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서광들 : 책을 욕망하는 책에 미친 사람들 (양장)

애서광들 : 책을 욕망하는 책에 미친 사람들 (양장)

$16.80
Description
애서가들의 영원한 고전!
예전에 재미있게 혹은 감명 깊게 봤던 책이라 뒤늦게 구하고자 했는데, 이미 절판되어서 가격이 몇 배로 올라가 있는 걸 허탈하게 바라본 경험을 제법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인터넷 게시판, 전자책, SNS 등 어느 때보다도 텍스트가 넘쳐나는 시대가 되었지만, 종이에 인쇄되어 묶인 ‘책’이라는 것에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의 수도 적지 않다. 잉크와 종이의 냄새, 손에 닿는 감촉, 페이지를 넘긴다는 행위의 낯익음, 실제로 뭔가를 소유하고 있다는 실감처럼, 책이라는 것이 주는 감성적인 효용이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책을 소유하고 사랑하고 욕망하는 이른바 애서광들을 위한 책이 북스토리에서 출간되었다. 20세기가 오기도 전인 1895년에 프랑스에서 출간된 옥타브 위잔의 소설집 『애서광들』이 독자들을 찾아온 것. 저명한 애서광이자 저술가 옥타브 위잔이 지은 이야기가, 미래화가로 유명한 알베르 로비다의 그림과 함께 펼쳐지는 『애서광들』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빠져들 만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저자

옥타브위잔

(OctaveUzanne,1851-1931)
19세기프랑스의작가겸애서가.18세기문학가들에대한연구로유명하다.사드후작,보들레르등의미발표작을발굴해출판하기도했다.현대애서가협회(SociétédesBibliophilesContemporaines)를창립해회장이되었다.특히19세기말프랑스패션과여성성을집중적으로연구했고,그결실이『SonAltesselafemme,Féminies,LaFrançaisedusiècle』로발표되었다.

목차


위대한삽화가,알베르로비다씨에게…7
1.『뮤즈연감,1789년』…13
2.시지스몽의유산…45
3.로테르담의사서,판데르부컨…81
4.프랑스계일본인무사의이야기…109
5.알려지지않은낭만주의작품들…143
6.나폴레옹1세의수첩…181
7.책의종말…227
8.화약고와도서관…263
9.케르아니기사의지옥…303
10.시인스카롱의새해선물…341
11.미라이야기…357
옮긴이의글…409

출판사 서평

책에미친사람들과그들을미치게만드는책에대한이야기

『애서광들』에는책과책을사랑하는사람들에대한이야기11편이담겨있다.책은아름다운인연을만들어주기도하고(「뮤즈연감,1789년」),집착의대상이되기도하며(「시지스몽의유산」),욕망을채워주기도하고(「케르아니기사의지옥」),역사를증언하기도하고(「나폴레옹1세의수첩」),박해의대상이되기도한다(「화약고와도서관」).이렇게셀수없이다양한책의면모가120여년이지났지만여전히생동감넘치는이야기를통해전달된다.뿐만아니라집착과허무함을끊임없이오가는수집가들의심리묘사와마치팟캐스트와유튜브의시대를예견이라도한듯한혜안을보여주는대목(「책의종말」)에이르면,왜『애서광들』이오랫동안사랑받는고전인지알수있을것이다.

또알베르로비다의그림들은『애서광들』을한층더특별하게만들어준다.『애서광들』이라는책의뿌리깊은인기는알베르로비다의그림에도많은빚을지고있는데,이야기에신비함과설득력을더해주는삽화들은『애서광들』에실린이야기의재미와책의소장가치를몇배로증폭시킨다.이전세기들의그림들을교묘한솜씨로재현하고,대담하게미래의생활상을상상하기도하면서『애서광들』에실린다양한이야기들을일관성있게묶어주는역할을해낸다.

