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풍경 (포스트글로벌화와 이주 3.5 시대)

이주의 풍경 (포스트글로벌화와 이주 3.5 시대)

$38.00
Description
인류 문명의 토대이자 생존 조건인 이주는
오늘날 왜 가장 첨예한 정치 문제가 되었나
환영받는 엘리트와 배제되는 난민
번영하는 글로벌 도시와 소멸 위기의 기후 재난 지역을 포괄해
포스트글로벌화 시대 이주의 미래를 진단한 문제작

환영받는 엘리트와 배제되는 난민
번영하는 글로벌 도시와 소멸 위기의 기후 재난 지역을 포괄해
포스트글로벌화 시대 이주의 미래를 진단한 문제작
이주는 인류에게 중대한 사건이다. 지리상 이동으로 이질적인 것과의 만남을 가정하는 이 계기들이 없었다면 문명의 진보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예컨대 지식의 전파와 융합, 이로써 비롯되는 혁신과 성찰의 한 출발점이 바로 이주였다. 이주는 근대 서구 식민주의로부터 현대의 포스트식민 자본주의와 글로벌화된 세상에 이르기까지 양적 확대와 질적 변동을 거듭하는 중이다. 특히 오늘날 이주 현상은 명확한 경계 권력을 지닌 민족국가가 통제하는 듯 보이지만, 다양한 사회ㆍ경제적 필요에 영향받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 책은 지리적 접근에서 출발해 신자유주의적 글로벌화의 연장이자 변형인 포스트글로벌화 시대의 이주 현상을 정치ㆍ경제적, 산업적, 사회ㆍ문화적 변동 차원에서 고찰하고, 이에 따른 국가, 도시, 지역사회의 변화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글로벌 이주에 대한 본격적 이해를 도모한 시도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모순 속에서 격변하는 오늘날의 국제이주 현상을 ‘이주3.5’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명명하고, 자본주의와 결합해 더욱 정치화되고 있는 현대 이주의 복잡한 지형도를 재구성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숙련 인재 유치와 난민 배제를 위한 국경 통제가 공존하는 역설적인 현실을 지리적ㆍ제도적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조망했다. 자본과 권력, 생존과 배제가 교차하는 포스트글로벌화의 시대, 불확실한 이주의 미래를 진단하고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다.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쉰네 번째 책.
저자

박경환

서울대학교사범대학지리교육과와동대학원을졸업하고,미국켄터키대학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2006년부터전남대학교사범대학지리교육과교수로재직중이며,2024년부터사단법인한국도시지리학회회장을역임하고있다.그동안초국가주의와대도시의민족경제에초점을두고,사회지리학ㆍ경제지리학ㆍ도시지리학분야에서강의와연구활동을해왔다.
주요저ㆍ역서로『도시지리학개론』(공저),『경제지리학개론』(공역),『사회지리학개론』(공역)등이있고,주요논문으로「개발지리학과국제개발협력의부상」,「촌락재구조화연구에대한비판적검토와함의」,「글로벌시대인문지리학에있어서행위자-네트워크이론(ANT)의적용가능성」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서론:이주,지리,제도
들어가며:이주와지리적결정성|이주연구의지리ㆍ제도적접근|글로벌이주거버넌스|나가며

《제1부이주3.5의시대》

제1장이주패러다임의변동과이주3.5
이주1.0:인류의출현과이주|이주2.0:유럽식민주의와자본주의의이주|이주3.0:글로벌화와초국가주의의부상|포스트글로벌화시대의이주3.5|이주3.5시대의주요이슈|나가며

