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말통 (김다은 장편소설)

소통 말통 (김다은 장편소설)

$11.50
Description
두통, 치통처럼 말이 통하지 않으면 말통을 심하게느꼈다!
평범한 소년 문복이 겪는 소통의 고통을 소설가 김다은 교수는 철학적이고 유머 가득한 해결책인 말통을 등장시켜 풀어내고 있다. 이 작품을 위해 작가는 3년간 중·고등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을 만나 대화하고 앙케이트도 하며 어떤 문제로 아파하는지를 섬세히 짚어냈다. 문복의 학교에서 뜬금없이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1위가 부모님이나 선생님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의사소통의 대책으로 나온 것은 교장실 앞에 매달린 양철통. 통 이름의 공모가 시작되었다. 문복의 반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으면 통증을 느끼니까’, 말이 잘 통하게 하라고 ’말통‘이란 이름을 내놓는다. 그런데 담임인 ’지랄공‘ 선생님의 표정이 밝지 않다. 선생님의 자동차에 누가 페인트로 크게 Z라고 낙서를 한 것이다. Z 발음을 물어본 문복에게 의심의 화살이 온다.

문복은 집에서도 방안에서만 죽치고 있다. 아버지와 맞닥뜨리기 싫어서다. 산산이 부서진 재떨이 사건 이후 2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방에서 보낸다. 아버지가 찾던 크리스털 재떨이가 문복의 방에 있는 것을 본 순간 아버지는 일생 본 적이 없는 무술을 펼쳤고, 문복은 더 이상 고분고분한 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 (나)를 처음으로 발견하는데…….
저자

김다은

저자김다은은장편소설『당신을닮은나라』가1996년도제3회1억고료국민문학상에당선되어소설가로등단했다.장편소설『바르샤바의열한번째의자』『금지된정원』『모반의연애편지』『훈민정음의비밀』『이상한연애편지』『러브버그』,창작집『위험한상상』『쥐식인블루스』,문화칼럼집『발칙한신조어와문화현상』,『너는무엇을하면행복하니?』가있다.서간집『작가들의연애편지』『작가들의우정편지』『작가들의여행편지』를엮어냈고,프랑스어단편소설『Imaginationdangereuse』『Leratdebibliothque』를발표했으며,『모데르니테모데르니테』등다수의역서가있다.이화여자대학교불어교육과및불어불문과를졸업하고,파리8대학에서불문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추계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

목차

터치하다/008
열여덟번째낙타로충분할까/048
배속에들어간사탕은예술일까/078
개와늑대의시간/112
우리가완전히어른이되기전어느날/160

출판사 서평

“사람들은왜이곳에만오면별들이많다고하는것일까?머리위에서반짝이는별들은이곳이나마을이나대도시나똑같을텐데말이야.”
“사람들이사는곳은무언가가가려별들이잘보이지않는모양이야.”
“사막에서별이빛나는것은우리가바라보고있기때문이야.대도시에는바라봐주지않으니별이반짝이지않는거지.싸움이생겼을때도서로바라봐야하지.서로외면하면갈수록더싸우게되지.”

죽음의모래바람이몰아닥치는사막에서,밤하늘의별을바라보며나누는낙타들의대화이다.낙타들은바라봐주기때문에사막의별들이대도시의별들보다더아름답게반짝인다고믿는다.작가는소설의후반부에아라비아의열여덟마리낙타들이나누는이야기를의인화해마치‘어린왕자’를읽는듯한따뜻한감동을선사해준다.낙타들은소통은곧바라봄임을,기대하지않고바라보는것임을전해준다.소통이고통이되는것은무언가에가려제대로서로를바라보지못하기때문이라는것이다!

