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동아시아 지식장과 정치변동 - 동아시아 교양총서 4 (양장)
Description
동아시아의 ‘근현대’를 재고하는 지적 계기
이 책은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교양총서 시리즈 4권으로, 동아시아학 입문서로 기획된 1권 『동아시아 연구, 어떻게 할 것인가』(2016), 2권 『동아시아로부터 생각한다』(2017), 3권 『방법으로서의 열린 동아시아』(2022)에 이은 성과이다. 우선 1권과 2권을 통해 동아시아 연구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하고, 통합적이고 보편적인 학문 패러다임의 창출을 목표로 했다면, 3권에서는 방법과 시각을 넘어선 비전으로서의 열린 동아시아를 구축하고 제안하여 인문학적 가치의 대중사회화를 모색하고자 했다. 4권에서는 ‘근현대’ 동아시아 세계 형성에 영향을 미친 지식담론을 다각도로 검토하여 동아시아의 ‘근현대’를 재고하는 다양한 지적 계기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근현대 동아시아 세계는 다양한 가치와 이질적 정체성이 정치적으로 충돌하고 문화적으로 융합되는 ‘지식’의 역동적인 변화를 거쳐 형성되었다. 따라서 서구지식의 수용과 변용의 과정, 정치와 종교 관계 및 문화정체성의 변동, 역사적으로 축적된 정치담론이 어떻게 경합하고, 배치되어 왔는지를 검토하는 작업은 우리 삶의 공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본서의 제목을 『근현대 동아시아 지식장과 정치변동』으로 한 것은 ‘지식’이 수행한 지난하면서도 역동적인 과정을 보여주는 여러 양상들을 확인하는 작업을 통해 ‘지식’의 층위를 맥락화하고, 시대의 위기에 대응한 문화적, 정치적 담론을 성찰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이 책은 서양 지식을 먼저 수용하여 근대국가를 형성한 일본 사례로부터 출발하여 근대 동아시아 세계의 형성과 지식 담론으로 논의를 확장한다. 이를 통해 문명의 전환기를 통과하면서 시대의 도전에 다양한 방식으로 응답해 온 지식담론을 이해할 뿐 아니라, 위계적인 정치질서가 변동하는 흐름 속에서 개인적·집합적 수준에서 정치적·문화적 정체성이 역동적으로 재구성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박은영,손민석,김태진,김도형,김현,소진형,박삼헌,정주아,이헌미,송경호,홍

일본근대사,일본기독교사를전공했다.근대국가와전쟁,종교문제에관심이있으며,최근에는일본여성사의관점에서근대일본여성의사상형성문제를분석하고있다.「JustWarandAnti-War:TwoStancesoftheJapaneseMethodistChurchtowardtheRusso-JapaneseWar」(2022),「근대전환기일본여성의정치참여와자기인식-니지마야에(新島八重)를중심으로-」(2021)등다수의연구가있다.

목차

서문:동아시아의‘근현대’를재고하는지적계기__박은영·손민석

1부서구지식의수용과변용

1장‘society’를번역하다─서구지식의수용으로서‘사회적인것’의상상__김태진
1.번역의불가능성:‘사회’와‘사회적인것’
2.‘인(仁)’과‘의필고아(意必固我)’:이욕(利慾)과자주(自主)의관점에서의society
3.‘상생양의도[相生養之道]’와‘역공통사(易功通事)’:상생(相生)과분업의성질로서의society
4.‘군(群)’과‘치국평천하’:합군과망국의논리속에서의society1
5.서양을번역하다:사회적인것의구성

2장가토히로유키의진화론수용과정과「의당비망」__김도형
1.가토히로유키의진화론수용문제
2.일본의‘국체’와‘개화’
3.개화와인종-진화론의입구
4.보편원리의대체-진화론수용
5.‘天賦’와‘天孫’의동시부정
6.오역,오용혹은변용-가토히로유키의진화론수용이해

3장유길준의문명국구상과윤리적자유주의수용─프랜시스웨일랜드와존힐버튼과의비교__김현
1.유길준의문명국,어떤자유주의인가?
2.문명국의조건Ⅰ:인(人)의권리로서자유
3.문명국의조건Ⅱ:인(人)의의무로서자주
4.문명국의조건Ⅲ:개화의촉진제로서상업
5.진보적개혁의대상:법과교육
6.개혁의방법:위로부터의개혁
7.19세기조선의윤리적자유주의자유길준

4장전병훈의서양번역서독해방식─『정신철학통편』__소진형
1.전병훈과동아시아전통적지식인의근대의책읽기
2.전병훈이읽은서양번역서와정신,철학,심리의의미1
3.번역의번역을읽는방법:선별,발췌,배치
4.번역의착시효과,그리고적극적독서의의미

