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비극 깊이 읽기

그리스 비극 깊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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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리스 비극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었다
지질한 헤라클레스, 미녀 헬렌의 눈부신 변신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리스사 전공 역사가가 풀어낸 비극의 역사적·정치적·종교적 의미

‘그리스 문화의 꽃’, ‘그리스 문학의 여왕’이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 비극은 예술적 영감의 보고寶庫로 꼽힌다. 그리스 신화에 뿌리를 둔 그리스 비극은 인간의 고뇌, 욕망, 운명, 복수, 저주 등 인간 심연의 본성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시공을 초월하여 인기를 끈다. 21세기에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는 ‘현재진행형’인 드라마인 이유다.
그런데 그리스 비극에서 세계 최고의 미녀 ‘트로이의 헬렌’이 처음에는 ‘아주 나쁜, 창녀 같은 여성’이었다가 왜 갑자기 ‘가장 정숙한 여신격 여성’으로 확 달라지게 그려졌을까? 또 고대 세계 최고의 영웅이었던 헤라클레스는 비극 속에서는 왜 그렇게 ‘지질하고 못난 인간’으로 그려졌을까? 무엇보다도 왜 오이디푸스 왕이나 안티고네 같은 테바이 왕실 이야기가 그렇게 인기가 있었을까?
이 같은 의문은 그리스 비극을 문학 작품으로만 이해해서는 풀리지 않는다. 오늘날까지 이어진 수많은 그리스 비극 연구물들이 주로 비극의 성격 분석, 문학적 기법, 철학적 의미에 초점을 맞춘 탓이 크다. 이들 연구는 비극이 가진 인문학적 담론을 형성해왔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지만 한편으로는 비극이 원래 지녔던 정치적·종교적·역사적 콘텍스트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이 책은 그리스에서 유학한 서양고대사 전공 학자가 비극의 기원에서 당대의 ‘국제 정세’ 분석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시각에서 그리스 비극을 풀어내 작품의 온전한 이해를 돕는 한편 고대 그리스사의 대강을 보여준다.
저자

최혜영

저자최혜영
경북대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과정을수료하였다.수년동안그리스국가장학금을받으면서그리스이와니나국립대학에서수학해그리스문화를사랑한로마황제율리아누스에관한논문으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에라스무스장학생으로추천을받아영국런런킹스칼리지에서도수학하였다.현재전남대사학과교수로재직주이며,한국서양고대역사문화학회편집위원장,전남대학교박물관장등을역임하였다.그리스와로마역사에관한많은논문과저서가있다.

목차

머리말
서설

제1부그리스비극의정치·사회적맥락:3대비극작가의삶과당대의아테네
1장테바이배경비극
2장아르고스배경비극
3장스파르타배경비극
4장코린토스배경비극
5장아테네배경비극

제2부그리스비극의종교·사회적맥락
6장비극,극장,축제의원래의미
7장그리스비극의기원
8장비극과디오니소스신
9장엘레우테라이에서온디오니소스신
10장대디오니시아축제

부록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비극공연의의미를새롭게조명
지금까지국내에서(번역)출간된그리스비극관련저술은작품소개와분석에그친감이있다.지은이는텍스트분석을넘어다양한사료를근거로그리스인들에게드라마공연은현대한국사회에서의연극개념과는달랐음을보여준다.비극공연은공동체디오니소스제전에바쳐진전체의종교행사였을뿐아니라,테바이등‘적국’의기세를꺾기위한심리전의도구이기도했고,애국심을고취하는정치적인행사이기도했다.

그리스사이해의실마리제공
그리스비극은대체로작가중심으로소개되었다.이를테면소포클레스의〈오이디푸스왕〉,〈안티고네〉,에우리피데스의〈메데이아〉하는식이었다.지은이는이를배경지역별로나눠고대그리스사의윤곽을이해하는실마리를제공한다.1부에서테바이,아르고스,스파르타,코린토스,아테네로나눠대표적작품들의역사적배경을소개함으로써여태껏우리가아테네중심으로이해하던그리스사의지평을넓혔다.

