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는 깊다. 1 역사학자 전우용의 한국 근대 읽기 3부작. 1

우리 역사는 깊다. 1 역사학자 전우용의 한국 근대 읽기 3부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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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무의미한 듯한 ‘오늘’로 들여다본 2015년 대한민국!
《서울은 깊다》, 《현대인의 탄생》 등 여러 저서를 통해 주목받지 못한 역사를 소개하고 그것을 통해 현재를 통찰하는 데 힘써온 역사학자 전우용의 『우리 역사는 깊다』 제1권. 100년 전과 현재가 얼마나 다르고 같은지를 살피기 위해 귀성 풍습의 기원, 예방 접종의 시작, 전등 시대의 개막, 위생 관념의 확산 등 주로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작은 사건들을 소개하고, 성찰의 재료로 삼을 만한 요소들에 대해 의견을 덧붙인다.

예컨대 1912년 1월 14일 광장주식회사의 주주총회 개최가 지니는 역사적 의의를 밝히면서 대통령의 재래시장 방문이 ‘서민 코스프레’가 아닌 ‘임금 코스프레’임을 지적하는가 하면, 을축년 대홍수가 일어난 1925년 7월 18일의 ‘오늘’에서는 환경 문제를 성찰하며 인간이 자연에 얹혀사는 존재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과거가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늘과 내일에 영향을 미친다는 상식을 새삼스레 일깨우기 때문일까, 저자가 풀어놓는 어제의 ‘오늘’들은 낯설지만 흥미롭다.
매일 매일이 굵직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 날이 될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수많은 과거의 ‘오늘’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오늘’이 가능한 탓이리라. 그것이 크든 작든, 익숙하든 낯설든 간에 말이다. 저자는 이 같은 관점 아래 다음과 같은 바람을 피력한다. “독자들이 현재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조금 더 무겁게 받아들이기를” 소망한다고.
저자

전우용

저자전우용은서울대학교국사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서울시립대서울학연구소상임연구위원,서울대학교병원병원역사문화센터교수를지냈고,한양대학교동아시아문화연구소연구교수이자서울시문화재위원이다.저서로《서울은깊다》,《현대인의탄생》,《한국회사의탄생》,《오늘역사가말하다》,《서울의동쪽》등이있다.