소통불능!
서로의관점이어떻게다른지느끼고바라보게하는
‘평범하다’는것은그이면에무엇을감추고있을까?뒤집어본다면무엇이소리지르며튀어나올까?우리사회에서평범은체제나규율에소리없이순응하고있는상태를뜻하고있지는않은지?순응이란나를감춰야하는것,권위자의요구에맞춰야하는것을뜻하지는않은지,그래서소통이사라진것은아닌지,‘소통말통’은이런여러가지질문들을하게만든다.섬세한필체로작가는마치촘촘한천을짜듯이이야기의씨줄날줄을차지게엮으며평범함의함정을들여다보게한다.
문복은평범한가정의평범한청소년이다.부모님도주위에서흔히만나게되는그런보통
사람들이다.학교담임선생님도평범한선생님이다.저녁어스름에학교운동장에나타나혀를길게내민혀사나이인바바리맨도알고보니어느가정의평범한아들이다.그런데이들은모두말이안통해말통을겪는사람들이다.아프고외롭다.그래서더화가나는지도모른다.
문복의꿈은소리를만드는폴리아티스트가되는것이다.그의방은각기다른소리를내는물건들이제역할을기다리며여기저기쟁여져있다.어머니는물건을제자리에놓지않고어지럽게두는아들이못마땅하다.재떨이를찾던아버지는크리스털재떨이가문복의방에서나오자,문복이담배를피우는줄알고재떨이를날려산산조각낸다.문복이설명을하려했으나,또다른오해를한아버지는문복의따귀를때렸고,그순간문복은마음을닫는다.
작가는소통의문제를관점이란측면에서접근하고있다.
“분명,어머니가생각하는뒤죽박죽과내가생각하는뒤죽박죽은차이가있다.이전에어머니는이런난장판을해결하는방법으로‘정리’를끊임없이주장하셨다.책상좀정리해.옷장좀정리해.침대좀정리해.시도를안해본것은아니다.”
“어머니는항상내물건들이뒤섞여있다고여겼지만,나는그것들의위치를꿰뚫고있었다.어머니는내가게을러서그렇게놔둔줄알지만,내머리는이동하는사물들을따라잡느라고더부지런하게움직였다.나는사물들을좀자유롭게내버려둘뿐이다.왜냐하면어떤물건이어떤물건을만나느냐에따라전혀다른소리가나기때문이다.나는물건들이우연히만들어내는소리나역할변화를보는것이즐겁다.어머니가보는절대적인난장속에는내머리가즐기는특유한질서가있다.내머리속의질서가세상사람들의눈에서무질서하게보일뿐이다.”
마치장자가‘이름도모양도없는오묘한것이천하의시작(『노자』제1장)’이라며혼돈에서깊고오묘하고영롱한생명력이탄생함을믿었듯이문복도그랬다.혼돈에가름을하고정리를한공자의관점이어머니의관점이다.서로다른관점이대화를가르고,여기서통증들을느끼고있는것이다.그래서이작품은부모와자녀가함께읽기를권한다.

말통에담긴아픈말들
교장실앞양철통에는학생들의의견이들어온다.작가가3년동안중·고등학교선생님들과학생들과대화하고앙케이트조사를한결과가이야기로전해진다.문복은아버지의제안으로그동안의오해를푸는가족외식자리에나가말통에담긴말들을목소리연기를곁들여재미있게전한다.
학생들이가장싫어하는것은선생님의‘똑바로앉아,’‘눈똑바로떠.’같은강압적인표현이다,부모님에게받은상처들도전한다.‘허리살좀봐라.그만먹어,’‘지엄마닮아서제대로앞을못봐,’‘내배속에서어떻게저런애가나왔는지,’‘너도다음에나같은애낳아서똑같이고생해봐라,’‘너는뭐가되려고그러니?’같은말을할때였다.

그가운데가장무서운말이‘나는너만믿는다.’라는말이란다.그런데문복의아버지는오랜만에화기넘친가족외식을마치고일어서며“나는너만믿는다.”“넌뭐가되도될거야.”라고되풀이말한다.말통을겪으며문복은내면에또다른자아(나)가생겨남을느낀다.(나)는문복에게아버지께저항하라고도하지만,그를성장시키고성숙하게만든다.

완전히어른이되기전에만나는낙타!
교내연극의음향담당자인문복과시나리오를쓰는여자친구예강사이에오가는썸과,고물상할머니와예강의할아버지의죽음너머로까지이어지는인연,그리고열여덟마리의낙타들이나누는대화는,서로를바라보았을때얼마나아름다운일들이일어나는가를보여준다.
연극이막이오르고,연기자가된문복의반친구들은자신의말통을애드리브로치며극에활기를불어넣는다.특히삼형제가유산으로받은낙타를나누는과정에서욕심이낙타들을고통으로몰아넣는다.
“삼형제가교대로몰이꾼을할때마다나중에자신의유산이되었으면하는낙타를맨앞에세웠다.장남은7번낙타를,차남은8번낙타를선두에세웠다.막내는12번낙타를선두에세웠다.삼형제의싸움소리를듣고있던낙타들도이제야생각난다는듯서로를탓하기시작한다.선두를서왔던7번낙타는8번낙타가제대로길을잡지못했다고탓하고,8번낙타는너처럼선두를잡으면갈길이더멀어진다고탓한다.12번낙타는선두를제대로잡을줄몰라서앞장서고싶지않은데,맨앞에세우니어쩔수없다고말한다.선봉에대한기준이깨지다보니,낙타들사이의서열관계가다무너져서로를비난하고싸우는것이다.텐트안에서는삼형제가싸우고,텐트밖에서는낙타들이싸운다.텐트안에서는극한말이오간다.”
삼형제의욕심때문에낙타들은갈수록볼품없게된다.그러나낙타들은서로를바라볼줄안다.무릎을꿇고조용히기다릴줄도안다.그렇지않으면사나운모래폭풍이몰아치는사막에서살아갈수없다는것을잘알고있기때문이다.
“사막에사는사람들은낙타는천천히오래걷는동물이라는것을잘알고있잖아.한데최근도회지에서온사람들은우리보고자꾸만빨리걸으라고하잖아.우리는아예처음부터천천히걷는동물이라고.그것이사막에서가장잘걷는방법이니까.”
낙타들의방법은곧우리를행복하게만드는길이라고작가는말하고있다.어른이되기전에꼭낙타들을만나기바란다.학교교내연극을통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