『애서광들』은의미뿐만아니라재미로도고전이다.SF와호러,유머를넘나들면서책에미친사람들과그들을미치게만드는책의이야기를다채로운방식으로풀어낸다.독자들은『애서광들』에실린이야기를보면서때로는어리석은집착에대해공감하면서웃고,미래예견에감탄하고,가끔은공포에오싹하기도할것이다.19세기사람들이책을어떻게여겼는지에대한소설이자,당시의문화와생활상을보여주는창구이자,무엇보다도재미있는이야기들의모음집인『애서광들』은책을사랑하는독자들의서재에자리잡을책으로손색이없다.

책속에서

기유마르는후안무치하게엘레오노르양에게상냥한미소를지어보이며덧붙여말했다.“아가씨,지난20년,아니30년동안하루도빠짐없이당신의시적인모습을꿈에서보았습니다.그래서30년동안밤이면몰래퐁투아즈를찾아와,당신의창문아래에서한숨을내쉬며탄식했습니다.”
“저급한거짓말쟁이!내가퐁투아즈에서살기시작한건겨우6개월전이에요.그전에는샤토티에리를떠난적이없어요!”
“아참,샤토티에리를말하려고했던겁니다.나는애수에사로잡히고,운명적이어서이해할수없는열정에짓눌린채젊은시절을보냈습니다.그젊은시절이어디로가버렸을까요?그때까지도당신은내마음을이해하려고도하지않았으니까요.하지만이제끝났습니다.모든게정리됐습니다.당신이내청혼을받아들였으니까요.그문제로더는왈가왈부하지맙시다.공증인들에게맡겨둡시다!그런데시지스몽의서재를둘러봐도괜찮겠습니까?”
엘레오노르가소리쳤다.“이제야모든걸알겠네요.당신도시지스몽의친구로군요.그역겨운책들을보려고온것이고!"
---「시지스몽의유산」중에서

“따라서상당히가까운시일내에문인이‘글을쓰는작가’로불리지않고‘이야기하는사람’이란뜻에서내레이터로불릴겁니다.화려하게장식된문장과문체의맛이점점사라지겠지만,낭송법이상당한중요성을띠게될겁니다.따라서공감을유도하는능력과재주,가슴을뜨겁게자극하는열정적인목소리,완벽한발음과억양등을갖춘내레이터가크게인기를끌겁니다.따라서성공한인기작가에대해‘그작가의문체를좋아해!’라고말하는여성도사라질겁니다.한숨을내쉬며떨리는목소리로이렇게말할겁니다.‘아!이낭송자의목소리는가슴을파고들어.매력적이고감동적이야.중후한음색이너무좋아.애절한사랑을절규하는외침은정말일품이야.작품을듣고나면내가슴이완전히산산조각난기분이야.귀를황홀하게해주는탁월한낭송자야!’”
---「책의종말」중에서

시민피콜레가말했다.“보입니다,보여요.‘관리국’이라고쓰인것같은데요.잠깐만요,제기랄!화약과폭약관리국!……정말이군요!흉악한놈들,파괴분자들!어리석기짝이없는놈들!괘씸한…….”
“쉿!목소리를낮추십시오.진정하십시오,시민피콜레.누가듣습니다.”
“그고약한…….예,욕을하고싶지만참겠습니다.하지만달라지는건없어요.어떻게그런생각을할수있을까요?이곳에화약공장을세우겠다니!도서관옆에화약고를둔다고?소중한작품들,인간정신이이룩해낸명예롭고영광스러운유물들,수많은필사본,역사가기록된연대기와문서와자료로가득한도서관옆에불을뿜는화산을두는것과다를바가없는짓입니다!”
“안타깝습니다!”
“폭발하고말겁니다,푸아리에님.그래요,폭발이있을겁니다.
분명히!안마당곳곳에버려진파이프담배를좀보세요!……화약과폭약을만드는곳에!……끝났습니다.폭발은피할수없을것같군요.”
---「화약고와도서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