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탄생기 (1960~1970년대 문학으로 본 현대도시 서울의 사회사)

서울 탄생기 (1960~1970년대 문학으로 본 현대도시 서울의 사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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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소설이란 사료를 통해 살펴보는 현대도시 서울의 형성사!
1960~70년대 서울의 표상을 그려낸 작가 16인의 소설 110여 편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현장을 살펴보는 『서울 탄생기』. 문학연구자가 쓴 역사서인 이 책은 문학과 역사가 만난 지점에서 소설과 역사를 비교하고 조율하면서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그러나 현재의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의 변화의 계기들을 포착한다.

현재 서울의 도시 경관, 시민들의 삶과 욕망이 1960~70년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는 저자는 1966년 이후 경제성장과 도시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과거와의 단절과 망각, 이를 바탕으로 한 빠르고 항상적인 변화가 어지럽게 진행되었다고 설명하며, 사료로 삼을 적절한 텍스트를 찾고 자신의 문학적 내공으로 각각의 텍스트에 의미를 부여해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의 역사를 되새긴다.
강북의 도심 재개발, 판자촌 철거, 신개척지 강남의 개발 등 서울이 현대도시로 탄생하는 역사적 과정을 담은 이 책에서 현대성을 향한 지향, 발전주의 이데올로기, 일상과 문화의 아메리카니즘, 그리고 공적 폭력이 뒤얽힌 서울의 변신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 최인훈의 연작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 저자가 수년간에 걸친 노력으로 찾아낸 소설만으로도 아파트 붐, 와우아파트 붕괴, 광주대단지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따라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록의 틈을 채우고 기억의 결을 메우는 데 성공한 대목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자

송은영

1970년대초반서울에서태어나강남과강북을오가며자랐다.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은이후동아대,고려대,연세대등에서초빙교수및연구교수생활을계속했다.현재는성공회대동아시아연구소에서학술연구교수로일하고있다.
도시문화,청년문화,대중사회와대중문화,대항지식의체계등에대해관심을가지고연구를진행해왔다.앞으로도문학,역사,문화연구를접목하여동아시아도시공간의역사,대항지식과대항품행의문제에대해연구를계속할계획이다.

목차

책을내며
프롤로그

1부서울,욕망의집결지가되다(1961~1966)

01장_서울,메트로폴리스의물적기틀을마련하다
서울행정구역의확대와법령의정비|서울의상상적경계:도심과‘문안’|식민지의기억또는경성일본인거주지의흔적|점이적도시:주거지와상공업지역의혼재

02장_서울이라는새로운고향
서울의인구증가,이촌향도의흐름|전도된노스탤지어,서울을향한향수병|“서울에가고싶어요,단지그거뿐예요”|서울사람의표식,서울말|‘60년대식서울내기’의실망스러운정체|적자생존의혼란과탐욕의소용돌이|이주민을위한,이주민에의한,이주민의도시

03장_서울환상곡,자유와해방을꿈꾸다
서울에가고싶은이유|남성들의판타지,‘종삼’의위안|엄숙주의로부터의해방,남성들만의자유|문화적갈증,고전음악다방|도시여성에대한선망과판타지|가난한서울,부서지는환상들

04장_도시난민,판자촌과골방에서절망하다
공영주택과집단주택의전성기|집없는사람들,거듭된이사|서울하늘아래“지상의방한칸”|판자촌만들기와허물기|빈민촌과판잣집쪽방의신음|서울안의고향,빈민촌과서민동네

05장_서울의변화를예감하고애착을느끼기시작하다
서울밤거리의산책자|뜨겁고역동적인도시서울의발견|서울은아무리더러운서울이라도좋다|개발의예감과서울의민낯

2부서울,개발의시대를맞이하다(1966~1972)

01장_도로와교통체계가개편되다
자본의성장으로들썩이는서울|불도저시장의등장과도시공간의변화|기억속으로사라진전차|버스와자동차중심도시의탄생

02장_중심과주변부가위계화되다
광화문전성시대|도심의고층화|서울에서사라진것과없는것에대한구보씨의단상|십년의변화,“어질머리”에적응하기|이국적경관의무장소성과혼종성|서양식양옥집이라는황무지

