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17세기 조선 유학사

새로 쓰는 17세기 조선 유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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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혀
17세기 조선 유학사를 새로 쓰다

조선 유학사에 대한 통설에 질문을 던지다
저자 강지은(국립대만대학 국가발전대학원 부교수)은 고려대학교에서 한문학을 전공하면서 조선시대 지식인의 저작을 두루 읽었다. 특히 17세기 저작들과 그에 관한 연구서들을 폭넓게 접하면서 17세기 지식인들이 처했던 상황과 거기에서 탄생한 그들의 사상에 대해 새롭게 분석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에 일본 도쿄대학에서 공부한 후 타이완으로 건너가 타이완대학에서 연구를 거듭하면서 조선시대 지식인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놓고 있다.

《새로 쓰는 17세기 조선 유학사朝鮮儒儒學史の再定位-十七世紀東アジアから考える》는 그러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20세기 초반 두드러졌던 17세기 조선 유학사에 대한 통설을 재검토하여 ‘조선 유학사란 어떤 것이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통설에 의하면, 17세기 조선에서는 일본과 중국의 연이은 침입으로 인한,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 속에서 사상사적 전환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주자학에 대한 비판의식으로써 새로운 경서 해석을 집필하여, 엄격한 사상 통제의 억압 속에서 주자학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17세기 조선 유학사를 ‘주자학에 대한 정밀한 연구 및 이에 동반하는 주자학 교조화’와 ‘주자학에 대한 회의 및 비판의식의 시작’이라는 두 개의 대립적인 축으로 바라본 이 같은 관점은 식민지 시대 이래 한국의 상황과 맞물려 점차 강화된다. 조선왕조의 체제교학體制敎學(국가의 학문)이었던 주자학과 유학자가 망국의 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간주되었고, 주자학의 경서 해석에 부분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던 17세기 몇몇 유학자의 견해는 ‘조선 후기 실학파’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근대의식의 맹아’라는 위상을 부여받는다.
저자

강지은

姜智恩
고려대학교한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국어국문학과에서석사학위를,일본도쿄대학인문사회계연구과에서아시아문화연구전공박사학위를받았다.대만중앙연구원중국문철연구소에서박사후연구원을역임했으며,현재국립대만대학국가발전대학원부교수로재직중이다.
조선유학사는형성과정에서도,근대적학문으로서본격적으로연구되기시작하면서도국경을초월해있었다.이때문에20세기전후동아시아지식인이유학사연구를시작했던사회적배경과그학설을중심으로조선유학사를고찰해왔다.

목차

서론

1.20세기초반‘동아시아’의탄생
1절유학사에대한관심
2절17세기에주목하다

2.17세기유학자세계의양상
1절조선의사대부士大夫사회
2절공명共鳴할수없는한국과일본의유학자

3.유학자들의신념
1절조선유가사회儒家社會의사상적기초
2절새로운경서주석의등장에즈음하여

4.조선유학사전개의요체
1절주자학연찬硏鑽
2절조선유학의창견創見제시패턴
3절새로운해석-그의미부여

5.동아시아속에서의조선유학사
1절관점의전환
2절동아시아에서바라보다

결론
한국어판후기
주석

출판사 서평

17세기조선유학사에대한새로운이해
이같은통설에대해저자는17세기유학자들의저작과20세기초한ㆍ중ㆍ일3국을포함한동아시아지식인들의저서를토대로새로운견해를제시한다.
첫째,새로운견해를제시한17세기유학자들이주자학에대한회의나비판의식을지니고있었다는증거는발견되지않는다.둘째,발전배경이전혀다른조선유학과도쿠가와일본유학의‘주자학연구’와‘주자학비판’은,20세기초반식민과반식민항쟁이라는권력구조에무리하게연결되어단순한비교대상이되었다.셋째,17세기사료들을상세히읽어보면,주자학연구가매우정밀하게이루어지는가운데주희의저작속의변화나모순을발견해내고그과정에서새로운견해를제시한것이었다.이것이바로저자가확인한17세기조선유학사의양상이다.

동아시아적시야에서조선지식인의생각을새롭게쓰다
저자는조선유학사의진면목을알기위해서는조선만이아닌한ㆍ중ㆍ일3국을포함한동아시아전체로시야를넓힐필요가있다고주장한다.조선조(1392~1910)중기에해당하는17세기유학자들이처해있던상황과그러한상황에대한그들의대응이어떠했는지밝히려는작업을17세기가아닌20세기진입전후에대한서술로,조선유학자들뿐만아니라동아시아지식인들이짊어지고있던시대적사명에대한서술로시작한건그래서다.
왜동아시아적시야가필요한가.저자에의하면‘동아시아’는한ㆍ중ㆍ일이자타의역사를확실히인식하기위해필수불가결한공간이며,특히조선유학사는형성과정에서도그리고근대적학문의연구대상이되기시작하던때에도,국경을초월하여존재했다고한다.즉조선시대지식인들은중국을중심으로한‘천하’에기초하여그‘천하’속에서자신들의바람직한존재방식을사색의기준으로삼았다.그러므로‘천하’의시야에서그들의저작을관찰해야만17세기조선의사상사를제대로읽어낼수있다.
또한19세기말엽부터식민지시대를거치는시기는동아시아각국이자타의역사를본격적으로연구하기시작한때다.조선유학사의의의를찾아내는작업은연구자뿐만아니라애국운동가,저널리스트등다양한분야의사람들에의해이루어졌다.식민지지식인들은시대적사명감을짊어지고조선의역사를연구하며,식민종주국일본의학설에대해학습과반론을계속했다.

