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네스 그레이 (양장본 Hardcover)

아그네스 그레이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 폭풍이 지나간 자리, 우리가 알지 못했던 브론테 문학의 이성
* 거짓된 낭만을 거부한 앤 브론테의 재발견
* 사진가 이옥토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아름답고 감각적인 표지
* 깊이 있는 작품 감상을 위한 김화진 작가 추천의 글 수록
* 시대 흐름에 발맞춘 현대적이고 편안한 번역
영문학사의 전설 브론테 세 자매 중 막내인 앤 브론테의 걸작 『아그네스 그레이』가 윌북 클래식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국내에서는 19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번역본으로, 그동안 충분히 조명을 받지 못했던 앤 브론테의 작품을 만난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던 아그네스는 집안의 몰락으로 가정교사가 되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다. 정직과 친절이 최고의 미덕이라 믿었으나, 비정한 현실은 아그네스를 끊임없는 인내와 고뇌의 시험대에 세운다. 샬럿과 에밀리의 격정적인 로맨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앤 브론테의 이성적이면서 강인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앤 브론테는 영국 문학사에서 최초의 페미니즘 소설을 탄생시킨 작가로 평가받는다. 앤은 세 자매 중 계급의식과 젠더 문제를 가장 예리하게 드러냈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고스란히 반영된 『아그네스 그레이』는 지극히 대담하고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상류층의 위선과 모순, 가정교사로 살아가던 여성의 삶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나아가 위선의 시대 속에서도 주체적인 삶을 살아낸 여성의 성장을 그린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이번 판본은 브론테 자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아 수차례 읽고 다듬으며 현대적인 번역으로 되살렸다. 앤 브론테의 작품을 따뜻하게 환영하는 김화진 소설가의 추천사도 함께 수록해 문학적 깊이를 더하고 고전 독서의 경험을 넓혔다. 2026년 영화 〈폭풍의 언덕〉 개봉을 앞두고 브론테 세 자매가 주목받는 지금, 그중 가장 급진적이었던 앤 브론테의 재발견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앤브론테

AnneBrontë
영미문학정전의반열에오른작품을남긴브론테세자매중한명으로,『제인에어』를쓴샬럿브론테,『폭풍의언덕』을쓴에밀리브론테의막냇동생이다.1820년1월17일영국북부요크셔주의손턴에서태어났다.한살때어머니를여의었고집안일을돌봐주러온손위이모아래서보살핌과교육을받으며성장한다.어린시절부터남매들과함께놀이처럼글을쓰던앤은1831년샬럿이로헤드학교로떠나고나자,에밀리와함께곤달이라는가상의나라를만들어강렬한카리스마를가진여성을주인공으로한산문과시를집필한다.1835년로헤드학교의교사가된샬럿을따라학생으로가게되지만2년후심각한병을얻어집으로돌아온다.1839년가정교사일을시작했으며이때의경험을『아그네스그레이』에녹여낸다.1846년샬럿,에밀리와함께시집을발표하고,바로이듬해인1847년에액턴벨이라는가명으로첫소설『아그네스그레이』를,그다음해6월에두번째소설『와일드펠저택의여인』을출간한다.앤은더좋은작품을쓰겠다고다짐하지만1849년29세의젊은나이에폐결핵으로사망한다.앤브론테는샬럿과에밀리브론테에비해비교적덜알려져있으나,오늘날에와서는브론테자매중에서가장현대적이고급진적인글을썼다는재평가가이루어졌다.그가남긴두작품모두영문학사에서중요한족적을남겼으며,특히『와일드펠저택의여인』은최초의진정한페미니즘소설이라는수식어와함께‘BBC선정가장영향력있는100대소설’에오르며현대사회에도유효한담론을제시하는걸작이다.

목차

1목사관
2첫수업에서얻은교훈
3또다른교훈
4할머니
5외숙부
6다시목사관으로
7호턴로지
8사교계데뷔
9무도회
10교회
11영지사람들
12소나기
13앵초
14교구목사
15산책
16꿩대신닭
17고백
18기쁨과비탄
19편지
20작별
21학교
22방문
23정원
24모래톱
25결말

주석
추천의글
브론테세자매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부와지위로재단할수없는인간성
앤브론테가기록한시대의어두운그림자

앤브론테의자전적경험을담은『아그네스그레이』는사회상을고스란히반영한역사적기록으로서수많은평론가와독자로부터찬사를받았다.작품의배경이된당시의영국은대외적인식민지확장정책으로남성들이국외로빠져나가자독신여성의수가급증하였고,그중중류층여성이스스로생계를일구어나가기위해선택한직업은가정교사였다.가정교사는여성이가질수있는대표적직종이었고높은교육수준이요구되었지만,귀족사회에서하녀와다를바없는처우를받았다.

주인공인아그네스그레이역시교구목사인아버지와대지주집안출신의어머니를두었지만,아버지의투자실패로집안이몰락하자가정교사가되기로결심한다.집안의막내로온실속화초처럼자란그는즐거운모험이될거라는부푼꿈을안고따스한고향집을떠나지만,부모들의모욕적인언사와아이들의잔혹한본성을마주하며좌절해야만했다.

이야기는먼훗날의아그네스가가정교사로일한경험을회상하는구조로전개되는데,특히그가가르쳤던귀족아가씨로절리는상류사회의위선을적나라하게폭로하는장치가된다.부유한귀족과결혼하여대저택의안주인이되기만을바라는로절리는가정교사로온아그네스를지나치게하대하면서도의지하고애정을갈구한다.아그네스는로절리의이중적인태도를가여워하지만,한편으로는허영이빚어낸불행을냉정하게관조한다.이러한기록은부와지위가개인의가치마저재단하던시대에앤브론테가문학으로응수한가장투철하고도품격있는저항이다.

