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셔도 괜찮아, 울어도 괜찮아 : 밤의 병원, 바BAR 기행

마셔도 괜찮아, 울어도 괜찮아 : 밤의 병원, 바BAR 기행

$15.00
Description
그렇게도 아팠지만,
그렇게도 힘들었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좋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_____흘러내린 눈물은 모두 술로 채웠다
힘들 땐 바BAR
저자

권혁민

저자:권혁민
1987년생.성균관대학교에서국문학과유학동양학을공부했다.전공으로먹고살수있겠냐는말도많이들었지만,다행히그럭저럭직장생활을하고있다.
애엄마를먼저떠나보내고,우울증에빠져마음이말라가던중우연히접한칵테일한잔에다시살아갈힘을얻었다.아마앞으로도계속마시겠거니싶다.지금도어딘가에앉아좋아하는칵테일올드패션드(OldFashioned),아니면사제락(Sazerac)을홀짝이고있을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여정의서막:자타공인최고의바
챕터원(ChapterOne)과시작

화가의아들:타고난대로살지못하면그것이곧비극이라
숙희(熟喜)와기질

프루스트의마들렌:잊을수없는파리여행의추억
뽐(Pomme)과회상

그아버지에그딸이라는말은없을까
요츠바(Yotsba)와계보

배우면서마시면더맛있는법
미스터사이몬(MisterSaimon)과배움

주(主)님을모시는자와(酒)님을마시는자
루바토(Rubato)와신앙

골목길탐방:사실은술보다도사람보러가는것
바람과모험

고전의무한한변주:매력넘치는클래식칵테일순례
칵테일투어와탐닉

감각의향연
올드패션드(OldFashioned)와쾌락

정신의닻줄을내리며:자기자신과오롯이마주하는시간
시호(時好)와고독

이런술벗한둘이면인생은충분해
기슭과우정

Sipit,Don’tshootit:그때우리가처음으로마셨던술은뭐였을까
더팩토리(TheFactory)와성장

제가이런데와도되는지모르겠어요
바인하우스(BarinHouse)와환대

InAquaSanitas:칵테일만큼이나기억에남은물한잔
연남마실과건강

프리다칼로와폭탄을둘러싼리본
비바라비다(VivaLaVida)와운명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_____그렇게도아팠지만,
그렇게도힘들었지만,
아무리생각을해봐도
지금이순간이가장좋다는
결론에도달하게된다.

_____흘러내린눈물은모두술로채웠다
힘들땐바BAR

_____권혁민.30대후반의서울토박이로국문학과유학동양학을오래공부했고,딸이한명있다.부드러운인상처럼섬세한감수성을가졌지만,이전에는책을쓰겠단생각을해본적은없었다.책을쓰는사람은따로있겠거니싶었다.학교와집,직장과집을주로오가는‘얌전한’모범생처럼살아왔다.
갑자기가장사랑하는가까운사람을잃는일은그전에는상상해본적도없었다.끝내뭐라도하지않고서는도무지견딜수가없었다.알고싶었고또알아야했다.살아야했기에,지켜야할가족이있었기에,끝없는절망과슬픔의응어리를풀어내고싶었다.깊은상실감속에서약하고약한평범한사람은도대체어떻게해야하는지.순탄하고평온하다믿었던일상의틈이깨져버리는그순간을어떻게채워야하는지.결국그답은사람마다제각각다르겠지만,그답을찾다가이책을쓰게되었다.

_____아내가세상을떠난뒤지난4년간서울의바BAR를구석구석찾아다녔다.칵테일한모금에세상이뒤흔들리던그순간을기억하며.침울했던사람에게한순간에생기를되찾아준칵테일이라는술과바라는공간을더즐겨보고싶었기때문이다.그동안참많이도마시고다녔다.저녁어스름을벗삼아서울곳곳의바를배회하는과정에서마음의상처는어느정도치유가되었고,그동안엄마품을모른채자란딸은어느덧초등학생이되었다.
그렇게,바기행(紀行)이라는이름의기행(奇行)이시작되었다.참많은곳을다니며여러사람들을만났고,취기로가득한즐거운여정가운데흘러내린눈물은모두술로채웠다.그리고그수많은가닥의실타래를가다듬고정돈하여한권의책으로엮어냈다.이책은그래서역경과고난앞에갈피를못잡고방황하던한인간의구원과힐링의기록이다.

