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명관’ 탐구의 현재

일본 ‘생명관’ 탐구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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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일본 사상사 연구의 석학 스즈키 사다미가 말하는 생명
: 일본 사상사 연구 분야의 석학 스즈키 사다미(鈴木貞美) 선생님의 특강을 책으로 정리했다. 스즈키 사다미는 1947년생으로 일본의 국책 연구기관인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와 이 센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종합연구대학원대학에 오랫동안 재직해 연구를 하다가 현재는 동기관의 명예교수로 있다. 근래 주된 관심사는 일본의 고전 비평인데, 현역에 있는 동안 일본 근현대 문예사의 재구축을 기획했으며 지금도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개념 편성의 사상사적 연구가 기본적인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강연을 준비한 주제인 ‘생명’에 관해서도 개념 편성사적 관점에서 연구해 왔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생명’이라는 말이 과거 전통 사회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다양한 사상과 지식의 복잡한 영향 관계 속에서 재편되었음을 다루면서 강연을 진행할 것이다. 관련 저서인 『생명관의 탐구-첩하는 위기 속에서』(生命観の探求: 重層する危機の中で)는 일본 내에서는 꽤 유명한데,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은 저서 『생명관의 탐구』와 『일본인의 자연관』(日本人の自然観)을 토대로 하고 있다.


★ 일본 ‘생명관’ 탐구의 현재
: 이 책은 ‘일본의 생명관’을 주제로 그 ‘탐구의 현재’에 관해 이야기해 본다.
저자가 생명관에 관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은, 대략 1980년대쯤으로, 당시 일본에서 ‘생명’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었다. 그런 사태를 목도하면서 ‘그들이 말하는 생명은 무엇이고, 도대체 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거슬러 올라가 20세기의 바이탈리즘(Vitalism)부터 재고해 가기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생명주의라는 현상은 일본만의 것이 아니었다. 세계적으로 그런 움직임이 시작되어서 백과사전에도 소개될 정도였다. 다만 세계적으로 바이탈리즘이라 불리던 것도 잘 살펴보면 나라마다 다르다. 영국은 영국적인 것이 있고, 프랑스는 프랑스의 것이 있고, 또 독일은 독일적인 것이 있던 것처럼, 각기 조금씩 달랐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하는 식으로 계속해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흔히 일본 내에 생명주의, 바이탈리즘이라는 건 없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다양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되어 왔지만, 20세기 들어오면서부터 활발한 연구의 움직임을 보였다. 오히려 서구 유럽에서보다 더 많이 보편화해서 이야기하고 있었고, 보통 관념 조작의 형태로 설명이 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굉장히 편하게, 또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다가가는 하나의 방편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방식에 내재해 있는 위험성도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일본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그 반동으로 전쟁 이후 일본에서는 일본의 바이탈리즘이 없었다던가, 생명 혹은 자연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는 분위기가 1980년대까지 이어졌는데, 그러한 일본 사상의 흐름 속에 빠져있는 부분들을 바로 스즈키 사다미의 연구를 통해 채울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 제기된 문제들은 우리 역시 관심을 갖고 더 숙고해 볼 것들이다. 최근에 ‘인류세’라고 해서 자연 파괴나 환경에 관해서 생명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생명을 돌아보자는 것은 찬성하지만, 전쟁 이전 일본에서 했던 방식대로 생명이라는 것이 굉장히 확산되기 쉽고, 또 그것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기도 쉽기 때문에 위험성을 갖고 있다는 것, 즉 국가주의 같은 것과 연결된다든가 하는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생명관도 상대화하면서 조심스럽게 돌아봐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동아시아미래가치연구소 생명학 CLASS〉를 기획하며
: 오늘날 우리는 ‘생명’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지만, 그 의미를 깊이 성찰할 기회는 많지 않다. 근대 과학과 서구적 사유 속에서 정립된 ‘생명’ 개념은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들었지만, 동시에 인간과 자연, 기계와 생명의 경계를 엄격히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기후 위기, 인구 구조의 변화, 첨단 기술의 발전, 인공지능(AI)의 등장과 같은 거대한 전환을 맞이하면서, 기존의 생명관은 더 이상 충분한 설명력이 없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시금 묻는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생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가? 생명과 생명을 잇는 관계 속에서 돌봄과 책임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기술 발전과 함께 생명윤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미래가치연구소의 생명학 CLASS 시리즈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자 기획되었다. 동아시아미래가치연구소는 동아시아적 전통 속에서 생명 개념을 탐구하고, 현대 과학기술 및 인문학적 사유를 융합하여 생명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시도를 이어가고자 한다. 이 강연록은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이 주축이 되어 학술적,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생명을 해석하고, 현대 사회가 직면한 생명 관련 난제들을 조망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특히, 현재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돌봄(care)’과 ‘생명윤리(bioethics)’의 가치에 주목하며, 생명과 생명 사이의 관계성을 조명한다. 이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근대적 생명관의 한계를 넘어, ‘돌봄’과 ‘생명윤리’를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 기술과 생명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한다. 생명에 대한 철학적, 윤리적, 사회적 논의를 확장함으로써, 보다 지속 가능하고 공생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스즈키사다미

저자:스즈키사다미
도쿄대학문학부프랑스문학과를졸업하고창작,평론,편집업무에종사했다.이후도요대학문학부교수를거쳐,인간문화연구기관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교수및종합연구대학원대학문화과학연구과교수로재직하였다.양기관을정년퇴임한이후명예교수로취임하였다.문화적개념과장르의편성사라는연구주제로고전평가사를포함한일본근현대문학사의재구성을전문적으로다루고있다.주요저서로는『역사와생명-니시다기타로의고투,『일본인의자연관』,『근대의초극-그전전·전중·전후』,『「일본문학」의성립』,『생명관의탐구―중첩하는위기속에서』외다수가있다.

