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의 핫플레이스 (소설 속 식민지 공간을 만나다)

경성의 핫플레이스 (소설 속 식민지 공간을 만나다)

$15.00
Description
“찐 레트로란 바로 여기지!”
소설 속 경성의 핫플레이스에 가다

__식민지 시대, 경성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소설로 만나는 경성의 8가지 핫플레이스
최근 식민지 시대 소설로 만나는 경성의 식당들을 설명한 『경성 맛집 산책』(한겨레출판, 2023)과 당시 유행한 8가지 디저트를 다룬 『호떡과 초콜릿, 경성에 오다』(한겨레출판, 2025) 등의 저서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저자가 이번에는 당시 가장 인기 많았던 경성의 장소들을 풀어냈다. 이 책을 통해 기차역부터 백화점, 제과점, 골프장, 유원지까지 당시 가장 핫하고 시대를 대표한 8곳의 공간들을 만나다 보면, 마치 그 시대 경성을 구석구석 걷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공간을 통해 식민지 시대 경성의 다채로운 모습과 시대의 격변, 아픔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같은 공간의 역사와 변화를 마주하면서 다시 새롭게 이러한 공간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식민지 시대라고 하면 친일과 항일로 이분화된 풍경을 떠올리기 쉽다. 한쪽에는 일본의 그림자 속에 위치해 일신의 영달을 위해 아등거렸던 친일파가 있었다면, 다른 한쪽에는 식민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립운동에 매진했던 인물들이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조선인의 비중으로 따져보면 적극적으로 친일, 항일에 몸을 담았던 사람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하루하루의 ‘일상’을 충실히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비록 식민지 치하였을지라도 그 시대를 역동적이고 다채롭게 채워 나갔다.
이러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곳이 바로 경성의 공간들이다. 안타깝게도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가서 직접 가볼 수는 없지만, 우리는 식민지 시대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성의 핫플레이스를 만날 수 있다. 당시 소설에는 경성의 공간을 방문하는 인물들이 생동감 있게 그려지면서, 그 공간의 다채로운 특징 역시 함께 나타난다.

당시 경성은 아시아에서 일본의 도쿄 다음가는 도시였다. 식민지 수도였던 경성에는 커피 맛으로 1, 2위를 다투던 명치제과가 있었는가 하면 초콜릿, 캐러멜, 비스킷 등 모리나가제과에서 생산되는 과자를 전시하고 팔았던 곳도 있었다. 또 조선에서 유일하게 18홀을 갖추었던 뚝섬골프장이 있었는가 하면 사랑을 속삭이는 남녀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였던 한강 보트장도 있었다. 그리고 미쓰코시백화점 경성 지점과 과일 디저트카페였던 가네보 프루츠팔러도 위세를 자랑하고 있었다.

보통 소설은 중심인물과 다른 인물이 야기하는 갈등과 그 전개를 양식적 성격으로 한다. 소설에는 경성의 다채로운 공간을 방문하는 인물들이 생동감 있게 그려지며, 동시에 그 공간의 특징 역시 제시된다. 예를 들면, 이태준의 『청춘무성』에는 명치제과를 방문해서 커피와 과자를 먹는 은심과 친구들이 등장한다. 또 같은 작가의 『딸 삼형제』에는 뚝섬골프장은 물론 클럽하우스에서 제공되었던 음식들도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김남천의 소설 『사랑의 수족관』에는 식민지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게 화려하고 세련된 디저트카페 가네보 프루츠팔러 같은 공간도 등장한다.

이 책에서는 소설에 등장하는 경성의 공간을 중심으로 각 소설의 전개에서 그 공간이 지니는 의미와 공간의 특징과 의미를 설명하고 나아가서 그 공간이 등장하게 된 여러 배경과 위상 등을 설명하면서 마치 당시 그 공간으로 직접 독자들이 가는 것처럼 느끼게 도와줄 것이다. 또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그 시대, 그 장소에 대한 이해를 추가로 도울 것이다. 자, 이제 이 책과 함께 경성의 핫플레이스로 떠나보자.
저자

박현수

저자:박현수
부산에서태어나고자랐다.성균관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한국근대소설의양가성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같은대학교에서동아시아학술원연구교수를거쳐현재학부대학대우교수로일하고있다.식민지시대에새롭게등장한,또한편으로밀려나야했던음식,그리고경성에자리잡았던음식점들에관심이있다.문학속의음식을통해근대이전의상징적사고를해명해보려는계획도가지고있다.

