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철학의 왕국 (호락논쟁 이야기)

조선, 철학의 왕국 (호락논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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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조선 후기 학계를 달구었던 호락논쟁을 말하다!
정치적 이해가 아닌 사상 중심으로 조선 후기를 파악하며, 조선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하는 『조선, 철학의 왕국』. 충청도의 호론과 서울의 낙론이 벌였던 성리학 논쟁인 ‘호락논쟁’. 당시 학계의 주류를 점했던 노론의 유학자들이 호락논쟁의 주역이었다. 호락논쟁은 18세기 초반에서 시작해서 19세기 초반까지 이어졌는데, 시기가 길었고 사용된 개념과 논리가 난해했으며, 철학 외의 다른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조선의 3대 논쟁으로 꼽히면서도 인지도가 떨어진다.

호락논쟁의 주제들은 꽤 난해하다. 인간과 마음의 정체에 대한 논쟁, 인성과 물성이 같은지에 대한 논쟁, 성인과 범인의 마음이 같은지에 대한 논쟁 등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호락논쟁의 주제들과 그 속에서 활동했던 인간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고민과 관련해서도 생각거리를 풍성하게 던지는데, 호락논쟁의 여러 장면을 보며 우리는 스스로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하며 공존하는 노력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저자

이경구

서울대학교국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박사학위를받았다.서울대학교규장각,한림대학교한림과학원등에재직하면서17~19세기의정치?사상?지식인에대해공부하고,글을썼다.현재한림대학교인문한국HK교수로서,한림과학원부원장으로재직중이다.
주요저서는《원문역주각사수교各司受敎》(공역),《조선후기안동김문연구》,《17세기조선지식인지도》,《조선후기사상사의미래를위하여》,《정조와18세기》(공저),《신사임당,그녀를위한변명》(공저)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서장_호락논쟁이모저모
조선의3대논쟁|송시열의후예들,시대의물음에답하다|핵심주제들|또다른명칭,‘인성물성人性物性논쟁’

1장_논쟁시작
1.권상하와제자들
송시열과권상하|강문팔학사江門八學士|한산사의봄을기약하다
2.한산사논쟁
한산사가는길|한산사의첫날|둘째날이후,귀향
3.논쟁은서울에서도
김창협ㆍ김창흡형제|남산처사조성기|서울의편지논쟁

2장_논쟁주제
1.성리학은무엇인가
유학과성리학|주자학의성립|사단칠정논쟁
2.호락논쟁의3대주제
미발未發,마음의정체|인성과물성,인간과외물의관계|성인과범인,인간의변화와평등
3.논쟁아래맥락과현실
관점과맥락|이론은이론,현실은현실

3장_학파의형성
1.정변의소용돌이
병신처분|경종과신축환국?임인옥사|낙향하는호론,쑥대밭이된낙론
2.영조,새판을짜다
탕평선포|학學-정政체제를분리하라!|한원진의기대와좌절|영조와낙론의인연
3.만남과논쟁
이재,내일을준비하다|비래암강학회|한천시논쟁

4장_빛과그늘
1.호론의최고봉한원진
정학正學의수호자|제2의송시열을꿈꾸며|《주자언론동이고》,완전무결한주자학
2.낙론을부흥시킨김원행
서울명문가의후예|일상에서찾는진실한마음|학문공동체석실서원
3.삼무분설三無分說,호론의날카로운칼
변화의기로에서|호론의디스토피아|보편사상의가능성과한계

5장_복잡해진지형
1.안팎에서부는바람
청,제국이되다|김창업의《연행일기》|오랑캐들의부상|이익과유행,조선을흔들다|떠오르는계층들
2.철학논쟁변질하다
윤봉구와화양서원묘정비|묘정비사건ㆍ송시열영정사건|북당,남당과얽히다
3.분열하는학파들
정조초반의파란|갈등하고,오고가고|시파,벽파와다시얽히다

6장_반성과성찰
1.‘공담비판’에서실학까지
혈전血戰에서벗어나기|영조와정조,‘한쪽을편들면다툼이생긴다’|남인과소론,‘학문으로후세를죽이지말라’|실實을향하여
2.호락논쟁을뛰어넘은홍대용
공관병수公觀受,공평하게보고두루받아들이기|‘저들’에대한이해|차별이사라진범애汎愛의세계
3.타자담론파고들기
동양의고귀한야만인|동서고금의타자들

7장_철학왕국의황혼
1.파국
정순왕후의수렴청정|반동의여파|호론과낙론의악수惡手
2.세도世道에서세도勢道로
또바뀐정국|이야기만들기|잃은것과지킨것
3.세가지유산
집마다학설,사람마다의견|위군자僞君子의가짜도학|새로움트는싹들

맺으며_‘지금여기’에서의호락논쟁
철학과이념|역사이야기와소통|마음의참모습|타자에대한성찰

부록
연표
학맥ㆍ관계도

참고논저
주석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세속화의도도한흐름,동아시아의변화소용돌이속에서
이상을좇았던조선선비들이야기

