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본 모든 세상은 시였다

내가 바라본 모든 세상은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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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홍석

저자:서홍석
경남의령출생으로부산과학기술대학교를졸업했다.2015년울간《문학세계》시,2016년《문학세계》수필로등단했다.한국문인협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으며1987년부터부산영광도서에서책과친구가되어독자들을만나고있다.

목차


1부│몸으로들어오는시
그땐그랬다
시는몸으로걸어와길을낸다
빗소리
속절없다
아날로그
여백
책방의시
다정했던사람들
목도리
미련
천년의미소
불안
첫사랑

2부자연의시나브르
가을햇살
가을엔
가을이별
낮달
단풍
첫눈
봄의속살감미로워라
폭설
아포가토커피
국밥집에앉아서
딸기쨈과식빵
커피
혼술

3부│유리잔의행복
누나야
사랑방
아버지의수의
아버지의혼
엄마의빨랫줄
엄마의손
엄마
엄마의방
배낭속의산
부석사
설악산
일붕사종소리
지리산화대무박종주
한라산
가야산만물상을오르며
덕유산그설산에서면
독도
방이섬

소매물도
파도
홍도의밤
흑산도
단청
반지
속세를품은항아리
재봉틀
유리잔의행복

4부│꽃과열매,존재의은유
감자꽃
겨울연밥?
금계국
냉이
동백
장미
매화꽃길
찔레꽃

나만의의식이존재하는곳
영월동강은말없이흐르고
옛철로길
태화강변
통도사
여행

해설/일상과여가가공존하는시쓰기-양왕용

출판사 서평

시인들은통상적으로일상보다는그것에서벗어난순간에시를창작하는경우가많다.달리말하면반복되는일상보다순간순간체험하는경이로움이나충격등에서시적영감을발견하고그것을붙들고시적장치나기법으로한편의시를완성한다.또한일상에서벗어나여행을하거나산이나강을찾는여가에서치유의시간을시적제재로등장하는경우가많다.그런데서홍석시인의시는일상그것도생업에종사하는단조로운시간도시적제재가되고있다.물론강이나산을찾거나하는여가가시의제재가되기도하고사랑하는가족들또한등장하고있다.말하자면서시인의삶전체가시적제재가되고있다.이러한자세로시를쓰는것은그만큼시에대한간절함에서나왔다고볼수있다.
-양왕용(부산대명예교수)

시인의말

나는오래도록
시를쓰기보다
시가있는곳으로걸어갔다.

산을오를때도
바다앞에설때도
도시의하루를건널때도
세상은늘먼저말을걸어왔다.
나는다만
그곁에서있었을뿐이다.

어떤순간은한편의시가되었고
어떤순간은
끝내시가되지못한채
몸에남았다.
그러나그모든시간은
나를시의바다로데려갔다.

이시집은
잘쓴말들의모음이아니라
내가바라보았던순간들,
지나오며숨을고르던자리들에대한
기억의기록이다.

내가바라본모든세상은
처음부터끝까지
시였다.

그시들앞에
이제
겸손의책을놓는다.

책속에서

<시는몸으로걸어와길을낸다>

올때는
뭉텅와
휑하니돌아간다

꽃처럼핀말들
떨어질까사라질까
문간에서서

활자보다먼저
내려온나의노래

내가걷는모든길
모두사랑의노래

손끝바람
발밑빗방울
햇살흩뿌린먼지
모두시

숨결마다깃든순간
스쳐간마음
노래


다시태어난다

<책방의시>

서점문을열면
익숙한종이냄새가
코끝에닿는다

겹겹이서가를메운
책들사이에서
누군가는신간을고르고
누군가는
옥구슬같은문장속으로
잠긴다

한권의등에기대어
잠시숨을고르는시간

책방은
당신영혼이
말없이걸어가는
숲길이다?

<지리산화대무박종주>

내가부르지않아도
당신은먼저거기계셨다

화엄사들머리
어둠을건너우리는
당신의살결에첫발을올렸다

몸을길게맡기자
코재와무넹기는어둠에잠기고
노고단은
말을거두는문처럼열렸다

반야에는
신의숨결같은운무내려앉고
연화천물은
기억을씻는다

벽소령
간신히의식을붙들고
세석의넓은등허리엔
별들이잠시내려앉아
사람의이름을덮는다

장터목에이르자
바람마저숨을내려놓고
신선들도거쳐간다는통천문
그경계위에

천왕봉
당신의이마

능선은꺾이고
중봉과써리봉을지나
치밭목골깊은부름따라
우리는조금씩낮아진다

대원사계곡
물소리들으며
한발또한발
버리고또비우며내려왔다

끝내
나는알았다

걷고있었던것은
길이아니라
당신의몸이었다는것을

사람으로왔다가
신의품으로돌아가는길

나는아직
그안에있다

<일붕사종소리>

새벽이
종을흔들고
해거름이
다시흔든다

종속에는
우리엄마가살고있다

고요히
두손모은정성

그모든정성이
울림이되어

들릴듯
말듯

종이
엄마를부르고
엄마가
종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