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제도 형성사 (황제와 사인들의 줄다리기 | 양장본 Hardcover)

과거제도 형성사 (황제와 사인들의 줄다리기 | 양장본 Hardcover)

$41.09
Description
동아시아에서 과거제란
단순히 관인을 선발하는 제도가 아니라
진정한 사인(士人)을 공인하는 절차였다

근대적 공정성 위주의 기존 연구사를 재고하고
구체적 역사 맥락에서 지식인의 역할을 실증해낸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온, 인간적 제도의 형성사
이 책은 과거라는 새로운 관인선발제도가 출현한 수(隋) 문제부터 당(唐) 현종에 이르는 문헌들에 밀착하여 그 제도가 형성되고 확립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추적한다. 심층적 논의와 치밀한 고증 끝에 저자는 과거가 긴 시간에 걸친 제도와 현실, 선발자와 피선발자 사이의 복잡다단한 역학 관계의 산물임을 밝혀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 기간 동안 왕조권력이 추구한 제도와 사인(士人)들이 주도한 현실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실증해낸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요컨대 양자 사이의 미묘한 긴장 관계 속에서 진사과(進士科)에 응시하거나 급제한 사인들의 주체적 능동성이 두드러지고, 과거제도는 실질적으로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이 책이 ‘근대적’ 공정성이나 황제 중심의 전제국가 위주로 이해되어온 기왕의 연구사를 재고하고, 과거가 만들어지던 당시의 구체적인 역사 맥락 속에서 이 제도를 새롭게 점검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이유다.
‘공정성’과 ‘능력주의’가 우리 사회의 문제적 화두로 떠오른 이때, 과거(過去) 인재 선발에 관한 ‘인간적’ 문화사를 색다른 각도에서 재조명해볼 수 있는,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스물두 번째 책.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하원수

河元洙
서울대학교동양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당대(唐代)의진사과(進士科)와사인(士人)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성심여자대학교(현가톨릭대학교),서울대학교등의강사를거쳐1997년부터성균관대학교사학과교수로있다.동양사학회편집이사ㆍ중국고중세사학회회장을역임했으며,하버드옌칭연구소(Harvard-YenchingInstitute)와칭화대학(淸華大學)의방문학자를지냈다.
그간당대사(唐代史)를중심으로사료에충실한밀도높은연구들을수행해왔다.「신당서(新唐書)선거지상(選擧志上)의내용과송대(宋代)편자(編者)의성격」,「응시자의입장에서본당대의과거:예부시(禮部試)의성격에관한일시론(一試論)」,「수ㆍ당초진사과(進士科)에관한기록의재검토」,「위진남북조시기의‘사(士)’에관한일시론:일본학계에서의‘귀족’론에대한재검토를중심으로」등의논문이있으며,『당율소의(唐律疏議)』,『당육전(唐六典)』과천일각장(天一閣藏)『천성령(天聖令)』,당대공식령(公式令)등의공동역주작업에동참하거나이를주도하였다.
사실위에진실이선다는학인의신념으로,국내역사학계의튼실한연구기반마련에매진하고있다.

목차

전언
표목록ㆍ그림목록
일러두기

|서장|
1.과거제도에대한기존의이해
2.본서의연구대상과시각

〈제1부과거제도의원형〉

|제1장|과거제도의기원
1.수대의상황
과거제도의수대기원론|수대관인선발의실상
2.당고조시기의상황
당조의과거제도개시문제|진사과급제자관련기록|무덕연간관인선발의실상

|제2장|당태종시기의관인선발제도
1.정관연간의변화
통일제국의정착과정|관인선발의새로운양상
2.정관연간의“진사”사례재검토
진사과급제자로추정되는인물들|“진사”와유사한사례들
3.정관연간관인선발의실상
과거제도관련기록|‘광의의진사’와과거제도의원형
소결

〈제2부상거의독자적발전〉

|제1장|고종시기상거의독립
1.고종초기전통적찰거의지양
영휘연간의관인선발양상|영휘2년의“시정수재(始停秀才)”
2.‘광의의진사’분화:제거와상거의제도화
현경연간의관인선발제도|제거와상거의독자적전개
3.상거과목으로서의진사과와명경과
현경연간이후고종시기의획기성|상거과목초창기의과도기적현실|영륭2년의개혁과진사과ㆍ명경과의정체성

|제2장|무측천과중종ㆍ예종시기상거의제도와현실
1.무측천시기의변화
정치적혼란속에서의관인선발|현실속의상거와상거급제자
2.중종ㆍ예종시기관인선발제도의정비
당조의복구와관학의중시|진사과와명경과의현실
3.무측천집권이후진사과와명경과의부상
진사과ㆍ명경과의정착과그급제자|진사과와명경과의차이:천인커(陳寅恪)의연구를단서로|응거방법을통해본진사과급제자의특성
소결

