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밥이 속삭인다

약밥이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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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희영

저자:김희영
부산대학교행정대학원을졸업하고동대학교최고경영자과정을수료했다.일찍공직에발을들여부산광역시청여성가족국장,건강체육국장,인재개발원장,시정혁신본부장,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투자유치본부장,국립해양박물관상임이사등을역임했다.1995년문화일보춘계문예에「맹인日記」가당선되어등단했으며(사)부산여성문학인협회장,재부합천문인협회장을역임했다.한국문인협회,부산문인협회회원이며,(사)국제PEN한국본부부산지역위원회이사,부산영호남문인협회자문위원등으로활동하고있다.시집으로는『사랑하다가기다리다가』,『아름다운침묵』등10권이있으며한국여성문학대상,부산문학상,영축문학대상,김정헌문학대상,공무원문학상,문예시대작가상,부산펜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김희영시집약밥이속삭인다

차례

시인의말

제1부밥상머리사랑

밥상머리사랑

김밥을말다
단호박영양밥
비빔밥
볶음밥을먹으며
약밥이속삭인다
향긋한완두콩죽
자투리와카레라이스
우리들의기도-떡국
행복이노랗게익은?호박죽
오리백숙처럼
냉이국먹는아침
누룽지1
누룽지2
무콩나물속으로
배추된장국
북엇국속에
쑥국

제2부봄동갓김치

고구마잎무치는날
맛이두배
우리사이
황태껍질볶음
갓김치가그대에게
깍두기를닮고싶다
깻잎양념김치
겨울초겉절이
고구마줄기김치
봄동갓김치
동치미맛이그리운날에는
총각무김치하나로
열무김치맛
오이소박이에대하여
쪽파김치를보라
미니단호박을조리며
전복양념조림
당면을불리면-잡채
속푸른쥐눈이콩자반
애호박찌개

제3부진달래화전

칠게튀김의힘
진달래화전1
진달래화전2
달걀말이로느끼다
달걀프라이처럼
감자고구마전을부치다
호박전부치는여름
간장을담그며
고추장담그는날에
된장이되기까지
만능된장처럼
메주
천연조미료예찬
견과류바
대추강정
새로운콩강정을꿈꾸며
깨강정
감자삶기
쑥떡
찐방을찌며
참깨볶기

제4부옥수수같은사람이그립다

옥수수같은사람이그립다
파를까며
대추마늘꿀영양식
단호박식혜
매실청담기
사랑의맛
무생강청
밤나무아래서
알밤을예찬하다
시금치를키우다
요플레찬가
유자청사랑
호박씨에게
초록콩나물
감귤청을담다
녹차처럼
설록차예찬
대추차
따스한무말랭이차
쑥갓꽃차로다가가고싶다

제5부영양라떼와어머니
영양라떼와어머니1
영양라떼와어머니2
영양라떼와어머니3
영양라떼와어머니4
영양라떼와어머니5
영양라떼와어머니6
영양라떼와어머니7
영양라떼와어머니8
영양라떼와어머니9
마음하나-전복죽
마음둘-쌀눈미음
엄마의비빔국수
고사리나물
콩나물에물을주면
장어를구우며
비오는날에는
애호박전
옥수수뻥튀기
김장하는날

해설-미각에서지혜로운삶의통각으로가는여정의시-정훈

출판사 서평

김희영의시편은소박하면서구체적인삶의지점에서우러나오는인생의의미와가치를형상화한다.도드라진점은시집전편에실린작품이음식과관련있다는사실이다.시집속에서다루는음식은종류와재료가천차만별이며,만드는과정이라든가음식에얽힌사연이다채롭다.시인이다루고있는음식은우리가자주먹거나한번쯤맛보았던것들이다.여기에는밥부터시작해서반찬,죽,국등을비롯한온갖음식이나열되어있다.이들을한상에차려놓으면그야말로산해진미가될터인데,이보다도시인이음식을장만하고재료를손질해서완성하는과정뿐만아니라식재료와관련한시인의체험적의미부여가독특하면서도참신하게다가온다.우리가별생각없이끼니를때우기위해서,혹은시장기나적적해진입맛을달래기위해먹는요리나별식에조금만신경을쓴다면시인이펼쳐놓은식단이지닌속내와마음의결을이해할수있을것이다.
-정훈(문학평론가)

