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의 긴 길

400년의 긴 길

$22.00
Description
일본 열도에 남겨진 우리 조상들의 자취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은 오랜 옛날부터 우리나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져왔다.
어떤 때는 호의적이었으나 어떤 때는 전쟁으로 인한 상흔을 남겼고, 그 와중에 많은 문화적 유산이 넘어가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 흔적은 긴 시간을 넘어 보존되어 있다.
역자는 처음 본서를 읽고 ‘이것은 한국 사람의 역사이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 ‘교과서에 실릴 만한 가치 있고 재미있는 내용인데 모르면 손해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본서는 400년 전 임진왜란(1592년) 당시, 조선 각 지역에서 일본으로 수많은 조선 사람들이 강제로 잡혀 간 역사에서부터 출발한다. ‘피로인(被慮人)’이라 불리는 그 조선 사람들에 관한 얼마 없는 흔적을 1980년대부터 현지조사한 사람이 윤달세 선생님이고, 그 조사된 자료를 기록한 책이 2003년 일본에서 출판된 『400년의 긴 길』이다.
이 책은 일본 각지에서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오히려 일본 사회에 한 줄기 빛이 된 조선 사람들의 놀라운 삶의 흔적을 상세하게 다룬다.
임진왜란 때문에 잡혀간 죄 없는 수많은 조선인들. 그들 피로인들이 이국인 일본 땅에서 단지 향수만을 품고 멍하니 세월만 보낸 것은 아니었다. 예기치 않은 어려움 속에서 이리저리 휘둘리면서도 한 자리에 정착하여 일본의 경제·문화·사회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이 존재한다. 일본 내 많은 분야에 공헌한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일본이라는 나라를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일본이 그냥 원주민만으로 구성되는 나라가 아니라, 한반도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면서 시기별로 수많은 이주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일본답다고 느끼는 일본 성곽의 기와도 임진왜란 때 잡혀간 조선 기와공의 기술이었다는 아주 흥미로운 내용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당시에 끌려간 조선 사람들의 후손은 지금도 일본에서 시루떡을 만들어 제사를 올리고 나눠 먹거나 도토리 열매를 모아 묵을 쑤어 먹는다고 한다. 아직도 한국식 짚신, 짐을 옮길 쓰는 지게, 옛날식 김치 등이 일본 구석구석에 남아 있다. 그들은 조선의 생활 일부를 일본에 가져갔고, 이 책은 조선 사람의 생활사를 잘 묘사하고 있다. 게다가 400년이나 지났음에도 그 흔적이 일본에 남아 있다니, 우리 조선 사람들의 강인한 생활력과 고단했을 일본 생활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임진왜란 당시 수많은 조선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억지로 끌려가 꼬여버린 인생을 살아야 했음은 우리의 아픈 역사다.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 우리는 역사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일본에서 살아남은 조선 사람은 어떤 사람들이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일본 구석구석에 남겨진 이들의 흔적을 찾아보자.
저자

윤달세

尹達世

1945년일본에히메현(愛媛県)출생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学)졸업
통일일보고베(神戸)지국장
민단효고(兵庫)본부사무국장