역자:김병진
고려대학교에서일본문예비평으로석사,일본종합연구대학원대학에서근대일본사상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단국대학교동아시아인문융복합연구소에서교수로재임중이다.일본을토대로동아시아근대의지(知)와개념의재편성에관해개념편성사연구를진행해오고있다.주요연구로는「시베리아출병이라는트라우마가가져다준‘인재’:관동대지진조선인학살의전사」(2024),「《플루토》가보여주는‘착시’세계:로봇이상상한미래사회의메타포」(2024)등이있으며,『재일문학이그린재일코리안』(2021)의저서를포함해『자이니치의정신사』(공역,2016),『생의철학:제국을내파하는아나키즘』(공역,2024)등다수의역서와편서가있다.

목차

기획의말

일본‘생명관’탐구의현재
1.들어가며
2.20세기‘바이탈리즘’의재고
3.서구생명주의흐름
4.‘근대의초극’사상의전개
5.일본생명주의의개화
6.‘Life’의번역어‘生命’
7.좌·우를넘나드는‘생명’
8.상징으로서의‘생명’
9.다양한리셉터
10.생명주의모식도
11.‘우주대생명’천황
12.일본인의‘자연관’
13.‘일본은원래그러하다’는오류
14.‘nature’를自然으로
15.지구환경위기와생명관

Q&A

출판사 서평

★일본‘생명관’탐구의현재
:이책은‘일본의생명관’을주제로그‘탐구의현재’에관해이야기해본다.
저자가생명관에관해연구를시작하게된것은,대략1980년대쯤으로,당시일본에서‘생명’이라는단어가유행하고있었다.그런사태를목도하면서‘그들이말하는생명은무엇이고,도대체이를통해무엇을말하려는것인지’확인하고싶었다.그래서거슬러올라가20세기의바이탈리즘(Vitalism)부터재고해가기로생각했다.
그러나이런생명주의라는현상은일본만의것이아니었다.세계적으로그런움직임이시작되어서백과사전에도소개될정도였다.다만세계적으로바이탈리즘이라불리던것도잘살펴보면나라마다다르다.영국은영국적인것이있고,프랑스는프랑스의것이있고,또독일은독일적인것이있던것처럼,각기조금씩달랐다.그렇다면일본인들은어떻게생각했을까하는식으로계속해서시행착오를거치면서연구를진행했다.
먼저흔히일본내에생명주의,바이탈리즘이라는건없었고2차세계대전이후부터다양하게전개되기시작했다고이야기되어왔지만,20세기들어오면서부터활발한연구의움직임을보였다.오히려서구유럽에서보다더많이보편화해서이야기하고있었고,보통관념조작의형태로설명이되었다.이러한방식은굉장히편하게,또많은사람들이이해하기쉽도록다가가는하나의방편이되었다.
그렇지만이러한방식에내재해있는위험성도2차세계대전이전의일본을보면알수있다.그래서그반동으로전쟁이후일본에서는일본의바이탈리즘이없었다던가,생명혹은자연에대해잘이야기하지않는분위기가1980년대까지이어졌는데,그러한일본사상의흐름속에빠져있는부분들을바로스즈키사다미의연구를통해채울수있었던것이다.
오늘제기된문제들은우리역시관심을갖고더숙고해볼것들이다.최근에‘인류세’라고해서자연파괴나환경에관해서생명을중심으로생각해야한다는이야기들을많이하고있는데,생물학적인관점에서생명을돌아보자는것은찬성하지만,전쟁이전일본에서했던방식대로생명이라는것이굉장히확산되기쉽고,또그것을가지고이야기를만들기도쉽기때문에위험성을갖고있다는것,즉국가주의같은것과연결된다든가하는위험성을간과해서는안될것이다.그래서우리가생각하는생명관도상대화하면서조심스럽게돌아봐야한다는당부를잊지않았다.

<동아시아미래가치연구소생명학CLASS>를기획하며
:오늘날우리는‘생명’이라는단어를자연스럽게사용하지만,그의미를깊이성찰할기회는많지않다.근대과학과서구적사유속에서정립된‘생명’개념은우리삶에깊숙이스며들었지만,동시에인간과자연,기계와생명의경계를엄격히구분하는이분법적사고를만들어냈다.그러나21세기들어기후위기,인구구조의변화,첨단기술의발전,인공지능(AI)의등장과같은거대한전환을맞이하면서,기존의생명관은더이상충분한설명력이없음을드러내고있다.이제우리는다시금묻는다.생명이란무엇인가?우리는생명을어떻게이해하고,어떤가치를부여해야하는가?생명과생명을잇는관계속에서돌봄과책임은어떤의미를가지는가?‘기술발전과함께생명윤리는어떻게변화해야하는가?
성균관대학교동아시아미래가치연구소의생명학CLASS시리즈는이러한질문에답하고자기획되었다.동아시아미래가치연구소는동아시아적전통속에서생명개념을탐구하고,현대과학기술및인문학적사유를융합하여생명의의미를재구성하는시도를이어가고자한다.이강연록은다양한학문분야의연구자들이주축이되어학술적,사회문화적관점에서생명을해석하고,현대사회가직면한생명관련난제들을조망하는내용으로구성된다.특히,현재더욱중요해지고있는‘돌봄(care)’과‘생명윤리(bioethics)’의가치에주목하며,생명과생명사이의관계성을조명한다.이시리즈를통해우리는근대적생명관의한계를넘어,‘돌봄’과‘생명윤리’를중심으로자연과인간,기술과생명의새로운관계를모색한다.생명에대한철학적,윤리적,사회적논의를확장함으로써,보다지속가능하고공생적인미래를설계하는데기여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