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상징으로서의 인용음악 (현대음악에 나타난 상호텍스트성 미학 | 양장본 Hardcover)

문화 상징으로서의 인용음악 (현대음악에 나타난 상호텍스트성 미학 | 양장본 Hardcover)

$33.82
Description
“엄청난 미학적 사건”
하나의 음악 텍스트가
또 다른 음악 텍스트와 맺는 관계에 대하여
단순 오마주도 문제적 표절도 아닌
현대의 ‘음악적 인용들’이 구상해온
새로운 콘텍스트의 의미를 탐사하다

처음 듣는 음악인 듯한데 귀에 익은 리듬과 멜로디가 섞여 흘러나와 발걸음 멈춘 적 없는가. 관심 가라앉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유명 음악가의 표절 논란에 예술에서 과연 독창적인 것이란 무엇일까 궁금해해본 적 없는가.
기존의 음악적 재료들을 창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인용음악(Musical Quotation)’이란 한 흐름이 음악사엔 존재한다. 옛것의 활용ㆍ변형을 통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이 음악적 인용의 기원은 단선율의 그레고리오 성가가 오르가눔(Organum)ㆍ모테트(Motet)ㆍ미사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던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 이러한 인용기법이 작곡의 중심 경향으로 자리 잡았다는 주장도 함께한다.
이 책은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로 이어지는 시기의 인용음악들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이들의 미학적 성취를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의 관점에서 분석해낸 결과다. 옛 악곡과 새로운 창작곡 사이에서 형성되는 음악적 관계성의 미학에 대한 학술적 탐사인 셈이다. 출처를 밝히는-주(註)라는-가시적 레이블이 부재하는 음악의 영역에서, 표절 아닌 인용이 나름의 예술적인 창작 방식으로 수용되어간 역사와 이론적 토대 그리고 그 현대적 실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참조점을 제공한다.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스물일곱 번째 책.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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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희숙

서울대학교음악대학작곡과(이론전공)교수로재직중이다.이화여자대학교피아노과를졸업하고,독일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음악학석사및박사학위를취득했다.(사)음악미학연구회대표로활동하면서,음악미학과현대음악분야를중심으로다양한연구활동을이어가고있다.
현대음악의아름다움에대한미학적접근에서출발해,쇤베르크ㆍ힌데미트ㆍ슈톡하우젠등20세기서양음악가들에많은관심을기울여왔고,이후범위를확장해글로벌시대동아시아와한국의현대음악에대한연구와비평작업에매진하고있다.최근에는한국연구재단우수학자지원사업에선정되어,첨단테크놀로지가결합된디지털현대음악과AI음악을포스트휴머니즘미학의관점에서연구하고있다.

주요저서로『음악이멈춘순간진짜음악이시작된다』,『상호문화성으로보는한국의현대음악』,『작곡으로보는한국현대음악사』,『음악과천재,음악적천재미학의역사와담론』,『음악속의철학』,『철학속의음악』등다수가있으며,공저로『음악에서의AI와포스트휴머니즘미학』,『중국현대오페라의문화적정체성』,『문화적텍스트로서의한국과일본의현대오페라』등이있다.아울러『디지털혁명과음악』,『베토벤의위대한유산』,『오페라속의미학1,2,3』,『한국창작음악비평1,2,3』등을책임편집하였다.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

〈제1부이론적ㆍ미학적논의〉

제1장문학에나타난‘상호텍스트성’의이해
제2장음악적‘인용’의개념과역사
제3장인용음악과포스트모더니즘미학
제4장상호텍스트성의음악적적용

〈제2부예술가의자의식과역사에대한성찰
:서양현대음악에나타난인용음악〉

제1장오마주와자기회상
:쿠르탁의《야테콕》(1973-2010)과《짧은성무일과현악4중주op.28》(1989)
제2장유럽오페라역사에대한성찰
:케이지의《유로페라1&2》(1985-1987)
제3장‘과거와현재’의대화를통해나타난양식적다원주의
:슈니트케의《교향곡》(1974-1983)과《현악4중주제3번》(1983)
제4장신비주의와베트남전쟁
:크럼의《검은천사》(1970)
제5장말러그리고‘물’과‘죽음’의세계
:베리오의《신포니아》(1968)
제6장『황야의이리』와아르스콤비나토리아
:록버그의《마술극장을위한음악》(1967)
제7장음악으로세계통합하기
:슈톡하우젠의《텔레뮤직》(1966)과《국가》(1966/67)
제8장인용으로구현한‘공모양의시간’과‘풍자의세계’
:침머만의《위비왕의저녁식사를위한음악》(1968)
제9장전통의패러디와비개성의미학
:스트라빈스키의《풀치넬라》(1920/1949)
제10장선구자1-미국적정체성과다원주의
:아이브스
제11장선구자2-다원주의세계로의첫걸음
:말러