히메지돗쿄대학(姫路獨協大学)강사
오사카경제법과대학(大阪経済法科大学)객원연구원
‘효고츠·조선통신사연구회’대표간사

저작
2010년『400년의긴길속편』리틀걸리버사
2001년『효고속의조선』(공저)아카시서점

목차

저자서문
추천사

저자서문-3
추천사-6

1.조선여인의묘-도쿠시마현가와시마초(?島?川島町)-10
2.고려갸한의성주-도쿠시마현도쿠시마시(?島??島市)-18
3.두개의도진총(唐人塚)-가가와현다카마쓰시(香川?高松市)-26
4.도진마치(唐人町)의유래-고치현고치시(高知?高知市)-33
5.도진두부(唐人豆腐)와도토리두부
-고치현오토요초·아키시(高知?大豊町·安芸市)-41
6.히데요시와죠텐(?天)-에히메현우와지마시(愛媛?宇和島市)-48
7.한밤중의호랑이춤-에히메현마쓰야마시(愛媛?松山市)-56
8.종군한스님의일기-오이타현우스키시(大分?臼杵市)63
9.뛰어난심미안의조선인쇼안(庄庵)-오이타현사에키시(大分?佐伯市)71
10.가로직으로출세한피로인-오이타현구스마치(大分?玖珠町)79
11.도진부부의전설-미야자키현다카치호초(宮崎?高千?町)87
12.파리파리절임-미야지키현휴가시(宮崎?日向市)93
13.조선매듭-미야자키현사도와라초(宮崎?佐土原町)100
14.아득하게먼,400년-가고시마현미야마초(鹿?島?美山町)107
15.일본에서가장오래된석교-가고시마현가고시마시(鹿?島?鹿?島市)115
16.남원성에서잡혀온아이-가고시마현다네가시마시(鹿?島?種子島市)123
17.류큐(琉球)의후예들-오키나와현나하시(沖??那覇市)131
18.민요의주인공-오키나와현나카도마리(沖??仲泊)138
19.정한비(征韓碑)가있는항구도시-가고시마현센다이시(鹿?島?川?市)145
20.구마모토성의조선기와-구마모토현구마모토시(熊本?熊本市)152
21.피로인형제가전한한지-구마노토현가호쿠마치(鹿?島?鹿北町)159
22.노예상인의암약-나가사키현나가시키시(長崎?長崎市)166
23.조선인천주교신자들-나가사키현나가시키시(長崎?長崎市)173
24.영주부인이된조선여인-나가사키현히라도시(長崎?平?市)180
25.웅천을옮긴동네-나가사키현사세보시(長崎?佐世保市)187
26.가규가마(臥牛窯)-나가사키현기하라(長崎?木原)194
27.출병의전전기지-사가현가라쓰시(佐賀?唐津市)200
28.시이노미네의고려제(高麗祭)-사가현이마리시(佐賀?伊万里市)208
29.나베시마사라사(鍋島更紗)-사가현사가시(佐賀?佐賀市)216
30.미이케탄광의시작-후쿠오카현야나가와시(福岡?柳川市)224
31.황상의인삼산-후쿠오카현다카타마치(福岡?高田町)232
32.망향의도진마치-후쿠오카현후쿠오카시(福岡?福岡市)238
33.황무지를개척한조선인-야마구치현이와쿠니시(山口?岩?市)247
34.일본어를강제한승려-히로시마현히로시마시(?島??島市)255
35.아코(赤?)의사의딸-시미네현쓰와노시(島根?津和野市)263
36.도키안(道喜庵)-시마네현마쓰에시(島根?松江市)270
37.조선망루가있던성-돗토리현시카노초(鳥取?鹿野町)277
38.부자가된피로인-돗토리현돗토리시(鳥取?鳥取市)284
39.오카야마의코무덤과고약((膏藥)-오카야마현비젠시(岡山?備前市)291
40.피로인이개척한도진논(唐人田)-오카야마현쓰야마시(岡山?津山市)299
41.바다를표류했던조선여성-오카야마현우시마도초(岡山?牛窓町)306
42.노기대장의숨겨진족보-효고현기노사키초(兵庫?城崎町)313
43.새로운불화(佛?)의발견-효고현미키시(兵庫?三木市)321

