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록 (박상준 유고집 | 나에게 기쁨이 되어준 고전 속 한 구절)

몽유록 (박상준 유고집 | 나에게 기쁨이 되어준 고전 속 한 구절)

$20.00
Description
나에게 기쁨이 되어준 고전古典 속 한 구절
박상준 유고집 ≪몽유록夢遊錄≫
진효(眞曉) 박상준의 이 세상 마지막 이야기. 평생 빈고(貧苦)와 병고(病苦)에 시달렸지만 부처님 가르침을 향한 발걸음에는 한 치의 주저함도 흔들림도 없었던 학자를 기리며 동문과 지인들이 뜻을 모았다. 그의 꿋꿋한 기상과 발자취를 추모하고자 생전에 인연 닿은 곳에 기고했던 편편의 원고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경전 구절과 한시(漢詩)를 통해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육신의 아픔에 힘들어하고 관계의 번다함에 마음 쓰이는 자신 역시 모두 깨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한바탕 꿈 속 나들이 중이라는 지은이의 이야기가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한다.
저자

박상준

1961년에제주도대정읍무릉리에서출생하였다.1983년동국대학교불교학과에진학하여불교학을전공하고,보문(普門)송찬우선생을사사하였으며,1991년에직지사중암으로출가하여관응당(觀應堂)지안(智眼)대종사를시봉하였다.이후동국대학교역경원에근무하며한글대장경역경위원과한국불교전서번역위원으로활동하다가퇴사후2019년9월18일에갑작스런병환으로사망하였다.

목차

자서自序

제1부|봄날의꿈

봄날의꿈|《금강경》야부송에서
생각을생각해보았더니|《금강경》야부송에서
거울없는거울|경허선사〈지리산영원사〉에서
온몸으로글읽기|구양수〈취옹정기〉에서
오뚝이|김시습〈만의〉에서
풀강아지|《노자》에서
하나로연결된세상|두순조사〈법신송〉에서
지극한선|《대학》에서
머물자리를알아야|《대학》에서
산마루넘는구름처럼|만공선사〈도비산부석사에올라〉에서
허공에풍선껌불기|만해선사시에서
대장부란|《맹자》〈등문공하〉에서
놓아주어라|《맹자》〈양혜왕〉에서
마음의바탕화면살피기|《맹자》〈진심장〉에서

제2부|깊어가는가을밤에

깊어가는가을밤에|백거이〈고추독야〉에서
거미줄위에서함께춤을|백거이〈대작〉에서
저모습이내모습|새벽종송에서
흔들리지않는마음|소동파게송에서
조용히스쳐가는맑은바람처럼|소동파〈전적벽부〉에서
그리운어머니|신사임당〈대관령넘어가는길에친정집바라보며〉에서
지는꽃바라보며|송한필〈작야우〉에서
유리수에갇힌눈동자|《전등록》〈약산장〉이고게송에서
공감|《유마경》〈문수사리문질품〉영역본에서
달그림자|《유마경》〈관중생품〉에서
배려할것인가,배려받을것인가|《유마경》〈향적불품〉에서
길잃고산바라보기|율곡〈산중〉에서
가을비|이백〈경정산에홀로앉아〉에서
문자로그린그림|왕유〈서사〉에서

제3부|한잔올리오니

한잔올리오니|우집〈한월천〉에서
사랑하는임이여|이옥봉시에서
멋들어진한판|《장자》〈서무귀〉에서
기술너머의도를터득해야|《장자》〈양생주〉에서
우물속개구리|《장자》〈추수〉에서
수성에서물길어다토성에배추심기|진묵대사시에서
봄같지않은봄도봄이다|정몽주〈봄〉에서
나는그들에게무엇을해주었던가|《중용》에서
물밖에서하는물고기호흡법|《중용》에서
모두지난일,담아두지말자|《채근담》에서
더위를식히며|《채근담》에서
눈속에서피는매화의향기|황벽희운선사게송에서
카테리니행기차는떠나고|함월해원선사〈취송스님을애도하며〉에서
법을구하는창자는어디에|해안봉수선사게송에서
사흘닦은마음|혜소국사말씀에서
연극이끝나고|허응보우선사임종게에서

출판사 서평

나에게기쁨이되어준고전古典속한구절
─혹당신에게도기쁨이될지모를이야기
박상준유고집≪몽유록夢遊錄≫출간!

진효(眞曉)박상준의이세상마지막이야기.평생빈고(貧苦)와병고(病苦)에시달렸지만부처님가르침을향한발걸음에는한치의주저함도흔들림도없었던학자를기리며동문과지인들이뜻을모았다.그의꿋꿋한기상과발자취를추모하고자생전에인연닿은곳에기고했던편편의원고들을모아책으로엮었다.경전구절과한시(漢詩)를통해인간의마음을들여다보며,육신의아픔에힘들어하고관계의번다함에마음쓰이는자신역시모두깨고나면아무것도아닌한바탕꿈속나들이중이라는지은이의이야기가잔잔한미소를짓게한다.