목차

목차
책머리에
1월7일_조선총독부이전
경복궁잔디밭과일제의공간정치
1월14일_광장주식회사주주총회개최
대통령의재래시장방문,‘서민코스프레’아닌‘임금코스프레’
1월21일_경찰,방탕한방아타령과음란한춘향가공연금지
대중문화길들이기,권력의헛된욕망일뿐
1월27일_화신백화점화재
화신백화점에서종로타워로,역사는땅에도새겨진다
2월5일_미국인,돌싸움구경하다살인
공공연한폭력은줄었으나비물리적폭력은?
2월10일_종로경찰서,어린이행상단속
어린이를거리로내몬‘불량한가족’
2월19일_에케르트,대한제국군악대장으로부임
한국근대문화사에서실종된퍼즐조각
2월24일_조선총독부,한센병환자격리위해소록도자혜의원설립
한센병보다무서운병,‘장애인혐오증’
3월3일_고종황제국장
‘죽은권력’을둘러싼기억의싸움
3월10일_만민공동회개최
민주주의,가장낮은곳에서나는소리를먼저듣는것
3월18일_조선총독부,조선태형령제정·공포
형벌의목적,‘교화’인가‘복수’인가
3월26일_우리나라에서교육받은최초의여의사탄생
여성을가정에묶어두려는태도,이미시대착오
4월1일_소학교를국민학교로변경
국민을찍어내는기계였던‘국민학교’,이름은바뀌었으나…
4월7일_값싼알코올,대량생산본격화
연료용알코올이서민용음료가되면서술의신성성도옅어지다
4월15일_광희정수건공장총파업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역사와문화의흔적을지워버린개발
4월22일_서울에시내버스등장
‘나만의시간’,‘혼자만의공간’에대한본능적욕구,대중교통수단기피로표출되다
4월30일_의생醫生으로격하된한의사들,서양의학수강
양방과한방이공존하는현실,의료일원화의해법찾아야
5월4일_첫선을보인전차
근대문명의이기利器전차와‘근대병’그리고‘주의사항’
5월14일_이땅에서교육받은최초의양의탄생
근대화의역사,배움에도노력이필요하다는점을잊어서는안된다
5월19일_도둑질겸하던깍쟁이패체포
놀고먹으려는욕망이죄의사슬에서풀려난시대,깍쟁이란말도원뜻에서풀려나다
5월27일_여자경찰채용시험시행
경찰에대한불신,‘이미지쇄신’만으로는해소되지않을것
6월3일_물장수들,상수도준공에따른손해배상요구
자연과인류최대의적은인간의탐욕이다
6월10일_총독부,‘시의기념일’선포
권력의여론조작,역사의시계바늘을엉뚱한곳으로
6월16일_대조선은행창립준비모임개최
‘공공’을돌보지않는은행,천한고리대금업체와다를바없다
6월25일_한국전쟁발발
인류의‘주적’은전쟁이다
6월30일_한양상회,기업이미지광고게재
물질과욕망이지배하는시대,‘지름신’의거소백화점
7월6일_일제경찰,무당체포
세계희유의‘다종교단일민족국가’한국,통합은‘다름’을인정하는것
7월8일_신생활복착용안통과
‘의복통일’,전체주의적저질생체권력의상징
7월13일_조선체육회창립
‘수신’버리고‘체육’만으로얻는몸은사람의몸이아니다
7월15일_조선중앙위생회설치
‘위생’의이름으로사생활에개입하는국가,생체정보유출의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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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오늘로들여다본어제오늘이말해주는내일
오래지않은오늘로오래지않을미래를그리다
‘오늘’의역사를말하다
1월7일과12월30일의역사
1927년1월7일,남산기슭에있던조선총독부가?경복궁앞에새로지은청사로이전했다.왜경복궁앞(정확히는경복궁경내)이었을까?총독부는조선왕조의역사를표상하는경복궁과일제의식민통치를표상하는새총독부건물이한시야에포착되기를원했다.조선건축기술의정화를담은경복궁조차총독부신청사의위용에비하면하찮고볼품없다는점을조선인스...
오늘로들여다본어제오늘이말해주는내일
오래지않은오늘로오래지않을미래를그리다
‘오늘’의역사를말하다
1월7일과12월30일의역사
1927년1월7일,남산기슭에있던조선총독부가경복궁앞에새로지은청사로이전했다.왜경복궁앞(정확히는경복궁경내)이었을까?총독부는조선왕조의역사를표상하는경복궁과일제의식민통치를표상하는새총독부건물이한시야에포착되기를원했다.조선건축기술의정화를담은경복궁조차총독부신청사의위용에비하면하찮고볼품없다는점을조선인스스로깨닫게만들겠다는노림수였다.이뿐만이아니다.일제는경복궁전각을헐어버리고그자리에빠짐없이잔디를심었다.한국인에게잔디는죽은사람의집인무덤에만심는풀이었다.산사람이사는집에잔디를심는것은금기였다.잔디에서바로무덤을떠올리는한국인들의의식안에서,궁궐안의잔디밭은곧바로‘왕조의죽음’과연결되었다.일제는그렇게경복궁을경복궁이되경복궁이아닌것으로만들고자했다.
