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떠들썩팔랑나비 - 사이펀 현대시인선 25

수풀떠들썩팔랑나비 - 사이펀 현대시인선 25

$12.00
저자

김곳

저자:김곳
김곳시인은부산에서문단활동을해오다2012년시집『숲으로가는길』로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했다.국제신문에‘시와그곳’을연재해왔으며계간《부산시인》편집장을역임했다.시집으로『숲으로가는길』,『고래가사는집』이있으며『수풀떠들썩팔랑나비』는10년만에펴내는세번째시집이다.

목차

시인의말

1부

썸머세레나데
시간을그리다
수풀떠들썩팔랑나비
딸기우유와소주
종이에숨겨진칼날
아버지의비누탑
손톱변천사
누룩,꽃
어떤구인공고
영도影島,파도꽃

2부

영면永眠
스페셜데이
은교는은교를만나고
속도의변수
소외
화양연화花樣年華
두개의액자
시끄러운지구
결빙結氷
플라스틱감정

3부

공손한착지법
빨래
이또한지나가고
모나리자증후군
이별이라는별까지
그리마
땅거북의멸종을생각하다
사이보그면어때
페르소나,너는누구
서쪽에서뜨는해처럼

4부

나의이름이호명될때
비상구
까마귀작당
풀꽃도꽃
순록타투
울새의향방을묻다
몸을읽다
미개인혹은미개인
산을지고새떼가
벽은은폐라는한통속

해설:후기자본주의사회에대한비판과균열내기-김경복(경남대교수)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십년만이라니,
나의시쓰기는다소
안일했다자책한다
그렇지만
나다운방식이다.
올해
대한민국작가가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나의세번째는
이충만한기운에스미다.

2024년12월
김곳

추천사

김곳시는도시의일상속에서발아한다.그러나그의시정신은일상속에안주하거나갇혀있기를거부한다.그의시가시니컬하고풍자적인비판의성격을띠게되는이유도여기에있다.그렇다고해서그의시가도발적이거나저항적이지는않다.근본적으로그의시는세계에대한애정,휴머니티를바탕에두고있다.
김곳시가천착하고있는도시삶에는아이러니가지배한다.상호이완된,인간과인간,사물사이에내재하고있는상호모순적관계가부유한다.이를시적으로형상화하기위하여반어와역설의언어가구사된다.소외의늪에서점점왜소해지고있는현대인의단면을도시일상인들의삶을통하여드러낸다.
김곳시인은이런일상에서벗어나기위하여상상이라고하는도피처를마련한다.도심을질주하는지하철안에서금가루뿌린바다를상상한다던지청각장애인의수화에서천수날개돋는나비,더나아가개망초,엉컹퀴가있는원초적자연을연상하는시적표현이바로그것이다.
-최휘웅시인

톡톡쏘는어법이매력적이다.시들이쿨하다.앗싸리하다.꾸미고,엄살피우고,뭔가있는척하고,척하는식의시적포즈는체질에맞지도않는다.“어이,반바지!반바지가다른반바지를불렀다.”(「소외」),근데말이야.“너에게해줄게너무많아,기대는하지마”(「플라스틱감정」),하고화끈하게말해보지만팔랑나비춤을추는청각장애인들,딸기우유를유일한안주로깡소주를마셔대는노시인을바라보며가슴이미어터진다.입은웃고있지만눈에는눈물이글썽하다.그것이김곳시인의시이다.그것이김곳시인이연민을드러내는방식이다.그의문체는발레리나가춤추듯경쾌하지만서정의쓸쓸한그림자가드리워우리의미감을자극한다.모차르트의선율처럼너무나거침없이흘러가서오히려우울해진다.미소뒤에비극의색채가짙게스며있기때문일것이다.“훨훨하늘을가로지르는새를보며손을흔들어”(「땅거북의멸종을생각하다」)보는가하면등뒤에서‘어이,나팔바지’하고나를부를것같아뒤돌아보게하는시편들이다.다시시집을펼쳐든다.
-정익진시인

책속에서

<수풀떠들썩팔랑나비>

병든닭처럼
눈꺼풀이내려앉는한낮
금가루뿌린바다의수면이
지하철유리창에일렁인다
도심을질주하는내내
귓가에맴도는수상한주파수
청각장애인둘이마주앉아
팔랑춤을춘다
소리가없는그들은
손가락이입술이고글자다
손가락이목소리고노래다
천수날개돋는나비였다가벌새였다가
현란한저손놀림
개망초로엉겅퀴로쉴새없이분주한
손가락춤사위
나비들짝춤에신나서달리는지하철안소리들이
날개를파닥이며날아다닌다
수풀떠들썩한궁금증이풀렸다고
허공의손잡이들흔들흔들흔들흔들
수풀떠들썩팔랑나비
수풀떠들썩팔랑손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