역자후기328

출판사 서평

추천사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늦은가을,전라도고창에서이책을출판하고싶다고나를찾아온한부부가있었다.남편은한국사람이고,부인이일본사람이었다.이여성이『400년의긴길』번역자다.이부부는결혼한지20년이넘어아이들셋이거의다자랐다고한다.지금은전라도고창에서재미있게열심히사는것같이보였다.
1994년일본의무라야마도미이치수상이한국을방문했을때,그는우리삼성출판박물관도방문했다.그때무라야마수상을안내해드린코스로이부부도안내했다.안내코스마지막은우리박물관옥상이었다.날이참좋았던그날박물관앞의백악산이잘보였다.번역자인일본여성은거짓없는시원시원한성격의소유자로,소위우리가머리로상상하는일본여성과는좀거리가먼스타일이었다.그녀가말했던“이책의내용은조선인의역사다.한국어로번역출판되지않은것이이상하다”라는말에나도동의하는것이있었다.겨울이되기전그렇게만났고,봄이다가기전이책을출판하게되었다는소식을접하니참으로기쁘다.이책을어렵게생각하지말고천천히한번쯤읽어보길권한다.이렇게많은조선사람이임진왜란에강제로일본으로끌려가생활하였다는것을안다면,일본이라는나라를보는눈이달라질것이다.일본이그냥원주민만으로구성되는나라가아니라,한반도와긴밀한관계를가지면서시기별로수많은이주가반복적으로이루어진나라라는것을안다면말이다.가야와백제가멸망했을때도수십만명의한반도사람들이일본으로건너갔다.조선의문화가일본에많은영향을미쳐왔다는것은사실이다.

우리가일본답다고느끼는일본성곽의기와도임진왜란때잡혀간조선기와공의기술이었다는아주흥미로운내용이이책속에담겨있다.당시에끌려간조선사람들의후손은지금도일본에서시루떡을만들어제사를올리고나눠먹거나도토리열매를모아묵을쑤어먹는다고한다.아직도한국식짚신,짐을옮길쓰는지게,옛날식김치등이일본구석구석에남아있다.그들은조선의생활일부를일본에가져갔고,이책은조선사람의생활사를잘묘사하고있다.게다가400년이나지났음에도그흔적이일본에남아있다니,우리조선사람들의강인한생활력과고단했을일본생활에절로고개가숙여진다.임진왜란당시수많은조선사람들이고향을떠나억지로끌려가꼬여버린인생을살아야했음은우리의아픈역사다.기록에남아있지않은많은사람들의죽음에명복을빈다.

이책의6장에히데요시의초상화를복원한죠텐스님의이야기가나온다.그는아버지와함께일본에연행된피로인2세로부친을따라불문으로들어갔다.그는주지로부임한절에서우연히낡고오래된히데요시의초상화를발견했다.당시히데요시의정권은끝난시대였다.훼손된히데요시의초상화를죠텐스님이교토로가져가복원했다.그초상화가후에일본역사교과서에실린히데요시의대표적인초상화가되었다는이야기다.죠텐스님의말씀에깊은감명을받았다.

“히데요시의조선출병이없었다면아버지가일본에연행될비운은없었을것이다.그러나또한그것이없었으면이렇게도고마운불문에들어올일도없었다.그뜻으로슬픔과기쁨이반반이다.”
하긴행복과불행은순간순간쉽게판단할수없다.새옹지마(塞翁之馬).

『400년의긴길』의저자인재일동포2세인윤달세씨가이기행문을쓰기시작한것이1980년대전반이었다고한다.그때우리나라사람들은일본을엄청난강대국으로기억하고있었다.그러나400년은커녕40년이지난지금일본을봤을때삼라만상(森羅萬象)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느낄수밖에없다.지난역사를잊을수는없지만우리는후손들에게보다좋은한일관계의미래를남겨야한다고생각한다.가장가까운나라일본,우리는역사에서무엇을배워야할까?정답은없지만,일본에서살아남은조선사람은어떤사람들이었을까?그들의건강한삶을봐야한다.그래서우리조상들을존경할수밖에없다.수많은생각들이스치지만이책을읽으면그냥일본구석구석에남겨진이들의흔적을찾아떠나고싶은마음이문뜩문뜩일어난다고나할까?어렵게생각하지말고한번읽어보시기를권한다.
2022년5월삼성출판박물관에서
김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