제2장국제이주인구의현황
들어가며:국제이주인구의성장|국제이주인구의유형화|국제이주의주요집단|국제이주인구의지리적특성|나가며

《제2부위로부터의이주의물결》

제3장고숙련이주민의모빌리티
들어가며|고숙련이주민의모빌리티|고숙련전문직이주민의지리|실리콘밸리와고숙련이주|최근의주요이슈|나가며

제4장투자이민과지역발전
들어가며|투자이민과지역발전|투자이민제도를통한지역발전전략|투자이민제도의주요이슈|투자이민으로서라이프스타일이주|나가며

제5장교육이주와계급재생산
들어가며|교육이주,가족그리고국가|조기유학과분거가족|나가며

제6장국제이주와세계도시
들어가며:도시의성장과이주|글로벌화와이주도시|로컬리티의다중성과관계적지리|이주민과도시의변동|나가며:‘이주도시’로서의런던

《제3부아래로부터의이주의물결》

제7장지정학적위기와난민
들어가며|난민에대한국제사회의태도|난민위기의실재|난민위기의지정학|나가며

제8장이주국가의부상
들어가며|네팔의지리적여건과이주노동|네팔의이주현황및특성|해외이주노동정책및제도화의특징|이주국가에대한비판적고찰|나가며

제9장귀환이주민과지역개발
들어가며|귀환이주에대한접근|귀환이주와지역개발|이주-개발의현재|혁신행위자로서의귀환이주민|나가며

제10장지구온난화와생태난민
들어가며|기후난민담론:불쌍한타자에서위협적존재로|적응전략으로서의기후이주|기후모빌리티|나가며

결론:이주의미래
이주와인류의미래|이주3.5시대의장소와국가|함의와가능성

주/참고문헌
찾아보기
총서‘知의회랑’을기획하며
총서‘知의회랑’총목록

출판사 서평

포스트글로벌화시대,이주의대전환

저자는이주가인류의존재조건이자문명의토대임을강조한다.동아프리카를떠난호모사피엔스의대이동,유라시아대륙을넘나들던유목민의발걸음,근대식민주의팽창이초래한강제이주와신대륙으로의대이동그리고가족의생계를위해이동하는이주노동자나실리콘밸리의고급기술인력유입에이르기까지,인류역사는끊임없는이주를통해발전해왔다.
그러나오늘날의이주는과거와는질적으로다른양상을띤다.이책은현대의이주가역사적연속선상에있으면서도그어느때보다복잡하고다층적이며무엇보다정치화된현상으로변모했음에주목한다.그리고현재를‘이주3.5의시대’로새롭게재정의한다.저자가제안하는이주3.5란,현대의국제이주가과거의연장이면서도과도기ㆍ전환기적격변의상태에있음을지칭하는임시적개념이다.자본주의이전시대의이주(이주1.0),유럽식민주의와자본주의시대의이주(이주2.0),그리고자본주의의팽창으로인한세계화시대의초국적이주(이주3.0)이후의현상들에대한일종의메타포인셈이다.
무엇보다오늘날의이주는신자유주의적세계화의내재적모순과구조적한계가세계여러지역에급격한변화를초래하는포스트글로벌화의자장안에묶여있다.초국적기업주도의국제분업과시공간압축가속화,미중패권경쟁및구사회주의권과서방자본주의권간의신냉전격화,자유무역기조의퇴조와보호무역주의부상,글로벌가치사슬및공급망재편,국지적분쟁증가,특히자본주의의공간적불균형에따라특정지역과국가가세계화의과실을독점하는반면,그외의지역과집단은더욱주변화되고배제되는특징들이이시대를점거중이다.이러한글로벌자본주의의구조변동속에서국제이주의패턴은점점더복잡해지고있다.

극단으로치닫는이동성의양극화

또한오늘날은명실상부한‘이주의시대’인동시에역설적으로‘이주의위기’시대이기도하다.교통과통신의발달로이동의자유와역량은전례없이증대되었지만,그혜택은결코평등하게주어지지않는다.그리하여저자는신자유주의적세계화가심화시킨불평등으로인해양극화된이주의패턴을추적한다.
먼저‘위로부터의이주’다.이는자본,기술,지식을소유한엘리트계층의이동을가리킨다.이들은국경을자유롭게넘나들며새로운지식과혁신을전파하고,정착지와모국모두를풍요롭게만드는행위자로환영받는다.이책제2부에서이러한흐름이집중조명된다.밴쿠버,로스앤젤레스,런던과같은세계도시들이어떻게고숙련이주민과초국적자본을통해성장했는지,부유층이투자이민제도를통해어떻게시민권을상품처럼획득하고라이프스타일을향유하는지살펴본다.나아가중상류층가족이자녀의계급재생산을위해조기유학이라는교육이주전략을구사하면서가족을분거시키는현상까지,엘리트이주의다층적인지형도를그려낸다.
반면,‘아래로부터의이주’는철저한감시와배제,차단의대상이되고있다.이는전쟁,박해,빈곤,자연재해등원치않는이유로고향을등진난민이나선진국의노동력부족을메우기위해한시적으로도입되는저숙련노동자들의이동을가리킨다.제3부에서는이러한흐름을다루면서신자유주의세계화의패자들이겪는고통을고발한다.산업화에서도태된저개발국가(예컨대,네팔)가자국민을해외노동자로송출하여국가경제를지탱하는‘이주국가’의출현,경제붕괴로인해목숨을걸고국경을넘는중남미난민들의행렬,그리고기후위기로해수면이상승해삶의터전을잃고도국제법상난민지위조차얻지못하는태평양도서국주민들의비극을다룬다.


