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화사 - 知의 회랑 41 (양장)

한국 시화사 - 知의 회랑 41 (양장)

$42.00
Description
시를 빼놓고 한국 문학을 말할 수 없고
‘시화’를 빼놓고 시를 말할 수 없다
이 책의 연구 대상은 시화다. ‘시와 그림’ 하는 시화(詩畫)가 아니라 ‘시와 이야기’가 섞인 시화(詩話). 시화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널리 읽혀온 수필이자 비평으로, 시 쓰기 좋아하고 시 이야기하기 좋아한 한국인의 전통이 녹아든 문학 갈래다. 시를 보는 기준, 시인에 대한 평가, 시작법, 시에 얽힌 일화 등 시와 연관된 모든 것을 논의하는 공간이었을 뿐 아니라, 시의 영역을 넘어 인간과 사회를 두루 비추는 거울이었다. 여기에 더해 시선집이면서 동시에 이야기책으로서 사대부의 문화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수필과 필기(筆記)의 성격까지 공유했다. 요컨대 시화는 문학과 역사, 사회, 풍속, 학술을 두루 엿볼 수 있는 도구다.
전통시대의 문화와 문헌을 깊이 있게 분석하여 담백하고 정갈한 문체로 풀어내온 안대회 교수가 한국 시화 천년의 파노라마를 한 권으로 엮어냈다. 『한국 시화사』는 전체 시화의 흐름을 역사적 관점에서 조명하고, 주요 시화의 문헌적ㆍ역사적 가치를 엄정하게 평가한 책이다. 새로 발굴한 여러 시화들을 주요 시화와 함께 하나의 체계로 분석하고, 연구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20세기 현대 시화사를 폭넓게 조명했다.
30년 넘게 이 시화들과 운명 같은 인연을 함께해온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시를 빼놓고 한국 문학을 말할 수 없고, ‘시화’를 빼놓고 시를 말할 수 없다.”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마흔한 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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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대회

저자:안대회

성균관대학교한문학과교수로,현재문과대학학장을맡고있다.전통시대의문화와문헌을학술적으로엄밀히분석하면서도특유의담백하고정갈한문체로풀어내독자들에게고전의가치와의미를전해왔다.대동문화연구원장과한국18세기학회회장,한국한문학회회장등을역임하였고,한국명승학회회장으로봉사하고있다.제34회두계학술상과제16회지훈국학상,2023년도SKKU-Fellowship을수상했다.

지은책으로는『한양의도시인들』,『조선의명문장가들』,『벽광나치오』,『정조의비밀편지』,『궁극의시학』,『선비답게산다는것』,『담바고문화사』등이있고,옮긴책으로는『채근담』,『택리지』(공역),『해동화식전』,『한국산문선』(공역),『소화시평』,『북학의』,『녹파잡기』등이있다.

목차

서문
일러두기

제1장고려시화사

제1절사라진첫시화,정서의『과정잡서』
제2절전편시화專編詩話의첫걸음『파한집』
1.저자와편찬동기
2.편찬시기와간행과정
3.『파한집』의비평과특징
4.『파한집』의영향
제3절본격비평의시작,최자의『보한집』
1.저자와편찬동기
2.간행과정과판본
3.『보한집』의비평과특징
4.『보한집』의영향
제4절필기시화筆記詩話의모범,이제현의『역옹패설』
제5절각훈의『시평』과이규보의『백운소설』

제2장조선전기시화사

제1절조선시화의근간,서거정의『동인시화』
1.저자와편찬동기
2.간행과판본
3.순수한통시적비평서
4.다양한비평시각의적용
5.수사와표현의아름다움을추구한시화
제2절해학적시화『용재총화』와『청파극담』
제3절성정을중시한조위,조신,남효온의시화
1.강서시파작법을존중한조위의『매계총화』
2.신진사류의시화,조신의『소문쇄록』
3.방외인을다룬남효온의『추강냉화』
제4절16세기전기문인의시화
제5절성률론聲律論을논한윤춘년의시론서

제3장조선중기시화사

제1절16세기후기시화사
1.사림파시학을전개한어숙권의『패관잡기』
2.16세기의현장비평,권응인의『송계만록』
3.선조대보수적문인의필기시화
4.간결하고진솔한시평서,이제신의『청강시화』
5.명나라당대문학을소개한윤근수의『월정만록』

