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양장)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양장)

$16.08
Description
V 아서 코넌 도일, 샤를 보들레르 등 세계 대문호들의 칭송을 받으며 19세기를 빛낸 작가
V 「검은 고양이」, 「어셔가의 몰락」 등 포 문학의 정수가 담긴 단편소설 25편 수록
V 공포와 광기가 깃든 예술성의 정점에서 만나는 환상적 아름다움
윌북 클래식 다섯 번째 시리즈 호러 컬렉션의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은 공포 문학, 환상 문학의 지평을 열고 새로운 장르의 기반을 확립해 19세기 미국 문학사를 이끈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25편을 실은 작품집이다. 그의 작품 세계가 가장 잘 드러나는 대표작 「검은 고양이」, 「어셔가의 몰락」을 비롯해 호러 컬렉션에 걸맞은 섬뜩하고 기괴한 분위기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을 선정해 한 권에 담았다.
포의 작품은 아서 코넌 도일, 샤를 보들레르, 에도가와 란포, 앙드레 지드, 윌리엄 포크너 같은 문학 거장들이 칭송할 만큼 인간 내면의 공포를 날카로우면서도 독창적으로 표현해내기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단편소설에서는 특히 개척자라 불릴 정도로 그의 진가가 여과 없이 드러난다. 섬뜩한 상황 속 뒤틀린 욕망, 우울과 불안 위에 놓인 초현실적 시선, 죽음을 인식하는 괴상하고도 음울한 정신세계. 포의 단편은 이러한 감정적 요소를 기반으로 상세한 배경 설명과 탁월한 심리 묘사로 가득 채워져 있다.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몰아치는 강렬한 이미지들은 두려움과 공포 이상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호러 문학의 정수를 독자에게 선보일 것이다.

저자

에드거앨런포

저자:에드거앨런포
1809년1월19일미국보스턴에서이민자출신배우인부모밑에서태어났다.1826년버지니아대학교에입학했지만졸업하지못했다.1827년시집『티무르,다른시들』을시작으로단편「병안의수기」「,리지아」「,군중속의남자」등과장편『아서고든핌이야기』,단편집『그로테스크와아라베스크에대한이야기』등을연이어발표하면서작가로서의명성을얻기시작했다.주요작품으로는『검은고양이』,『모르그가의살인』,『어셔가의몰락』,『황금풍뎅이』등의단편과『애너빌리』,『갈가마귀』,『엘도라도』등의시를남겼다.

역자:황소연
연세대학교를졸업하고출판기획자를거쳐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미드나잇아워』,『피터래빗전집』,『작은아씨들』,『인생의베일』,『서머싯몸단편선』,『케이크와맥주』,『올리버트위스트』,『브루클린으로가는마지막비상구』등이있다.

목차

어셔가의몰락
병안의수기
윌리엄윌슨
검은고양이
군중속의남자
소용돌이속으로하강
모노스와우나의대화
엘레오노라
구덩이와추
리지아
에이러스와차미언의대화
타원형초상화
미라와의대화
비뚤어진악령
발데마르사건의진실
아몬티야도술통
메첸거슈타인
그림자(우화)
침묵(우화)
베르니스
모렐라
붉은죽음의가면극
폭로하는심장
때이른매장
절룩개구리

출판사 서평

기괴한사건과광기어린인물
화려한이미지와섬세한심리묘사
25편의단편전반에흐르는포의강렬한세계관

포는공포와죽음의이미지를다양하게활용하며인간의불안하고뒤엉킨심리를촘촘하고탁월하게묘사해낸다.이와같은서술적특징은그의대표작에서여실히드러난다.「검은고양이」속주인공은감옥에서의마지막밤을보내며자신이죽인검은고양이두마리를떠올리며기이한기억을꺼내놓는데사건의시작부터끝까지,언젠가뒤를졸졸따라다니던그검은고양이의저주에서벗어나지못하고있다는느낌을품은채주인공은광적인독백을이어간다.또다른대표작인「어셔가의몰락」에서도그렇다.오래전친구이자어셔가저택의주인인로더릭어셔의초대를받은주인공은극도의불안에시달리는어셔만큼이나괴상하고우울한분위기를풍기는그집에서죽은어셔의누이가살아돌아오는끔찍한광경을목격하고는‘몰락’하는존재들을뒤로하고서둘러달아난다.

뿐만아니라사랑하는사람의죽음에대한이야기가담긴「엘레오노라」,「리지아」,「베르니스」,「모렐라」,「타원형초상화」에서는죽음이불러오는비현실적아름다움을서늘하게그려내고,「검은고양이」,「메첸거슈타인」,「절룩개구리」에서는불행한영혼을잠식한듯한동물의이미지를활용해불길한운명앞에놓인인간의최후를묘사한다.죽음과부활하는영혼을직접적으로다루는작품도있다.「어셔가의몰락」과「모노스와우나의대화」,「미라와의대화」,「때이른매장」은‘다시살아남’에대한작가의깊은고뇌가엿보이는작품들이다.이렇듯포의작품에는언제나죽음에서비롯한공포와불안이떠다닌다.그러나그는이러한주제를수준높은묘사와세련된언어그리고눈길을사로잡는환상적이미지를활용해자신만의독특한세계관으로풀어낸다.공포문학의원형이라할수있는포의단편은우리안에내재된공포라는감정의정의를새롭게내려줄것이다.