1960년12월30일,윤보선대통령은대통령관저였던“경무대가전前정권때폭정을자행한곳으로국민들에게원부怨府같은인상을준다”며명칭을경무대에서청와대로바꿨다.‘대臺’는하늘을올려다보거나땅을굽어보기위해평지보다높은곳에만든평평한구조물이다.때로는천문대가되어하늘에비치는민심을살피고,때로는무대가되어국민들을즐겁게해주는곳이라는의미가내재되어있다.‘경무대景武臺’는‘무예를구경하는대’라는의미로,정확히알수는없으나새로생긴대를무예구경용도로쓰겠다는의지를담은이름인것으로보아당대의권력자대원군이지은이름으로보인다.그런경무대를윤보선대통령이미국백악관WhiteHouse을본뜬것으로충분히오해받을만한이름청와대BlueHouse로바꾼것이다.‘푸른기와를얹은대’라는희한한뜻을지닌‘청와대’는그렇게만들어졌다.
60꼭지에담긴‘오늘’들
3월1일,7월17일,8월15일은굵직한역사적의미를지닌날이다.반면1월7일과12월30일에서특별한역사적의미를찾기는쉽지않다.그저새롭게시작된해의일곱번째날과그해의마지막하루전날일뿐이다.조선총독부가경복궁앞으로이전한것과경무대를청와대로개칭한것도,독립을외치고헌법을만들고해방을이룬것에비한다면그리큰의미를지니지못한사건이다.그저흥미로운교양상식늘려주는정도일뿐이다.
《우리역사는깊다》(전2권)는이처럼무의미한듯한‘오늘’들의별다를것없어보이는‘역사’들을되살려‘2015년대한민국’을곱씹는다.《서울은깊다》,《현대인의탄생》등여러저서를통해말해지지않은역사를소개하고그것을통해현재를성찰하는데힘써온역사학자전우용이〈역사학자전우용의한국근대읽기3부작〉중첫번째인이책에서주목하는것은바로이러한‘오늘들의역사’다(2부《근대의사생활》(가제)과3부《공간너머》(가제)는각각2016년,2017년에출간예정이다).저자는귀성풍습의기원,예방접종의시작,전등시대의개막,위생관념의확산,대중교통수단의도입등주로교과서에나오지않는‘오늘’의작은사건들을소개하고,성찰의재료로삼을만한요소들에대해나름의의견을덧붙인다.
그때그때날짜에맞춰총60개의주제를선정했기때문에꼭지들간연관성은거의없다.하지만모든꼭지를관통한저자의문제의식은역사란시간?공간?인간의유기적이고총체적인변화라는생각이다.저자는수많은작은‘오늘’들의다양한시간과공간과인간의이야기들을통해100년전과현재가얼마나어떻게다르고같은지를살핀다.저자가풀어놓는어제의‘오늘’들은낯설지만흥미롭다.저자가어제의‘오늘’들로지금의‘오늘’에던지는메시지는쓰지만통렬하다.
과거의‘오늘’이현재의‘오늘’에말해주는것들
시간,여전한역사의시계바늘
6월10일,우리에게이날은1926년6월10일대한제국의마지막군주였던순종의장례식을기해일어난독립만세운동이나1987년전두환전대통령의‘4?13호헌조치’발표후이에반대하는6월항쟁의시발점으로기억된다.반면저자는‘시時의기념일’이라는다소낯선역사를들려준다.
1921년일본은기원후60년경누각漏刻이라는시계를만들었다고전해지는덴치天智왕을기리고시간을엄수하는문화를만들자는취지에서6월10일을‘시時의기념일’로선포하고조선에도적용했다.하지만당시시계는평범한사람은절대가질수없는고가품이었다.시계의보급률이현저히낮았던그시절보통사람들이시각을알수있는길은정오의오포午砲소리를듣는것뿐이었다.오포는일본도쿄의표준시계에연결된발신기가일본제국전역의주요지점에설치된수신기에알려준시각,즉시보時報에맞춰쐈다.그러나이는잘맞지않았다.
그연유에대해우스개아닌우스개가떠돌았다.일제강점초기오포는남산헌병대에설치되어있었는데,오포쏘는병사가정오무렵망원경으로일본인동네시계점안의시계를살피다가그중마음에드는시계가정오를가리키면그때에맞춰포를쐈기때문이란다.항간에이같은우스개아닌우스개가떠돈이유는,총독부는일본인들의여론만살펴그에따라정책을결정하고일본거류민단은또그들대로총독부의의중에맞춰자기들여론을만드는세태때문이었다.일본제국주의자들에게식민지원주민의시간은크게고려할사안이아니었다.그들에게중요한것은식민지의시간,즉역사를식민지인들자신의과거와단절시켜자기들의시간에편입하는것이었다.권력이특정세력의여론만살피고그특정세력은또권력의의중에맞춰움직이는모습,지금이라고다를까?100여년이흘렀건만역사의시계바늘은그대로다.
공간,역사를품고인간을품다
8월10일,대부분의현대인들에게별다른의미를갖지못하는이날에서저자는산자와죽은자의공간분할을떠올린다.옛서울의공동묘지를추적하고,그공동묘지를군용지로강제수용해버린일제의약탈을파헤친다.그리고이를통해삶과죽음의의미를사색한다.
1905년8월10일,일본군은수백년간서울시민들의공동묘지이던용산땅의군용지수용을마무리한다.그리고이렇게빼앗은광대한땅위에거대한병영과연병장,철도시설을짓고,남은땅은일본인들에게나누어준다.
산업화이전,한국인들에게산은제2의집터이자농토였다.살아서는평지에지은집에서기거했고죽어서는산에만든집에서영면했다.산자와죽은자의공간을평지와산지로확연히나누는점에서한국은가히독보적이었다.하지만서울도성안산에죽은자의자리를허락할수는없었다.왕궁을굽어보는산지에무덤을쓰는것은왕보다높은자리를주는것으로곧불경不敬이었다.도성안에무덤을만들수없었기때문에서울에서죽은사람은왕이든평민이든모두도성밖으로나가야했다.도성밖으로빠져나간시체의행선지는제각각이었지만시골에연고가없던서울사람들은대체로애오개주변과남산남사면(지금의미군용산기지일대)에묻혔다.이런일이500년넘게되풀이되면서도성밖남산기슭은온통무덤천지가되었다.
1904년2월23일대한제국정부를협박해〈한일의정서〉라는군사협정을체결한일본군은3월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