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 : 인간성의 기원을 찾아가는 역사 수업

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 : 인간성의 기원을 찾아가는 역사 수업

$18.90
Description
오래전부터 인류가 지켜온 ‘선량한 가치’를 일깨우는 유물과 유적들
BBC 역사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진행자, 닐 올리버의 고고학 에세이
개인과 사회 모두 화가 나 있는 이 시대, 인류애를 회복하고, 지친 우리의 어깨를 보듬어줄 지구 위의 특별한 유물과 유적 36개를 엄선해 그곳에 담긴 인류의 깊은 사연을 들려주는 고고학 에세이. 20여 년간 BBC 다큐멘터리 진행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동해온 고고학자 닐 올리버가 가족, 사랑, 죽음, 상실, 집 같은 인생의 영원한 화두를 주제로 인류 역사를 한 편의 흥미진진한 드라마처럼 풀어낸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그만이 들려줄 수 있는 생생한 경이로움과 따뜻한 통찰이 갈피마다 가득하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멈춰 섰던, 360만 년 전 어머니의 발자국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 책은 약자를 돌보고 죽음을 애도했던 5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장례식을 지나,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과 신석기시대 농부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탁월한 스토리텔러’인 저자는 저 황량한 유적들 사이에서 우리처럼 살고, 사랑하고, 고된 하루하루를 버텨냈던 옛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리면서도, 인류 기원에 관한 지식을 명료하고 쉬운 언어로 전달한다. 믿기지 않을 만큼 우리와 닮은 과거 인간들의 이야기는 뭉클한 위로로 다가오기도 하고, 우리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사하기도 한다.

방대한 시공간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감정, 언어, 예술, 종교가 탄생하고 뿌리를 내리던 역사적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는 역사, 예술, 문화, 지리, 인류학을 아우르는 알찬 인문 교양서인 동시에 유물을 실마리로 인간의 ‘마음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따뜻한 에세이다. 고고학자 이진옥이 한국어판 번역을 맡아 전문성과 완성도를 높였으며, 실제 유물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어 책의 재미와 가치를 더한다. 고고학자 강인욱은 “이 책이 우리를 이끄는 곳은 유적지라기보다 인간성의 깊은 근원지”라는 찬사와 함께 긴 추천의 글을 썼다. 수만 년의 세월을 견디고 들판에 고요히 서 있는 유적에는 우리가 잊고 있던 생의 가치를 일깨우는 힘이 있다. 다름 아닌 우리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그 오래된 풍경 속으로, 성큼 들어가보자.

저자

닐올리버

영국의고고학자이자작가,역사커뮤니케이터.스코틀랜드에서태어나그곳의광활한자연풍광과거대한유적들에둘러싸여자랐다.글래스고대학교에서고고학석사를우등졸업으로마친뒤고고학연구를이어나가며[가디언],[헤럴드]등에서저널리스트로활동했다.『영국의섬100곳에관한이야기TheStoryoftheBritishIslesin100Places』를비롯해여러권의베스트셀러역사책을집필했고한권의역사소설을썼다.BBC에서20여년동안20편이넘는역사교양프로그램의각본을쓰고진행을맡았으며,영국예술영화텔레비전아카데미BAFTA에서수상한역사다큐멘터리[코스트Coast]의메인진행자로활약하며영국을넘어유럽전역과미국에도이름을알렸다.대중에게역사를전달해온공로로2011년에는애버테이대학교로부터,2015년에는글래스고대학교로부터명예박사학위를받았다.스코틀랜드문화유산보존단체‘내셔널트러스트스코틀랜드NationalTrustforScotland’의회장을역임했으며,현재영국의뉴스채널[GB뉴스]에서진행을맡고있다.아내와아이들,그리고두마리아이리시울프하운드와함께유서깊은도시스털링에살고있다.

