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모더니티의 언어들 (민속의 전회를 위한 분석 코드들 | 양장본 Hardcover)

포크 모더니티의 언어들 (민속의 전회를 위한 분석 코드들 | 양장본 Hardcover)

$43.97
Description
근대 세계체제의 지구화 과정 속에서
혼종적 사태로 전개되어온 ‘포크 모더니티’

그 개념과 사유들을 담론화하고
그것이 지시하는 현대의 민속현상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고안된
12개의 코드를 제시하는 연구서
사람들은 ‘민속’을 근대 이전의 습속이자 낡고 진부하며 촌스러운 것으로 상정하곤 한다. 이러한 선입견은 근대의 시간과 조건 안에서 민속이라는 말과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민속적인 ‘옛것’들이 근대적인 ‘새로운 것’들과 함께 배치되며 주변화된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촌스러웠던 것이 유행을 타고 일순 새로워지듯, 민간 생활의 습속은 끊임없는 생성과 변화의 와중에 있다. 옛것과 새로운 것은 대립한다기보다 상호 관계적이며, 시야를 넓혀 근대 세계체제의 지구화 과정 속에서 바라볼 때 민속은 늘 그렇게 혼종적 사태로 전개되어왔다.
이 책은 그간의 관념적ㆍ보수적ㆍ본질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차이’에 근거한 사유를 바탕으로, 민속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개념 정의를 시도한다. 저자는 근대의 역사적 국면마다 생성과 변화에 조응하며 다양하게 실현되어온 현대의 민속현상들을 ‘포크 모더니티’라고 명명하고 담론화함으로써, 역사적 맥락과 현재성의 차원이 함께 반영된, 민속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지식과 현상의 범위를 정립해나간다. 무엇보다 포크 모더니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제시해놓은 5개 범주와 그에 조응하는 12개 코드들은 저자의 이러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담론 실험의 결과로서, ‘현대 민속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전망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마흔여섯 번째 책이다.
저자

이영배

저자:이영배
한국연극분야에서전통연희를전공했고,민속의재현과변환문제에관심을두고연구를계속해왔다.최근에는사회구조와지식패러다임의전환에주목해민속학의이론적체계를재정립하는데몰두하고있다.2010년9월전주에서안동으로터전을옮겨현재국립경국대학교(구국립안동대학교)인문ㆍ문화학부문화유산학전공교수로있으면서학생들과함께교학상장하고있다.
대표저서로는『교정과봉합혹은탈주와저항의사회극』,『우리문화연구의새지평』등이있고,대표논문으로는「무위의공동체와민속의공동성」,「공동체문화와커먼즈,가치실천양식들」,「손상된지구에서레퓨지아만들기」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서론

《제1부존재조건및주체》

제1장시간문화
1.시간체제와탈/식민성
2.민속적시간문화양식의특이성
3.시간문화양식의전통성과구조적변환

제2장판
1.판의개념층위와인식경향
2.판의생명론혹은문화론

제3장다중
1.무속표상의다중적성격
2.다중의습속혹은생성으로서문화영토
3.민속주체의변환,다중혹은‘미디어-다중’

《제2부의미와생성》

제1장사건
1.하늘세계혹은사건/의미계열체의특이성
2.무속수륙재,잠재적사건/의미계열체
3.접힘과펼침,사건/의미계열체의구조적역동

제2장재현
1.공연/문화텍스트재현의동학(動學)
2.의례적선취의불/가능성
3.비대칭적재현의새로운가능성
4.민속의재현과혼종적구성/배치

제3장정동
1.힘의출처와슬픈정념
2.정동의구성과이행의효과
3.봉인된정동의파국과행방

《제3부소통과매개》

제1장구술기억
1.마을민속놀이와여가에대한기억
2.단절이후복원된문화적기억
3.배제/망실된무풍속에대한기억
4.잊혀진풍물예인에대한파편화된기억의쟁투
5.기억의확장과변형혹은의례화된기억의정치

제2장감성-미디어
1.굿이라는매체혹은감성적언표
2.개념의매개와중첩의한방식:‘서발턴-감성’
3.감성-미디어,개념적매개와중첩

《제4부자본과위기》

제1장문화자본
1.굿문화자본의자율적생성프로젝트
2.문화자본의지형과굿문화의혼종적이접
3.연행주체의문화자본과실천감각
4.굿문화장의생성전략과실천의의의

제2장인류세
1.삶노동의단자화와위기의일상화
2.인류세와자본세,위기인식과그비판
3.미래의통찰로서민속/지식의재인식
4.가치실천양식의전환과함께살기의가능성

《제5부변환과대안》

제1장하이브리드
1.민속사회와문화의혼종적성격
2.감정구조와문화장의혼종적재구
3.혼종화된민속의가능지대와그의미
4.민속적인것의근대적배치와혼종화
5.민속/지식생산의근대적재현과혼종적재구

제2장공동체문화
1.마을연구담론의주요경향과민속학적성과
2.마을연구담론의확장가능성과의의
3.마을행동,공동체문화의실천적함의
4.공동체문화의특이성과포크모더니티

결론

주/참고문헌/찾아보기
수록도판크레디트
총서‘知의회랑’을기획하며
총서‘知의회랑’총목록

출판사 서평

이책의문제의식

한국사회는1970~80년대를지나면서경제성장으로외견상풍요로운사회로진입했고,1990년대를지나면서생산보다소비가가치생산을주도하는소비사회로변모했다.그리고이변화의국면들사이에이전과이후를가르는정치민주화의상징적사건들이놓여있다.풍요속에서개인의자유와인권이확장되고,소비활황속에서문화적요구가증대되며취향이다각화되는새로운자본주의체제의국면으로진입하게된것이다.특히집단보다개인이,계급보다정체성이,동질성보다차이가강조되는사회문화적변환속에서새로운삶에대한요구가다양하게촉발되었다.이로말미암아기존관습과질서에저항하고,그관행을비판ㆍ성찰하는새로운관계와존재들이시민의일상을재구축해왔다.

