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벽 너의 카톡은 : 새내기 상담 샘이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그 새벽 너의 카톡은 : 새내기 상담 샘이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17.00
Description
“사실 남이 해 주는 진짜 위로나 상담은 없어요.
결국 위로도 내가 나에게 해 주어야 생을 다시 붙잡을 수 있어요.
철학은, 내가 선 땅 위에서 스스로 두 발로 다시 일어나라고 해요.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라고. 인간만이 인간을 구할 수 있다고 철학은 알려줘요. 나만이 나를 구할 수 있다고요.”
매일 밤 보내오는 수많은 카톡에 담긴 우리 친구들의 마음,
카톡으로 미처 못다 보낸 공감과 위로를 담아낸
1388청소년 철학 상담사 샘의 답장

청소년 상담사로 일하면서 저자는 밤마다 카톡으로 수많은 청소년들과 만났다. 24시간 상담이 지속되긴 하지만, 밤에 보내오는 사연들이 가장 많은 편이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카톡을 보내는 친구들도 있고, 당장 경찰에 연락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사건도 있고, 눈물 없이는 답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사연도 있다. 매일 밤, 이 친구들과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지만, 과연 필요한 도움을 적절하게 주었는지, 제대로 답변을 한 것인지 초보 상담사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마음이 가득하다. 그 아쉬운 마음, 미안한 마음, 때로 화도 나고 안타깝고 아픈 마음을 담아 책으로 펴냈다.
저자

송수진

20대내내좌표없이표류하듯살다서른넘어우연히철학을만났다.그이후로그동안분리되었던철학의언어를삶에붙이려계속고군분투중이다.이제는삶의항을재배치하고일상을재해석하며살아가려한다.새벽에청소년들의고민을듣고답하는날들을보냈고,지금은잠시꿈이었던바닷가도시에서지내고있다.

명지대철학상담치료학석사
청소년모바일상담사
어린이철학교육연구소교사
저서:〈을의철학〉

목차


프롤로그

철학은나에게의심하라고한다.
·운명을믿어요.-운명론에대하여
·도대체왜태어났을까요?-무슨기여를하려고태어난게아닙니다.
·죽으면어떻게될까요?-철학은사고실험이다.
·세상은너무더러운거겠죠?-안타깝게도어느정도는요.그러니우리세상을공부합시다.
·간절히바라면다이루어지나요?-글쎄요.지나친긍정은사람을다치게할수도있어요.

철학은나에게너는지금속고있다고한다.
·학교공부지겨워요.-질문이먼저인공부에대하여
·돈이세상의전부아닌가요?-화폐에대하여
·돈많이버는직업을갖고싶어요.-직업의기준에대하여
·돈펑펑쓰고싶어요.-소비와세금에대하여
·회사원이되는게정답인가요?-일과시간에대하여

철학은내가인간이었음을다시알려준다.
·인간은원래이기적이에요.-환경속인간에관하여
·제욕망이무엇인지모르겠어요.-욕망은인간의본질
·꿈이없어요.-스스로개시하는마음에대하여
·엄마아빠는숨막히는존재에요.-나의부모를그와그녀로보는법
·인간관계가너무힘들어요.-철학자가말하는인간관계에대하여

철학은나에게비겁하다고한다.
·미움받을용기가없어요.-남의눈길을덜두려워하는삶
·왜그들은나를괴롭히는걸까요?-나를지키는용기에대하여
·모든게다귀찮아요.-진실을말할용기에대하여
·우리사회진짜민주주의맞아요?-철학자가말하는민주주의에대하여
·자유롭고싶어요.-자유는회피도아니고휴식도아니다.

철학은죽음을미리연습하는것이다.
·자해하고싶어요.-죽음을잊지않는것에대하여
·저죽을게요.-위기는기회가아니라위기다.
·사랑하는사람이죽었어요.-애도에대하여
·여전히세상이두려워요.-삶에대한오류는삶을위해불가피하다.
·이번생은망했어요.-극단을부르는상견과단견에대하여

주석

출판사 서평

“그새벽,혼자서주저앉아울면서도,차마모든것들에게서도망칠수없어카톡을보냈던그친구들은사실자신의삶을어떻게라도붙잡으려던거지요.내생에대해의문을구하고,계속묻고또묻는다는것은이미자기인생을사랑한다는증거니까요.삶을다시붙잡는다는건말도못할고통이거든요.그래서삶과우울은함께가는거예요.”

샘,저는도대체왜태어났을까요?공부도못하고아무쓸모가없어요.

…의자는만들어질때목적이있었어요.그목적이의자에게는본질이에요.사물은대부분그럴수밖에없어요.하지만인간은어떤가요?무슨‘목적’이있어서,어떤‘이유’가있어서태어났나요?그저태어났어요.아무런이유없이,목적없이수많은갈림길에서무수한마주침끝에기적적으로태어났단말이죠.그리고아기의형태로세상에던져졌어요.그래서인간은본질이없어요.무슨기여를하기위해태어난게아니죠.다시말해서친구들이학교공부를잘해서학교나부모의기대에부응하려고태어난게아니란뜻이죠.그래서인간은‘실존’이에요.내가태어난이유를내가스스로살아가면서만드는거죠.이미만들어진이유같은건결코없어요.

