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만세 (100%의 세계를 만드는 일)

편집 만세 (100%의 세계를 만드는 일)

$22.00
Description
V 영국 펭귄 출판사 편집장이 말하는 ‘한 권의 세계를 만드는 일’
V 책의 탄생에 A부터 Z까지 관여하는 출판 전문가들의 유쾌한 직업 정신
V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저자, 금정연 강력 추천!
백 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펭귄 출판사 편집장인 리베카 리,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까지 편집자의 손길을 거치는 출판 과정의 면면을 꼼꼼하고도 유쾌하게 소개한다.
100퍼센트 완벽에 가까운 세계에 가닿기 위한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원고는 조금씩 더 좋은 글이 된다. 기획, 교정과 교열, 팩트 체크, 윤문, 색인 작업… 이 마법 같은 일은 과연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글을 대신 써주는 유령 작가가 실제로 존재할까? 작가가 원고 집필을 끝낸 뒤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책이 될까? 편집자는 오탈자와 비문을 잡아내는 데 하루에 몇 시간을 쓸까? 광활한 편집의 세계에서 매일 벌어지는 다채로운 사건과 활기찬 과정을 20년 경력 베테랑 편집자의 관록 어린 시선으로 소개한다. 색인(찾아보기)이 있는 책 특유의 재미를 누리는 방법은 무엇인지, 번역과 교정 전후로 글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에 관한 내용이 가득하다. 또 파피루스에서 구텐베르크의 활자를 지나 전자책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책이라는 매체에 얽힌 역사적 흐름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책에는 편집자 외에 다양한 출판 종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디자이너, 번역가, 인쇄업자, 에이전트를 비롯해 함께 책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책 뒤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금정연 작가는 이 책에 대해 “구텐베르크 은하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완벽한 안내서”라 칭하며 추천의 말을 보탰다. 한강의 『채식주의자』,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언급하며 한국의 문화와 출판을 향한 특별한 애정을 표한 저자가 한국 독자만을 위해서 쓴 특별한 서문도 실려 있다. 유쾌하고 프로페셔널한 편집 전문가가 들려주는 활자와 편집의 세계 이야기에는 책 애호가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만세’의 순간이 깃들어 있다.
저자

리베카리

RebeccaLee
영국펭귄출판사의편집장으로,20년동안수백권의도서를편집해왔다.그간리가쌓아온지식과경험은책의물리적요소부터그안에담긴추상적세계까지,출판에필요한모든것을아우른다.
편집기술외에도저자관리는어떻게해야하는지,출간기념파티에가면어떤태도로임해야하는지같은섬세한기술에도도가텄다.보안정보국에서비밀리에보낸원고를간수하고,셰프가알려준비법소스레시피가정확한지세번이나확인하는등그는원고를일일이다듬고만지며자신만의이야기가담긴커리어를쌓아왔다.
오늘도리의하루는어떻게하면글이좋아질지고민하는일로가득하다.문장을다듬고,모두를매료할만한카피를써내기위해고군분투하고,깨알같은글씨를하나하나대조하는색인작업에열중하면서.이모든과정을거치며독자가마주할온전한한권의책을만들어내는것이리의일이자삶이다.그리하여만들어진모든책은그자체로해피엔딩이되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글의여정을함께할한국독자에게ㆍ10
들어가며|구텐베르크은하계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ㆍ14

글은어떻게탄생하는가ㆍ27
이야기의아름다운형태─작가ㆍ31
단어를기워노래하는자들─유령작가ㆍ48
에이전트의비밀ㆍ68
생生과진眞─편집자ㆍ91

글은어떻게더좋아지는가ㆍ103
작가는나의천적─교열ㆍ108
글속의작은점들─문법과문장부호ㆍ131
샬럿브론테의격투편지─철자ㆍ165
각주질환─각주ㆍ208
인덱스,미주리─색인ㆍ226

글은어떻게자유로워지는가ㆍ247
매그레반장과스카이콩콩─번역ㆍ250
블랩,블로버,블러브ㆍ273
그리고모두노란색이었다─표지와커버ㆍ294
손가락표와머리표제─텍스트디자인ㆍ315
상실의기억─잃어버린글ㆍ342
영구적인글─인쇄ㆍ366
광야를헤매는글─절판ㆍ385