펴낸책으로《식민지의식탁》,《근대미디어와문학의혼종》,《일본문화,그섬세함의뒷면》이있고,주요논문으로는〈경성의명물과거친음식의사이,설렁탕〉,〈경성의선술집〉,〈감자와고구마의거리〉,〈소설에나타난식민지조선의물가:음식가격을중심으로〉,〈스쳐간만세‘전’의풍경1,2〉등이있다.

목차

1장철도의중심혹은경성의관문,경성역

르네상스양식의웅장하고세련된|고급서양요리점,그릴|절실한서글픔과우렁찬기적소리|대합실의풍경|경성역의두얼굴
*더알아보기:경성역구경좀하여요

2장종로최고의활동사진관,우미관

도망가고쫓아가는것을구경하는곳|종로의랜드마크|여러편의활동사진을봤던|김두한의활동무대|경성의3대극장,우미관
*더알아보기:부인석을늘고유년관객은줄어들고

3장‘야앵’의최고명소,창경원

식민지시대벚꽃의명소|봄을알리는창경원의‘야앵(夜櫻)’|좀처럼구경못할동물들|식물원의온실과스케이트장|궁궐이유흥장이되다니
*더알아보기:아름답지만슬픈창경원의야앵

4장가장슬픈동무의가장슬픈찻집,다방제비

종로경찰서앞다료와그주인|건축에는전문가였으나|장사에는뜻이없는|정신없는친구가무엇을한들
*더알아보기:그처럼한산한찻집이있을까?

5장“여기가모두한사람의점방이오?”,미쓰코시백화점

‘○○오복부’는어디였을까?|일본옷도팔고,서양옷도팔고|미쓰꼬시가서난찌먹구가요|식민지라는굴레
*더알아보기:경성의별천지,백화점

6장“그곳2층이라가겠어요.”,명치제과

기다리기나했던것처럼|왜제과점에서커피를?|편안한2층,은밀한1층|커피맛하면명치제과지
*더알아보기:차당의여왕도즐겨찾았던명치제과

7장조선유일의18홀골프장,군자리골프장

첨엔이걸로멀리보내는게수야|군자리골프장의클럽하우스|베이비골프장의풍경|왜무덤에다골프장을?
*더알아보기:군자리골프장과베이비골프

8장밥과옷다음으로소중한곳,한강유원지

다시만난옛연인|한강유원지의보트장|또다른즐거움,스케이트장|여름의명소,한강수영장|유원지의탄생,그명암
*더알아보기:한강유원지의향락거리

출판사 서평

“경성역구경좀하여요”경성의관문경성역

경성역은2003년12월새로운역이신축되기까지서울역의역할을했던곳이다.경성역이준공된것은1925년10월25일이었다.대지총270,000제곱미터,역사17,000제곱미터에지하1층,지상2층으로세워졌다.비잔틴풍의돔을올린르네상스건축양식을표방하고,벽돌과석재를자재로건축되었다.식민지시대경성역은남쪽으로부산과목포,북쪽으로는신의주와원산을연결하는철도의중심에위치했다.한편경성역은그자체로웅장하고화려한모습을지녀경성에거주하는사람들에게는근대문명의위용을자랑했다.지금도경성역은서울역옆에‘문화역서울284’라는이름으로보존되고있다.

“우미관말이에요,왜활동사진놀리는...”,종로의랜드마크우미관

우미관이위치했던곳은당시주소로종로관철정89번지였다.지금도있는YMCA건물,곧중앙기독교청년회관맞은편에서종로3가쪽으로조금걸으면모습을드러냈다.우미관이처음준공된것은1912년12월이었다.벽돌로지어진2층건물이었는데,당시수용인원이1,000명이나되는대형극장이었다.서양의활동사진을상영하는‘양화관(洋畵館)’을추구했지만,중간중간일본의구극역시같이상영했다.우미관은단성사,조선극장과더불어식민지시대경성의3대극장으로일컬어지며관객들의사랑을받았다.지금우미관이있던곳에가면건물은사라졌지만‘우미관터’라는표석을찾을수있다.

