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 (삼중당문고 시대의 더 리더들)

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 (삼중당문고 시대의 더 리더들)

$15.48
Description
우리의 역사는 시대와 불화했던 청년들이 읽어낸 만큼의 역사다!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청년들의 책 읽기에 주목한 독서문화사 『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 이념 과잉의 시대를 견뎌야 했던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 ‘준’, 혁명의 뒤끝을 앓아야 했던 김승옥 소설 《환상수첩》의 ‘정우’ 그리고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란 스테디셀러를 쓴 전혜린, 인간답게 살고 싶었지만 결국 스러진 전태일을 주인공으로 문학이란 키워드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이면을 파헤친다.

누구든지 제몫이 없는 청년으로 살아가야 했던 해방 이후. 이들은 시대와 불화하며 책을 통해 치열하게 더 나은 삶을 꿈꾸었다는 점에서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각각의 시대를 상징한다. 국가가 무엇인지 고뇌했고, 혁명에 좌절했으며, 여성과 노동이 무엇인지 물었고 이들이 읽고 던진 물음으로 우리 삶의 지도는 단단해졌다. 저자는 바로 그렇게 책을 읽으면서 더 나은 세상을 상상했던 청년들의 이야기를 탄탄하고 명징한 문장으로 치밀하게 담아내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자유부인》부터 《별들의 고향》, 《겨울여자》 등 베스트셀러는 물론 손창섭의 《혈서》 ,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 등 이제는 잊힌 소설까지 50여 권의 문학작품과 함께 영화 《맨발의 청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대중가요 《노란 샤쓰의 사나이》 등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생생하고 다채로운 현대 한국의 스케치를 담아내고자 했다. 입말의 말랑말랑함이 고스란히 배어 나오는 한글세대의 문학이 등장하면서 어떤 문화적 충격을 주었는지, ‘불란서 시집을 읽는 소녀’가 어떤 논리로 군사혁명세력의 과녁이 되었는지, 제식훈련은 어떤 사회적 의미가 있었는지 그려내는 등 시대의 풍경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냈다.
저자

박숙자

저자박숙자는1987년고등학교2학년때광화문을지나다가매캐한연기를맡았다.무슨일인지몰랐지만그해유독김수영의‘노고지리’운운하는시구절을자주외우고다녔다.그이듬해에노오란표지의정지용해금시집을종로서적에가서샀다.대학에들어가서제일처음읽은책은《전태일평전》이다.친구들과김남주시인의시를노래로부르는것이즐거웠고,도서관에혼자있을때는최승자시인의시집을만지작거렸다.졸업할무렵서태지노래로흥성한거리를거닐며,한시대가저물고있다고생각했다.못다이룬꿈이있었던것은아니지만,김광석의‘나의노래는애달픈양식’이라는구절을흥얼흥얼하며소설을읽었다.그렇게20년을살았다.2012년《속물교양의탄생》을펴냈고,현재는경기대학교에서동서양명작을가르치고있다.

살아남고자했지만살아남을수없었던이들,
이들의목소리를들리게하는일,그것이기억이다

《살아남지못한자들의책읽기》는2014년4월부터쓰기시작했다.‘살아남지못함’에대한기억과애도가필요하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그래서제대로살아남기위해다른이들의목소리를듣고자했던‘청년’들을다시기억하고자했다.이들이책을읽으며묻었던물음을떠올리면서‘국민’과‘혁명’과‘노동’과‘여성’의시간이어떻게도래하게되었는지돌아보고자했다.“준,정우,혜린,태일,그들은다른세계를엿본리더reader였고,또다른세계를연결해준또리더leader인채로그들이상상한만큼지금현재의삶이되었다.”

