함께 모색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열여섯 번째 책이다.
저자

김용태

서울대학교국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조선시대불교사연구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일본도쿄대학인도철학불교학과에서수학하며중국송대화엄을주제로석사논문을제출하기도했다.한국사상사학회ㆍ불교학연구회연구이사를역임했고,현재동국대학교불교학술원HK교수로재직중이다.
주요저서로『조선후기불교사연구:임제법통과교학전통』(2010),『GlocalHistoryofKoreanBuddhism』(2014),『토픽한국사12』(2016),『韓國佛敎史』(2017,일본춘추사)등이있으며,『조계고승전』(2020)을함께번역했다.『신앙과사상으로본불교전통의흐름』(2007),『테마한국불교(1~10)』(2013~2021),『TheState,Religion,andThinkersinKoreanBuddhism』(2014),『EastAsianBuddhismandModernBuddhistStudies』(2017)등을비롯해스무권이넘는불교학술서를기획하고함께펴냈다.
이밖에도「동아시아근대불교연구의특성과오리엔탈리즘의투영」,「역사학에서본한국불교사연구100년」,「동아시아의징관화엄계승과그역사적전개」,「조선불교,고려불교의단절인가연속인가?」,“FormationofaChos?nBuddhistTradition:DharmaLineageandtheMonasticCurriculumfromaSynchronicandaDiachronicPerspective”,“BuddhismandtheAfterlifeintheLateJoseonDynasty:LeadingSoulstotheAfterlifeinaConfucianSociety”등50여편이넘는학술논문을발표했다.
대원불교문화상대상ㆍ선리연구원학술상등을수상했으며,조선시대불교를동아시아의시각에서바라보면서근대불교에도관심을두고연구를이어나가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제1부조선시대불교연구100년의재조명〉
제1장식민지기:한국불교전통의조형과굴절
제2장해방이후:연구의재개와새로운모색

〈제2부불교사상의계승과선과교의융합〉
제1장불교와유교의교체와전통의유산
제2장선과법통:청허휴정의기풍과임제법통의선양
제3장교와강학:이력과정불서와화엄의전성시대

〈제3부조선불교를빛낸사상과실천의계보〉
제1장불교의선양과종통의확립
제2장계파를대표하는화엄학의맞수
제3장유불교류의장에서선논쟁이펼쳐지다

〈제4부유교사회의종교적지형과시대성〉
제1장호국의기치와불교의사회적역할
제2장세속의례의수용과신앙의외연확대
제3장염불정토의확산과내세의이정표

에필로그
참고문헌ㆍ주ㆍ찾아보기
총서‘知의회랑’을기획하며

출판사 서평

이책의문제의식

일반적으로조선시대는‘숭유억불’의시대로알려져있다.조선의불교는이전에지녔던시대사조나주류사상으로서의지위를박탈당하고,그지분을완전히성리학에넘겨주었다고보는것이학계의통설이다.더구나현재조선시대불교에대한통념과상식이면에는근대기에조성된단절과부정의어두운그림자가드리워져있다.요컨대식민지기일본인학자들은한국사의타율성을강조하였고,불교사에서도한국불교는중국불교의아류에불과하며사상적독창성을찾기어렵다는인식이주종을이루었다.
하지만조선시대에도불교는전통신앙으로서굳건한기반을가지고있었으며,교단조직과사원경제의기본토대도갖추고있었다.그러한토대위에서불교는현세의안락과내세의명복을기원하는다양한신앙수요를창출하였고,특히조선후기에는교육과수행의체계화,법맥과사상의계승을통해선과교,의례와신앙을아우르는종합적전통을구축해왔다.오늘날한국불교전통의원형은대부분조선시대에형성되었거니와한국인의사유와가치,문화와예술등에미친불교의영향은결코무시할수없다.
해방이후1960년대부터학계는식민사학의폐해를극복하기위한노력을경주하였고,그결과조선시대가재인식되고망국의상징이었던유교또한어느정도복권되었다.그렇지만조선시대불교는역사학이나철학,불교학어느쪽에서도각광받지못했고,사상적으로무의미하며,학술적담론이거의없는연구의사각지대로남아있었다.최근들어조선불교를사료에입각해원점에서재조명ㆍ재평가하고,새로운시각에서입체적으로다루려는시도가이어지고있지만,그럼에도조선시대의유구한지적전통을탐색하는사상사분야에서불교는여전히핵심어젠다를설정하지못하는실정이다.‘조선〓유교’라는도식과선입견이워낙뿌리깊게박혀있고,그래서인지불교가가진사상적기반의확장성과시대사조와의소통가능성,수행방식과종교적역할등에대한학술적천착이아직부족하기때문이다.

이책이다루고있는것

이러한문제의식과연구저변속에서이책은탄생한다.조선시대불교의다양한사상적지형에대한탐색이라는대전제하에,여러문헌에나타난불교사상의온축과계승,시대사조에부응하는현실적문제의식의대두등불교안에서전개된사상의흐름을면밀히고찰하고,비교지성사의관점에서조선시대불교사상사에대한총체적인지형도를그려내고자했다.이는다음과같이네섹션으로나누어진행되었다.