03장_도시공간이분화되고위계화되다
서울변두리의팽창과광역화|한옥주택가의안정감|불안한전세방과계급의식의발아|배제의공포,탈락의위기감|환영받지못한자의절망감|도시개발에서밀려나는사람들

04장_개발의불도저,파국을맞이하다
그래도지속되는변두리의삶|철거민집단이주와판잣집양성화|시민아파트건설이라는속임수|아파트거주자의성찰|와우아파트붕괴와정인숙피살사건|철거민들의집단난민촌|광주대단지사건의발생|광주대단지빈민들의고통|죽어야말할수있는사람들|살아남은자의죄책감

05장_야간통행금지,도시의시간을규율하다
야간통행금지와도시공간의특권화|밤이사라진한국소설의비애|우리를슬프게하는야간통행금지

3부서울,강남개발과중산층의시대가도래하다(1972~1978)

01장_신개척지강남이부상하기시작하다
강남개발을위한초석들|강남가서땅을사면돈을번다,소문과예감|내가만약그때강남에땅을샀더라면|개발의광기,폭력의예감,에틴저마을

02장_강남,서울의지형도를바꾸다
부동산투기의대중화|황무지에서황금알을낳는거위로|경제적공간감각의확산|복부인,똑똑한여성들의슬픈초상|교육과명문학교,8학군의기원|‘위생’의지리적분할선,한강

03장_아파트와중산층의시대가열리다
도시중산층의등장|중산층아파트와서민층아파트|젊은세대가선호하는아파트와현대적생활|아파트의삶,유행과모방|아파트,소외와획일성의불모지|강남의새로운도시경관|강남의이질감과차별화

04장_안과밖의위계화,계급갈등이대두하다
공간의다층적?적대적위계화와철거민|철거민‘난장이’가족이목격한서울|증오가가른도시,계급투쟁의장|구동네와새동네,빈민과중산층의분리|위성도시의원주민,철거민,이주민의위계화|가난과종속의도시에사는부끄러움

05장_서울사람,완전히도시인이되다
과거가지워지는도시,왕십리의추억|발전도퇴보도아닌변화:익숙한곳에서길을잃다|환상이되어버린고향|“그대다시는고향에가지못하리”

에필로그
참고문헌
주석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한국현대사의현장을드러내는‘감수성의고고학’
작가16인의소설110여편으로포착해낸‘서울신드롬’

서울은‘공룡’이자블랙홀이다.정치경제문화등거의모든분야에서지방에비해압도적비중을과시하는공룡이자대한민국의인구,자본,정보를빨아들이는블랙홀이다.서울은눈부시다.불과20여년만에휘황찬란하게변한강남의변화가대표적이다.3년만외국에갔다와도살던동네를못찾는다는말이나올정도다.한편서울은눈물겹다.하늘을찌를듯한고층빌딩의그림자뒤에는쪽방촌이함께하고,세입자들의고된분투가존재한다.
지은이는현재서울의도시경관,시민들의삶과욕망이1960~70년대만들어지기시작했다고보았다.1966년이후경제성장과도시개발이본격화되면서과거와의‘단절’과‘망각’,이를바탕으로한빠르고항상적인변화가어지럽게진행되었다는설명이다.강북의도심재개발,판자촌철거,신개척지강남의개발등이그렇게이루어졌다.
그런의미에서서울은자기성찰없이근대화에매진해온한국현대사의현장이자,주택,교육,청년,취업,여성의권리등현재의첨예한문제가집약된축도縮圖라할수있다.지은이는서울이현대도시로탄생하는역사적과정을,문학이라는탐침探針을이용해촘촘하게파헤쳤다.그렇게현대성을향한지향,발전주의이데올로기,일상과문화의아메리카니즘,그리고공적폭력이뒤얽힌서울의‘변신’에대한흥미롭고도생생한풍경화가우리앞에펼쳐진다.진지한독자라면거의모든페이지에서밑줄긋는구절이생길만큼.