에필로그|용감하고새로운글ㆍ400

감사의말ㆍ407
찾아보기ㆍ410

출판사 서평

편집의세계에얼렁뚱땅이란눈곱만큼도없다!
100%를향해가는펭귄출판사편집장이기록한‘만세’의순간들

글쓰기는인간의일이고,편집은신의일이다.
-스티븐킹

소설의거장스티븐킹은“편집은신의일”이라표현한바있다.오탈자와비문을바로잡는교정교열은기본이고,독자의구매욕을자극할카피뽑아내기,골치아픈저자와유연하게소통하기,수백개의색인페이지일일이대조하기,인쇄소에방문해출력물에이상없는지확인하기등등을모두동시에완벽하게진행해야하기때문이다.가만히책상앞에앉아여유로이원고를들여다보는순간은편집자가하는업무중빙산의일각에불과하다.
펭귄출판사에서20년간근무하며수백권의책을편집한편집장리베카리는이런편집의세계를누구보다빠삭하게알고있는사람이다.작가가완성한원고를한번정도대강훑어본뒤인쇄소에넘기면되지않을까하는막연한마음가짐으로출판사에입사했던리는,편집의세계를가까이에서만나고서야자신이얼마나큰오해를한것인지깨닫는다.『편집만세』는그렇게온갖책을편집하며어느덧베테랑편집자가된리가수십년간축적해온경험의농축본이다.
이책의제목처럼편집에는수많은‘만세’의순간이있다.편집의여정을거치는동안연이은실수와건망이초래한좌절을몇번이고맛보지만,편집자는100퍼센트라는완벽에가까운세계에가닿기위해마지막순간까지신중을기한다.리도마찬가지다.원고를다읽고도과연제대로이해한게맞는지자신하지못하고,자리에가제본이도착해도실수를발견할까봐최후의순간까지열어보기를미루지만,책곁에바짝붙어온갖지식과노하우를총동원해편집이라는탐험을주관하는그의자세만큼은누가뭐라해도훌륭한편집자다.

편집이란예측할수없는예외의연속
완벽해보이는책뒤에숨겨진비화들이가득
그럼에도“모든책은잠재적으로완벽한순간을기다린다”

경력이쌓여어느정도경지에오르면더이상실수는없을까?그럴리만무하다.편집의세계에서는언제나‘예외’가도사리고있다는걸잊어서는안된다.특히책의오탈자는예외1순위다.리가말하는최고의오탈자는무엇일까?바로‘히틀러’다.그래서히틀러가자주언급되는책에는‘힐터Hilter’라는오탈자를막기위해‘힐터필터’를설정한다고한다.오탈자는역사적으로영원히박제되어버리기도한다.작가로세계적명성을떨친셰익스피어의묘비명에는‘friend’가‘frend’라는오탈자로떡하니새겨져있으며,피츠제럴드의『낙원의이편』은앞의헌사페이지부터오탈자가너무많아실수를발견하는게임까지생겨날정도였으며,작가로세계적명성을떨친셰익스피어의묘비명에는‘friend’가‘frend’라는중세영어로떡하니새겨져있어현대인들에게오탈자가아닌가하는오해를불러일으키기도한다.
책의얼굴인표지를결정하는순간에도예외는있다.저자인피츠제럴드가특별히그림사용을요청해만들어진,역대가장유명한표지라는말이나올정도의『위대한개츠비』의초판표지는어떨까?헤밍웨이는이표지를보고“수준미달의SF소설에나어울릴법”하다며비판의말을얹었다.
이처럼편집과정에서이루어지는모든선택은어떤결과를불러일으킬지모르는예외투성이그자체다.어떤책이언제어떻게성공을누리게될지역시예외에포함된다.‘인생책’‘반드시읽어야하는위대한소설’같은칭호가붙게된『스토너』또한뉴욕리뷰북스클래식이재발행한뒤,뒤늦게입소문을타며인기를얻은케이스다.이런사례는동시대독자가알아보지못했다고해서후대에도영원히그저그런책으로남으리라는보장은없다는걸증명한다.행운의예외인셈이다.“모든책은잠재적으로완벽한순간을기다리고있는지도모른다”는리의말처럼말이다.

