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부정과자기부정으로점철된‘말놀이’
뉴라이트의실체를알기위해서는이들의학문적이력을파악하는것이도움이된다.이는이철우교수의글에서적실히드러난다.그에따르면역사의‘탈정치화’를부르짖어공감을얻은,1980년진보파학도들의‘큰형님’으로추앙받던이영훈은“젊은시절한때그혁명에영혼이팔려본사람”으로일차자기부정을한다.여기에민족차별이없었음을강조하는과정에서일제강점기한일관계를주권국가들이만든유럽연합EU에비유한김낙년,한국은법적으로유효하게일본의일부가되었기에승전국도식민지도아니어서일본에배상을청구할근거가없다는주익종의‘변신’등을이야기하며정치적도그마에영혼이팔린사람의구차함을적시한다.뉴라이트역사학의배경을알려주는대목이다.여기에‘수탈’을물리력을동원한강제는없었다는주장으로주권없는민족에대한‘구조적수탈’에눈감는것은전형적인‘말장난’임을지적한다.
맞다,“사실이승리한다”단,제대로보면
이책의필자들은《반일종족주의》에대해지엽적인구절에매달리거나맹목적혹은국수주의적입장에매몰되는대신19편의글을통해그야말로실증적으로비판한다.예컨대강성현(성공회대열림교양대학교수)은일본군‘위안부’문제와관련,피해자의증언은무시하고관련공문서가없다는이유만으로강제연행은없었다는주장은실증사관의외피를둘러쓴억지라고지적한다.실증사학에대한통렬한반격이다.나아가당시동남아와일본의물가지수등통계를들어가며‘고수익자유영업’매춘부주장을일축한다(164쪽~).《반일종족주의》의핵심중하나인‘식민지근대화론’에대해서도,1942년에도조선인취학률은50퍼센트에못미쳤다든가조선의공업생산액이8.4배느는동안일본으로빠져나간생산재는100배이상폭증했으며,일제강점기의료인수가꾸준히늘었다는통계에는일본으로빠져나간의사수가빠져있다는‘통계의허구’등‘혜택없는개발’의실체를짚는다.청구권협정,독도영유권,특별지원병문제도구체적으로논박하고있다.
한국사연구의새로운지평을열기위해
그렇다고이책이무분별한《반일종족주의》비판으로일관하는것은아니다.민족주의의한계를벗어나는한국사연구를위한고언으로받아들인다.김헌주연세대근대학국학연구소연구교수는〈‘반일종족주의사태’와한국사연구의탈식민과제〉(226쪽~)에서《반일종족주의》가학술서를표방한대중서이며어떤측면에서는정치적선전물에가깝다고꼬집으면서도‘반일종족주의’여파를무시일변도로대응하는것은좋은방법이아니라고지적한다.중요한것은탈식민의지향이라며한국사연구의현실을짚고,트랜스내셔널역사학,성소수자를비롯한마이너리티의인권문제사,생태환경사등을제언한다.
물론이책이《반일종족주의》비판을위한우리학계의역량과수준,방향을대표하는것은아닐지모른다.또“《반일종족주의》는일제와한몸”이라며“이들의정치?군사?경제적패악과제도를포괄하기위해‘친일’대신‘친일레짐regime’이적합한용어”(서승우석대석좌교수)라는주장도담겼다.그러나그모든것에도불구하고이책은“지난40년의지성사를되돌아보는”의미있는작업의결실이면서올바른한국사연구를위한작은디딤돌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