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떠나고 없을 이 자리에 (우향수필집)

언젠가 떠나고 없을 이 자리에 (우향수필집)

$20.10
Description
무한히 꿈꾸며 살아온 인생이 뿜어내는 문학적 향기를 만나다

한 사람의 인생은 한 권의 책에 비유되곤 한다. 실제로 한 사람이 쓴 글을 보면, 곳곳에서 그 사람이 살아 온 인생을 느낄 수가 있다. 이것은 마치 꽃봉오리가 벌어지면 향기가 퍼져 나오듯이, 한 사람의 생이 가진 향취가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글을 읽고 쓰는 것엔 이러한 이유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 인생이 만들어낸 생각들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어 글을 쓰고, 또 글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의 글에서 묻어나는 인생에 공감하기도 한다.

이 책 『언젠가 떠나고 없을 이 자리에』는 전후 사상 대립이 극심하던 불안한 시절, 지리산 자락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꿈을 꾸고, 또 그 꿈을 좇는 인생을 살아 온 저자의 삶이 담긴 회고록이자 솔직담백한 문학적 감성이 담긴 수필집이다.
볼거리라고는 공회당에 모여서 보던 흑백TV와 가끔 읍내에서 찾아오는 서커스밖에 없었지만 행복했던 고향에서의 추억,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풍경에 대한 복잡한 감정, 자연과 예술, 인간과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사색…5가지 주제로 나누어져 있는 각 장에는 노래와 미술, 시를 사랑하는 여학생에서 고희(古稀)에 이른 지금까지 평생 꿈을 꾸고, 그 꿈을 따라온 저자의 완숙한 인생의 향기가 느껴진다.
특히 모두가 힘들었던 전후의 시대 각자의 다양한 사연을 안고 꿋꿋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방향으로 변해 버린 세상사에 대한 성찰과 소회, 일상을 담백하게 담아내는 순수한 글 속에서 번뜩이는 철학적 사유와 독특한 발상들은 저자가 직접 쓰고 그려 낸 시·그림과 함께 독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때로는 가슴 먹먹해지는 공감을 선사할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은 빛나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글로 남기고, 또 그것을 엮지 않는다면 무형의 기억으로만 남아 언젠가는 사라지게 되어 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언젠가 떠나고 없을 이 자리에』가 많은 분들의 가슴속 문학적 감성을 풍성하게 채워 주는 것과 동시에, 살면서 한 번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저자

안정숙

필명우향(芋鄕)

1949년경남함양군안의에서출생.어릴때부터독서와글쓰기를좋아하였으며,음악을공부하려했으나대학에서불문학을전공했다.결혼해부산에서한때피아노학원을경영하였으며,뒤늦게취미로익힌그림으로전시에출품하기도했다.
월간지에수필을발표하고,우향수필집『언젠가떠나고없을이자리에』(행복에너지)를출간하였다.남편라석손병철박사와의사이에1남1녀를두고있다.

목차

서문첫수필집을내며 13

발문어머니의책뒤에 377

1부보리밭밟기
잊혀지지않는한아름다운여인 19
보고싶은어머니 26
신나는서커스구경 30
바둑껌이야기 35
인형과베개 39
정겨운크리스마스 45
특별활동시간 49
어느빨치산아저씨의최후 53
보리밭밟기 57
처음본주검과나의기도 61
맹자모친의삼천지교 65
나의아버지-어버이날에 69
태산같은부모은혜 75

2부가을은천지의선물
나의김치사랑 83
추억의파마머리 87
비오는날에만난할머니 92
한강을바라보며 95
인도공주가가야국에온까닭 99
사랑에대하여 103
가을은천지의선물 107
어느감옥의감동적인순간 111
슬픈전설이된대가족사회 115
할머니의손은약손 120
문자를날리는시대에살아남기 124
부산,그리운바닷소리 129
가을에들리는소리들 134