제2절17세기전기시화사
1.전란으로잃은시학문헌을수집한곽열의『서포일록』
2.고전적시문을고증한차천로의『오산설림초고』
3.유몽인의『어우야담』과일화위주의시화
4.종합적이고체계적인시화,이수광의『지봉유설』
5.허균과양경우의심미비평
6.조선중기문장4대가의창작론시화
7.시화총서의시초『총화』와이재영의『예원시화』

제3절17세기후기시화사
1.심미안을중시한김득신의『종남총지』와시화3종
2.역대시평을집대성한홍만종의시화3부작
3.남용익의심미비평서『호곡만필』
4.김만중『서포만필』의복고주의와비판주의_256
5.풍천임씨가문의시화저술

제4장조선후기시화사

제1절18세기전기시화사
1.홍만종과홍중인의시화총서편찬
2.시문창작의혁신을선도한김창협의『농암잡지』
3.김창협의시론을계승한시화
4.남학명부자의논쟁적시화『회은잡설』과『사시자』
5.이웅징과강박등남인의시화
6.함경도문인의지방시화『서경시화』와『기도시화』

제2절18세기후기시화사
1.시작법을설명한시화
2.고증과분석의시화이익의『성호사설』
3.북학파문인의고증적시화와정조의『일득록』
4.정밀한비평가이덕무의시화3종
5.이엽의메타비평시화『시림쇄언』
6.노론계문인의시화5종
7.윤행임의여항인시화『방시한집』
8.남인소북계문인의시화8종
9.역대시화초록집조덕상의『저호수록』

제3절19세기전기시화사
1.역대시화를종합한선집과총서의편찬
2.남희채의박물학적시화『구간시화』
3.남인계문인의시화5종
4.지방문인의시화『칠계창수록』과여항인의시화초록『자산차록초』
5.성해응과이원순부자의엄밀한시평
6.홍석주ㆍ홍길주형제의시론서『학강산필』과『수여삼필』
7.시경론詩境論을펼친박영보의『녹범시화』와『연총록』

제4절19세기후기시화사
1.이규경의시료론詩料論과고증적시화『시가점등』
2.김정희ㆍ조희룡의고답적시론과시화
3.김좌균의시화총집『송간이록』<동아>
4.통속적시화2종,『고금시화』와『청구시화』
5.19세기명가를논한이유원의『임하필기』
6.중국시화를초록한시화선집
7.조선말기감식안의정점이건창의『영재시화』

제5장현대시화사

제1절대한제국기시화사
1.근대한시단을조명한정만조의『용등시화』
2.현대시화의개척자신채호의『천희당시화』

제2절일제강점기시화사
1.전통유학자김택영과유인식등의시화
2.신문에장기간연재한안택중의『동시총화』
3.잡지와신문에연재한최영년의시화
4.여성과조선사에주목한김원근의시화
5.이승규의『계원담총』과기타시화
6.신문과잡지에연재된시화몇종,홍명희와최익한등
7.박한영의치밀한시론서『석림수필』

제3절대한민국시화사
1.이가원의한문시화『옥류산장시화』
2.현대시화의변화와실험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知의회랑’을기획하며
총서‘知의회랑’총목록

출판사 서평

문학사이자비평사
나아가필기의역사인
한국시화사의체계를세우는연구서

『한국시화사』는고려시대정서(鄭敍)의『잡서(雜書)』와이인로(李仁老)의『파한집(破閑集)』에서출발해최근신형철의『인생의역사』에이르기까지근천여년을이어온시화의역사를다룬다.기나긴시간동안200종에이르는적지않은수량의시화가출현했다.저자는이시화들이이뤄온숲을종단하여살피고추적하면서한국문학사에반드시기록되어야할시화사의궤적을차근차근짚어나간다.시대추이와문학경향의변화에따르는시화저술의수량증가ㆍ달라지는주제와대상ㆍ갈수록풍부해지는시비평의양상등에주목했으며,문예사조의변화ㆍ정치와사상의차이ㆍ외국문학수용에호응하고,한국고전문학의주요특징과미학을제시하면서다양한흐름을보여준시화들의발달사를정립해낸다.