목차

추천의글
들어가며

1장가족
가족의탄생
나도모르는사이에천사를만날수도
첫번째농부들

2장지구
세상에서가장오래된기억
원을향한끌림
길의발명

3장집
인류최초의대기실
집의의미
죽음에대처하는방법

4장세입자들
이세계의세입자들
벼랑끝의사피엔스
당신이젖은흙냄새를좋아하는이유

5장기억
우리를우리이게하는것
뼈와망각
사람이앉았던자리

6장공존
네안데르탈인과사피엔스
동물과인간
옛것과새것

7장나아가기
쉼없이이동하는삶
파도너머로
역경을헤치고별을향하여

8장영웅
철의길
해야할일을할용기
이름없는개인들의죽음

9장이야기
에덴의고래사냥꾼들
작은것들을음미하기
믿음의역사

10장상실
말보다오래된소리
황야에드리운그림자와잃어버린언어들
죽음의탄생

11장사랑
애도하는인간
비르카,잊을수없는얼굴
오딘의마지막귓속말

12장죽음
여신의신랑감
두려움에잡아먹힌사람들
야성의부름

감사의말
사진출처

출판사 서평

추천의글

『잠자는죽음을깨워길을물었다』는마치고고학자가쓴『데카메론』같다.옛사람들의삶과희로애락이담긴이야기가읽는사람의마음을위로하고치유하기때문이다.
이책에는360만년전고인류가족의발자국이라거나,최초의신석기시대마을등역사적으로중요한고고학유적이다수등장한다.놀라운이야기꾼인저자가우리를이끄는곳은유적지라기보다인간성의깊은근원지다.그는저황량한유적들사이에서우리처럼살고사랑하며,먹을거리를걱정하고,고된하루하루를버텨냈던옛사람들의씩씩한모습을생생하고도감동적으로그렸다.땅속깊이잠자던유물을깨워그뒤의놀라운이야기를들려주는이여정에여러분모두를초대하고싶다.
강인욱고고학자,경희대학교사학과교수

닐올리버는수십만년전유적에새겨진감정을읽어내며,세상은변해도인간의감정만은변하지않았다는걸보여준다.우리안에그토록오랫동안변하지않은무언가가있다는사실은경이로우면서아름답다.
앨리스로버츠생물인류학자,버밍엄대학교시민참여과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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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첫문장
나는답을찾고자이책을썼다.

유물과유적을보면자연스레무궁무진한역사를상상하게된다.수천년전,혹은미지의어느시공간에서온해골과보물을보고서아무런생각도들지않는다면오히려그게부자연스러운일일것이다.(...)이책의매력은바로그풍부한감성을곁들인‘이야기’에있다.저자는탁월한스토리텔링능력으로36개유물과유적에관한역사를들려준다.덕분에독자들은고고학적지식을이해하는것에서나아가,유적을만들고애도하던옛사람들의마음까지절실하게느낄수있다.
추천의글中에서,6쪽

메리는오래된화산재층에남아있는라에톨리발자국에서이야기를읽어냈다.발자국의주인공은성인둘과아이하나였다.세사람은아마단출한가족이었으리라.이들은한동안서로가까이걸어가다가어른하나가(메리는그가여성일거라고생각했다)나머지두사람과두세걸음떨어져걸었다.1979년4월메리는《내셔널지오그래픽》에이렇게썼다.“누구라도분간할수있듯이,여자는한순간멈춰서서왼쪽으로몸을돌렸고잠시위험이나이상이있는지살폈다.그러고나서다시북쪽을향해발걸음을옮겼다.이움직임,너무나강렬하고도인간적인이움직임은시간을초월한다.360만년전,당신또는나의먼조상이의심의순간을경험한것이다.”
1장가족의탄생中에서,36쪽

샤니다르동굴에서발견된유적은네안데르탈인에관해많은걸알려주었다.그중에는신체장애를지녔던사람의뼈도있었는데,연구자들은그뼈의주인에게낸디라는별명을붙여주었다.낸디의오른쪽팔꿈치아랫부분은원시적인절단수술로잘려나가있었다.수술부위에남은흔적을보아낸디의장애는선천적이었다.그의관절은관절염으로구멍이숭숭뚫려있었다.낸디는사냥에나설수없었을것이다.그의한쪽눈이멀었을거라는증거도있다.이렇게몸이불편한데도낸디는네안데르탈인으로서는지긋한나이인40대까지살아남았다.그의앞니는뿌리가드러날정도로닳아있었는데,이는낸디가손을대신해앞니로온갖물건을쥐고붙들었기때문일것이다.낸디가그토록오래살아남았다는사실은무리의다른이들이그를돌보았다는증거다.
1장나도모르는사이에천사를만날수도中에서,42쪽