〈제3부과거제도의확립〉

|제1장|현종시기과거의제도적완비
1.개원연간의상황:이부시(吏部試)시행기를중심으로
관인선발제도개황|「당육전」의상거제도|진사과와명경과의운용실상
2.예부주관의과거제도
예부시(禮部試)의출현|예부시의양면성|상거제도의운용추이

|제2장|현종시기과거를둘러싼현실
1.진사과와명경과급제자의성격:계량적분석
무측천~예종시기와의비교|이부시와예부시시기의이동
2.과거제도의확립과진사과의실상
과거를둘러싼사인들의동향|진사과응시자와급제자의실상|진사과와문학작품을매개로한교제ㆍ청탁|진사과를매개로한사인들의집단성강화
소결

|종장|
1.당대의과거제도
2.과거제도에대한새로운이해의가능성

|부록1|합격시기가분명한당전기의진사과와명경과급제자
|부록2|당전기의진사과와명경과급제자의성격

참고문헌ㆍ찾아보기
중문목차및초록
후기
총서‘知의회랑’을기획하며

출판사 서평

이책의문제의식

과거제도는언제또어떻게만들어졌는가?이것이이책의주제다.많은연구자들이일찍부터관심을가져왔던이문제는학계에서어느정도합의가이루어져있다.수대(隨代)혹은늦어도당초(唐初)에자발적인일반민응시자를정기적으로시험해서관인을뽑는새로운제도가생겼으며,분열의시대를마감한통일제국이이러한변화를주도했다는것에대해이견은별로없기때문이다.그러나저자는이와같은통설이후대의기록에지나치게의지하거나혹은과거의한측면,특히선발주체인국가권력의관점에편향된결론은아닌지의구심을가진다.그리고과거를개방적이고객관적인시험제도로특징짓고여기에서‘근대적’선진성을찾아왔던‘현재’위주의관점이지닌위험성을우려한다.
그리하여저자는과거가만들어지던당시의다양한전개가능성에유념한다.훗날과거라불리게될고정된형태로의귀결을전제하지않고,이제도의확립뒤쓰인기록들에혼입되었을지모르는고정관념까지경계한다.이책이비교적단순한주제임에도불구하고매우번잡한논의와고증이불가피하였고,제도의‘형성’이란다소생경한제목을갖게된까닭이여기에있다.


이책의목표와범위

초기과거제도의역사상과당대지식인의존재형태를치밀한논리로써체계화해보려는이책의목표와범위는이렇게구성된다.
첫째,사료와밀착된연구이다.당전기(唐前期)과거에관한기존연구들은대부분후대에정리된문헌에의지하여왔다.그러나상당한시차를가진이러한기록들은당시의사실을직접전하는자료들과대조하여점검해야만한다.이를위해요긴한사료가근래에주목되기시작한묘지(墓地)등의석각자료(石刻資料)들이다.이책의논술은이러한일차성자료를근거로하여이루어진다.묘주(墓主)의표장(表揚)을목적으로쓰인묘지명의사료적한계에도불구하고,이를통해서만알수있는새로운사실이적지않기때문이다.그리고기존의문헌들도이와비교될때그진위를분명히드러내기도한다.이렇게이책은사료들에대한치밀하고비판적인검토를바탕에두고전개된다.
둘째,과거제도의동태적분석이다.종래의많은연구들처럼송대이후의제도를기준으로당대의과거를보면,개방성이나공정성의보장이미흡하다는한계의지적으로결론을맺기쉽다.그러나당대과거제도의진정한역사적의미는여기에있지않다.다양한사회세력들사이의역학관계속에서숱한우여곡절을거치며새로운제도를정착시켜나가는동적인과정이중요한것이다.그러므로이책은과거제도를둘러싼두주체,곧황제를정점에둔국가권력이라는선발자와위진남북조이래축적된사회문화적배경을지닌사인(士人)응시자의관계에주목한다.서로공조하고또길항하는양자의상호작용에대한이해없이는당대과거제도의진면목을밝힐수없기때문이다.이러한분석시각과방법은일반적인제도사연구가흔히보이는경직성을피할방안이기도하다.
셋째,과거제도에대한새로운이해이다.과거가객관적인시험으로써기득권층을배제하고군주권에의탁한관료들을배출하는제도였던것은일면사실이다.그러나과거제도는이와다른성격도갖는다.저자가특별히중시하는응시자의관점에서볼때,사인의집단화와그독자적인정체성확보역시과거와무관하지않기때문이다.즉,문학적소양을중시한시험내용이나복잡한시험절차로인해생긴응시자들사이의사적인유대와동류의식또한중요한역사적의미를갖는다.이러한과거제도의성격은자신들의역사속에서‘근대성’의선취를확인하려던중국의연구자나독자적인시대구분론에의거하여‘귀족’과‘사대부’를일도양단한일본의연구들이간과해왔다.따라서외국학계와상이한관점에서출발한이책은이렇게독창성을확보해나간다.
넷째,사(士),곧동아시아특유의지식인에대한이해의심화이다.기존의많은연구들은과거제도를기반으로한관료와그응시자들을‘사대부’로개념화하고,국가권력이나군주에대한종속성으로써이들을특징짓는다.그러나통일제국이원래의도하였던관인선발방식이후대로이어지는과거제도로바뀌어가는과정에주목한이책은이와다른결론을예상한다.남북조시기이래의문화적전통을잇는사인이이변화에서능동적역할을담당했다고생각되기때문이다.이것은과거를통해등장한새로운사인들이수행한‘공공적지식인(publicintellectual)’으로서의주체적활동도설명할수있게도한다.사실이러한사인의존재형태는당대의과거에서유래한‘선배(先輩)’라는말에서그어원을찾기도하는,조선시대의‘선비’에서잘드러난다.그러므로이책은단지중국당대의역사상만이아니라과거제도를시행하였던동아시아지역의전통적지식인상의일면을해명하는데도기여할것이다.


