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기억 속으로 : 초혜 문금자 제2시집

그리움, 기억 속으로 : 초혜 문금자 제2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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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초혜 문금자 시인의 두 번째 시집으로 108편이 실려 있다. 첫 시집 《어느 봄날의 만찬》을 펴내고(2007년) 16년이라는 세월의 간극(間隙)을 넘어 더 깊어진 사유와 풍성한 시어와 간절한 표현들이 작가의 연륜을 느끼게 한다.

그의 시 세계는 가슴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있는 깊은 그리움으로 물들어 있다. 그의 시를 읽고 있으면 낮과 밤이 여명 속에서 서로 맞물리듯 그 경계에서 진한 기억과 멈출 수 없는 사랑이 교차한다. 그의 시가 매우 단단하고 감동적인 것은 강렬한 시적 모티브에 의해 농축된 시상과 원형적인 정서가 자연스럽게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적 품격을 느끼게 하며 감동의 진폭을 더해 준다. 이것은 긴 세월 치열하게 살아온 작가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시집은 4부로 나누었다.
‘제1부 마루에 앉아 있는 난’은 “겨울의 냉기를 다독이며 햇살이 들어오는 쪽을 바라보는” 봄을 향한 존재들의 묵도(默禱)다. 그것들은 “시샘할 줄 모르고, 기쁜 노래를 부르며, 마치 참선하는 수도승으로 앉아” 봄을 피워내며 존재를 알린다. 금잔화, 장미, 메꽃, 벚꽃, 진달래꽃들의 유혹과 쑥을 캐고 뻐꾸기까지 불러낸 그의 유년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봄으로 물들어 가는 세상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제2부 비 오는 날의 그림’에서는 강(江)이 자주 등장한다. “저녁 강가에 덩그러니 서 있는 고니”에서 “시 한 줄 읊고 싶은 간절한 꿈을 이루”기 위해 강물을 품는 시인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시인은 그 “강변에서 봄을 찾고, 얼굴 마주하고 손 맞잡던 그”도 만난다. 또 “강기슭에 옹기종기 모여 해바라기하고 있는 물오리 가족”에서 지난날 자신의 가족을 떠올린다. 젊은 날의 초상이요 그리움이다.

‘제3부 꽃은 어느새 열매를 맺고’에는 “무거운 세월 이고 살아온 날들”의 그리움이 묻어난다. “언 땅에서 꽃 피운 순백색 매화꽃이, 온몸으로 땡볕을 견디느라 시들어 간 모종이, 영혼을 뒤흔들며 울어대는 매미들이, 노을보다 더 붉은 단풍잎이, 눈 내린 뒷날 신들린 듯 떠는 눈꽃이” 시인을 울리고 읽는 이를 울린다. 자연을 통해 인생의 사계(四季)를 이토록 절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시인이 몇이나 될까.

‘제4부 겨울, 그 길목에서’는 적막이 흐른다. “간장을 담다가 물에 스르르 녹는 흰 알갱이”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인의 묵직한 목소리에서 한 번 더 비상하고 픈 간절함이 엿보인다. “꿈꾸듯 꽃잎 흩날리던 시절”과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간절함으로 이 겨울 눈물로 퇴고한 시 (…) 내 안으로 찾아든 인연”을 굳건히 지켜내며 “생의 한순간을” 꼭 붙들고 창공을 날아가는 시인의 염원이 그것이다.

문금자 시인은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바람이 행복”이고, “바람만 아니라 내게 오는 것은 다 행복이었다”고 말한다. “외롭던 어린 날도, 그 외로움 안고 몸 떨었던 젊은 날도, 숱한 고통의 순간들을 맛보게 한 시간들도, 내 영혼을 살찌게 빚기 위한 담금질이었다”고 거침없이 고백하고 있다. 이건 아픔도 시련도 잘 견뎌 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얘기다. 사유와 성찰의 시간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저자

문금자

전라북도순창에서태어났다.
서울시민대학에서시공부를시작해
월간《문학공간》에서신인상을받으며문단에나왔다.
현재경기광주문인협회,순창문인협회회원이며
시낭송강사로활동하고있다.

서울광진여성백일장수필준장원,서울여성백일장입상
경기광주시장공로상을받았다.