1.조선시대불교연구100년의재조명
먼저제1부에서는식민지기한국불교전통의조형과굴절,해방이후연구의재개와새로운모색으로장을나누어지난100년의연구사를정리한다.20세기에근대불교학연구방법론이도입되면서한국불교의역사와전통의상이조형되었다.근대불교학은자료의집성과유통,문헌및역사학에기반을둔실증적방법론의적용을골자로하며,객관적이고가치중립적인학문적태도가요구되었다.하지만식민지기일본인학자들은한국불교연구의기반을닦고이해수준을높인반면,오리엔탈리즘이투영된폄훼의도식과부정적타자화라는어두운그림자를남겼다.이렇게조선시대불교에‘억압과쇠퇴’의굴레가덧씌워진다.
해방후수십년이지나면서연구저변이점차확대되고,한국의역사전통을바라보는주체적시각이힘을얻음에따라다양한주제에걸쳐많은성과가나왔다.특히2000년대이후에는조선시대불교를새로운관점에서바라보려는시도가이어졌고,연구논저의양과질모두가도약의단계에접어들었다.

2.불교사상의계승과선과교의융합
제2부에서는왕조교체에따른패러다임의전환과숭유억불의도식,배불론(排佛論)과호불론(護佛論),사상과신앙의연속과변화,억불의실상등을통해조선전기유불교체와전통의유산에대해살펴본다.또한서산대사로우리에게잘알려진청허휴정(淸虛休靜,1520~1604)의기풍과그의주저인『선가귀감(禪家龜鑑)』,근현대까지영향을미친임제법통(臨濟法統)을중심으로조선후기불교전통의주축이된선과법통의문제를고찰한다.또한승려의교육과정인이력과정(履歷課程)의선교겸수(禪敎兼修)적특징과불서유통,화엄과『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을대상으로교와강학의특징을파악한다.

3.조선불교를빛낸사상과실천의계보
조선시대에는많은고승들이나와사상,수행,신앙,문화등불교의다양한전통을이어나갔다.이책의제3부에서는조선후기불교를상징하는고승,교학과선의종장(宗匠)들을추려서이들의활동과사상에대해집중조명한다.
먼저임진왜란당시의승군(義僧軍)을이끈구국의영웅으로잘알려진사명유정(四溟惟政,1544~1610)과선과교를회통한종통의계승자환성지안(喚醒志安,1664~1729)을불교의선양과종통의확립이란맥락에서재조명하며,계파를대표하는화엄학(華嚴學)의두맞수로편양파(鞭羊派)교학의완결자이자시대성을공감한연담유일(蓮潭有一,1720~1799)과부휴계(浮休系)의적전이자화엄학의집성자인묵암최눌(?庵最訥,1717~1790)을대비시켜이들의사상과실천을재정립한다.또한선논쟁의포문을연백파긍선(白坡亘璇,1767~1852)과추사김정희의선을둘러싼논변,그리고긍선을비판하고여러문인들과수준높은교유를나누기도했던초의의순(草衣意恂,1786~1866)의선교병행론과학예일치적삶을펼쳐보이면서조선시대유불교류의현장을생생하게재현해낸다.

4.유교사회의종교적지형과시대성
제4부에서는‘호국(護國)’의기치를든의승군활동의딜레마와호국불교개념의성찰,국가시스템안에서기능한불교의사회적역할등을검토한다.이어종법의친족원리인오복제(五服制)와같은세속의례의수용과문파및계보에서의권리와의무문제를17세기불교상례집(喪禮集)을통해고찰한다.또한산신과칠성신앙을대상으로조선후기민간신앙의포섭과불교화문제,그리고염불문의성립과염불정토의대중적확산양상을소개하면서천주교의도전을이겨내고내세로가는이정표를끝까지지킨불교의종교적역할을가늠해본다.

후속연구의전망

한국불교의역사적특성을파악하고정체성을도출하기위해서는전통과근대의가교인조선불교에대해제대로알아야만한다.더구나한국적전통이형성된조선시대를더깊이통찰하기위해서는유교라는잣대만으로는한계가있다.불교를비롯한여러프리즘을통해그스펙트럼을넓혀야한다.조선시대불교적사유의지형을다룬이책이성리학일변도로규정되어온조선시대사상사의한계를넘어전통사상의다양한스펙트럼을도출하고,그중층구조의복원과외연확장을궁극적인목표로삼은이유다.
책을마치며저자는,조선시대불교는동아시아차원에서재조명되어야함을강조한다.한중일삼국은긴시간각자고유의문화를발전시켰지만,1,500년이상동질적인불교문화권을공유해왔고,이는지금까지도이어지고있다.유교ㆍ도교ㆍ기독교등은상존하던경쟁상대였을뿐,불교를매개로한인적ㆍ물적교류와사상과문화의유통및확산,정체성의향유는동아시아세계의지역성을형성하는데커다란밑거름이되어왔기때문이다.이는결국조선시대불교연구로부터동아시아의근세를다른차원에서독해하는도전적담론이제기될수있는전거로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