과거제도의원형

제1부‘과거제도의원형’은통일제국의초창기인수문제~당태종치세에시행된관인선발제도의특징을밝혔다.아직미래가불확실했던왕조의관직은인기가없었고,이시기의황제들은관인으로서의자격을갖춘사람들을적극적으로포섭ㆍ양성하지않으면안되었다.당시관인선발과정을일컫는‘빈공(賓貢)’이란말에서잘드러나는것처럼,그대상자에대한높은예우가좋은예이다.여러가지명목으로빈번히내려진구현(求賢)조칙,관학(官學)의중시와그진흥책등도동일한맥락에서이해된다.그러나후대의상거(常擧,정기적으로특정한기준아래실시된시험,이책에서고찰하는과거제도는기본적으로이‘상거’를말한다)과목처럼정례화된시험을통해관인을선발했다는확실한증거는이시기에발견되지않는다.
태종연간“진사(進士)”라는명칭의급제자들이나타나지만,이들이받은관직은훗날의진사과합격자에비하여훨씬높을뿐더러그품계의편차또한단일한관인선발과목이기에는너무크다.그렇다면전통적인찰거(察擧,한대(漢代)부터추천을받아관인을선발해오던제도)나임시조칙으로선발된관인까지여기에포함되고,이것은상거로서의진사과와다른‘광의의진사’로판단된다.다만분열의시대에거의쓰이지않던이단어의재등장은기존제도와의차이를시사한다.또‘진(進)’과사민(四民)의하나인‘사(士)’가결합된그형태를보면,이것이무관(無官)의평민을주된대상으로삼는다는점도주목된다.그러므로기존의연구들같이이때벌써과거제도가만들어졌다고단정하기는어렵더라도,그‘원형’이생겨났던사실은분명하다.