목차

책머리에

1.국가,난민,‘준’
시발택시,사바사바,후라이
살아남은자들의허기|자유는맘껏누릴권리야|어쨌거나제임스띵처럼
해적판,금서혹은우량도서
소설에서참고서까지해적판전성시대|너때문이야,네잘못이야|내일은내일의태양이뜰거야
살아남은자들의‘詩/時’
오발탄같은인생혹은잉여인간|‘진짜’처럼살고싶다
‘준’의책읽기
어쩌다난민|버젓이읽기,몰래읽기|어느국가도선택하지않는편이낫겠습니다

2.대학생,가만히있어라,‘정우’
촌놈과문청,찐빵같은혁명
“오열개재”에서“국민이원한다면”까지|‘혁명의혁명’이재건되다|혁명은어른들이하는거야
노란샤쓰입은괴물들
노란샤쓰노란조끼입은청년|신선한감수성,‘한글세대’등장|말랑말랑하되생생한
100권의세계문학과그적들
월급의4배가넘는문화상품|할부로장만한폼나는‘교양’
‘정우’의책읽기
소설에양심을걸고싶었던청년|무관심하라,가만히있어라|내가어떻게너를잊을수있겠니

3.여성,한국적현실,‘혜린’
식모,여공그리고누이
식구인듯식구아닌,식모|해피엔딩의주인공이못된철수와영희|영자야내동생아몸성히잘있거라
불란서시집읽는소녀를허하라
혁명의걸림돌‘고운손’|땀흘리지않는특권층으로가공|“난몰라요”를외치는소녀
완구점앞에서있는소녀
하이킹가는틴에이저와하이틴|소녀,좋아하네
‘혜린’의책읽기
말테,라비린스,어셔가|번역되지못하는,그무엇을찾아|그리고남은,말해지지못한말

4.소년,법과밥,‘태일’
달려라소년,그리고굴뚝
뛴다는것은살아있다는것|동상의시대:애국조회,제식훈련|그래도소년을기다리며
소년은자란다:태권브이에서타잔까지
‘시민’과다른‘등외지대’사람들|무관심이낳은비극,‘무등산타잔’|벌거벗은임금과소년
삼중당문고라는사다리
‘주머니달린옷’이입고싶었던영희|품안의도서관,200원짜리문고|베르테르의‘번뇌’,헤스터의‘위반’혹은갈매기의‘꿈’
‘태일’의책읽기
배워야산다,《중학1》|길을찾다,《근로기준법해설서》|들립니까들립니까들립니까

더리더
주석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자유대한’에서‘유신체제’에이르기까지
시대와불화했던‘청년’4인의책읽기,그리고꿈과좌절
[《속물교양의탄생》으로화제가되었던박숙자(경기대교수)의두번째작품]

책읽기란‘탐침’으로꿰뚫은한국현대사

‘독서문화’는시대를읽어내는데유용한‘탐침’이될수있다.당대에어떤책이어떻게읽혔는지알면,지층의단면을보고지형의변화를짚어내듯시대의풍경이손에잡힌다.

이책은해방이후부터1970년대까지‘청년’들의‘책읽기’에주목한독서문화사다.해방이후누구든지‘제몫’이없는‘청년’으로살아가야했다.문학이란키워드로한국근현대사의이면을파헤치는데골몰한저자는이중문학과현실에서4인을,시대를읽는‘문화적탐침’으로주목했다.이념과잉의시대를견뎌야했던최인훈의소설《광장》의주인공‘준’,혁명의뒤끝을앓아야했던김승옥소설《환상수첩》의‘정우’그리고《그리고아무말도하지않았다》란스테디셀러를쓴전혜린과인간답게살고싶었지만결국스러진전태일이그주인공이다.
이들은시대와불화하며책을통해치열하게더나은‘삶’을꿈꾸었다는점에서각각의시대를상징한다.이들은‘국가’가무엇인지고뇌했고,‘혁명’에좌절했으며,‘여성’과‘노동’이무엇인지물었다.이들이읽고던진물음으로우리삶의지도가단단해졌다.우리역사는그청년들에게빚지고있다.우리역사는이들이읽어낸만큼의역사다.
이책은바로그렇게책을읽으면서더나은세상을상상했던청년들의이야기를탄탄하고명징한문장으로치밀하게담아냈다.

이책의미덕

1)돋보이는사회적맥락
단순한독서문화사가아니다.“계통없이처먹던”꿀꿀이죽을비롯해쥐잡기,여차장인권소동,무관심이낳은무등산타잔등다양한에피소드들이신산한우리현대사를엿보게해준다.《근로기준법해설서》를읽던전태일이왜대학생친구를아쉬워했는지,세계위인전은어떻게받아들여졌는지,식구인듯식구아닌식모는어떤의미였는지등굵직한사회문화흐름을짚어냈다.