조선을읽는새로운틀-정치사제도사중심을벗어난사상사

책은한마디로전환기에처한왕국에서의철학논쟁을다룬것이다.17세기가저물고18세기가시작되던시점은,안으로주자학으로국가를재건했던시기가끝나고바야흐로세속화가진전하는시기였다.밖에서는오랑캐로멸시했던청나라의융성이확연했다.일본,베트남등도신국神國,남제南帝를자처하기시작했다.안에서는양반·남성에비해열등하다고보았던중인·서민·여성등의역량이신장되었다.오랑캐가문명에다가설수록화이華夷질서는흔들렸고,서민?여성이성인이될가능성이커질수록명분질서는요동쳤다.
이에대응해조선의선비들은주작학적질서와명분으로조선의재건과동아시아변화에적응하려했다.기존의사단칠정논쟁을계승하면서도좀더현실적이고사회적인주제,즉마음,타자,사람일반의문제에매달렸다.숙종후반부터순조초반붕당정치에서탕평정치를거쳐세도정치가정립되는시기,철학과사회의문제는정치와얽히면서한번더꼬였다.논쟁의최종승자가된노론은영조대부터북당北黨과남당南黨,시파時派,벽파僻派등으로다양하게분화하면서학파의주도권을둘러싸고크고작은정치적분쟁이일어났다.철학적다툼이조선의정치·사회흐름의숨은추동력으로작동했던것이다.이처럼조선후기를정치적이해가아니라사상중심으로파악하기에이책은조선의역사를이해하는새로운실마리를제공한다.

호락논쟁이란-호락호락하지않는호락논쟁

학자외에국왕,정치인,남인과소론학자,때론중인까지왕성하게참여한호락논쟁湖洛論爭은호론湖論(충청도의노론학자)과낙론洛論(서울의노론학자)사이의논쟁이므로이렇게불린다.이황,이이가주역이었던사단칠정四端七情논쟁,서인과남인사이에벌어졌던예송禮訟과함께조선의3대철학논쟁으로꼽히지만일반인에게는생소하다.
가장큰이유는호락논쟁의주제들이꽤난해하기때문이다.논쟁의주제는보통세가지로간추려진다.첫째,미발未發에서의마음의본질에대한논쟁.미발은감각이발동하지전의마음의상태이니,이주제는간단히말해인간과마음[心]의정체에대한논쟁이다.둘째,인성人性과물성物性이같은지다른지에대한논쟁.여기서물성은인간을둘러싼외물外物로서타자라고보아도무방하다.셋째,성인聖人과범인凡人의마음이같은지다른지에대한논쟁이그것이다.
인성물성논쟁은청나라로대표되는오랑캐에대한인정여부와,성인과범인의이동異同을둘러싼다툼은서민·여성에대한인정여부와연결되기에논쟁은치열하고그파장은클수밖에없었다.

왜,지금여기서호락논쟁인가-여전한현재진행형

호락논쟁의주제와그속에서활동했던인간들의모습은지금우리의고민과관련해서도생각거리를풍성하게던진다.
논쟁의첫주제였던마음을보자.근대이후우리는인간의정체를두뇌와신경의작용에연관해설명하고있다.심학心學이사라진자리를사이콜로지psychology곧심리학心理學이채웠다고나할까.그러나지금은오히려정신,의지,도덕,감수성의총체로서의마음이다시주목받는듯하다.마음의주재성과외물에대한조정력을중시했던유학의마음공부야말로지금충분히재음미될수있다.
호락논쟁은타자에대한우리의인식과관련해서중요한성찰을제공한다.지금우리가겪는다문화,남녀,장애인,난민등의문제또한타자에대한이해가해결의고리다.앞으로는로봇,인공지능과같은새로운타자에대한인정문제가부상할것이다.호락논쟁의여러장면을보며우리는스스로를성찰하고타자를이해하며공존하는노력에대한시사점을얻을수있다.

독특한구성,풍성한읽을거리

굳이분류하자면사상사관련서술인이책은몇가지장치를통해딱딱한이론소개를넘어이야기를입체적으로구성하는데성공했다.
첫째지은이는전형적인‘철학사’서술을우회해철학사서술에서는보통간과되기마련인주변정보들을활용해‘이야기’라는색채를입혔다.지금은매우낯설어진사유방식인성리학에그들의마음과일상,정치?사회이론,활동과관계망등을복원해정치·사회적요인까지복잡하게얽힌이문제를입체적으로풀어나갔다.결국이책은부제에서‘호락논쟁이야기’에서보듯이상을향한철학과세속질서로움직인사회속에있었던조선철학자들의이야기다.
둘째이를위해역사이야기와철학이론설명이교차되는독특한구성을택해독자들의편의를도모했다.서장에서는호락논쟁을개괄적으로소개했다.사전적인정리이므로처음에읽어도되고,나중에읽어도된다.본문의1장·3장·5장·7장은역사이야기가뼈대고,2장·4장·6장·결론은철학이나이론에대한소개가뼈대다.관심에따라이장들만떼서연결해읽을수도있다는이야기다.
이책의세번째미덕은여느철학이론서또는사상사에서만나기힘든풍부한도설圖說이다.각장마다7컷정도의그림과사진을실어본문에생동감을더했다.소재는등장인물의초상,유적지가기본이고당시생활을상상케하는회화자료또한풍부하다.그림가운데는중국,일본은물론서양화가의작품까지있다.그림설명에서도가급적자세한정보를더하여깊이있는해석을도왔다.부록에실린연표와학맥·관계도역시주목할사항.덕분에책을수시로뒤적이거나다른정보를찾는수고가줄어진지한독자들이반길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