3부마고할미와새벽별
이름모를풀꽃 143
전철4호선에서 147
호박꽃과호박넝쿨 151
한걸인의인상 155
빛바랜금반지와다이아반지 159
폐지줍는사람들 164
산책길에서 169
딸과손자사랑 173
세월속에잊혀가는세월호 178
봉사의길을떠나는남편에게 182
마고할미와새벽별 186
종교개혁과루터의생각 191
다산의목민심서와호치민 197
성형의거리압구정풍속도 201

4부빗소리와빛소리
상록수마을에서 209
나의그림수업 216
북경에서온편지들 221
쎄시봉음악감상실의추억 228
나무야나무야넌어디가니? 235
빗소리와빛소리 242
박수근그림전시회 246
딸의바이올린들 250
매일이별하며살고있구나! 255
오늘도압록강은흐른다 259
토란밭과나의호우향 265
딸의글을읽고 270
만해시인의심우장을찾아 275
내가존경하는세분 282

5부다시북경에서
신의주와마주한국경도시단동 295
다시북경에서 300
상해임시정부청사를방문하고 307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찾아 312
백범선생이돌아가신경교장 319
와이키키해변 325
사람사는냄새그윽한인도 331
세가지맑음을가진싱가포르 339
다시찾은일본열도 346
태국과캄보디아의시간여행 351
낮잠자는북경인들 355
현대중국의세시풍 358
자갈치와부산팔대 364
한강유람선에서본서울야경 371