상거의독자적발전

제2부‘상거의독자적발전’은과거가새로운관인선발제도로정착해가는고종~예종치세의상황을검토하였다.고종초에‘광의의진사’가제거(制擧,황제가특별한인재발탁을위해시행한시험)와상거로분화되고,정기적으로실시된상거는고종말다양한평가방식도채용해서과거의특징을구비해갔다.이때첩경(帖經)과잡문(雜文)시험이각각추가된명경과(明經科)와진사과(進士科)가그대표적인예인데,이두과목은계속된궁중정변의와중에서도중요한입사(入仕)방법으로자리를잡았다.무측천집권기에진사과와명경과의자발적응거ㆍ시험의강화,급제자의승진기회증대양상이뚜렷해지는것이다.그리고중종과예종은당초의정책을계승해관학을중시함으로써관학교육과직결된명경과의위상을높임과동시에관인선발의중앙집권성도증대시켰다.
그런데간과할수없는사실이있다.당시진사과와명경과급제자의계량적분석에서드러나는두과목의상이한모습이그것이다.진사과합격자의초관은명경과보다낮지만,승급ㆍ종관의경우이와반대이기때문이다.상거의독립뒤일관되게나타나는이러한현상은두과거과목을일률적으로이해하기어려움을뜻하며,이제도의형성과정에대한세심한주의를요구한다.고종때와무측천~예종시기사이에도흥미로운차이가존재한다면더욱그러하다.진사과급제자들은명문성씨가줄어들고신흥성씨가늘어나는추세이나,명경과의경우이와거꾸로인것이다.응거방법에서도진사과와명경과는각기향공(鄕貢)과생도(生徒)의관계가한층긴밀해지는상반된경향이발견된다.
이처럼상거의정착실상에서확인되는두과목의차이는곧과거를둘러싼제도와현실의괴리를의미한다고해도좋다.당조가명경과ㆍ생도를중시하여그제도적지위를높였음에도불구하고,실제현실속에서진사과ㆍ향공의중요성이커져가는듯하기때문이다.진사과급제자들가운데신흥세력이비교적많았던것은이과목의낮은위상덕분에접근하기용이했던결과일수있다.그런데이들이중종연간부터『진사등과기(進士登科記)』를스스로편찬하는등동류의식에입각한집단행동을보인다.이는상대적으로열등한지위에있던진사과응시자ㆍ급제자의자구책이었겠지만,현실적으로이들의사회적영향력확대에기여했다고생각된다.


과거제도의확립

제3부‘과거제도의확립’은청말까지이어진예부(禮部)주관시험이출현한현종시기의과거제도를고찰한다.특히제도와상이한현실을낳은진사과응시자ㆍ급제자의움직임에주목하였다.『당육전(唐六典)』을보면,상거가현종연간관인선발제도의중심을차지하고,또이것이교육ㆍ전선(銓選)제도와긴밀하게결합해서매우체계화되었음을알수있다.그리고이때‘선관(選官)’과‘거사(擧士)’를이부(吏部)와예부의업무로구분시킨예부시(禮部試)도생겨남으로써찰거와의차이도더확연해졌다.따라서이시기에새로운관인선발제도가확립되었다는데이론의여지는없다.
그런데예부시의등장은양면성을갖는다.‘선관’과분리된상거를통한입사절차가복잡해지면서국가권력의통제력이커졌지만,‘거사’의최종단계가된성시(省試,중앙에서의최종시험)의권위와그응시자ㆍ급제자의위상역시높아졌기때문이다.따라서조정의정책과어긋나는사인들의주체적움직임도예전보다활발해질수있었다.이러한사회적분위기는진사과응시자들을관학으로흡수할목적으로만든광문관(廣文館)의역할부전(不全)이나향공의폐지시도와그좌절등에서잘드러난다.당시진사과와명경과급제자들의계량적분석도이를확인해준다.명경과의초관이진사과보다높고향공대비생도비율도증가하여당조의의도에부합한다.그러나사인들은여전히진사과와향공을중시했을뿐더러,이런양상이예부시시행이후더욱두드러져가는것이다.
이와같은현상은과거응시자의입장에서도생각해볼필요가있다.제도의정착과더불어이들의긍지가커졌음에도불구하고,급제후까다로운과정까지거쳐실제로받은관직은기대에못미쳤기때문이다.이러한모순적상황은명경과보다경쟁이치열했던진사과,전통적인찰거와유사하여자존감이높았던향공의경우더욱심각하였다.그러므로이들은과거합격이나좋은관직을위해남달리분투해야만했으며,이를명증하는것이바로문학작품을이용한사적인교제와청탁의만연이다.
진사과응시자ㆍ급제자의이처럼적극적인행태는그들특유의동류의식을촉진시켰는데,왕영연(王泠然,692~724,개원5년진사과급제)의행권(行卷,유력자에게자작시문을바쳐서그들의호평을기대하는행위)이나고문운동(古文運動)의선구자로유명한소영사(蕭穎士,717~768,개원23년진사과급제)중심의사인집단등이좋은실례이다.이렇게집단화되어간이들의사회적영향력은점차증대될수있었거니와문학의이념적가치를강조한소영사집단의논리나당시관계(官界)에서그비중이커지고있던벽소/벽서(辟召,辟署)도이러한분위기에일조했다.상거가운데진사과의현실적위상이점점높아져서마침내이과목을과거제도와동일시하게만든변화또한이러한역사적배경의소산이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