〈제3부한국적정체성과서양예술문화사이에서
:한국의현대음악에나타난인용음악〉

제1장전체주의의소환과학창시절의추억
:김택수의《국민학교판타지》(2018)
제2장실존에대해다시질문하기
:이경미의첼로를위한《‘대답없는질문’에대한질문》(2018)
제3장풍자와패러디로구현된피아노음악박물관
:신지수의《정신분열적토카타》(2014)
제4장아리랑의상호텍스트성
:이인식의《정선아라리》(2011)과《서울아리랑랩소디》(2011)
제5장역사의저장과기억
:정태봉의《경복궁》(2010)과《영산강》(2011)
제6장모차르트를통한신앙고백
:이신우의《바이올린판타지제2번‘라우다테도미눔’》(2006)
제7장창호문과베토벤
:이돈응의인터랙티브사운드인스톨레이션《헤이리프로젝트》(2006)
제8장동학혁명과미래의꿈
:이혜성의《바이올린협주곡‘새야새야‘》(2003)
제9장선구자1
:나운영의《교향곡제1번‘한국전쟁’》(1958)
제10장선구자2
:김성태의《심포니오케스트라를위한카프리치오》(1944)

에필로그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知의회랑’을기획하며

출판사 서평

이책의문제의식,음악텍스트들의새로운관계성

음악작품창작에서작곡가들이무엇보다고심하는부분은‘새로운무엇’을만들어내는데있다.18세기서양음악사에가장중요한미학적강령으로등장하는‘독창성미학’은여태까지한번도나타난적없는새로운어떤것(Einmaligkeit)을추구했다.이는예술음악의본질적특성이자서양음악발전의원동력으로작용했다.
그러나20세기후반에접어들면서이러한양상은변화한다.새로움에집중하던오랜전통에서벗어나기존하는음악재료를새로운창작에활용하는과감한시도들이빈번하게나타난것이다.나아가이런분위기는점차음악계의중요한특징으로까지부상한다.옛것과새것이겹쳐져탄생하는‘음악적콜라주.’이것은결국현대음악미학의새로운관계성(상호텍스트성)에대한숙고를자극하기시작했다.
여기서주목해야하는건이러한음악적인용이단순히기법차원에머무르는것이아니라예술본연의문화맥락에깊이관여한다는점이다.말하자면“음악가들이어떤작품으로부터무엇인가를빌려온다면,그는단순히선율만빌리는것이아니라그작품의문화적연상(함축)작용까지도함께가지고오는것”(멧처D.Metzer)이기때문이다.인용과상호텍스트성의개념에더해문화(적상징)라는키워드가이책의중심주제가되는이유가여기에있다.

이책의구성

이책은먼저‘인용음악’과‘상호텍스트성미학’에대한이론적논의의토대를충분히검토한뒤,구체적인작품연구를통해개별사례들을살펴나간다.
제1부에서는상호텍스트성의이론과미학그리고인용음악의역사를폭넓게조명한다.우선문학에서나타난상호텍스트성이론을엘리엇T.S.Eliot,바흐친M.Bakhin,크리스테바J.Kresteva,바르트R.Barth,컬러J.Culler,블룸H.Bloom등을중심으로살펴보고,이를음악적인용과포스트모더니즘미학과의관계속에투영시켜관련논의들을재점검하였다.상호텍스트성의음악적적용문제는‘기호학적의미론(해튼R.S.Hatten)’,‘내러티브이론(클라인M.Klein)’,‘음악에대한음악(아도르노Th.W.Adorno)’,‘메타음악(다누저H.Danuser)’등을중심으로면밀히짚어냈다.특히제1부에서눈에띄는대목은서양음악사에서인용음악의흐름을일목요연하게정리해놓은부분이다.중세와르네상스를거쳐근현대에이르기까지이오래된예술적조류의의미와맥락을여기서간취해볼수있다.
제2부와제3부에서는각각11명의현대서구작곡가와10명의한국작곡가의대표작들을주제화하여구체적으로살펴나간다.쿠르탁G.Kurtag에서부터케이지J.Cage,크럼G.Crumb,베리오L.Berio,록버그G.Rochberg,슈톡하우젠K.Stockhausen,침머만B.A.Zimmermann,스트라빈스키I.Stravinsky,아이브스Ch.Ives와말러G.Mahler까지.그리고김택수에서부터이경미,신지수,이인식,정태봉,이신우,이돈응,이혜성,나운영,김성태까지다.연구대상선정에는인용음악의특성및음악사적의미를고려하였고,논의순서는최신작품에서과거작품으로역추적하는방식을택했다.상호텍스트성의세계속에서시간진행은일직선적이아니라쌍방향이거나보다자유롭게개진되기에,시대를거슬러올라가는방식이더적절하다는판단에서였다.

문화상징으로서인용음악의의의

구체적인작품연구를통해저자는인용음악에서상호텍스트성의미학이복합적인층위에서다양하게전개되며,이는최종적으로‘문화적상징성’으로귀결된다고본다.그리고그의의를다음의네가지차원으로정리한다.