생의혼란과불행으로빚어진포의예술성
내면을파고드는초현실적사유의탄생

포의위대한문학적성취이면에는불행그자체인삶이있었다.가족,특히부모와관련한문제가평생그림자처럼그의뒤를따라다녔고,지독한가난과가슴아픈사별까지그의불운한인생을덮쳤다.외롭고쓸쓸했던포의인생에서죽음이라는키워드는결코뗄수없는존재였을것이다.그래서인지포의작품대부분에드러나는불안과공포는모두죽음에서비롯된다.동시에죽음을소멸로받아들이지못하는어딘가뒤틀린인물들로가득채워져있기도하다.작품속에서이런인물들은그릇된욕망으로인해범죄를저지르거나(「검은고양이」,「아몬티야도술통」)알수없는힘이나운명에쫓기거나(「윌리엄윌슨」,「메첸거슈타인」,「어셔가의몰락」)불가항력의무시무시한심판대위에놓이곤한다(「구덩이와추」.「소용돌이속으로의하강」).이는엄청난두려움을자아내는그의세계관이심원한내면에서나왔다는사실을보여준다.또한,죽음과공포의근원에대한지대한관심역시그가어떤문학적이상을지향하는지넌지시드러내며,특히화자가직접겪은이야기를말해주는형식의고백적서사는미스터리한작중분위기에독자를깊숙이끌고들어가는힘을더해단순한공포소설이아닌심리를뒤흔드는포특유의독창적세계를더욱견고하게만든다.

포는무서운감정이상의의미있는문학을추구한다.환상문학의선구자라불릴만큼현실과비현실을넘나드는수많은설정속에서뛰어난미적감각으로화려하고강렬한색채,매혹적인이미지를효과적으로배치해독자가공포의정점에서극대화된아름다움을만날수있도록하고,인간이느끼는공포의정체를날카롭게파헤치는깊이있는서술로감상자의의식폭을넓히기도한다.그의작품에담긴,현재까지도유효한그상징과메시지는우리가살아가는세상에존재하는어두움은물론개인의내면에존재하는어두움의실체까지도들여다볼수있게해준다.

책속에서

그해가을,구름이하늘을짓누르듯뒤덮은음산하고고요했던어느날,나는온종일혼자말을타고유달리황량한시골길을지나저녁땅거미가내려앉을무렵에야어셔가의음산한저택이보이는곳에다다랐다.
---「첫문장」중에서

내가느끼는이공포를이해하기란전적으로불가능할것이다.하지만이끔찍한해역의미스터리를풀고싶다는내호기심이절망감마저넘어선이상,더없이참혹한죽음과도타협할수있게끔나를이끌것이다.분명한것은우리가어떤흥미로운지식을향해,아는자는파멸할수밖에없어결코밖으로새어나갈수없는비밀을향해곧장나아가고있다는것이다.어쩌면이조류는우리를남극으로데려가는지도모르겠다.너무나터무니없는추정이오히려더그럴듯하다는것을고백하지않을수없다.
---p.51

이제나는평범한인간의불행을훨씬넘어선불행을마주했다.한낱짐승이,내가하찮게여겨죽인놈과동족인짐승이,고매한신의형상을갖춘인간인내게견딜수없는고민거리가된것이다.아!낮이든밤이든내게휴식의축복이란더이상없었다!그놈은낮동안나와한시도떨어지지않았다.밤새여러번극도로공포스러운악몽에서화들짝깨어나면놈의뜨거운숨결이내얼굴에닿았고놈의거대한몸뚱이가,떨쳐낼수없는그악몽의화신이내가슴을끊임없이압박했다!
---p.101

엘레오노라가본것은자신의가슴위에얹힌사신의손이었다.자신이그토록사랑스러운존재이지만결국은죽게되는하루살이와같다는것도알고있었다.하지만엘레오노라에게무덤의공포를안긴것은한가지생각때문이었다.땅거미가내린저녁무렵에침묵의강둑에서내게털어놓은말에의하면그러했다.내가엘레오노라를오색빛풀밭골짜기에묻고나서이행복한보금자리를영영등지고,지금그녀에게내어준그뜨거운사랑을거두어바깥세상의다른여자와나의일상에게줄것을생각하면슬퍼진다고했다.나는즉시엘레오노라의발치에몸을던지며엘레오노라와하늘에대고맹세했다.지상의어떤딸과도결혼하지않겠노라고.어떤식으로든엘레오노라에대한소중한추억이나그진실한애정이담긴추억에비추어비겁한짓은하지않겠노라고.그리고전능하신우주의지배자에게내진실하고엄숙한맹세의증인이되어달라고청했다.만약그약속을어긴다면저주를받아도좋다고,여기차마적을수없을만큼끔찍한형벌까지도달게받겠노라고하느님과엘레오노라,엘리시움(사후축복받은영혼들이머무는낙원혹은신의은총을입은자들이불멸의삶을사는지상낙원-옮긴이)의성인에게맹세했다.
---pp.172~173

