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독학자들 (스스로 배움을 찾아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

진격의 독학자들 (스스로 배움을 찾아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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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도 밖에서 독창적인 공부의 여정에 나선
스무 명의 독학 이야기를 통해
배움의 진정한 의미를 묻다
〈안녕들 하십니까〉
2013년 12월, 고려대학교 후문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민영화 반대’를 내걸고 투쟁하다 직장에서 내몰린 철도 노동자의 소식을 앞머리에 내건 대자보였다. 그 글의 존재가 알려지자마자 최초 작성자 주현우 씨의 대자보 옆에 100여 장의 대자보가 팝업창처럼 순식간에 나붙었고 이후 봉화대의 불길이 피어오르듯 전국 각지의 대학에서 자신들의 ‘안녕’을 되묻는 대자보가 토익과 공무원 시험 광고 전단지로 도배된 담벼락 위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2013년 겨울을 뜨겁게 달구었던 그 대자보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당시 대학생들이 겪고 있던 ‘배움’과 ‘공부’의 의미에 대한 심각한 회의와 혼란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처해 있는 분열적인 상황에 대한 커다란 분노였다. 그건 ‘대학’의 사회적 의미와 기능과 관련된 분열적 인식에서 기인하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대학을 학문을 연구하고 진리를 탐구하는 배움의 성전이라 일컫지만 실제 대학생들이 마주하는 대학의 현실은 그러한 당위적 언설을 터무니없는 것으로 냉소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대학생들은 자신의 배움을 재빨리 경제적 효용으로 탈바꿈시키는 요령을 익히길 강요받으며 그와 같은 요령으로부터 동떨어진 학문을 선택한 학생들은 그야말로 요령부득要領不得의 곤경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었다.
저자

인문학협동조합

기획|인문학협동조합
삶과앎과노동의행복한공생을꿈꾸는젊은인문학연구자들의각성과결의로출발했다.공부와인문학본연의상상력과태도,노동에대한존중을통해앎과삶의불일치를협동적활동으로써극복하고,시민들과인문학의공유를통해서로의삶에보탬이되게하고,인문학자와인문학공간들의네트워크를지향한다.

소영현|연세대젠더연구소연구원?문학평론가
임세화|인문학협동조합?동국대국어국문학과박사수료
김민섭|인문학협동조합
한영인|인문학협동조합
권두현|동국대강사?인문학협동조합
강부원|성균관대동아시아학술원연구원
오영진|문화평론가
황호덕|성균관대국어국문학과교수?문학평론가
김대성|문학평론가
김만석|독립연구자
천정환|성균관대국어국문학과교수
임태훈|인문학협동조합미디어기획위원장
조형래|문학평론가
허민|문화연구자
장병극|철도문화사연구자
최형섭|서울과학기술대기초교육학부교수
류수연|인하대프런티어학부대학교수?문학평론가
홍덕구|근현대문학연구자
이영준|기계비평가
심아정|독립연구활동가

목차

책머리에_당신의공부는안녕하십니까

01…공부를공부하는팔방미인
장르를넘나드는작가장정일_소영현
02…‘말’의형식을깨고의미를발명하다
조선만담의창시자신불출_임세화
03…시대의마운드에서퇴장당하다
‘조선야구’의시작과끝박석윤_김민섭
04…홀로배운침술로일군공동체의꿈
시인신동문_한영인
05…‘강인한육체’의여성,영화라는금지된모험
한국최초여성영화감독박남옥_권두현
06…유신정권과개발독재가낳은비극,철거민
만들어진‘무등산타잔’박흥숙_강부원
07…‘무한동력장치’는실패했지만‘인생’에실패는없다
발명가오필균_오영진
08…문학과사회주의,독학자들의영원한다리
임화와마츠모토세이초의독학과기연_황호덕
09…우리의앎은돌이킬수없이연루되어있다
스스로를불사른평화시장재단사전태일_김대성
10…밀항자의예술지도
추방,난민,독학의화가조양규_김만석
11…민주노조운동의산증인
한진중공업해고노동자김진숙_천정환
12…잊힌근대사현장,용산의역사를찾아서
향토사학자김천수_임태훈
13…사법고시합격에서SW개발까지
실천적정치인고故노무현대통령_조형래
14…나의삶이당신에게글이될수있다면
트랜스젠더소설가김비_허민
15…조선의힘으로근대화를꿈꾸다
조선최초의철도사업가박기종_장병극
16…1,200도불꽃자유자재로…‘과학한국’우리손에달려
초자硝子가공장인김종득·김진웅_최형섭
17…융합과통섭을실천한근대지식의‘오덕후’
팔방미인저술가현병주_류수연
18…1,800건의북리뷰로추리소설의지도를그리다
1세대북리뷰어홍윤(물만두)_홍덕구
19…용접봉을쥐던손이카메라를들다
용접사출신산업사진가조춘만_이영준
20…기민棄民이국가에고함
시베리아조선인포로유족문용식_심아정

주석

출판사 서평

〈오늘나는대학을그만둔다,아니거부한다〉
〈안녕들하십니까〉라는이름의대자보가붙었던곳은그로부터3년전인2010년,또하나의기억할만한대자보가붙었던자리였다.〈오늘나는대학을그만둔다,아니거부한다〉라는도발적인제목의그대자보에서작성자김예슬은이렇게썼다.

