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이 서로 돕는다는 것 (현상학적 학문이론과 일반체계이론의 이중주 | 양장본 Hardcover)

학문이 서로 돕는다는 것 (현상학적 학문이론과 일반체계이론의 이중주 | 양장본 Hardcover)

$24.59
Description
전문화의 시대에도
보편학을 향한 열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두 선견자의 문제의식과 제안을 바탕으로
파편화된 학문들의 실천적 협력을 도모할
메타이론으로서 보편이론의 가능성을 타진하다

지식의 전문화ㆍ분업화로 인해 초래된 ‘학문 간 장벽’의 문제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이에 대응해 종종 회자되곤 하는 ‘융합(convergence)’이란 개념 속에는 분과 학문 체제가 가진 탐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학문론적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실제 학문 현장에서 그 실천이 과연 순조로운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이 책은 에드문트 후설(E. Husserl)의 ‘현상학(Phenomenology)’과 루트비히 베르탈란피(L. v. Bertalanfy)의 ‘일반체계이론(General System Theory)’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학제 간 협력’의 조건들을 구체화해본 시도다. 후설의 현상학은 인문학(철학) 영역에, 베르탈란피의 일반체계이론은 자연과학(생물학) 영역에 터를 두고서 환원주의에 의거하지 않은 채 각각 ‘보편’을 지향한 메타이론이었다. 저자는 학문론의 차원에서 두 이론의 주요 개념과 맥락들을 면밀히 비교ㆍ분석한 뒤, 후설과 베르탈란피가 개별 탐구 영역의 ‘고유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론들 상호 간의 ‘구조적 동형성’을 드러내는 시도들을 이어왔다고 말한다. 또한 이렇게 서로 다르되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론 체계들 간의 상응관계를 해명하는 작업이 바로 학제 간 협력이라는 화두를 풀어가는 첫 번째 토대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간 지성의 발전을 염두에 둔 이들에게 ‘학문이 서로 돕는다는 것’의 의미를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어줄,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스물다섯 번째 책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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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승억

성균관대학교철학과에서현상학과학문이론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독일트리어대학박사후연구원과청주대학교교수를거쳐현재숙명여자대학교기초교양대학교수로재직중이다.‘철학연구회논문상’,‘한국연구재단창의연구논문상’등을수상했다.
최근에는첨단기술과인문학의상관관계에토대를두고,인간의현실적삶에철학이기여해야할역할을화두삼아연구와저술작업을이어나가고있다.『가치전쟁』,『학문의진화』,『렌즈와컴퍼스』,『디지털철학』(공저),『찰리의철학공장』등의저서와『20세기수학자들의초상』등의역서가있다.

목차

머리말____보편학에대한열망

제1부____학문이론으로서의현상학과일반체계이론
1.후설과베르탈란피
2.시대전환기의학문상황
3.지식분류의문제와학문이론
4.심리학주의와의대결과그학문이론적함축
5.논리학과인식론:메타이론으로서학문이론의토대
6.메타이론으로서존재론의문제와일반체계이론
7.메타이론의토대로서수학의기초문제
8.학문이론의형식적근거:다양체론과형식존재론
9.영역존재론과일반체계이론그리고에를랑겐프로그램
10.보편학과개별과학:부분세계와전체세계의위상적딜레마
11.지향성의구문론과의미론
12.체계이론의구문론과의미론

제2부____학문간협력의조건들과보편학문이론의가능성
1.환원주의의문제
2.과학의전문성과융합연구의필요성
3.학문발전의동역학적구조:체계이론의관점에서본학문체계의변화
4.학문발전의양상과구조적여건들
5.지식개념의변화와학문간협력의조건들
6.학문융합의양상들:쉬운융합과어려운융합
7.사례연구:온톨로지와후설의존재론적기획

제3부____학문간협력을위한학문이론의이념
1.기술적(descriptive)융합과규범적(normative)융합
2.양적연구방법과질적연구방법
3.방법론의현실적합성과상대주의의문제
4.기술(technology)과탐구영역의혼종
5.학문적탐구에있어서객관성의문제
6.방법론의문제:현상학적판단중지의방법론적확장
7.디지털시대와대학의역할
8.학문간협력을위한교양교육의문제