_____바에서라면,누구나울어도괜찮다,마셔도괜찮다.결국우리는바로설수있을테니까.휘청대는시간은모두에게필요했다.울어야하는시간도반드시필요한것처럼말이다.바텐더가자신이내어준한잔을손님이맛있게즐기길바라듯,이책의독자들도이책을재미있게만끽하길바라는마음으로책을펴냈다.바에서만났던많은바텐더들이없었다면이책은결코세상에나올수없었을것이다.
나아가바에대해잘못된편견을갖고있던저자가사소한계기로완전히생각이바뀌었던것처럼,이책을통해원래‘바’라는공간은세간의부정적인시선과는달리그저편안하게술한잔즐기고올수있는곳이며,또바텐더란전문적인지식을갖추고기술을연마하는직업이라는의식역시널리퍼지면좋겠다.

_____마음울적한날엔거리를걸어보고
향기로운칵테일에취해도보고

“처음아내의사망소식을접한주변사람들은나를무척이나불쌍히여겼다.
당시에는당연히그럴수밖에없었다.
그러나이제와돌이켜보니나는불운한사건을겪은사람일지는몰라도결코동정의대상은아니다.
정말로위로를받아야할이들은누구보다도살고싶었지만그럴수없었던아내자신과
평생엄마의존재를모르고자라야하는내딸,
그리고장성한자식을먼저보내야했던장인어른과장모님두분이다.
나는무너진담장아래서먼지를툭툭털고일어나면그만이다.
가끔뒤돌아보며눈물흘릴때도있겠지만
이제나에게는텅빈마음달래기위해찾아갈곳이있으니까.”

_____해녀들이오랫동안호흡을멈추고물질을하다가수면위로올라오며참았던숨을일시에토해낼때고음의휘파람같은소리가나는데,이를‘숨비소리’라한다.저자역시한동안숨이턱밑까지차오른채겨우버티고있었다.잔잔하게웃다가도갑자기발작하듯울컥하며눈물이터져나오는날들이계속되었다.사람을만나고싶지않아자주연락하는이들을제외한모든번호를연락처에서지우기도했다.
그런상황에서정신을온전하게유지하고나아가다시예전처럼웃을수있게된것은오직바,그리고그곳에서만난바텐더들덕분이었다.그중에서도특히집앞의그바에서만났던모두에게진심으로고맙다는말을전하고싶다.그들은느닷없이찾아가뜬금없이퍼붓는질문공세와폭발하듯내뱉는불만과짜증을고스란히감내해주었다.고단한삶속에서말라비틀어질것같은그순간에주저없이찾아가숨통틔울수있는저자만의휴식처.부디이세상살아가는모든이의마음속에그런공간하나쯤있었으면좋겠다.그곳이바든아니든어디든지말이다.

“가끔은암이라는존재를처음발견했던그때우리가결혼하지않았다면,
혹은완치판정을받은뒤에아이를갖자고했던나의제안을아내가받아들였다면
지금두사람의삶은과연어떤모습으로흘러가고있었을지상상해보기도한다.
그러나아무리생각을해봐도지금이순간이가장좋다는더욱아이러니한결론에도달하게된다.”

_____바를좋아하는이유도사람마다천차만별일것이다.중요한것은한번들렀던그곳을몇번이고다시방문하고싶게만드는무언가가있는지여부다.화려한장식이나귀청이떨어질정도의음악처럼자극적인요소들은몇번만경험하고나면금세질린다.그러나바텐더와주고받은진심어린몇마디는얼핏심심하게느껴질지몰라도,오히려놀라울정도로인상에선명하게남는다.물론항상그런것은아니고라디오채널의주파수를정확히맞추어야선명한소리가나듯대화의결이잘맞는사람을만나면그렇다.
소통이이루어지면자연스레감동이뒤따르고그것이마음속에남아사라지지않고맴돌다가언젠가는다시찾아가게된다.어느시대에나그래왔고앞으로도그렇듯이사람의마음을잡아끄는것은결국사람이다.내앞에있는그사람의품격의맛이깊다면내눈앞의술도맛이있을수밖에없다.그런사람을찾기위해서울곳곳의바를그렇게나정처없이떠돌아다녔나보다.그래서매일밤취한채모르는동네의골목골목을쏘다니던지난4년간의여정은누군가에게는어리석은짓으로보였을수도있겠지만저자에게있어서만큼은집밖의내편과쉼터를찾기위해기꺼이자임한즐거운성지순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