고대그리스의정치적지형조망
고대그리스는‘단일국가’가아니었다.오히려아테네,스파르타등다수의폴리스로나뉘어서로대립,갈등하는국제정세를형성했다.지은이는아테네내부의민주정적상황뿐만아니라특히아테네를둘러싼‘국제정세’라는콘텍스트를주목하였다.기원전5세기비극이한창공연되던당시아테네시민의눈과귀는페르시아전쟁,델로스동맹,펠로폰네소스전쟁등국가의운명이달린전쟁및국제정세에몰려있었음을실증적으로보여주면서비극작품이왜,어떤내용으로탄생했는지풀어냈다.

비극탄생배경의심층분석
2부에서는대디오니시아라는종교축제의맥락에서그리스비극의기원과배경을깊이있게살펴보았다.이제까지의연구물대부분이디오니소스신과는분리된맥락에서연구하거나,혹은단순한포도주의신으로서의디오니소스축제에초점을맞춘것과는다른시각이다.대디오니시아제전은구체적으로는‘엘레우테리아이에서아테네로온디오니소스신’을섬기는제전이었다.당시아테네에는안테스테리아나레나이아등디오니소스를섬기는제전들이이미있었는데,왜대디오니시아제전이새롭게제정되었으며,이후어떤연유로다른제전보다도더욱발달하게되었는가하는점을설명한다.

철저한텍스트분석,생생한현장감
지은이는콘텍스트주의Contextualism혹은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과연관해비극을이해한다.공연을전제로한비극대본을단순한텍스트분석을넘어당시의배경,쟁점,맥락이라는콘텍스트와의상호교류성이라는관점에서바라본다.
이를위해서저자는그리스비극텍스트분석은물론이지만,아테네아크로폴리스기슭의디오니소스극장을비롯하여엘레우테리아이등사람들에게잘알려져있지않는지역까지여러차례직접답사하고조사하였다.저자가직접촬영한사진자료들은독자들을비극의‘현장’으로이끌어이해를돕는다.

[책속으로추가]
아테네의비극은대체로다섯개범주로나누어볼수있을것같다.첫째,아테네의제국주의적팽창정책및식민정책을반영하는작품들이다.소포클레스의〈트립톨레모스〉는이러한관점을대표하는극이라할수있다.둘째,그리스를대표하는민족으로서의아테네인의입지와정당성을강화하려는작품이다.에우리피데스의〈이온〉이그대표작이다.첫째와둘째부류에속하는극들은비극이라하기힘든데,그결말이비극적이지않고오히려긍정적,낙관적이기때문이다.셋째,아테네내부에서발생한계층간혹은정책상의갈등등과관련해어느한쪽을지지혹은비난하는극들이다.에우리피데스의〈히폴리토스〉와〈에렉테오스〉등이이에해당된다.넷째,극도의희생을통해애국심을이끌어내려는것이다.아이스킬로스나소포클레스의〈테레우스〉등이이에해당되었을것이다(205쪽).

인간이공연하거나즐긴다는개념은후대에발달한것이며,초기의극장,테아트론은신에게바쳐진공간,신이보고즐기는장소를뜻했다.즉,원래의극장은무대중앙에있는제단thymele과관람석인테아트론theatron으로구성되어있었는데,이는사람들이공연하고보고즐긴다기보다는제단에모셔진신이관람한다는의미가강했다(255쪽).

아리스토텔레스의설명을정리하자면,도리스인들은자기들이드라마를시작했다고주장하며,비극은디티람보스로부터유래하여사티로스극을거쳐발전했는데,처음에는합창이나춤중심이다가대화중심으로바뀌면서스토리라인,배우의수,무대,장식물도점차늘어났다는것으로요약된다(2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