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김정순 시집)

변명 (김정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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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경남 사천에서 시작 활동을 하고 있는 김정순 시인이 시집 『변명』(작가마을)을 내놓았다. 이번 시집 『변명』은 김정순 시인의 3시집이다. 무엇보다 일상의 언어들로 짜놓은 오밀조밀한 시 세계를 보여준다. 최근 들어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는 시인이기에 그녀가 풀어놓는 시어들이 생경함과 부드러움으로 다가온다. 특히 앞전에 나온 문학성이 뛰어난 시집 『불면은 적막보다 깊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자유분방한 언어적 사유가 크게 늘었다. 그래서인지 시인은 변명이라는 제호로 자신의 시적 자화상을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김정순 시인의 내면적 사유다. 한편의 시에서 보기 힘들다면 시집 한 권을 읽고 나면 시인이 지닌 삶에 대한 철학적 배면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골이 깊으면 산자락도 높듯이 김정순 시인이 던지는 몰입과 사유의 언어들이 독자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던진다.
저자

김정순

시인 김정순은 1990년 《시와 비평》으로 등단했다.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사천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부산시협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겨울 강변에서』, 『불면은 적막보다 깊다』가 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변명
1999년 사주리
귀향
을숙도에서
강
우리들의 어깨
소식
벽촌리 아침
눈이 녹는다 -1
동행
길 위의 오리털
속설
눈 오는 날 J에게
산책
가을밤의 동행
초파일
낙엽 쓰는 아침
가을산
완행열차
한 알의 콩
조화
남자는 바바리 여자는 머플러

2부
시 뽑기
새벽 강둑에 앉아
얼굴 ㆍ 하나
얼굴 ㆍ 둘
얼굴 ㆍ 셋
분수
사월
유월
강물에 앉아서
비닐우산
아침
낡은 정물화
모습
비
모래바람 속의 대화
낙화 ㆍ 1
다시 봉천동
에스컬레이트
유년기
미스터리한 꿈
잔설
나목

3부
20대
새벽 3시의 낙서
달빛
관계
겨울과 봄 사이
겨울여행
겨울 회상
이월 달밤
박꽃
가을에 쓰는 편지
가을나무 아래서
가을 운동장
겨울, 따뜻한 변주
세모歲暮
길이 달려 간다
오늘은 일요일
이웃
연말
백지수표
흘러가는 것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저녁을 꿈꾸다
새벽길

4부
사회적 동물
축제시대
신 지하철 풍경
도시의 초상
사회학 연구 - 적
별들은 어둠을 꿈꾼다
입동 즈음
시청 앞 광장에 비가 내린다
먼지의 힘
취醉중中일一시詩
퀵. 퀵. 서비스
단톡방
현미경 속을 드려다 보다
폭우 속에서
외침
깔깔하게 날 선 지폐 한 장
겨울목련
전철 속에서
물 속에 들다
눈이 녹는다 - 2
봄비소리
소낙비 지나고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미안해할지언정
부끄러워하지는않으리라
시여!

2023.겨울김정순

책속에서

<변명>

컴퓨터벽장속을정리하다가
오래된시들을보았다
부실하나마때깔나는얘들먼저선보이고
방치한미숙아들이다

이제는돌볼여력이없어
눈감고세상속으로밀어버린다
미련없이버리지도못하고
심혈로길러내지도못한채

두고두고
열손가락하나같이아파할것이다

성격데로세상을산다는말이맞는모양이다
변명없이온전한하루를꿈꾸고싶었는데

먼지낀이름표끝에
꼬질꼬질
한마디변명의말을쓴다

미안해할지언정
부끄러워하지는않으리라
시여!

<우리들의어깨>

장미꽃이어깨동무한울타리를지나갑니다
장미꽃이바람에살랑살랑웃습니다

저렇게환하게웃는웃음속에도
고달픈삶이없지않았을것입니다

스스로가가진아름다움을힘껏다피울수있었던것은
누군가내준따스한어깨하나있었기에
이제는서로가기댈수있는
아름다운울타리를이루지않았을까요

내가한번양보하지않았던자리를돌아봅니다
내가한번배려하지않았던자리를돌아봅니다

상처에도온기가돌고
외로움도아늑해져서
저문저녁도따스한어깨를내밉니다

나에게편안한어깨가되어주었던가족과
나를안락한어깨로기대었던가족의얼굴을떠올리며
아름다운풍경화한폭가슴에담아봅니다

<길위의오리털>

깊은밤길위로세찬바람이불었다
오리털한아름뭉쳐길위에나딩군다
공중으로날아오르다가다시길위로패대기를쳐댄다
청둥오리였을까깃털이거뭇거뭇하다

세상물정몰랐던오리한마리
사력을다해도망친다
사나운개를피해
골목길로철조망울타리로몸부림친다
공중으로있는힘껏날아보지만버티지못하고
다시막다른골목끝으로내몰린다

지옥같은밤길을벗어나려발버둥쳐보지만
결국엔깃털이다뽑혔다

단추가떨어지고앞섶이뜯기고
속옷다찢겨나간
알몸의그오리는어떻게되었을까

무심한어둠이눈을감는사이
떠나온강가를다시돌아가지못했을오리생각에
나는밤잠을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