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교도소 이야기

좌충우돌 교도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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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에필로그]

좌충우돌 교도소 이야기를 마치며
재소자들과 함께 25시간 생활하다 보면 어떤 때는 내가 무슨 죄를 짓고 들어온 재소자는 아닌가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3일에 한 번씩 야간근무를 하고 비번을 받는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엄청나게 빨리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재소자들은 사소한 물건을 훔친 절도범에서부터 강도, 살인범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 천태만상이다. 다양한 부류의 재소자들과 함께 제한된 시간, 제한된 공간 속에서 하루 종일 근무한다. 혹은 야간근무를 할 때도 있다. 근무를 마치고 아침 10시 30분이나 돼서 퇴근할 때, 비로소 25시간의 징역살이가 끝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근무하는 교도관들 역시 절반이 징역살이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상하게도 15척 담 밖을 벗어나 교육이나 파견 근무로 소를 잠시라도 떠나게 되면 담 안의 생활이 몹시도 궁금하고, 돌아와서 다시 근무하면 또다시 담 밖의 생활이 그리워진다. 이렇게 담 안과 담 밖으로 마음과 몸이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 전생에 무슨 죄로 반 징역살이를 살러 왔나 하고 농담조로 이야기하곤 한다.
얼굴 생김새부터 시작해서 직업, 환경 등 모든 것이 다른 재소자들을 거실에 여러 명씩 수용하여 생활하게 하다 보면, 예기치 않았던 우스운 일과 사고가 발생한다. 이 모든 것이 교도관의 책임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또 사건을 책임져야만 하는 현실이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사람이 같은 사람을 다룰 때에 이렇게 다루면 된다는 무슨 수학 공식 같은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재소자의 마음을 투시경으로 투시할 수도 없는 일이다. 죄를 짓고도 이곳 교도소에서 삐뚤어진 마음으로 생활하는 재소자들이 종종 보인다. 교도관들은 그들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반대로 십수 년간 생활하는 재소자가 깊이 반성하고 한문성적 우수자 등으로 모범 수용자 합동접견이 실시되어 부모님들과 형제들과 정겨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 마치 내가 합동접견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람들은 환골탈태하고 개과천선하여 출소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되면 다시 교도소에 수감되어 나를 만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가끔 신입실에서 출소한 지 얼마 안 되어 다시 입소하는 재소자를 보기도 한다. 그런 사람을 보면 ‘아! 개과천선이 이렇게 어렵구나.’ 하고 비애감에 젖기도 한다.
전생에 무슨 인연으로 교도관이 되어 재소자들과 만나기 싫은 대면을 하고 그들을 이끌고 나가야 하나. 이것을 두고 절반의 징역 인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교도관들은 근무 장소가 한정되어 공간을 벗어날 수 없다. 교도관은 엄연히 관리자이며 25시간이 지나면 퇴근하고 쉴 수 있는 공무원이다. 소방관은 소방관대로, 경찰관은 경찰관대로, 교도관은 교도관대로 회의감, 허탈감 등 직장인으로서 여러 가지 갈등이 있지만,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성취감 또한 맛볼 수 있다. 바로 그런 이유가 내가 이 직업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범죄가 없는 사회나 국가는 있을 수 없다. 범죄 문제를 웬만큼 해결하였노라고 자부하는 나라도 없다. 범죄의 원인에 대해선 범죄에 가담한 개인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인은 사회의 부속물이라는 점에서 누구나 사회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때문에 급격한 사회 변화에 소수무책이었던 우리 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재소자들 역시 한 나라의 국민이다. 아울러 이들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점 역시 국민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범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 모두가 협력하길 바란다.
나는 오늘도 비좁은 사각형의 사회, 교도소 안에서 친절한 미소로 접견인들에게 인사한다. 출소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시는 이곳에서 그들을 마주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저자

정상규

경북상주출신으로,고려대학교사회복지학석사과정을마쳤으며동국대학교사회복지학박사학위를가지고있다.청송2보호감호소,안동교도소,김천교도소,천안교도소,대구교도소,대전교도소등지에서근무경험이있는그는고려대학교사회복지실천연구회회원이자한국교정학회회원이며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회원으로,한국교정복지학회이사를역임하였다.2000년수필부문공우신인문학상수상과문학세계에등단한그는백석문화대학겸임교수(2005~2006)를지낸바있으며,한국문인협회회원이기도하다.

교정학술논문최우수상등법무부장관상4회수상
제3회공무원문예대전행정자치부장관상

목차

들어가는말ㆍ004

1부나의인생이야기

하나,그때그사람
악어의눈물ㆍ013삼회아기스님과탄성스님ㆍ015박정희대통령생가를다녀와서ㆍ031

둘,고향가는길
누렁이ㆍ041아버지의등ㆍ050

2부좌충우돌교도소이야기

하나,짬뽕한그릇
시멘트벽에돌진하는멧돼지ㆍ061내꼬리돌려줘!ㆍ063억울한과실치사ㆍ065대단한정력가ㆍ067“안녕하세요?”말한마디ㆍ069불륜의멍에ㆍ071한번만해주세요ㆍ0745분간의눈물ㆍ076짬뽕한그릇ㆍ078편지에정성을싣고ㆍ0821호법정안,휴대폰소리ㆍ084라면의위력ㆍ086그들이꿈꾸는세상,코리안드림ㆍ087무기수천모씨ㆍ090콩밥먹일거야?!ㆍ093맨땅의다이빙선수ㆍ095커피한잔의미운정고운정ㆍ097다시보는얼굴ㆍ099