2)되살린독서문화의민낯
해적판등우리가외면하고싶은책읽기풍경을되살렸다.이를테면일본의인기대중소설인미우라아야코의《빙점》이아사히신문에연재중이던1965년한국에서먼저단행본으로출간되었다.1960년대선보인‘세계문학전집’은월급의4배나되는‘문화상품’으로문화적허기를달래주는의미가돋보였지만200자원고지매당30원을받는‘세계문학개칠사’들의일본어판중역에힘입은바컸다.

3)다채로운책읽기풍경
입말의말랑말랑함이고스란히배어나오는한글세대의문학이등장하면서어떤문화적충격을주었는지,그래서기성작가들이‘김승옥이라는벼락’에맞아서넋이빠져“이제우리들시대는갔다”고했는지떠올려준다.그런가하면‘불란서시집을읽는소녀’가어떤논리로군사혁명세력의과녁이되었는지,제식훈련은어떤사회적의미가있었는지그려냈다.

4)다양하고풍성한텍스트
《자유부인》에서《별들의고향》,《겨울여자》등베스트셀러는물론이제는잊힌손창섭의《혈서》,조선작의《영자의전성시대》등이제는잊힌소설까지50여권의문학작품이거론된다.여기에〈맨발의청춘〉,〈맨발의영광〉,〈바람과함께사라지다〉,〈저하늘에도슬픔이〉등영화,대중가요〈노란샤쓰의사나이〉등다양한텍스트를동원해생생하고다채로운현대한국의‘스케치’를담아냈다.

주요내용

“어느국가도선택하지않는편이낫겠습니다”
1장에나오는,최인훈의소설《광장》의주인공‘명준’의선택이다.해방이후비로소‘국민’으로살아갈수있었을때책에서보았던것처럼‘모험’과‘성장’의시간을기대했다.그런이데올로기의대결속에서그는‘어느국가를선택하겠습니까’라는질문에답해야했다.식민지시절‘나에게국가가있다면’이라는물음을뜨겁게품었던준에게이물음은낯설었다.국가가국민의‘생명’과‘삶’을동시에지켜내는것이라생각했지만그가목도한것은국민이국가밖에놓인다는사실이었다.준은그렇게생명도,그리고삶도잃었다.

“무관심하라,가만히있어라”
2장에서다뤄진,김승옥의소설《환상수첩》의주인공‘정우’를괴롭히던환청이다.1960년창경원에벚꽃이나부끼던4월,‘혁명’이일어났다.분명히‘혁명’이었지만1년도되지않아‘어린’청년들의‘의거’라고했다.오히려‘혁명의혁명’이재건되고청년들에게“무관심하라”,다시말해‘가만히있어라’고했다.어린청년들이목도한‘혁명’은말해질수도없었고기억될수도없었다.그속에서살아남지못하는청년들이속출했다.그속에서‘괴물’이탄생하기도했고,새로운‘문학’이등장하기도했다.

“내가원소로환원하지않도록도와줘”
시대를앞선지식인으로,여성으로갈곳몰라했던전혜린이쓴마지막편지에실린구절로3장에실렸다.
1960년대가난한시골집에서‘입하나덜’기위해서울로올라왔던누이들,그누이들은‘학교’에가고싶었지만,‘주인집’으로그리고공장으로일하러갔다.학교에다니는소녀들이라고해도사정은다르지않았다.공식적으로‘불란서시집을읽는소녀’가‘일하지않는’국가의적폐로말해졌다.혜린역시두개의언어를가진번역가였다.혜린은그시절다른소녀들처럼‘불란서시집을읽는소녀’였으며,동시에‘두개의언어’를가진여성이었다.
“들립니까들립니까들립니까”
4장에는배움을통해인간답게살고싶었던전태일의절절한절규가나온다.한소년은세상이책을읽은자와읽지않은자로나뉜다는사실을알고있었다.소년은곤로와바지를팔아검정고시책을샀다.‘배워야산다’는사실을누구보다먼저알았기때문이다.이소년의이름은‘전태일’이다.그러나태일은《중학1》을끝까지보지못했다.15시간일하는노동자에게공부는사치였다.뒤늦게‘법’이있다는것을안태일은더강하게〈근로기준법〉책을파고든다.그러나태일이절망끝에남긴말은‘우리는기계가아니다’라는말이었다.그는《젊은베르테르의슬픔》의한장을인용하며유서를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