“창경원이라면누구나다벚꽃구경하는데요”,봄을알리는창경원

창경원은지금창경궁자리에있었다.조선을강점한일본은식민지궁궐의위용을지우기위해,창경궁을공원과같은공간으로바꾸려했다.식물원,동물원,박물관등을세웠던것도같은이유때문이었는데,특히식물원은개장당시동양최대의규모를자랑할정도였다고한다.그런데창경원에서가장유명했던것은식물원이나동물원이아니었다.‘야앵(夜櫻)’,곧밤에벚꽃을구경하는일이었다.이책에서는야앵을중심으로창경원의풍광을살펴보고,또이면에가리어진식민지의그늘을더듬어볼것이다.

“그처럼그처럼한산한찻집이또잇슬까?”,다방제비

제비는흔히비운의천재라고불리는작가이상이운영했던다방이다.1933년개업당시에는종로1정목에있었는데,지금으로보면종로1가역에서광화문역쪽으로조금걸으면나오는위치다.건축을전공했던이상이직접설계하고꾸민만큼다방제비는독특한외관과내부를특징으로했다.그런데애써꾸며놓기만했을뿐,이상은다방제비의운영에는크게관심이없었던것같다.손님을찾아보기힘들정도로한산해서2년도못돼문을닫은것을보면알수있다.이책에서는비운의천재이상이말아먹은비운의다방제비를감상해보자.

“여기가미쓰코시라오,드러가봅시다.웃재으리으리한데하면서...”미쓰코시백화점

미쓰코시백화점은식민지시대경성에서가장유명한백화점이었다.같은본정에미나카이,조지아,또종로에화신등의백화점이있었지만미쓰코시백화점의명성을따라잡기는힘들었다.미쓰코시백화점이지금의신세계백화점본점자리에신축,개장한것은1930년10월이었다.이전까지는오복점이라는낯선이름으로본정길안쪽에위치하고있었다.미쓰코시백화점은웅장하고화려한건물에온갖종류의상품을갖추고식민지조선인의눈길을끌었다.또4층에위치한식당에서는다양하고맛있는음식을팔았다.그런데그상품이나음식가운데조선의것은없었다.경성최고의백화점에서도식민지라는굴레는작용하고있었다.

“본정에명과가개점을하야정말맛있는가배를먹여...”,명치제과

명치제과는경성에서가장유명한제과점이었다.식민지조선에서삼영제과와치열하게경쟁했는데,둘의경쟁은일본에서부터시작된것이었다.한가지아이러니는제과점이었지만명치제과에서정작손님들에게가장인기가있는메뉴는커피였다는점이다.명치제과는본정2정목에위치하고있었는데,지금으로는명동CGV근처이다.명치제과의또다른특징은1층과2층이다른구조로되어있었다는것이다.1층은박스형좌석으로해연인들을타깃으로했고,2층은개방형으로만들어편한분위기를원하는손님들이주로찾았다.여기서는명치제과의커피맛을음미하고,다른구조로되었다는1층과2층도구경해보자.

“100년전에도골프장과골프를치는사람들이정말있었나?”,군자리골프장

군자리골프장은식민지시대조선에서유일하게18홀을갖춘골프장이었다.경성골프장의역사는효창원골프장,청량리골프장등을거쳐군자리골프장으로이어졌다.군자리골프장의위치는당시로는경성교외였는데,지금어린이대공원이자리한곳이다.당시까지골프장을이용할수있는사람들은제한되어있었으며,제한은조선인들에게더욱심했다.골프장에가고싶었지만갈수없었던사람들을맞아준곳이베이비골프장이었다.이장에서는군자리골프장을중심으로경성골프장의풍경을더듬어보고,그곳을대신해많은사람들이찾았던베이비골프장의모습도살펴보도록하자.

“세사람은한강행전차에올라탓다,,.”,한강유원지

한강은지금도사람들이많이찾는곳이다.식민지시대에도한강유원지는경성사람들에게위안과유흥을제공했다.한강유원지에는보트장,수영장,스케이트장등이있었다.흥미로운점은모두다른곳이아니라같은공간에서운영되었다는것이다.그곳은한강북쪽의한강철교와인도교사이였다.여름에는같은공간에서운영되니사고를방지하기위해보트장과수영장에경계를설정하기도했다.이책에서는한강유원지에는어떤시설이있었는지,또그곳을찾은사람들은누구였는지알아보도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