이주,세계화의그림자

이책은이렇게오늘날이주가세계화의그림자를적나라하게보여주는장이되었음을역설한다.그상징적사례가바로미국이다.두번째집권중인트럼프행정부가보여준상반된정책은이주의정치성을여실히드러내는데,2017년1기행정부는출범직후행정명령을통해중동및아프리카7개국출신이민자의미국입국을금지했고,남부국경장벽건설을본격추진했다.반면2025년2기행정부는이민세관단속국(ICE)을통해불법이주민색출과추방을강화하면서도,EB-5투자이민프로그램을확대해미국으로의투자를적극유치하고,AI,생명공학,반도체부문의엔지니어나과학자등고숙련인재를공격적인유입정책의대상으로삼고있다.
이러한모순적정책의배경에는미국내저숙련일자리위기,이주민증가에대한백인중산층의불안,‘아메리카퍼스트’를내건자국우선주의경제전략,첨단산업의기술패권유지등경제적ㆍ정치적이해관계가교차한다.이처럼국가의이주정책은단순한국경통제를넘어국가자본주의를유지하고그경쟁력을강화하기위한수단으로이용되고있다.저자는이러한선별적이주정책이만연하게된원인이승자와패자가극명히갈리는글로벌자본주의의구조적모순에있음을지적하면서,이주가누군가에게는특권의확장이지만누군가에게는생존을위한처절한투쟁임을역설한다.
또한저자는같은맥락에서이주3.5시대에는‘불법이민자’라는관념에그어떤자명한것도존재하지않음을,나아가불법의사회적구성이라는정치성을염두에둘필요가있음을강조한다.국경은불법이주민을생산하고있으며,밀입국브로커에의한희생양담론은이주불법화의진짜원인을은폐하고있다.왜냐하면결국불법이민자는법률이나법적조치가특정한이주를불법화할때발생하므로,정확하게말해서이들은불법이민자가아니라‘불법화된이주민’이기때문이다.이는2025년미국조지아주에서발생한한국국적의파견직원을불법체류자로구금했던사태에서도명백하게드러났다.

지리적접근과제도적분석

이책은‘공간’과‘제도’에주목하는방법론차원에서기존의국제이주연구들과차별화된다.
먼저이주는공간이동을본질로삼는현상이기때문에,도시ㆍ지역ㆍ국가등다양한공간들의특징과관계에대한접근에서부터시작해야만그경제적ㆍ정치적ㆍ사회적차원의다양한양상들을일관성있게포착하기용이하다.저자는대다수국제이주연구가관성적인‘방법론적국가주의(이주현상을오직국가단위로만해석하려는경향)’에경도되어있음을직시하면서국제이주에대한지리적접근의중요성을강조한다.그리고이책을통해국가이외의다양한‘지리적스케일’이상호중첩된이주의제측면을객관적으로짚어나가고있다.
또한국제이주는본질적으로국경이라는인위적경계를넘는행위이므로,국제이주를촉진하고송출하거나정착한이주민을관리ㆍ통제하는개별국가의이주거버넌스와밀접하게관련되어있다.더구나오늘날에는국제이주를관리ㆍ통제하기위한국제적수준의다양한협약들도이주현상에직접적인영향을끼치고있다.이런점에서저자는지리적스케일과함께이를규율하는‘제도적접근’을결합해,개별국가의이주거버넌스부터국제협약에이르는다양한층위의기제들이어떻게이주민의삶을통제하거나촉진하는지분석해나간다.


이주의현재와미래

이책은총3부10장으로구성되어있다.서론에서이주에관한이론적틀을제시한뒤,제1부에서이주3.5시대의거시적특징과현황을살핀다.이어지는제2부와제3부에서는앞서언급한‘위로부터’와‘아래로부터’의이주사례들을구체적으로파고든다.고숙련노동자의도시집중이가져오는혁신의지리학,교육이주를통한초국적가족의형성,난민발생을둘러싼지정학적관계,그리고귀환이주민이모국발전에미치는영향등다양한주제를망라한다.특히저자는‘지구온난화와생태학적난민’이란맨마지막장에서20세기이후기후변화와이주간의관계를비판적으로분석한다.기후변화가대규모난민을발생시킨다는기후난민담론과이주를통제하려는정치적의도에대한논란을소개하고,이주를단순한환경재앙의결과가아닌인간의능동적인적응전략이자모빌리티패러다임의관점에서재해석할필요성을제안한다.
이제독자들은이책을통해도시와국가의경계를넘어작동하는거대한힘의흐름을이해하고,포스트글로벌화시대의이주가우리사회에던지는정의와공존에대한의미심장한질문들과마주하게될것이다.따라서이책은이주에관한것이지만,동시에우리가살고있는세계의구조적모순과미래를진단하는가장시의적절한보고서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