순수라는이름의잔혹한폭력

“새덫이에요.”
“새를왜잡는데?”
“아빠가그러는데새가피해를준대요.”
“새를잡아서어떻게하게?”
“이것저것해요.고양이한테도줄때도있고주머니칼로조각조각자를때도있고.다음에는산채로구우려고요.”(34쪽)

가정교사가된아그네스가설레는마음으로첫발을내디딘웰우드저택은지독히춥고황량하며상류층의도덕적타락을상징하는공간이다.그곳에서아그네스는천진난만한얼굴로잔혹한행동을일삼는아이들과이를방관하는부모를보며크게충격을받는다.아이들은아무렇지않게작은동물을고문하고사용인을조롱하며부모의오만함을그대로답습한다.기득권층이약자를대하는잔혹한태도가대물림된것이다.아그네스는이저택에서자신이가르쳐야할것은지식이아니라처참히무너져버린인간성임을깨닫고깊은고뇌에빠진다.

침묵속에서피어난
강인한연대와사랑

아그네스가새로부임한부목사웨스턴과나누는교감은화려한수식없이도담백한로맨스의정수를보여준다.에밀리브론테가폭풍처럼휘몰아치는격정을,샬럿브론테가화염처럼타오르는자아를노래했다면앤브론테는잔잔하지만결코꺼지지않는등불과도같은사랑을택한다.여기서주목해야할점은아그네스가어떤상대와결혼했는지가아니라사랑을정의하고발견한방식이다.세상물정모르던소녀가냉혹한현실의벽에부딪히고차츰깎이면서삶의진정한동반자를찾아나가는성장과정이담겨있기때문이다.크나큰비극에도강인하게맞서는생의의지를믿는웨스턴은고립된환경속에지쳐가던아그네스에게다시일어설수있는용기가되어준다.

“삶과우리를이어주는끈은생각보다튼튼해요.끊어지지않고어디까지당겨질수있는지,느껴보지않은사람은상상도할수없죠.집이없으면비참할지모르지만그래도살수는있어요.하지만생각하는것만큼비참하지도않을겁니다.”(175쪽)

웨스턴은아그네스의사회적지위만이아니라마음속에간직한희망을알아보는유일한인물이다.두사람의결합은해피엔드를넘어허영과혐오가판치는세상에서도정직과친절이라는보편적가치가끝내승리할수있다는것을증명한다.이는앤브론테가독자에게건네는다정한위로이자,자신의삶을향해올곧게나아간이들이마주하게될선물이다.

위선의시대를가로지르는가장정직한목소리
지금우리가앤을다시읽어야하는이유

『아그네스그레이』이후출간한작품속파격적인묘사로당시에크게비난받았던앤브론테는작가서문을통해“철없고젊은여행자에게인생의함정과덫을꽃과나뭇가지로교묘히덮어감추는것보다,그실체를낱낱이드러내어경고하는것이훨씬낫지않겠습니까?”라고밝힌다.문학이라면모름지기모두외면하려는진실조차투명하게비추는거울이되어야한다는선언이었다.샬럿과에밀리가감정이휘몰아치는묘사에탁월했다면,앤은사회적문제와여성의삶에관심을두었고그주제를누구보다냉철하고예리하게파고들었다.

앤이최초로출간하였으며지금은그의대표작이된『아그네스그레이』역시고전이지닌낭만을걷어내고삶의거친질감을있는그대로노출한다.소설가조지무어가앤브론테를두고“영문학사를통틀어가장완벽한산문소설을남겼다”고극찬한이유는바로앤의절제된진실함에있다.국내에서19년만에새로운번역으로선보이는이작품은앤을브론테가문의어여쁘고얌전한막내가아닌,시대를앞서간투철한기록자로조명한다.꽃과나뭇가지로가릴수없는진실을문학으로탄생시킨앤의문장은이제야우리에게가장힘있는응답이되어돌아온다.

옮긴이의말
샬럿브론테는에밀리와앤에게여주인공을늘아름다운인물로설정하는것은잘못된관습이라말했다고한다.그는『제인에어』에서가족도재산도없고예쁘지도않은여주인공을내세워주체적이고독립적인,그러면서도그누구보다매력적인인물의이야기를선사했다.자매중가장내향적이고수줍음이많던에밀리브론테는『폭풍의언덕』에서당시사회에충격을줄만큼파격적이고아름다운사랑을그렸다.그리고자신의욕망에솔직하며,잊을수없을만큼강렬한인물인캐서린언쇼를만들어냈다.앤브론테는첫소설『아그네스그레이』에서쉽게무시당하던가정교사의날카로운시선을통해당시중상류층가정의잘못된교육을다큐멘터리처럼생생하게보여준다.브론테세자매의작품이오늘날까지많은독자에게생생한공감을불러일으키는불멸의작품이된것은이처럼세작가가세상의기준에순응하기를거부하고자신만의세계를만들어나갔기때문일것이다.샬럿,에밀리,앤브론테는세자매가나란히불멸의고전을남긴,영문학사에서도유례를찾아보기힘든특별한경우다.지금까지샬럿브론테의작품은가장유명한『제인에어』를비롯해거의모든작품이국내에여러번소개되었고,에밀리브론테가남긴유일한작품『폭풍의언덕』역시여러번역으로출간된바있으나앤브론테의작품은국내에거의소개되지않았다.그러므로비교적널리알려지지못했던앤브론테의『아그네스그레이』까지함께엮은윌북의이번컬렉션은브론테세자매의작품세계를온전히만날수있다는점에서무척이나뜻깊고반가운기획이라할수있다.
■번역가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