2부일본의정치와종교,문화유산

1장메이지일본에서의‘통치성’담론─신체-국가론소고__김태진
1.‘다스림’이란무엇인가?
2.대일본제국헌법에서의‘수뇌’
3.군인칙유의‘우두머리’
4.「교육칙어」의유기체
5.‘통치’라는신체성:전통적인관점과의비교
6.왕의신체와국가라는신체

2장천황제국가의전쟁과종교─15년전쟁기일본기독교의전쟁협력__박은영
1.국가와종교
2.일본기독교의시민권획득노력
3.전시하종교통제와종교단체법
4.일본기독교단의수립과활동
5.피해자의식과‘전쟁책임’
6.‘전쟁책임고백’이나오기까지

3장일본의근대화산업유산과도시재생─도미오카제사장과실크산업유산군을중심으로__박삼헌
1.일본의산업유산은‘근대화’유산
2.도미오카제사장과실크산업유산군의구성과세계유산으로서의가치
3.일본근대산업발상지,도미오카제사장스토리의등장
4.도미오카제사장주변의마을만들기와세계문화유산등록
5.도미오카제사장과실크산업유산군의UNESCO세계유산등록의의미

3부냉전과탈냉전기문화지형

1장20세기냉전복음주의와문화풍경─전사(前史)__손민석
1.환태평양관점에서의냉전복음주의전사(前史)
2.근본주의-현대주의논쟁이후변화양상
3.‘시대에발맞춘’근본주의자들의젊은이대중집회
4.‘근육질기독교’를내면화한제자훈련
5.미국패권의시대와‘종족화’(種族化)된냉전복음주의
6.시류를탄근육질기독교돌아보기

2장냉전기디아스포라문학의정치성과월남민김은국의경계넘기__정주아
1.어느월남민의미국행과소설쓰기
2.무책임한국가의희생양과버려진백성들
3.월남민의반공의식과백색테러리즘의상상력
4.미국인의자격과‘유랑민/세계시민’의이중발화
5.공간의정치성과냉전기디아스포라문학의해석

3장디아스포라기억의재현과탈냉전역사쓰기의가능성─『굿바이마이러브NK』와『유역』__이헌미
1.한인디아스포라와탈냉전역사쓰기의문제들
2.영상·문학적역사재현과제3의공간으로서의디아스포라
3.무국적자들의디아스포라기억을아카이빙하기
4.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재현의공백과침묵을읽기
5.디아스포라기억의다방향적접합과비로소보이는것들
6.타인의얼굴을마주하기

4부정치담론의역사성과동시대성

1장시큐리티개념의수용과번역어‘안보’의성립__김현·송경호
1.‘안보’의개념사
2.시큐리티개념의초기수용과번역
3.일반적번역어로서‘안전(安全)’의등장
4.예외적번역어로서‘안전보장(安全保障)’의등장
5.‘안보(安保)’의유행과일반적번역어로의성립
6.‘시큐리티=안보’의성립

2장포퓰리즘개념의냉전자유주의적기원─매카시즘에대한다원주의적비판과탈-이데올로기적지식인정치__홍철기
1.문제설정:포퓰리즘,논쟁적개념에서대립적개념으로
2.매카시즘에대한반공주의적비판:포퓰리즘의대문자개념에서소문자개념으로
3.반지성주의비판과탈-이데올로기적지식인정치
4.몇가지제언

3장현대포퓰리즘이제기한질문은무엇인가?__이관후
1.‘누가통치할것인가’의문제
2.인민인가,엘리트인가?
3.근대이전통치자의자격
4.근현대민주주의에서통치자의자격
5.통치자의자격과포퓰리즘
6.홉스의고민

저자소개

출판사 서평

제1부‘서구지식의수용과변용’은서구지식이어떠한의도와맥락에서번역되고이해되었는지를살펴본다.김태진의글은‘society’가일본사회에서번역되는과정에서‘사회(社會)’라는용법으로정착된맥락에착목했다.이글은동아시아지식인이무엇을‘사회적인것’으로파악하고묘사하고있었는지에주목함으로써,society의번역이전통적용어의용법을변화시키는형태로새로운용법으로사용하게되었다고말한다.김도형의글은메이지초기서구사상의도입에큰영향을끼친가토히로유키(加藤弘之)의진화론수용문제에주목한다.특히가토의진화론수용을그의사상적연속성이라는점에착목하여,막말에서메이지로이어지는시대상황속에서가토의사상적과제가어떻게서구사상과매개되는지를분석하였다.김현의글은기존유길준자유주의사상연구에서상대적으로간과된‘윤리적’국면에착목했다.저자는웨일랜드및버튼과비교를통해후대시각에서보면‘비자유주의적’으로보이는유길준의사유가당대윤리적자유주의자들의맥락에서는‘자유주의적인’것으로수용가능한것이었음을보여준다.소진형의글은전병훈의『정신철학통편』의분석을통해서양식교육을받지않은조선지식인의서양서적의독해방식을규명했다.저자는전병훈이서양사상을그자체로이해하기보다는기존번역서중전통사상개념으로번역된부분을인용하는과정에서자의적으로독해했음을지적한다.