시인의말

요리만드는일이
시를쓰는일만큼
값지다는것을
요즘들어피부로느낀다

나이를먹을수록
한줄의시가
한접시의음식이
더욱소중해진다

심혈을기울여쓴
한줄의시구는
요리를만드는일과다름이없고
가족을위해
온정성쏟아만드는요리는
시를쓰는일과다름이없다

하루를맞고또하루를보내며
오늘도나는
시를쓰듯요리를만들고
요리를만들듯시를쓴다

언제나내곁에있어
나의냄새고스란히배어있는
시쓰기와요리만들기는
내삶의마지막까지
함께가야할길이다

책속에서

<밥상머리사랑>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풍경은
밥상머리둘러앉아
도란도란이야기꽃피우는
가족들의모습이아닐까

달그락달그락젓가락부딪는소리
아삭아삭반찬씹는소리
감미롭게번지는밥먹는소리

밥을적게먹는다고
좋아하는반찬만골라먹는다고
잔소리해온시간도

밥을안먹는다고
인스턴트음식을즐겨먹는다고
걱정으로채워온날들도

마음으로전해지는사랑이리라
밥상앞에서느껴보는행복이리라

<약밥이속삭인다>

설탕을사용하지않고도
달달하게입맛돋우는
건강식약밥을만들수없을까

고민의끝에서번뜩
머릿속을파고드는생각하나

물대신푹우려낸대춧물붓고
달짝지근한호박말랭이넣으면

어느새한솥가득부푼
약밥이환하게웃는다

보라
빛깔도곱게
멋스러운무늬를이루고있는약밥
달달함과고소함이가득한향

약밥이귀엣말속삭인다
틀을깨고도전하라
안되면될거라는꿈을꾸라

<자투리와카레라이스>

냉장고문을여니
쓰다남은야채들이속절없이삭아간다

한때는없어서는안될재료들이었지만
쓰고남은것들이라
저리홀대를받나싶어

뒹구는채소들몽땅불러모아
감자와당근은애벌삶기를하고
닭가슴살과재료를넣어함께끓인다

섞이고익어가면서
스스로의향기를아낌없이풍긴다

자투리로만들어낸요리지만
다른반찬과견줄수없는
맛깔스런카레라이스

밋밋한삶
활기차게이끌었을때처럼
카레라이스한입맛보는마음이
한없이뿌듯하다

<행복이노랗게익은-호박죽>

이래도좋고저래도좋을것같은
호박이지만쉽게생각하면안된다

부드러운속살감싼딱딱한껍질
무작정칼날들이대기전에
조심조심달랠줄알아야한다

불려놓은강낭콩과검은콩을넣고
소금과설탕으로간을하고
함께푹삶는다.김이빠질때까지
기다림의미학도알아야한다

물러진호박을으깨어
적당히물을붓고펄펄끓인다
찹쌀과맵쌀가루골고루
뿌리기를반복해서젓는동안
럭비공처럼튀어오르는호박죽물

뜨거움에수도없이놀라고
온힘으로참아내다보면
사랑과정성의맛이
달큰달큰어우러진다

행복이노랗게익은호박죽

<영양라떼와어머니2>

병원에누워계신어머니를위해
나만의영양라떼를만든다
삶은고구마믹서기에넣고
우유부어갈아끓인다

단호박,밤가루추가하고
당근,양파,양배추,브로콜리까지

양념같은미숫가루두어스푼넣어끓이면
최고의영양라떼가된다

대충저어눌어붙기도하고
불조정이서툴러펄펄끓어넘치기도하고

깊고진한맛의영양라떼가되기까지
허둥거렸던많은시간들

영양라떼를끓이듯
어머니의병간호에도서툴기만했던
처음몇달간

영양라떼를끓여온시간만큼
어머니병간호에도
익숙해져간다는것을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