이름만남은‘자격증장사브로커’가된대학,그것이이시대대학의진실임을마주하고있다.대학은글로벌자본과대기업에가장효율적으로‘부품’을공급하는하청업체가되어내이마에바코드를새긴다.국가는다시대학의하청업체가되어,의무교육이라는이름으로12년간규격화된인간제품을만들어올려보낸다.기업은더비싼가격표를가진자만이피라미드위쪽에접근할수있도록온갖새로운자격증을요구한다.이변화빠른시대에10년을채써먹을수없어낡아버려지는우리들은또대학원에,유학에,전문과정에돌입한다.고비용저수익의악순환은영영끝나지않는다.‘세계를무대로너의능력만큼자유하리라’는세계화,민주화,개인화의넘치는자유의시대는곧자격증의시대가되어버렸다.

김예슬의자퇴는사회적으로커다란반향을불러일으켰다.그의선언의과단성은사람들이알지못했던비밀을누설했다는데있는것이아니라모두알고있지만체념적으로받아들였던사실을우리로하여금정면으로마주하게했다는데있다.그런점에서그의목소리는임금님이벌거벗었다는사실을외친천진한꼬마의목소리를닮았다.세상에대해‘너무많이아는’어른들이세상일이란원래그런거라고,체념을지혜로교묘하게뒤바꾸려할때천진한아이는눈에보이는진실로그간계에맞선다.김예슬은대학이학문탐구의전당이아니라‘기업의하청업체’이자‘자격증장사브로커’임을만천하에드러냄으로써우리로하여금체념적으로회피하고싶었던진실과대면하게만들었다.

독학자,앎과삶을지탱하고있는시스템에대한고민의결과
2010년김예슬의선언과2013년주현우의질문,그리고거기에응답했던수많은대학생들의목소리는여전히대학을삶과공부의터전으로삼고살아가고자분투하는많은사람들에게결코지나칠수없는고민을안겨주었다.지식과노동,삶과공부를둘러싼모순이대학이라는체제내에서임계에달했다는위기의식이었다.
“공부와삶의불일치를협동적활동으로써극복하고,시민들과인문학의공유를통해서로의삶에보탬이되게하고,인문학자와인문학공간들의네트워크”를지향하며2013년창립된‘인문학협동조합’에서‘독학자’의형상에주목한것은바로지금우리의앎과삶을지탱하고있는시스템에대한발본적인고민의결과였다.
‘독학자’란무엇인가.그건사전적으로‘스승이없는사람혹은학교에다니지아니하고혼자서공부하는사람’을의미한다.하지만여기서말하는‘스승’이나‘학교’는어디까지나제도적인측면을일컬을따름이다.진정한독학자에게는만인이스승이고학교는도처에있다.그런점에서‘독학자’는기성제도로부터탈주하거나소외된인간이지만역설적으로그탈주와소외로부터수많은배움의단서를풍부하게획득한사람이기도하다.그래서‘독학자’는언제나지금우리가몸담고있는이제도를반성적으로돌아보게끔한다.
한국의학생들은왜학교에들어가기전부터과도한학업노동에시달리는가?거기서얻는앎과배움이그학생들이건강한사회적주체로서게하는데어떤효용을지니는가?어쩌면그러한배움의과정이앎과지식으로부터그들을소외시키고현사회시스템에길들여진‘똑똑한바보’들을양산하는것은아닐까?이런물음은필연적으로우리에게‘배움’의진정한의미가무엇인지다시묻게만든다.

독창적인배움을길을걸었던스무명의이야기
인문학협동조합은공부가스스로를만들어가고발견하는창조적인과정이아니라그자신을체계적으로소외시키는노동으로전락해버린지금,그시스템밖에서스스로길을찾아나섰던사람들의이야기를조명할필요가있다고판단했다.《진격의독학자들―스스로배움을찾아나선사람들의이야기》는그결과물이다.
이책은인문학협동조합에몸담고있는필자들이중심이되어기존제도밖에서독창적인배움의길을걸어갔던스무명의이야기를담고있다.여기서다루고있는인물들은개화기에서부터현재에이르기까지백여년의시간대에걸쳐있으며독학의분야도야구와같은스포츠에서철도와같은근대문물,그리고초자와같은과학실험도구에이르기까지다채롭다.역사적인물에대해서는풍부한자료를섭렵해이제껏대중들에게알려지지않았던측면을적극적으로조명하고자했고,아직까지현장에서활발한활동을벌이고있는인물의경우직접찾아가생생한현장의분위기를담아내고자했다.
역사적으로정치적지배층이지식의생산과유통을독점하고통제했던예는드물지않다.그건앎과배움이협소한지식의문제를넘어정치적지배의문제와밀접히연관되어있음을의미한다.이런점에서민주주의는단지투표권의획득에불과한것일수없다.민주주의는앎과배움의평등을통해만인이통치의주체가될자격을지니는정치체제인것이다.지금우리에게필요한건바로이와같은평등의조건으로서의앎과배움이다.현재교육은특정한재화와권력에접근할수있는사람과그렇지않은사람을‘합리적으로’구획하는사회적분할선으로고착화되고있다.이책을통해독자들이앎과삶의관계에대해나름의고민을덧붙일수있다면더바랄것이없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