제2부‘일본의정치와종교,문화유산’에서는정치적권위와통치를둘러싼국가와종교의문제,그리고일본근대화의유산을검토한다.김태진의글은메이지일본의통치성담론을신체정치의측면에서살폈다.곧메이지기여러텍스트에서보이는바디폴리틱적요소들이서양적근대통치개념과전근대적사유가접합되면서새로운통치성을준비하는과정에서등장한것이라는점을보여준다.박은영의글은천황에대한극도의신격화를바탕으로침략적내셔널리즘을드러냈던15년전쟁기일본기독교의전쟁협력문제에주목했다.이글은일본기독교가천황에대한절대성을강제하는국가에협력을맹세하고,국가의전쟁에적극적으로동참한이유와협력의구체적양상을밝히는한편,전후일본기독교의전쟁책임에대한문제를환기하였다.박삼헌의글은일본근대화산업유산과도시재생의관계를고찰했다.일본의‘근대산업유산’으로서최초로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등재된도미오카제사장이비서구국가중에유일하게근대화에성공한국가라는선전물이투사된최초의근대화유산으로인식되는과정을밝혔다.

제3부에서는‘냉전과탈냉전기문화지형’을살펴본다.손민석의글은냉전의국제질서라는특정한맥락안에서형성된복음주의운동의태동기를추적했다.먼저대공황과2차대전시기에시류를따라변화하는근본주의운동과근육질기독교문화를살펴본다.또한전후세계에서미국패권이확산되는경로를따라복음주의종교문화가확산되는과정을살피면서한반도의분쟁상황이패권국미국의종교담론안에서소비되는차원을검토했다.정주아의글은냉전기디아스포라문학이지닌정치성을김은국소설을통해탐색했다.저자는한국전쟁시기월남한이후미국으로망명한김은국의독특한삶의자리에주목하고,그가미국에서영어로작품활동하는행위의정치성을다층적으로분석하여디아스포라문학이실향민의문학뿐아니라정착민의문학으로도읽힐수있는복합적인양상을드러냈다.이헌미의글은냉전사와남북한사모두에서누락된디아스포라의경험과기억에주목했다.저자는기존의도식화된방식의재현을넘어무국적자들의역사적재현의다양한감각을되살려낸다.이를통해탈냉전기중앙아시아는다양한정체성이교차하면서주체의위치성이지속적으로재형성되는공간임을보여준다.

제4부에서는‘정치담론의역사성과동시대성’의문제를다룬다.먼저김현과송경호의글은안보개념의역사성을논했다.국제정치에서안보문제가핵심개념임에도불구하고,국제정치이론과정책분과에서축적된안보연구에비해정작시큐리티(security)개념이한국사회에수용된과정에대한개념사연구는상대적으로불충분하다.이글은19세기동아시아에서시큐리티개념의초기수용과정에서부터해방이후‘안보’라는용법이일반적인번역어로자리매김되는과정을추적했다.이어지는두편의글은동시대민주주의담론에서논쟁적으로다루어지고있는포퓰리즘문제를정면으로마주한다.홍철기의글은오늘날다양하게제기되는정치논쟁가운데포퓰리즘논쟁의독특성을주목하고,현대포퓰리즘개념의원형이발견되는미국의냉전자유주의시대의논쟁으로우리를초대한다.저자는호프스태터,실스등의저작에서관찰되는포퓰리즘개념을검토하고그들이대안으로제시하는탈이데올로기적지식인정치의구체적인내용을비판적으로톺아본다.끝으로이관후의글은현대포퓰리즘이정치의핵심적인물음인누가통치할것인지를질문하고있음을주지시킨다.이글은르네상스이전의상황에서부터근현대사상가들에이르기까지서구지성사풍경을폭넓게조망하면서통치주체의문제를검토하고있다.저자는포퓰리즘문제는민주주의가태생적으로안고있는문제라는점을지적하면서홉스의문제의식을심화시켜우리가결정한것에우리가따른다는집단적결정을보다잘내리기위한방안을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