맺음말____보편학문이론의이념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知의회랑’을기획하며

출판사 서평

문제의식과토대

통섭그리고융합.오늘날우리학문의한현실을함축하는단어들이다.이러한단어의유행속에는학문/과학의지나친전문화가초래한병폐들에대한문제의식과,그리하여지성의발전을위해서는학문간협력,나아가보편적학문이론이절실하다는인식이병존한다.더구나거대과학(bigscience)의등장과기술의사회적영향력확대라는현실을고려할때,여기에구태여반론을제기할이는없을것이다.
이런상황에대한유용한참조점으로서저자는후설과베르탈란피의이론을소환한다.베르탈란피는다양한학문분과이론들을관통하는어떤보편적이고구조적인특성이있다고주장했고,후설은일종의메타이론으로서학문이론을‘이론들에대한이론’으로규정하고연구했다.이러한맥락에서그들은자신들의기획-현상학과일반체계이론-을하나의보편이론으로제시할수있었다.무엇보다기존의전통철학이세상의기초개념들에대한해명과참된지식의조건을탐구하는것으로서보편이론의지위를겨냥한것과달리,후설과베르탈란피는우선형식적이고논리적인측면에서학문일반의구조적특징에주목했다.

이책의모색점,또다른보편학에의탐사

그런데사실이러한메타이론적시도는모든개별학문들의기초를제공하고방법론적규준을포함한탐구활동의지침들을제공하는근원적학문,즉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시작되어데카르트에이르러구조적으로더분명해진‘제1철학(primaphilosophia)’에대한탐사와다르지않다.이는인류지성사를추적하면만나게되는아주오래된꿈이기도하고,하나의원리로세상의모든것을설명하려는인간적열망이기도하다.이꿈은예컨대지금처럼학문의패러다임이급변하던무렵에는예외없이되살아나곤했다.
이오래된보편학에의열망을위해저자는이책에서오늘날의학문상황에비추어좀더명료하게정리되어야할학문이론/메타이론을다음과같이상정해둔다.(1)새로운학문이론은학문일반을특정분과학문의관점에서조명하는것이아니라,보다일반적인관점에서개별학문의특성과그특성에따른학문간협력을설명할수있는이론이어야한다(분과적시선을넘어선일반이론).(2)새로운학문이론은분과과학의탐구에윤리적정향을다뤄낼수있는이론적틀이어야한다(자연과학과공학그리고인문학의협력을설명할수있는담론모델).(3)새로운학문이론은학문전체의발전과그사회문화적이념의지향점을논의할수있는담론모델이어야한다(학문의본성에관한논의를가능케하는담론모델).
이는새로운학문이론이학문전체의통일성을가늠할수있는형식적범주들을담아내고,개별분과과학들의협력을이론적으로설명하며,동시에그런협력적작업의문화적(문명적)의미를말하는포괄적인이론이어야함을의미한다.그리하여저자는이책에서현상학적학문이론과일반체계이론이이러한새로운요구들을감당할수있는학문이론임을입증해나간다.

학문간협력을위하여

-제1부학문이론으로서의현상학과일반체계이론
제1부에서는후설의현상학과베르탈란피의일반체계이론을비교한다.체계이론을단순화해서일의적으로설명하기는그리쉽지않다.그러나기본적인아이디어는자기조절능력과피드백을통한자기교정이가능한체계에관한논의라고할수있다.특히베르탈렌피는유기체에관한설명모델을토대로모든체계에는공통적인구조가있다는가정(일반체계이론)을입증하고자하였는데,이‘구조적동형성(isomorphism)’은개별분과과학의차이를넘어선일반적인관점을제공한다는점에서개별과학일반에대한폭넓은적용가능성을갖고있다.
현상학적학문이론은학문의위계를구조적으로파악하고,이를토대로학문분류의문제와그협력가능성에대해많은시사점을갖고있는이론이다.후설은형식존재론(formaleOntologie)과영역존재론(regionaleOntologie)에대한논의를통해학문전체의체계를일별하고자하였다.아울러단순히형식적이고구조적인측면에만주목한것이아니라학적탐구활동의인식적토대를‘지향성(Intentionality)’개념을통해분석하고자하였다.이지향성은일반체계이론이겨냥하고있는체계들간의구조적동형성처럼모든인식활동의근저에있는인간인식의보편적조건이다.따라서지향성에대한입론은학문적탐구활동의실질적의미를해명하면서도일반적인수준으로확장가능한논의가된다.

