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대문집 (김정례 수필집 | 양장본 Hardcover)

하늘색 대문집 (김정례 수필집 |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김정례의 수필세계는 맑고 밝고 아름다우며 기쁨과 활기가 넘친다. 힘겹고 외로운 삶에 지쳐서 한강 다리를 찾아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이 수필집을 권해 봐도 좋겠다. 힘겹고 외로운 사람만이 아니다. 혼자서만 먹고 배가 터질 지경이어도 끝내 아귀(餓鬼)로 살아가는 수많은 한국형 현대인들에게도 이 작가의 문학세계로 와 보라는 초대장을 보내도 좋겠다.

그런데 이 같은 밝음과 맑음과 아름다움과 즐거운 웃음의 신발 밑에서는 귀를 잘 기울이면 슬픔의 샘물 소리가 들린다. 그 슬픔은 이젠 아주 멀리 바다로 흘러간 것 같은데 아직도 그 기억은 남아서 지하수가 되어 흐르고 있다. 그런 샘물 소리가 슬픔의 소리임에 틀림없다면 지표면으로 나타나는 밝음과 맑음과 재미와 웃음과 삶의 지혜는 모두 지하에서 흐르는 슬픔의 기억과 하나가 되어 있는 셈이다. 그러니까 수필의 구조로 보면 서로 다른 세계가 상호작용에 의해서 더 많은 밝음을 전해 주고 더 많은 슬픔의 기억을 되새겨 주어 서정적 감동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저자

김정례

저자김정례는서울에서태어나고자랐다.
젊은시절,총무처정부전자계산소프로그래머로근무했다.
2011년에세이문학겨울호에[정겨운나의이웃들]로등단했으며
한국수필문학진흥회,일현수필문학회,오름문우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책머리에4
평설|김정례의수필세계
사랑과평화의메시지김우종187

1.아직은유월인것을

파이팅!나의이웃들13
빙수예찬20
막냇동생이태어나던날23
나는도시농부29
오지라퍼로남느냐마느냐그것이문제로다36
팜파를달리며44
전봇대50
아직은유월인것을53

2.나는잠시천사였다

하늘색대문집59
황제의어깨에달린금단추가아니어도좋다65
내가닭고기를먹지않는이유70
한강대교의사계75
전철안풍경82
지하철안의색소폰연주90
이젠양파라불러도좋다95
나는잠시천사였다99

3.어머니의꽃밭

있을때잘하세요105
HereandNow112
숫자가지배하는세상117
가을걷이를하며123
나는따지지않기로했다127
우리집고양이차차132
아버지는뭐라하실까?139
어머니의꽃밭144

4.당신의친절,사양합니다

내어린날의삽화151
매미와잠자리157
나의첫빙수160
당신의친절,사양합니다164
친구만나고출연료받고168
운베쏘Unbeso에전염되다176
어느산모180
대왕참나무182
귀여운나의공주185

출판사 서평

김정례의수필세계는맑고밝고아름다우며기쁨과활기가넘친다.힘겹고외로운삶에지쳐서한강다리를찾아가려는사람이있다면먼저이수필집을권해봐도좋겠다.힘겹고외로운사람만이아니다.혼자서만먹고배가터질지경이어도끝내아귀(餓鬼)로살아가는수많은한국형현대인들에게도이작가의문학세계로와보라는초대장을보내도좋겠다.
그런데이같은밝음과맑음과아름다움과즐거운웃음의신발밑에서는귀를잘기울이면슬픔의샘물소리가들린다.그슬픔은이젠아주멀리바다로흘러간것같은데아직도그기억은남아서지하수가되어흐르고있다.
그런샘물소리가슬픔의소리임에틀림없다면지표면으로나타나는밝음과맑음과재미와웃음과삶의지혜는모두지하에서흐르는슬픔의기억과하나가되어있는셈이다.그러니까수필의구조로보면서로다른세계가상호작용에의해서더많은밝음을전해주고더많은슬픔의기억을되새겨주어서정적감동을극대화시키고있다.
이렇게그려진김정례의수필세계는프랑스작가장지오노JeanGiono1895~1970가《나무를심은사람》에서그려낸숲을연상시키기도한다.맑은샘물이흐르고온갖새들과짐승들이노니는숲.그리고그속에서행복하게살아가는사람들을연상하게한다.그맑음과밝음과기쁨은슬픈기억의샘물을마시며성장한것이기때문이다.사랑과평화의메시지로엮어낸김정례의《하늘색대문집》으로여러분을초대한다.