책은구조적으로고려시대시화와조선시대시화그리고20세기이후현대시화의3단계로구분하여서술되었다.고려와조선전기의시화는종수가제한되어서시기를세분화하지않았고,조선중기이후에는시기별차이가크고수량이많아서50년단위로시기를더촘촘히구분했다.20세기이후에는국가체제의변동에따라대한제국기와일제강점기,대한민국기의3단계로구분하여서술했다.

역사적비중이큰시화는단독항목으로다루었고,비중이작은시화는공통의주제로묶어서서술하여주제별특징이분명하게드러나게했다.큰주제앞에는시화사전개의개략과주요시화의양상을조감할수있는내용그리고일목요연하게표로정리한시화목록을함께제시해이해를도왔다.특히다수의시화에핵심적인기사들을선별해인용함으로써시화의특징을구체적으로살펴볼수있도록고려한것이이책의미덕이다.책후미에든든하게자리잡은주또한출전과원문,참고문헌등을소상히밝혀관련내용들에대한심도깊은독서를돕는다.

『잡서』와『파한집』에서
21세기현대시화들까지
시화의지평,문학의영토

눈길을붙잡는대목도여럿이다.무엇보다한국시화와필기의출발점을정서의『과정잡서』(일명『잡서』,1170년이전저술이지만일실되었다)로다시잡을것을강조한다.알려져있기로한국시화와필기의첫작품은이인로의『파한집』(1211년저술)이다.이는한국문학사에서깨지지않는오랜상식이다.그러나저자는타당한근거자료들과합리적인추론을바탕으로여기에문제를제기하면서,이른바‘사라진첫시화’인『잡서』를한국시화의효시로내세운다.이를따르면,구양수(歐陽脩)가최초의시화인『시화(詩話)』를지은1071년에서100년쯤지난시점에고려에서첫시화가나오게되는셈이다.

시화사의지평을넓히며책이다루는현대의시화들에도집중하게된다.역사상시화는시를말하는주요형식으로대부분한시를대상으로삼았으니한시문생산이단절된시대엔근본적한계가있을수밖에없다.하지만저자는시화가다루는대상이한시에만국한될이유는어디에도없다면서20세기시화들의대상이점차한시에서시조와현대시로전환되는과정에주목한다.현대시화는변화를겪으며거듭나는중이다.

아울러일간지에격주로연재되던한평론가의시화인『인생의역사』를한국시화사끝자리에놓아둔모습이인상적이다.21세기교양독자들에게더친근하게다가가는글쓰기로시화형식을택한이저술에대해저자는작가와작품을말하는시화의본모습에더가까워졌다고말한다.그리고한국시화의긴역사에서시화가낡은형식으로안주하지않고새롭게변화하는열려있는비평형식임을보여주었다고평가한다.한국시화천년의여정을끝내는길목에서였을까.무릇시화의글쓰기와사유방식은서구의문학비평에서출발한담론방식과는다른특징과개성을보인다는사실을이마지막작품으로재확인한다.

『조선후기시화사』이후30년
운명처럼한문장가를사로잡았던
한국시화들의연대기

서문에서저자는30년전조선후기의시화를수집하여박사학위논문을쓴뒤로한국시화의변화과정을밝혀보겠다는생각을버린적이없었다고밝힌다.그러니『한국시화사』는스스로다짐한숙원하나를해결하는일이기도했다.

마음속에오래두고품어온시화사저술의공간은여러방면에서준비되고채워졌다.서재엔한국을비롯한중국과일본의시화자료들이차곡차곡쌓여갔고.그러는사이수십종이넘는새로운자료가발굴되거나입수되었다.더나은선본도다수조사했다.무엇보다근대이전독서인들의서가에두루꽂혀있던불후의시화집인홍만종(洪萬宗)의『소화시평』을새로이번역해출간하면서부터저자는아예《시화총서시리즈》(성균관대학교출판부간행)를기획해보다넓은보폭으로원작시화의의미를재조명해오고있다.이제열권가까운목록에시리즈윤곽이선명해진가운데,『소화시평』의후속작인『시평보유』와정만조(鄭萬朝)의『용등시화』발굴ㆍ번역은그의손을직접거쳤다.

한국한시를공부하는좋은방편이란생각에서시작되었던시화들과의긴인연.이제국내외에서많은연구가축적되어한국시화사의체계를잡아야할시기도성숙했으니,저자는모든것이무르익어수확의시기가공연해지듯,이렇게한인연을매듭짓는적기를지금으로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