-문화적ㆍ인문학적의의
첫째,음악적인용은무엇보다문학과의밀접한연관성속에서문학이함축하고있는문화적ㆍ인문학적의미를드러내보여준다.상호텍스트성의미학을자유로이구가했던작곡가들은탁월한문학적소양의소유자들이었고,이를자신의작품에서다채롭게소환해냈다.예컨대베리오가자신의작품에연결한사무엘베케트의『이름붙일수없는자』와레비스트로스의『날것과익힌것』그리고제임스조이스의시,침머만이《위비왕의만찬을위한음악》에서관계맺은쟈리A.Jarry의『위비왕』,록버그의《마술극장을위한음악》에서구현된헤르만헤세의『황야의이리』와보르헤스의『피에르메나르,돈키호테의저자』등이대표적이다.또다른이들은‘아구스티누스의시간철학’,‘신비주의’,‘숫자상징’,‘형식주의문학이론’등다양한사상과사조를자신의음악과연결시키기도했다.이렇게인용음악은다양한문학가ㆍ철학자들과사상적으로조우하고,예술적으로대면하고대화하면서창출되는문화적산물이라할수있다.

-시대의대변자
둘째,음악적인용은역사와시대의대변자역할을맡는다.보통사회상을반영하는음악의특성은리얼리즘미학을통해활발하게논의되곤한다.그러나음악적인용을통해서도이러한측면은자연스럽게부각될수있다.이는손탁B.Sonntag이슈톡하우젠,노노L.Nono,헨체W.Henze,카겔M.Kagel등의콜라주음악에서‘이데올로기적ㆍ문화비판적ㆍ정치적’의미를읽어내고,쿤C.Kühn이인용의역할을논하는가운데“특정분위기를환기시키는역할(ZitatalsAuslöserbestimmterAssoziation)”과“기록으로서의역할(ZitatalsDokument)”을지적하는맥락과관련이있다.
이책에서도분석했듯이,크럼이작품속에서베트남전쟁을상징적으로표현하고,나운영이6.25전쟁과당시의시대적상황을작품에반영해낸것이이에해당하는사례들이다.또한김택수는인용을통해현대사회의전체주의적사고에대한비판의식을보여주었고,베리오는마틴루터에대한지지를표명했으며,신지수는한국여성피아니스트의문제를인식시켜주었다.이처럼인용은다양한방식으로시대를담아내는저장고의역할을한다.이러한측면에서인용은-이론가테르네A.Ternès가제시했듯이-“문화적기억의형식으로서상호텍스트성미학”의특징을또렷이드러낸다.

-독창성미학으로부터의해방과성찰적대화
셋째,인용음악은독창성의미학에서해방되는돌파구를열어주고,이를통해기나긴예술음악의역사를성찰하며,과거와현재가대화하는계기를만들어준다.저자는여기서중요한것이역사와전통에대한새로운인식이라고말한다.블룸이말한“영향의불안”에서벗어나예술가는인용을통해옛전통과대화하면서역사에대해성찰한다.그리고그성찰을작품안에담아낸다.예를들면말러에대한여러작곡가들의의미심장한오마주와같은사례들이다.추모와헌정의마음이작품속의미의심층을더욱밀도높게만드는것이다.쿠르탁또한음악사속선배들에게깊은존경심을표현했고,케이지역시장구한오페라의역사에대해성찰했다.슈니트케도교향곡의전역사를자신의작품에담아내고자했다.물론이러한담화와대화의방식은상호텍스트성미학의본질적특성이기도하다.

-음악적정체성의제고
넷째,특히한국음악에서인용은우리네역사적특수성을반영하면서동시에음악적정체성을드러내는역할을해왔다.저자는제2~3부를거치며서양과한국의현대음악작곡가들의작품을상호비교하면서독특한차이점들을발견해낸다.무엇보다서양의인용음악은포스트모더니즘의다원주의미학과밀접한관계를맺으면서그양식의일환이거나작곡가들의개성적표출로서전개되었다.그러나한국의인용음악은포스트모더니즘의다원주의와그리큰관련성을보이지않았다.
예를들어슈니트케나록버그등에서보건대,서양현대음악에서는음악의내재적흐름과구별되는이질적인단편들이인용되면서작품의유기적흐름이단절되는가하면,양식적다원주의가자주발견되었다.하지만특히정태봉이나이인식,이혜성등에게서인용은양식적다원주의대신한국의문화와상징을강조하고,그만의고유한정체성을드러내는역할을주로담당하고있었다.이들이의식적으로한국인에게친숙한민요나대중음악을활용한사실이이를뒷받침한다.물론서양의예술음악을다양하게인용한경우(신지수와이신우)도있지만,이들역시포스트모더니즘적다양성보다는순수미학적ㆍ사회학적의미차원에보다큰관심을두었다고볼수있다.특히이들은한국의사회적맥락(한국기독교계또는피아노음악계)에관여되어있다.즉,한국현대음악에서음악적인용은서양음악을수용한한국작곡가들이외적환경과자신의고유한뿌리사이에서파생하는고민을예술적으로풀어내는미학적의의를내포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