[책속으로추가]
어린시절에는일부러물웅덩이에서‘잘박잘박’장난을쳤었다.잠시비가개면비포장도로곳곳에작은웅덩이들이생겼다.흰구름한조각이떠있는잔잔한물웅덩이.오른발을살며시들여놓으면고기비늘같이반짝이는작은파문이일었다.이어서버섯구름같은흙탕물앙금이솟아올랐다.왼발을마저담근다.흙물이맑은물사이로잉크처럼퍼져나갔다.그리고두발을첨벙거려웅덩이전체를흙탕물로만들었다.무슨심보였을까?까닭없이통쾌했다.다른웅덩이를찾아같은장난을또쳤다.집으로돌아가면영락없이엄마한테꾸지람을들었다.
“또적셔왔냐?장마철에신발말리기도어려운데,내일은그냥신어!”
어머니는멀리아르헨티나에계신데어깨너머로어머니목소리가들린다.
국사봉터널위반환점에다다른다.신호를기다렸다가길을건넌다.이곳부터는아파트담장을끼고걷게된다.갖가지생활소음들이들려온다.걸음을옮길때마다소리도달라진다.어느집창문으로압력솥이‘칙칙’소리를내며밥을짓고있다.식탁이세팅되어있고방금퇴근한배고픈가장이젓가락으로반찬을집어먹으며밥이빨리되기를기다리고있는모습이보인다.
그집을지나자이번에는샤워소리가들린다.남자일까?여자일까?여자로가정하기로한다.방금집에돌아온젊은여성이샤워를하고있다.
머리에는샤워캡을쓰고새로산보디클렌저의라벤더향기를음미하며거품을내고있다.파뿌리같이가늘고하얀손가락사이로거품이빠져나온다.늘씬한키와뽀얀속살,에스라인곡선이아름답다.천천히샤워타월에일어난거품으로몸을닦는다.하얀거품이면사포망사처럼그녀의몸을감싼다.거품마사지가끝나고샤워기아래로다가선다.물에씻긴거품이몸의곡선을타고흘러내린다.고단했던하루도물에씻겨나간다.
거울앞으로다가선여자가살짝미소지으며찬찬히자신의얼굴을뜯어본다.콧날이약간낮은것이불만이다.여름휴가를이용해콧대를세워볼까?싱싱한젊음그자체가아름다움이라는걸그녀는아직모른다.노쇠의길로접어든나의모습이거울속에오버랩된다.탄력을잃은피부,비대해진몸매.나에게도젊고싱싱했던시절이있었는데….나는‘거울도안보는여자’가된지이미오래다.
저만치송아지만한흰진돗개를끌고오는아줌마가보인다.비로소나는상상에서깨어난다.가끔만나는저큰개는공포의대상이다.개를끌고나오지말라고말해주고싶다.목구멍까지차오르는말을삼키며지나가기를기다렸다가다시걷는다.어느집에선가아홉시뉴스시간을알리는시그널뮤직이들려온다.오늘의미션이거의끝나가고있다는신호음이다.쪽문앞과일장수아저씨는비때문에나오지않았다.낡은차가서있던자리가휑하다.액자를떼어낸자리처럼.아니,멀리떠나버린사람이남기고간빈자리처럼.존재가떠난공간은언제나허무를남긴다.
산책길에서만나는이웃들.얼굴생김새만큼이나생각도삶의방식도다르겠지만같은시간대와같은공간에서살다가는존재란점은다르지않아서일까?막연한친근감을느낄때가많다.나의이웃들이여,오늘도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