그렇다면이러한흐름과경향이구조적으로촉진되어온한국자본주의의체제변화속에서‘민속’은어떻게존재하고있을까?기술의근대적전개과정에서소외된자리에배치되었다가그근대성이확장됨에따라위축되는방식으로존재할까?해방의근대성이자유를증진하는사회문화의장에서미처그자유가다다르지않은곳에위치하면서궁극적으로소진되어야할구시대의잔존물로표상되어버릴까?혹은그표상에역사와전통의의미와가치를윤색시키는봉건적관성으로버티면서해방의근대성과대립하는문화적상관물로압인되는것일까?

사실현재까지대다수민속학연구는마을민속의현상적보고에머물러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주로가족ㆍ친족ㆍ마을단위의공동체민속,세시풍속과일생의례같은주기적집합의례,신앙ㆍ예술ㆍ문학처럼구비전승되어온기존민속현상들의지속과변화만을기록해왔을뿐이다.물론한국자본주의의구조적모순에문제를제기한1980년대시평이나민족ㆍ민중문화론에그양분을제공했던성과가없는것은아니다.그러나1990년대이후전개된현대한국사회의구조적문제에대해서는상당부분외면해온것이사실이다.

포크모더니티란무엇인가

‘포크모더니티’는이와같은상황과문제에대처하기위한것으로,이전과전혀다르게생성되는과거인‘현대의민속’에대한응답이자재정립되어야할민속의위치에대한새로운이론적기획이다.무엇보다이개념체계속에서‘근대성’은민속을배척하는힘이아니라민속을민속적인것으로해체ㆍ재구성하여새롭게배치하는힘으로사유된다.따라서포크모더니티는근대성의역사적국면마다생성되는변화에조응해민속적인것들을새롭게인식하고재현하며실천함으로써그경계와층위를확장시켜나간다.

요컨대포크모더니티는전통과포스트/모더니티의계기들이동시적으로다양하게경험되어온혼종적근대의자장안에서민속의사회문화적형식과그담론의생성궤적을추적하는방법이며,이전에는별개의형태로존재하던상이한구조ㆍ대상ㆍ실천들을결합해생성하는사회문화적과정안에서새롭게해석하는이론이다.즉,역사문화적상황과사회변화의경향을반영하는동시에,그변화의상황과경향안에서이뤄지는민속연구를체계적으로담론화하기위해고안된개념틀이다.이러한포크모더니티의개념을통해,근대사회와문화의제도ㆍ일상ㆍ기억공간의형성및확장과정속에서민속의위상과성격변화,그생산ㆍ유통ㆍ향유/소비패턴의복수적운동,이에따르는구조적변경과저항/재변경등다양한방향성을품고발산하거나다양한지점으로수렴되고있는현대의민속현상들을구체적으로파악할수있다.

결국민속은‘민속-’으로발산ㆍ접속될수있으며,이는일종의‘떠다니는기표’로서유동성과무규정성까지포괄한다.이러한접근을통해민속현상의단절적이고불연속적인다양한양태들을발견함으로써차이의공간또는분산의공간으로민속담론의장을확장시킬수있게된다.

민속/학의전회

한국사회또한근대화과정에서전통과포스트/모더니티의계기들이동시적으로다양하게존재하는압축적이면서혼종적인근대를경험했다.그리고이혼종적근대의자장속에서민속의사회문화적형식과담론이주조되어왔다.현재의문화적상황은그혼종성이토착화과정을지나일상의스타일이나습속이된상태에있다.예전에는별개로존재하던것들이결합해새로운구조ㆍ대상ㆍ실천을생성하는사회문화적과정이전개되고있는것이다.민속역시내용과형식차원에서그혼종적양상을더욱심화시켜나갈것이다.지금우리에게역사적특이점과사회문화적변화의경향을반영한포크모더니티의개념틀이적실해지는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

그리하여이책은포크모더니티가지시하는민속현상을체계적으로분석하기위해5개범주와그에조응하는12개코드를제안한다.5개범주는‘존재조건및주체,의미와생성,소통과매개,자본과위기,변환과대안’으로,실제와그실제를가능하게하는조건그리고변화를사유하기위한분석틀로구성되어있다.또한각범주들안에‘시간문화,판,다중,사건,재현,정동,구술기억,감성-미디어,문화자본,인류세(/자본세),하이브리드,공동체문화’같은분석코드를차례로배치하였다.민속적인것들이근대적으로배치된다양한양상들을이12개의키워드들로조목조목읽어낸것이바로이책의내용이다.

저자는이러한포크모더니티의언어들을분석도구로활용해폭넓게전개되는민속현상의특성과그사회문화적의미를체계적으로재구성할수있다고말한다.또한이도구들은자본주의체제가야기한구조적문제들을해결하려는경향성에열려있는한편,인간관계자체가자연의영역과분리되어있지않다는인식에토대를두고있다고강조한다.그러니까포크모더니티의언어들은인간중심주의에경사된서구의근대언표들의한계를극복하고,기후변화처럼앞으로예기되는인류의미래문제해결까지염두에두고있다.저자가강조하는‘민속/학의전회(轉回)’는바로이러한지점에서부터새로운전망을찾기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