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숙
저자:박종숙 시인박종숙은2004년《문학예술》에수필가로먼저등단을하였으며시는2011년《심상》으로등단했다.부산시인협회,부산남구문인회이사.국제펜클럽,부산문인협회,부산여류시인협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제1부조각조각붉게타다산그림자수족관스팸메일삭제된메시지비를맞다지하철가끔두렵다건망증까마귀물구나무를서다민들레낙타와사막동강할미꽃스위치를켜다종소리해녀되다제2부봄벚꽃강가로가자꽃섬꽃잎바람붉은꽃아카시아가을숲꽃잎은지고겨울나무바람꽃담쟁이노목석양을건너는강안개바람연꽃오디선물그리움의계절제3부날지못하는새우체통향수징소리낡은장화냄새물한모금물결꿈주머니돌아보기몽골의백야바닷가커피숍밤은구름꽃애수어둠이내리면여명파도풍경을내리다제4부지워지지않는얼룩밑줄남쪽끝섬을착신하다골목길간격바람타악기난간둥지마네킹의밤맨홀문잠그다유기견잃어버린시간젖은바닥초록의뿌리탱자나무울타리풍선껌항아리해명해설/부재와결핍의풍요로움,혹은기억의시학-황치복(문학평론가)
박종숙시인의첫번째시집이다.대부분의첫시집이그렇듯이이시집또한시인이시집을발간하기전까지겪어온과거의경험들이집약되어있다.그런데상처없는인생이없는것처럼,시인이겪은과거의경험은온갖이별과좌절,결핍과부재의상실감으로점철되어있다.그래서시인은다양한사물과장소에새겨져있는잃어버린과거를찾아서순례를떠나는데,그순례의과정에서시인은시인의삶을여전히지배하고있는원초적세계를만나게된다.그순례의과정이바로이번시집이라할만한데,그렇기때문에이시집의곳곳에는지금은회복할수있는과거의아름다웠던시절에대한회한과그리움으로가득차있다.-황치복(문학평론가)시인의말시는언제나그자리에있는데내마음만변죽을울렸는지알곡들을제대로추스르지못했다.첫시집을너무오래묵힌탓이리라.시는내안에있는구름을터뜨리는작업이었다.지울수록번지는그리움을풀어놓으며이시집을먼저간여동생에게바친다.뿌리내리지못한염원들이붉게피어나기를....2023겨울책속에서<물구나무를서다>바위를품은산이호수로내려온다단풍에취해있던새들이놀라날아오르고구름은저만치비켜앉는다망설이는풍경들속에근심을풀어놓았는지호수는깊어지고차오르는가슴속물집계절은다시오는데건널수없는이별의시간들그림자를이고선나는남은햇살을쥐고물구나무를선다<가끔두렵다>나무위를서성이는새공중을한바퀴돈다이나무에서저나무로옮겨앉는다날개를펴는일을잊은것은아닌지긴강혼자건너며제몸휘청이는것아는지가끔두렵다캄캄한밤새끼들만오글오글모여있는둥지어느날갑자기허공으로솟구쳐빈날개될까봐하루에도몇번씩외고있는부리안의지저귐가끔두렵다너무많은궁리들이기억을밀어내고있다<동강할미꽃>벼랑끝에핀동강할미꽃무엇을위해여기까지왔는지돌틈에제몸접힌줄도모르고사무치게먼곳을보고있다무겁게누르고있는산그늘놓아버리면그만인데잡풀까지끌어안고가슴에들어앉은돌멩이한철왔다가는고추잠자리도한가롭게강물위를누비는데망설이며건너왔던세월차라리불쏘시개되어짓무른잠벗어던지고넘치게다가오는바람안고쓰러지리바동대다가지진난심장불도지피지못하면서가끔혼자펄럭이고싶은마음천길낭떠러지훤히보이는데자꾸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