우리가속한종,호모사피엔스는지구의주인이아니다.호모에렉투스나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지구의주인이아니었던것처럼말이다.우리는집문서도없는세입자에불과하다.우리는빌린방아래에땅을파고건물의뼈대를세웠다.건물아래에는기반암이있고,그기반암안에는화석이되어버린지난세입자의해골이있다.우리는단지스쳐지나가는존재다.계약기간이끝나면우리와우리의잡동사니들은말끔히사라지고벽에는다른이들의액자가걸릴것이다.이사실은깊은위안으로다가온다.이또한모두지나갈것이다.
이세계의세입자들中에서,120쪽

평면도를보는내게그가가만히물었다.“어떤패턴이보이나?”나는그무수한형체들을다시바라보았다.마치우주한가운데있는소행성군단을찍은사진같았다.나는고개를저었다.(...)“바로여기가부싯돌로석기를만든사람이무릎을꿇고앉았던자리라네.위쪽에있는큰두개의원은두무릎이닿은공간이고,그뒤의작은원두개는발끝이놓였던자리지.”그의말을듣고느낀충격이란!둔호수의다른모든것들(토머스의인간적인매력,끝없이내리던비,오븐에서나던연기…)과함께나는그전율의순간을기억한다.나는그의무릎과발가락이닿은자리에손을대보았다.
사람이앉았던자리中에서,167쪽

플로우컨트리가과거의기억을간직하고있는것처럼게일어또한고유한기억을품고있다.한언어를잃어버린다는건그언어에담긴생각과관점역시잃어버리는일이다.플로우컨트리는언뜻너무도광활하여아무런특징이없는것처럼보인다.그러나그땅에서살아가는사람들은세밀하고정확한언어로지도를만들었다.캐나다출신의인류학자이자작가인웨이드데이비스는이렇게말했다.“언어는문법과어휘일뿐아니라인간정신의섬광이며…마음속의원시림”이라고말한적이있다.
황야에드리운그림자와잃어버린언어들中에서,305쪽

껴묻거리가가장많이나온무덤은젊은여성과갓난아기가함께묻힌무덤중하나였다.여성의오른편에는신생아의인골이백조의날개깃털위에놓여있었다.아기의뼈는너무나미성숙하고약해서성별을파악할수조차없었다.(...)누가그런일을하겠는가.사랑하는이의육신이차가운흙바닥에놓이는걸견딜수없는사람이아니라면,누가그런애도의방식을생각해내겠는가?베드베크에서발견된아기와어머니의유골은말로설명하기힘든뭉클함과경외감을불러일으킨다.수천년전에도사랑은언제나슬픔과공존하는것이었다.그가장인간적인감정들은긴세월을거슬러본래모습그대로살아남았다.
애도하는인간中에서,323쪽

나는언제나먼옛날이세상을살다간과거사람들에게막연한경외감을느꼈고,이무덤과저무덤의주인앞에서망연해지곤했다.그들의이마와턱에쌓인진흙을걷어내고빈눈구멍에서흙을퍼낼때그눈이생전에무엇을보았을지궁금했다.그러나고통에대해서는미처생각하지못했다.이제야나는지난발굴들을되돌아보며내가놓친것이무엇인지,미처알아차리지못한것이무엇이었을지곰곰이생각해본다.오래된죽음이나에게경고를보내고있을지도모른다.비록시간이그것들을숨죽이게했지만(그리고아무도듣거나보고싶지않을지모르지만)고통과괴로움은언제나우리와함께있다.사랑이깊은땅속에서도살아남았듯악의증거도그러하다.죽은자들의뼈가우리에게그렇게말해주고있다.
두려움에잡아먹힌사람들.3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