때로는웃음으로때로는눈물로
온얼굴이범벅이된다해도
깨고나면꿈속의일

어릴적사고로오래도록아팠다.그런지은이에게안성준선생은‘견로(見老)’라는이름을붙여주었다.벌써노인처럼보인다는의미도되겠지만,‘일찌감치어깨가노쇠해버린사람’이란뜻의견로(肩老)를살짝비튼것이다.저자는꿈이야기를통해자신을‘기바산인(奇婆散人)’이라고도하고‘하하하(下下下)’라고도불렀다.

“소동파(蘇東坡)의〈전적벽부(前赤壁賦)〉에‘천지에빌붙어사는하루살이신세(寄??於天地)’라는구절이있습니다.이를전용해사바세계(娑婆世界)에잠시빌붙어사는별로쓸모없는인간이란뜻에서‘기바산인’이라하였습니다.”

“아래‘하(下)’가셋이면하하하(下下下)지요.대여섯살부터팔순노인의몸뚱이로사셨다니,어쩔수없었건스스로선택했건일찌감치많은걸내려놓고살았겠군요.이것도내려놓고,저것도내려놓고,내려놓고산다는그생각도내려놓았다면하,하,하지요.”

반복되면익숙해지고편해지는게세상이치지만고통이란평생을같이해도도저히익숙해지지않는다.마음편히잠한번자보았으면간절히원하지만도통이루어지지않는꿈이다.저자는불가항력의아픔에저항하는몸부림처럼그런시간들마저유심히마주보았다.

“사실그것말고는할수있는게별로없었다.그러다불교를알게되었고,어쩌다한문을공부하게되었고,그길에서주운시구(詩句)하나게송(偈頌)한구절에기이하리만큼마음이편안해지고통증이가라앉는신비한경험을하게되었다.그게일회성이아니라반복해서일어났으니,아름다운시나경전속게송한수는나에게명약이요,아픔을함께한둘도없는벗이었다.”

아무리허사라해도삶은소중하고
아무리잠꼬대라해도
왠지싫지않은이야기가있다

시가무엇이길래게송이무엇이길래저자에게그토록명약이되었을까?저자는시를두고아픔의절제된표현이라했다.게송은한곳에꽂혀옴짝달싹못하는마음을다른곳으로시선을돌려뻥트이게하는힘이있다.단몇마디말로말이다.저자는이러한시와게송에배경설명을붙이고감상을더할수록군더더기일뿐이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그렇게하는까닭에대해‘가고싶어도갈수없는사람’을위해서라고말한다.

“히말라야에직접발을디딘사람에겐히말라야에대해말할필요가없겠지요.하지만다들주머니가넉넉하고,시간이넉넉하다면야얼마나좋겠습니까?어쩌면노인께서쓰레기라표현하신‘히말라야에대한말’은선뜻히말라야로나설수없는사람들을위한것입니다.가고싶어도갈수없는그들에겐노인께서쓰레기라표현하신그‘말’이나름위로가되고희망이되기도하지요.”

부처를마주할수있다면무슨말이필요할까.나도중생,너도중생,둘러봐도모두중생뿐이라면‘말’을전하지않고서어떻게해탈(解脫)과열반(涅槃)을짐작할수있겠느냐고저자는말한다.경전이나게송에해설을붙이고설명을하는일이부질없다볼수있겠지만목마른중생에게는무엇보다절실한물한잔이될수있는것이다.

“중생을위하는자가부처이지,중생을나몰라라하면그게어디부처입니까?어쩌면부처님은자신의말이‘헛소리’나‘쓰레기’취급당할날이오기를고대하는분일지도모릅니다.나중에‘헛소리’취급당할줄뻔히알면서도그헛소리로중생들의아픈속내를다독이고희망을일깨운사람,그런분이아니라면‘부처’라불리지도않았겠지요.”

저자는시와게송을통해부처를만날수있었기에육신의고통도잊을수있었다하지않았을까.자신에게기쁨이되어준일이당신에게도혹기쁨이될지모른다는따뜻한마음,꿈속나들이같은소중한경험을많은사람들과나누고싶다는마음이전해진다.《몽유록》은저자가우리에게남기고간선물인것이다.

[책을간행하며]

진효(眞曉)박상준선생은동국대학교불교학과를졸업하고수행(修行)과역경(譯經),그리고후학양성에매진하다가2019년9월18일에갑작스런병환으로입적하였습니다.선생은평생빈고(貧苦)와병고(病苦)에시달렸지만부처님가르침을향한발걸음에는한치의주저함도흔들림도없었습니다.이에동문과지인들이뜻을모아선생의꿋꿋한기상과그발자취를추모하고자생전에인연닿은곳에기고했던편편의원고들을모아한권의책으로엮었습니다.온몸으로토해낸선생의글이부디뒷사람들에게이정표가되기를기대합니다.

2020년9월이학주삼가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