역사보다촘촘하다

1960~70년대서울의표상을그려낸작가16인의소설110여편은어쩌면이럴수있을까싶을정도로어엿한사료史料로기능한다.수년간에걸친지은이의노력덕분에소설만으로도아파트붐,와우아파트붕괴,광주대단지사건등굵직한사건을좇아갈수있다.뿐만아니라‘기록’의틈을채우고기억의결을메우는데성공한대목을곳곳에서발견할수있다.
이호철의《서울은만원이다》는손정목선생이사실에부합하지않는다고비판했을만큼사창이존재하지도않는서린동을왜여주인공인창녀가사는동네로설정했을까.“대중들은일제하의서린동과그근방에기생촌이있었던사실을자연스럽게상기하면서,기생에서사창으로약간의자유연상에따른논리적비약을거쳐이지역에사창이있다는허구적설정을거부감없이받아들일수있었다.”(51쪽)
광화문세종로뒤편에있던예총회관과수송동기마경찰대에대한기억을복원하거나(213~217쪽),1966년미국존슨대통령의방한당시평범한사람들이느꼈던비애와고통의감정을되새기는장면(262~265쪽)등도그사례에해당할것이다.
“지식인을포함하여수많은관료,직장인,대학생들이술을마시고함께종삼을방문하는것은흔한일이었다.……심지어시인고은은《1950년대》라는책에서실명을거론한단8명을제외하고는“기성작가?신인?문학지망생을통틀어서그곳에가지않는자는없는것이다”라고단언했다”(94쪽)란구절은또어떤가.

도시의잊힌주름들을파고들다

서울이라는거대한도시의역사에는기억속에접혀서사람들의눈에보이지않는안의주름들같은틈새들이있다.이책은우리가잠시잊고있었던,그러나현재의우리안에자리잡고있는변화의계기들을포착한다.
“무엇보다도한국전쟁때월남한피란민구보씨에게통행금지제도는일상속에서‘전쟁’을끊임없이상기시키는역할을한다.“통행금지가가까워지면모든사람이조급해진다.어디론가떠나려는사람들.빨리집으로돌아가려는사람들이서로교통의순서를다툰다.택시는금방난폭해진다.모든서비스가거칠어진다.피난민들이마지막열차에매달리는풍경이다.‘막차’그렇다.이리하여6?25의얼굴은밤마다사람들에게모습을드러낸다.전쟁의기억이사라져가고있다는소리가들릴때마다나는웃음이나온다.하도전쟁속에서오래살았기때문에전쟁을평범한것으로알게끔취해버린것뿐이아닌가”(최인훈의소설인용문).이논리에따르자면,무엇이든‘빨리빨리’해야하는한국사회의습성은통행금지제도에서비롯된것이며,더깊게파고들면그기원은전쟁에있다.”(344쪽)
오늘날서울사람들이가지고있는시골에대한오해와환상이이미1970년대중반에형성되기시작했음을보여주는장면은어떠한가.“그들이떠나온시골은도시의착취때문에낙후되고촌스러워진시골도아니고,새마을운동이라는국책사업이홍보하듯잘사는시골의모습은더더욱아니다.자신의어린시절을더이상자신과무관한공간으로신비화해만든환상은현실에서동떨어져있을뿐만아니라,오래전에시골을떠나온자신을우월한위치에놓으려는서울사람의태도다.서울에서의성공을바탕으로한이러한자신감과환상은,서울과시골이라는중심과주변의간극을더욱크게만드는폭력에불과하다.”(503쪽)