둘,엄마가보고싶어요
난동진압ㆍ101호송차안의풍경ㆍ103한일교정직원친선무도대회를마치고ㆍ105한겨울밤의응급환자ㆍ1103만원의친절ㆍ113코걸이ㆍ115사회교육기관으로거듭나는안동교도소ㆍ117하회웃음ㆍ120목련꽃,그청초함과단아함ㆍ122힘들지만보람된야간근무ㆍ124퇴근길에만난할머니ㆍ126만기곤조?ㆍ128정신교육대근무를하면서ㆍ130연탄난로ㆍ132징벌사동의악몽ㆍ134엄마가보고싶어요ㆍ137골칫덩이‘불가사리’ㆍ140고시촌보다도뜨거운열기ㆍ142시시포스의눈물ㆍ145영안실에서얻은값진교훈ㆍ147보고싶은경교대원에게띄우는편지ㆍ156합동접견을위해여름에꼭지켜야할사항ㆍ158무전유죄유전무죄ㆍ160

셋,너에게띄우는편지
병원근무를하면서ㆍ163컴퓨터모르면징역살기도힘들다ㆍ165병동을가기위한꼼수부리기ㆍ167느긋한마음으로한걸음한걸음ㆍ171멀리서동이터올때ㆍ173검사실에서의사색ㆍ175담안으로넘어오는새ㆍ177‘교도소’라는영안실ㆍ179연꽃처럼ㆍ181우연히마주친스테파네트수녀님ㆍ183취사장에서ㆍ185선의의거짓말ㆍ187교도소안의밀주ㆍ189한국가의축소판,교도소ㆍ190기계소리가끊이지않는영선부ㆍ192구내·외청소근무를하면서ㆍ194야향목(夜香木)의소리없는은은함으로ㆍ197한여인의눈물ㆍ199백석대교도소캠퍼스에튼새둥지ㆍ201오징어와모자(母子)ㆍ207서리ㆍ209너에게띄우는편지ㆍ211범털과개털ㆍ217

3부문학의길위에서

하나,시가있는낭만적삶
봉정사풍경소리ㆍ221친구무덤가에서ㆍ222낙엽ㆍ223지우개1ㆍ224

둘,일상을노래하다
그리운고향,그시절그때처럼ㆍ22740년만의만남,동창회ㆍ229죽어봐야저승을안다ㆍ236안동광진이의이상한제사지내기ㆍ241칼의양면성ㆍ244은행나무ㆍ246두갈래의길앞에서서ㆍ249단종대왕릉을다녀와서ㆍ251지금내고향용화는ㆍ262노블레스오블리주ㆍ271법의정의는어디에있는가!ㆍ274이방인ㆍ276잘차려입은도둑VS행색이초라한부자ㆍ278양변기ㆍ280아빠의일기,아들의일기ㆍ282우리모두가해결해야할문제,범죄ㆍ284

맺는말ㆍ288
출간후기ㆍ292

출판사 서평

[출간후기]

사람은누구에게나
지금보다더나은삶을위해거쳐가는
인생의정거장이있는법입니다

살다보면이런저런사람들을만나기마련입니다.그중엔분명좋은인연으로이어진경우도있지만그렇지못한경우도있지요.교도소에수감중인재소자들은세상과불화하고변방으로내몰린사람들입니다.어찌보면세상과좋은연을맺는일에실패한사람들이라고도볼수있겠지요.하지만아직완전한실패라고하기엔이릅니다.이책에실린재소자들의이야기가그것을말해주고있습니다.

저자정상규님은오랜세월동안교정직에몸담고계신분입니다.천태만상의재소자들을접하면서겪은이야기들을책한권에담았습니다.그들의이야기를읽다보면재소자들역시마음한구석에따뜻한정이남아있음을느낄수있습니다.그것은어쩌면지금보다조금더나은사람이되고자하는희망의끈이라고볼수도있지않을까요.아직실패라고하기엔이른,가느다랗지만분명한희망의끈말입니다.

출소할날만을기다리며교도소에서보내는시간은제2의삶을준비하기위함이라고볼수있겠지요.그런의미에서보자면교도소란현재보다더나은삶을위해거치는정거장같은곳인지도모릅니다.그곳에서맞닥뜨리는크고작은일들은우리네인생살이와크게다르지않습니다.각양각색의재소자들과함께울고웃으며부대끼는동안한계절이가고,일년이가고,어느덧그렇게출소날짜는다가옵니다.

참회의시간을보낸재소자들이먼훗날출소했을때사회에서제역할을다하길바라는마음입니다.그런이들을배웅하는교도관의마음이란어떤것일까요.아마도사람에대한희망을놓고싶지않은마음이겠지요.이책을읽는여러분들의마음한구석에도그동안잊고살았던사람에대한정이피어오르길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