결혼한지2개월째접어들무렵로위나는갑자기병이들어좀체낫지못했다.고열에시달리며편히잠들지못하는밤이이어졌다.로위나는반쯤잠에취해제정신이아닌상태로탑의방안팎에서소리가들리고뭔가가움직인다고말했지만,나는그저로위나가병때문에헛것을보았거나이방의몽환적분위기탓이겠거니생각하고말았다.차도가보이면서완전히회복되기도했지만결국얼마못가더심하게몸져누웠다.원래몸이허약했던로위나는이후다시는건강을회복하지못했다.갈수록병이더위중해지고빈발했기때문에의사들의지식과의술도모두소용없었다.그것이인간의방법으로는고칠수없는지병으로자리를잡는동안로위나는눈에띄게왈칵왈칵성질을부리는가하면,사소한일에도겁을먹고흥분하기일쑤였다.그러다로위나가그얘기를다시꺼냈다.이번에는더자주더끈질지게말했다.그소리,작은그소리가들린다고.그리고전에말했던태피스트리에서이상한움직임이보인다고했다.
---p.223

어느새나는훨씬더중대한깨달음을얻게되었어.계속그가족을지켜보던중에그들이소리를만들어서서로에게자신의경험과감정을전한다는사실을깨달은거야.그들이때때로입에서뱉는단어들은듣는사람의마음에는즐거움이나고통,얼굴에는미소나슬픈표정을만들어낸다는사실을알아차렸어.이런것은가히신이나할법한학문이었어.그래서나는무슨일이있어도이걸습득하고싶었어.
---p.181

심장이거세게뛰기시작했어.드디어심판의순간이찾아온거야.내가희망을품을지아니면두려움이현실이될지결판이날터였어.하인들은이웃축제에가고없었어.주위는고요했다네.더할나위없이좋은기회였어.하지만막상계획을실행에옮기려고하자팔다리가말을듣지않는거야.그만땅바닥에철퍼덕주저앉아버렸지.나는다시일어났어.내게있는모든힘을끌어모아,은신처를감추려고헛간앞에놓아두었던널빤지들을치워버렸어.신선한공기가들어오자힘이솟았어.다시각오를다지고는그집의문으로다가갔어.
---pp.216~217

그곳에는잔뜩들뜬사람들이모여나를애타게기다리고있었다.미라는식탁위에길게누워있었는데,내가들어서자마자조사는시작되었다.그미라는몇년전포노너의사촌아서사브레타시대령이에일리시어인근의무덤에서가져온두구의미라중하나였다.그무덤은나일강테베에서한참올라간리비아산중에있는데,그곳의작은동굴들은규모면에선테베의무덤들만못하지만이집트인들의사생활을표현한그림들이풍부해서큰흥미를자극한다.우리의표본이있던방에는그런그림들이아주많았다고한다.벽은프레스코화와엷은돋을새김들로빼곡히뒤덮여있었고,조형물과꽃병,화려한무늬의모자이크작품들이망자의엄청난재력을암시했다
---p.249

사슬에묶인그의목에서별안간크고날카로운비명이연이어터져나왔다.나는그소리에거칠게떠밀리듯뒤로물러났다.잠시멈칫하고몸을덜덜떨었다.양날검을빼들고벽을이리저리휘젓기시작했지만,언뜻한가지생각이떠올라안정을찾았다.지하묘지의굳건한구조물에손을대보니마음이놓였다.나는다시벽으로다가가서고함을지르는그에게응답했다.그의고함을되받아치고더보탰다.성량과힘에서압도해버렸다.내가그렇게나오자고함은잠잠해졌다.
---p.311

그러던중폭풍우가치던어느밤,깊은잠에서깨어난메첸거슈타인은미친사람처럼방에서내려와황급히말에올라타고는미로같은숲을향해달려갔다.워낙흔히있는일이라당시에는누구도관심을주지않았지만그가성을비운지몇시간이지났을때집에있는사람들은그의귀가를간절히기다릴수밖에없었다.걷잡을수없이날뛰는거센불길에거대하고위풍당당한메첸거슈타인성의토대가쩍쩍갈라지고흔들리기시작했던것이다.불길은처음발견되었을때부터이미심하게번진상태였다.성의일부라도구해보려는노력이모두부질없어보였기에이웃주민들은놀란기색없이무심히손을놓고그저조용히서있기만했다.하지만처음보는무시무시한무언가가곧군중의주의를끌었다.
---p.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