‘나에게주어진목적’,‘사회가정한꿈’이라는바닷물은그만마시길바랍니다.그런꿈을찾는다고바닷물을계속마시면체화된갈증은결국나를잡아먹을겁니다.그럼에도내생을다시붙잡을생수를드세요.그생수가샘한테는철학이었는데,누군가에게는그림,음악,문학,여행,시,길을걷는것,춤,모르는것을아는짜릿함,지켜주고싶은사람,누군가를웃게하는일,시들어가는화초에물을주는일일수도있어요.이렇게행복이라는것은거창한것이아니라나만의확실성을가지고살아가는거예요.모두가원하는보이지도않는보편적행복이결코내행복이아니에요.자기만의이유로살아가는것이바로행복입니다.

샘,학교는왜다녀야하는거예요?너무너무지겨워요.

…국영수를빠른시간안에정해진정답을잘찾는다고내삶에던져지는고민들,문제들을잘해결할수있을까요?그저빠른시간안에답을찾아야하는시험은잘보겠죠.그러면기업들이사람을거르는커트라인정도는맞추겠죠.그리고스펙쌓았다고안심하고요.그런데이게뭐에요.그렇게살면되는건가요?우리친구들은그렇게살려고태어났어요?정해진정답만잘찾다가죽는사람으로요?

남들보다느리다면기꺼이느리게가세요.경쟁은사람을동물의왕국에들어가게해요.우리가무언가의압박속에서참기위해이아름다운별에온건결코아닐거예요.왜뛰는지도모르고일단뛰면,가다가넘어지거나갑자기스스로멈춰요.순간멍해지죠.나왜뛰었지?그리고저릿해지고주저앉게되죠.다시못일어나는경우도있어요.그순간,천천히걸었던사람들이미소를머금은채지나가요.주저앉은사람을추월해가는거죠.

샘,엄마아빠랑말하기도싫어요.숨만막혀요.대화도안통하고,부담만줘요.

…사춘기는모두에게필수라고생각해요.오히려사춘기가있는게건강한거죠.이유없이짜증나고,이세계가그냥싫고,부모는나에게강요만하는것같고말이죠.이런생각은지극히당연한것이에요.루소도이런시기를‘제2의탄생’이라고했어요.

그런데,우리는라캉말대로‘미숙아’로태어났거든요.다른동물들은태어나자마자걷고뛰기도하는데인간은몇년동안밥도혼자못먹어요.그런미숙아를사람으로만들어준게지금여러분의부모님이에요.비록지나친기대가힘들게했지만,지금눈앞의힘든것때문에과거의과정까지잊지말기를바랍니다.칸트말처럼자유에는책임이따르죠.부모님의기대에서자유롭고주인으로살고싶다면나를기대하는타인의기대를저버릴용기도필요하고나만의뜻을정당화시킬연습도준비도필요해요.그래서기꺼이욕을먹을준비와책임이된사람만이주인으로살수있다고철학은알려주지요.

아는사람중에부모님께이런말을한친구가있어요.지금까지자기를위해사용한영수증을버리지말아달라고요.그거다갚게해달라고말이죠.가만히눈을감고지금의나를나로있게해준모든것들과모든사람들을떠올려보세요.잘생각해보면,참이세상에빚진게많아요.과연내가진빚을다갚고갈수있을지에대한생각이문득들죠.내존재가누군가에게는기쁨이었어요.친구들기억속에는없지만,부모님들의기억에그런순간들이있지않을까요.

샘,저진짜죽고싶어요.

…길을잃었다고나까지잃지는마세요.프롬은말했어요.인생의본질은질문이라고요.그래서오늘도자신의삶을끝내려하는친구들에게,내몸을그어서라도버티는친구들에게질문을던집니다.세상에대해뭐궁금한것없냐고요.죽을마음까지들었다면결코그마음이가볍지않았더라면이야기해줄수있지않느냐고말이죠.저는또질문합니다.지금보고싶은사람있냐고요.사실나의죽음은그렇게두렵지않아요.죽으면나의세계는끝이니까요.고대그리스철학자에피쿠로스도죽음에대해이런말을했죠.“우리가존재하는한죽음은오지않고,죽음이오자마자우리는더이상존재하지않는다.”결국,내가죽고나서남겨진사람들이두려운거지요.제가앞서메멘토모리에서묘사한것처럼나의죽음보다내가사랑하는사람의남겨진삶이더두려운법입니다.

생각해보면우울을달래줄재료들은제자리에늘있었어요.붉으락푸르락했던하늘도재료가될수있지요.샘은어느날스스로에게이렇게말했어요.‘아,나너무무겁게살았구나…….’봄날에공원산책하듯살다가도되는데말이죠.가벼운돗자리하나메고산책하듯이살아도돼요.비오고난뒤무지개가피고지는것처럼,수려한꽃이바람결에흩날려피고지듯이,우리같이살아볼까요.지금까지의삶이너무가혹하다고느껴져도,처절하게힘들고,아프더라도,잠시숨고르기를하고,나만의길을다시걸어가요.삶에있어절대실패라는것은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