-제2부학문간협력의조건들과보편학문이론의가능성
제2부는1부내용을토대로학제간연구가성공적으로이루어질수있는구조적조건들에대한내용을현상학과일반체계이론의관점에서정리해본다.아울러내용의이해와논의의적실성을위해각각의논의에적합한사례들을분석해나간다.전체적인논의를위해우선근대과학의발전양상을개괄한뒤,분과화된학문들이서로에게어떤영향을주면서이론들을발전시켜나가는지일별한다.이러한논의는학문발전을고무하는여러구조적요인들을해명하기위한사전작업에해당한다.다음으로학문간협력을가능케하는중요한판단지표로서대상의의미가어떤구조적요인들을통해결정되는지해명한다.하나의대상은그저어떤한영역의대상이기만한것은아니다.오히려동일한대상이다양한탐구영역에서동시에다루어질수있다.즉대상혹은대상적의미는여러분과학문들을연결시키는일종의링크역할을한다.대상적의미에대한분석틀은따라서하나의대상이어떤학문영역들과연관을가질수있는지살피는의미론적토대가될것이다.
또한일반체계이론의관점에서학적탐구는단순히해당분과의이론적인내용들만이문제가되는것은아니다.사회적제도역시체계이며,연구자들의모임역시체계이다.이러한다양한사회적제도들은학문발전에적지않은영향력을미친다.학제적연구의성공적인조건을가늠하면서학문외적인조건들을논의하는까닭은현실적으로학제적연구의실질적인장벽들이학문의외적요건인경우가많기때문이다.따라서학제적연구를단지학문내적인문제로만보는것은사안을제대로보기어렵게만든다.일반체계이론과현상학은이문제를자연스럽게하나의시선에서볼수있는이론적틀을제공해주는장점이있다.

-제3부학문간협력을위한학문이론의이념
일반체계이론의관점에서학제간협력이잘일어나기위해서는해당학문의이론들과연구자들,그리고그런연구를지원하는사회적제도모두가개방체계여야한다.또창발적인성과가나오기위해서는개개의구성원들에게비교적높은자유도가보장되어야한다.얼핏지극히당연해보이는이러한논의는기상현상은물론이고생명체를포함해고도의사회적조직에이르기까지일관되게적용할수있는,다시말해개개의분과적경계를넘어서는일반적인차원의논의이기도하다.
1부와2부를통해학문일반의역동적발전과정을해명하는기술적인(descriptive)논의가마련되었다면,다음단계에서는우리학문이어떤방향으로나아가야하는지에관한규범적인(nominative)차원의논의가필요하다.제3부는학문방법론의문제,상대주의와객관성의문제,시대의화두로부상한기술(technology)과의혼종문제등을총체적으로점검하면서‘서로도울수있는’학문이론의이념을종합적으로서술해나간다.

시장주의시대학문과
대학(교양)교육에관한시론

이책은오늘날학문현실을이해하고,학문간협력과융합연구의가능성을제고하기위해사전적으로고려해야할사항들을탐색하였다.그리고저자는3부말미에서몇개의장을할애해대학(교양)교육내에서의융합연구와교육에대한시론을덧붙인다.
사실유행하고있는융합개념이이슈가된것은과학기술연구를시장주의의관점에서접근한것과관련이있다.저자는1990년대말미국과유럽을중심으로융합기술에대한관심이높아진것은새로운기술발전이함축하고있는상품성때문이었다면서,근본적으로본래‘수렴’을뜻하는‘Convergence’라는개념을융합이라고번역하는것에문제를제기한다.무엇보다그러한번역은‘수렴’이라는말이갖고있는환원주의적경향을은폐시키기때문이다.저자는만약우리가‘융합’이라는개념을부주의하게,다시말해그개념과관련된시장주의적배경을고려하지않는다면,융합은학문적탐구의다양성을고사시키는이념이되고말것이라는경고도놓치지않는다.
저자는이렇게책을맺는다.“우리사회의미래는베르탈란피가예측한것처럼고도로복잡해지고있으며,인류문명은지구온난화의문제,경제위기와사회적불평등의문제등등여러가지문제에서심각하게도전받고있다.게다가인간을대체할수있는기계적체계들의영향력은점점더커지고있다.이러한복잡한상황에대처하는방법은그복잡함을담아낼수있는이론적체계를구상하는일이다.학문간협력은그런의미에서피할수없는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