출판사 서평

어머니의책뒤에

엄마는제가학창시절쓰다남은공책이나연습장을보시면늘버리지말고당신께달라고하셨습니다.오래되고쓰다남은노트들이라버려도될만한상태인데도엄마께선사용한종이들만뜯어버리고빛이바랜노트들에추억과생각들을써내려가셨습니다.
그노트들에는동글동글한정겨운글씨,각기다른크기의글씨들이빼곡히적혀있었어요.때론노트를묶는실의힘이다해낱장이되기도해서그모습이마치흩어져있는낙엽처럼보이기도했습니다.
엄마가예전부터책을내고싶다고말씀은하셨지만오랜시간이흘러서단지엄마의지나가는꿈으로만생각하기도했습니다.글들이조금씩쌓여갔지만이글들이과연세상에나가빛을발할수있을까반신반의하기도했었습니다.
그런데어느순간수북이쌓여가는글들을보면서엄마의꿈이현실이되어가고있음을느끼게되었습니다.가끔단편적인글들을저에게읽어주시기도하셨습니다.
그러고보면엄마는참꿈이많으셨고그꿈들을향해꾸준히나아가셔서하나씩이루어내셨어요.저를키우시면서오랫동안하시고싶었던바이올린을저보다더열심히연습하셨고그림공부도꾸준히하셨습니다.그리고이제는작가의길을가시고자첫발을내딛게되셨어요.
몇해전부터눈이많이나빠지셔서그림을그만두시게되었는데지금도그림을그리고싶어하십니다.엄마는눈외에도몸이많이약해지셨습니다.저는걱정스러운마음에엄마가건강이회복되시면그때글쓰시길바랐습니다.
그러나틈만나면글쓰기를계속하셨어요.엄마는그시간만큼은모든것을잊을수있고시간도금방가서좋다고하셨어요.그래서엄마가얼마나글쓰기를즐겨하시는지알게되었습니다.빛바랜노트를무릎에두고돋보기를쓰시고작은손으로글을적어내려가는엄마의모습은참으로행복해보였습니다.
엄마는작은체구에열정적이신분이시고소녀같은분이셔서꿈을이루게되신것같아요.포기하지않고꾸준히글쓰기를하셔서이렇게한묶음의책이되어출판된다니감회가새롭습니다.그리고혼신을다해쓴글이라는것을알기에더욱더감동스럽습니다.
출판사계신분이따님께서발문을써보면어떻겠냐고제안하셨을때글쓰기가자신도없을뿐더러엄마의맑은글들뒤에제글을첨가하는것이맞나싶어한참을고민했습니다.항상엄마께투덜대는못난딸이라창피하기도했습니다.
그러다문득늦은나이에딸이결혼해서심한입덧부터지친육아에언제나도움을주시는무한사랑의엄마께감사의말씀을전하고자펜을들게되었습니다.문득엄마를생각하면눈물이먼저흐르는때도있어엄마의고마운마음을뭐라표현하기가어렵네요.
엄마는어릴적부터외조부께서항상남에게베푸시는모습을보고자라서인지어려운사람들을늘돕고싶어하셨어요.외할아버지가봉사하셨던것처럼어려운형편의사람들에게머리를잘라주고싶다고미용기술도배우셨고,한동안머리만있는마네킹을집에가지고오셔서커트연습도하셨습니다.
엄마는김장을하실때면요즘도많은분께김치를나누어주십니다.김치에관한첫기억은7살때쯤으로집근처산동네에사시는번데기파는할머니께김치를갖다주겠다고밤에저를데리고가셨던기억입니다.그때갑자기여러마리의개가저에게달려들어저를물었고엄마는두고두고제게미안해하셨습니다.
제가입덧이너무심해막달까지거의누워만있었을때엄마가저희집에오셔서많이도와주셨는데,그때저희집에서넘어지셔서쇄골이부러지셨습니다.지금도그때를생각하면눈물이납니다.몸도약하신분이저로인해수술까지한것같아마음이너무아팠습니다.
출산후에도여전히육아때문에힘들어하니딸집까지오랜시간전철과마을버스를타고오십니다.오실땐늘저와외손자사위먹이려고두손무겁게가득가지고오실때가많습니다.그럴때마다감사하게받기보단왜가져오셨냐고잔소리하는못난딸이었습니다.
어려운형편에왜돈많이드는음악을시켜서부모님도힘드시고저또한힘들게하였냐며원망도했었습니다.그리고어리석게도제가부모님께속상하고힘들었다는말도했었습니다.
제가어릴적피아노학원을운영하시면서엄마도많이힘드셨을텐데그심정을부모가되어알게되었습니다.저희엄마는저에게애착을많이가지고계셨기에저에게요구했던것들이많으셨고그게저에겐부담으로느껴졌던부분도있었습니다.하지만제가자식을낳아보니엄마가얼마나고생하며우리를키우고자고군분투하셨는지조금은알게되었습니다.
중국에살때엄마는저와늘바이올린레슨을같이가서추운날씨에도밖에서기다리시고저를데리고집에오셨습니다.귀국후어려운환경속에서식당을하시면서레슨을보내주셨습니다.물질적어려움을겪으면서불평을하기도했지만엄마도저이상으로고생하신것을알기에마음이아픕니다.
엄마는참희생적인분이십니다.지금도당신보단자식을먼저생각하는모습을보면한편으론너무죄송하기도하고감사합니다.나이드신가냘픈엄마를보면슬프지만저희집에오셔서손주와너무도해맑게웃으며놀아주시는모습을보면한없이행복해보여기분이좋습니다.내리사랑이라는말을절실히느끼게됩니다.
엄마가오시면아이는“할미”하면서쏜살같이달려가서할머니께안기고두볼을감싸는모습을볼때마다엄마께정말감사합니다.저보다더아들을사랑해주시고예뻐해주셔서아이가할머니와있을땐어느때보다사랑가득한아이로크고있는느낌을받게되기때문입니다.순수하고맑은엄마의동심이아이를밝게해주는듯합니다.아이는자주할머니를뵈니할머니가안보이면할머니를찾기도합니다.

사랑이담긴따뜻함이그리움으로바뀌듯엄마의글에서도그런느낌을받습니다.엄마의아름다운글만큼이나마음따뜻한엄마가작가로더큰성취를하시기바라면서엄마의첫출판을축하드립니다.

2018.11.3.
딸손인실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