첫시집《어느봄날의만찬》(2007,이지출판)에이어
두번째시집《그리움,기억속으로》(2023,이지출판))를펴냈으며
동인지를통해지속적으로시를발표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4
발문_그리운기억의시간들_서용순137

제1부마루에앉아있는난

감자씨12
금잔화13
꽃비14
꽃들의유혹15
장미꽃잎16
나무17
내리사랑18
마루에앉아있는난19
메꽃20
벚꽃22
봄날국수봉에서23
봄날을적시는아파트뜰24
봄으로가는길25
뻐꾸기26
시화전27
기억의창고속에똬리틀고있는얼굴28
유년의기억30
쑥털털이31
쑥을캐며32
아이의상처33
오월이오면34
쥐들의신혼여행35
지는해36
진달래꽃37
물들어가는것38
풀꽃들의나들이39
맹골수도에갈앉은꿈40

제2부비오는날의그림

강위를서성이는고니44
강변에서45
곤지암천의물오리46
청둥오리의하루47
남도사투리그리는아저씨48
둥지에서날아가버린새49
망초꽃50
무술년여름매미들51
비오는날의그림52
비봉산휘감은물안개53
비에젖은국립묘지54
상실의아픔56
소래포구에서57
순환의계절58
아이들과회초리의사연60
슬픈사랑이야기161
슬픈사랑이야기262
양평강가에서64
얼굴내민새싹65
여름날66
여울물소리67
우연히만난인연68
고향집풍경69
가을단풍70
유년의꿈71
폭풍우로상처입은나무72
끝나지않은사랑73

제3부_꽃은어느새열매를맺고

뜰안단풍나무찾아온새76
가슴설레는계절77
가을나그네78
가을밤에홀로앉아79
그섬에가다80
가을에쓴편지82
금강산만물상83
유년의추억84
귤나무85
갈림길86
자식사랑87
미세먼지88
남해바다89
노유동52번지90
빗속의설악산91
마지막잎새92
산정호수94
동명항95
삼일포바다에서96
선운사꽃무릇축제98
세월가는소리99
어미새100
통기타101
그대는102
꽈리103
꽃은어느새열매를맺고104
도마와칼105

제4부겨울,그길목에서

적막에대하여108
겨울,그길목에서109
그리움110
문주란111
눈이내리던날112
전쟁이주고간상처113
젊은아낙의맘자리114
순암안정복115
시로만난인연116
사진찍으며117
산수유꽃118
새싹119
제라늄꽃120
나이테의힘121
제주도로시집간화가122
주문진항에서123
비상을꿈꾸는청둥오리124
태풍125
휴게소에서만난모과126
남극의펭귄127
할아버지의꽃신128
상여꽃129
행복130
홍도에서132
한계령134
임인년장마그치고135
황혼길136

출판사 서평

시집은4부로나누었다.
‘제1부마루에앉아있는난’은“겨울의냉기를다독이며햇살이들어오는쪽을바라보는”봄을향한존재들의묵도(默禱)다.그것들은“시샘할줄모르고,기쁜노래를부르며,마치참선하는수도승으로앉아”봄을피워내며존재를알린다.금잔화,장미,메꽃,벚꽃,진달래꽃들의유혹과쑥을캐고뻐꾸기까지불러낸그의유년의기억을따라가다보면봄으로물들어가는세상의메시지를읽을수있다.

‘제2부비오는날의그림’에서는강(江)이자주등장한다.“저녁강가에덩그러니서있는고니”에서“시한줄읊고싶은간절한꿈을이루”기위해강물을품는시인의모습이오버랩된다.시인은그“강변에서봄을찾고,얼굴마주하고손맞잡던그”도만난다.또“강기슭에옹기종기모여해바라기하고있는물오리가족”에서지난날자신의가족을떠올린다.젊은날의초상이요그리움이다.

‘제3부꽃은어느새열매를맺고’에는“무거운세월이고살아온날들”의그리움이묻어난다.“언땅에서꽃피운순백색매화꽃이,온몸으로땡볕을견디느라시들어간모종이,영혼을뒤흔들며울어대는매미들이,노을보다더붉은단풍잎이,눈내린뒷날신들린듯떠는눈꽃이”시인을울리고읽는이를울린다.자연을통해인생의사계(四季)를이토록절절하게표현할수있는시인이몇이나될까.

‘제4부겨울,그길목에서’는적막이흐른다.“간장을담다가물에스르르녹는흰알갱이”에서자신의삶을돌아보는시인의묵직한목소리에서한번더비상하고픈간절함이엿보인다.“꿈꾸듯꽃잎흩날리던시절”과“아무도흉내낼수없는간절함으로이겨울눈물로퇴고한시(…)내안으로찾아든인연”을굳건히지켜내며“생의한순간을”꼭붙들고창공을날아가는시인의염원이그것이다.

문금자시인은“무더운여름날시원한바람이행복”이고,“바람만아니라내게오는것은다행복이었다”고말한다.“외롭던어린날도,그외로움안고몸떨었던젊은날도,숱한고통의순간들을맛보게한시간들도,내영혼을살찌게빚기위한담금질이었다”고거침없이고백하고있다.이건아픔도시련도잘견뎌낸사람만이할수있는얘기다.사유와성찰의시간이만들어낸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