드라마보다드라마틱하다

소설이란사료를캐내고,먼지를털고,해석을했으니‘이야기’로서의재미또한이책의미덕이다.
“서울에가고싶어요,단지그거뿐예요.”(64쪽)김승옥의소설〈무진기행〉에서주인공윤희중이틀어박혀있던바닷가의집에서하인숙과사랑을나눈후,하인숙이처음꺼낸말이다.지은이는“이는일반적인연인들이정사후에할만한말은결코아니다”라면서맹목적인서울에대한맹목적동경혹은서울중심주의를보여준다고부연한다.
미아리고개위에지은처남의판잣집을소재로한하근찬의〈삼각의집〉에서‘나’와아들이그집을보자마자‘국제명작사진첩’에실려있던미국의개집사진을동시에떠올리는장면은어떠한가.이는서울의도시빈민은지구상의계급으로보면미국에사는개정도의위치라는자각을불러일으키는장치인데우리가잊고있던,그러나절절한기억이되살아나지않는지.
“신촌역에기차가정거했을때는,그곳이서울에서멀리떨어진시골같은느낌이들어서바로눈앞에보이는이화여대가마치서울에서부터기차꽁무니에붙어왔다가기차가서니까슬쩍내려서시치미떼고거기에서있는것처럼괴기하게눈에비쳤다.”(274쪽)1966년쓰인김승옥의소설〈다산성〉에나오는이구절은또어떤가.

문학텍스트를새롭게읽다
기본적으로문학연구자가쓴역사서이다.이책은문학과역사가만난지점에서소설과역사를비교하고조율하고있다.그래서‘사료’로삼은적절한텍스트를찾고여기에의미를부여하는지은이의문학적내공이어우러져있다.
최인훈의연작소설《소설가구보씨의일일》에는1968년서울에서전차가사라지고“좌석버스란이름의입석버스”가등장한모습이나오는데(197쪽)구보씨는버스를못마땅해한다.느릿느릿한전차에비해,빠른출근길버스는전투적삶의대열에재빠르게올라타는경쟁을권한다고여기기때문이다.소설의후반부에“고등학교학생하나가구보씨의옆구리를팔굽으로내어지르면서버스에올라가고문은닫히고”버스가떠나버려구보씨가결국버스를놓치는장면을집어내는솜씨는탁월하다.
“〈아홉켤레의구두로남은사내〉의권씨는저항의식덕분에비로소고귀함을가지게되는전형적인민중상을벗어나전혀불필요해보이는아홉켤레의구두로‘인간의품격’을가지게되는인물로그려졌다.광주대단지사건의철거민들과적극적으로연대하지못했다는죄책감을가진지식인의손길에의해사후적으로가공된한계때문이지만,역설적으로바로그때문에전형적인민중의형상에갇히지않은인물이탄생한것이다”(332쪽)란분석역시지은이의소설읽기수준을보여준다.

통찰은깊고분석은날카롭다
사실의모자이크만으로는제대로된역사서라할수없다.때문에소설을사료로동원한이책역시곳곳에서지은이의통찰과해석이드러나는데고개가끄덕여지는대목이적지않다.
“2000년대이후서울시장들의주요정책은‘김현옥지우기’와‘김현옥따라하기’를동시에하는것이었다.이미뚫은터널과도로를없앨수는없지만,그가세운고가도로들을부정하거나잘못된결과들을되돌리는것자체가공이되기때문이었다.”(187쪽)김현옥전시장이현대도시서울의탄생에어떤영향을미쳤는지제시한뒤하는지은이의지적이다.
“사실강남개발의숨은역군은황량한황무지에서아파트를건설한노동자들이아니라부동산중개업자와투기꾼들일것이다.정부와서울시는숨은공로자가아니라그것을노골적으로조장한사람들이었다.”(387쪽)현재강남에살고있는것을자랑스러워하는사람이든,강남부동산의신화를부러워하는사람이든이렇게생각하는사람은없을테지만영설득력없는이야기는아니다.1970년대후반강남개발이활성화되며‘북부인’이등장하면서전업주부일지라도“훌륭한‘재테크’능력”이현모양처의요건중하나로꼽히기시작했다(395쪽)는통찰이나,서울시민들이더살기좋은공간을만들기위해서도시개발이추진된것이아니라,국가권력층과유학생엘리트들이수도서울이외국에그럴듯하게보이기를원해서도시재개발이시작되었다는설명(261쪽)역시흘려들을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