책뒤편에서빛을비추는수많은목소리

편집자혼자서한권을전부만드는것일까?당연하게도결코그렇지않다.작가가원고를집필했다고해서저절로책이만들어지는게아니듯,편집자가도맡아편집을했다해서그모든과정이혼자만의힘으로이루어진것도아니다.책을만드는과정에는편집자외에도수많은역할이필요하다.리베카리는책이란함께만들어가는연쇄작용의결과물임을강조하며,업계동료들과주고받은생생한현장의이야기를들려준다.

V영국의가장큰단일인쇄소인클레이스에서오래근무한인쇄업자‘M’
“인쇄소는지나치게복잡하고비실용적인혼돈상태와한치의오차도허용하지않는정밀함이뒤섞여있는곳이랍니다.”

V교열자인동시에프랑스어를영어로번역하는번역가‘W’
“번역에도창의적인기술이필요해요.모든단어는번역가가선택한것이니까요.”

V펭귄클래식시리즈를디자인한디자이너‘S’
“디자이너는글에시각적정체성을부여하는일이에요.사람들이책을집어들고읽고싶게끔만들어야하죠.”

V자신의존재를감추고저자대신글을쓰는유령작가‘?’
“대필작가는이야기에매혹되어그이야기를최대한설득력있는방식으로세상에내놓고자하는욕망을가진사람들이에요.”

이들을비롯한여러인물의목소리는한권의책이만들어지는데각자의역할이얼마나중요한지를새삼느끼게한다.한권에깃든총체적인노력이얼마나가상한지아는리는이렇게말한다.“실은이숨겨진인력들이글을만드는것이다.우리는독자가잘즐길수있도록뒤편에서글에의미와의의를부여하고있다”고말이다.

이제는전자책과인공지능의시대?
그럼에도오직인간만이해낼수있는고유한편집의영역

하지만모든공정에최선을다해만든종이책구매율은떨어지는반면,전자책구매율은점차높아지고있다.대중교통을타도종이책보다는이북리더기나핸드폰앱으로책을읽는사람이훨씬많이보인다.정말종이책은수명을다해가고있는걸까?여전히편집자로서매일을활자와어우러져살아가는저자는이런생각의흐름에반대표를던진다.실제로연구에따르면3차원으로구성된종이책이전자책보다기억을구성하는데훨씬도움이된다.오감을활용해냄새,느낌,모양을인지하면보다오랫동안책을기억하게되는것이다.아무리전자책을애용해도정말마음에드는책을발견하면종이책으로구매해소장하고싶은욕구가드는것도이때문이다.
그렇다면방대한데이터의총합으로구성된인공지능은어떨까?가장강력한언어모델로평가받는GPT-3처럼문장을만들고,심지어는소설까지써내는인공지능에게작가와편집자의자리가위협받고있는것은아닐까?하지만엄청난발전속도에도불구하고아직은“응집성있는산문”을써내기에는역부족이라는게현실적평가다.적어도글에있어서만큼은어처구니없는실수를곧잘저지를뿐만아니라맥락을고려해자연스러운흐름을구성하고,틈과틈을잇고,예외상황에유연하게대처하는데무척이나취약하니말이다.진정좋은작가는자신의글에담긴의미가독자에게어떤영향을미칠지까지헤아리며,이는아직까지인공지능이해낼수없는영역이기도하다.그리고리는한발더나아가,진정훌륭한편집자의역량에대해서도정의내린다.“훌륭한편집자란작가의이능력이한층더업그레이드되어있다.편집자는책을만드는내내독자의목소리를대변하기때문이다.”
유기적으로이어진편집과정은리의표현처럼“빙하가움직이는속도”와도같이천천히,장기간에걸쳐진행된다.책을만드는데오랜시간이소요되고비교적많은품이든다는사실은모두가잘알고있지만,그럼에도인간은여전히책이지닌가치의유의미한힘을믿는다.작가곁에서좋은글이탄생하게끔돕고,그글이더좋아지도록갈고닦고,끝내자유로운상태로독자에게뻗어나갈수있게마지막까지전력을다하는편집자라는직업.이모든과정이녹아있는『편집만세』와함께한권이라는그거대하고촘촘한세계속으로들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