주자학일색인조선민족은열등한가
저자는20세기진입전후의이러한사정으로인해조선시대지식인에대한‘오해’가발생했다고말한다.그‘오해’의과정은다음과같다.
식민지시대에조선유학사는‘주자학일색’이며‘비독창적’이라는말로‘멸시’를받았다.이에대해식민지조선의지식인들은‘주자학일색이아니며,독창적’이라는근거를제시하기위해분투했다.이러한방식의대응은어쩌면현재에도이루어지고있다.그러나저자는이같은대응을멈춰야할때가왔다고강조한다.그리고다른해법을제시한다.
우선,주자학일색이라서독창성이없고그래서조선민족이열등하다는논리는식민지시대일본인학자에의해만들어진것이다.일본인학자는왜이런주장을했을까?제국주의정부에부화뇌동했을뿐인가?이책은다시질문을던진다.
혹시일본사회의역사적배경에의한것이아닐까?우리학계는21세기에도여전히,이러한주장을일소하기위해조선시대는주자학일색이아니라여러사상이다양하게공존했으며독창성이풍부하고따라서조선민족은열등하지않다는주장을펼쳐야하는가?

일본을알자
저자는우선,20세기초식민종주국일본의학술에주목한다.그들의학술사상이태어난역사적배경인근세일본사회를설명한다.도쿠가와일본,즉에도시대일본유학의발전상은중국이나조선과완전히달랐다.무사계급이통치하는사회에서유학이라는학문의권위는존재하지않았다.‘독창’적경서해석이빈번하고‘독창’이평가기준이되었다.
그러나유학경서에대한해석에서해석자의독창성에어디까지가치를부여할수있을까?해석학의근본적가치가과연독창에있는것일까?경서해석학에서누군가의새로운해석이기존에전혀존재하지않았던독창성을지닌다고해서높은학술적가치를지닌다는생각은,20세기진입전후에들어온서양적학술관점을과도하게적용한것이거나,조선시대유학사를주자학맹종으로인식하고그러한유학사를부정하는맥락에서이루어진것이다.

역사적배경을달리하는서로다른사상사
식민지시대에한국역사가일본식민당국에의해폄훼되는상황은기본적으로일본적배경을가진유학사서술의맥락이조선유학사비판에사용된것이었다.이러한상황에서주자학추종일색이라는비판에대한반론으로서조선시대의양명학파를발굴하는연구가이루어지기도했다.그뒤로도반주자학자나주자학비판자를발굴하는연구가알게모르게이러한논리를반박하는취지로진행되었다.저자는지금이시대에서서,조선유학은주자학일색이아니라는반론을제기하기보다주자학이비독창성이나열등함을나타낸다는관점자체의문제,경서해석에서독창성에과도하게의미를부여하는관점에내재된문제를제기한다.

오해에서이해로
저자는20세기진입전후지식인들이국가ㆍ민족의위기에직면하여조선유학사에서‘근대적’사상의맹아를찾아내려한상황을고찰한다.그들은17세기문헌에서기존사상,즉주자학으로는당면한위기를극복할수없다고생각했다는견해를‘발굴’해냈다.20세기지식인에게는분명이러한문제의식이존재했다.하지만17세기유학자들도역시그러했는가?이책은다음과같은질문을던지고하나하나확인해간다.
17세기조선의유학자들이자신들의사명을어떻게인식하고있었는가?그들이기존의권위있는경서해석과다른새로운해석을제시한이유는무엇인가?새로운학설은어떤과정에서출현한것인가?그리고당시사회는이를어떻게받아들였는가?그것은권위를지닌기존사상체계에대한도전이었을까?새로운학설을제시한사람은자신을주자학비판자로서인식하고있었을까?조선유학사에서이새로운해석은어떤의미를갖는가?
조선유학자들이살았던세계는20세기진입전후의지식인들이직면한동아시아정세와크게달랐다.그러므로서양식식민에대항하여나라를구할방법을모색한근대의지식인과중국을중심으로한천하의식을지닌조선의유학자가‘나라’를위해혹은‘천하’를위해세운뜻이같을수는없다.우리는조선조유학자들이처한현실사회와그들의사고방식을알아야한다.
식민지시대지식인은근대적민족국가로서의한국의주권을되찾는일을자신의사명으로여겼다.그러한지식인들에게는과거조선유학자들의시점에서서그들이일생을걸고추구한것이무엇인지,조선유학사란대체무엇이었는지에대해곰곰이생각할여유가없었다.이책은조선유학사에관한그시대이래의자리매김을바꿔보려하는것임에도불구하고당시지식인들의뜻을본받아21세기학술계에주어진사명의일부를충실하게완수하고자한다.

새로운역사적단계로진입하다
요컨대저자는지난사상사에대해오해가있었다고주장한다.주자학위주의사회일각에서반주자학이라는동향이근대의맹아로서등장했다는가설을부정하고‘주자학과다른학설은반주자학을목적으로출현한것이아니라고한다.그러나이러한대립의틀’이없었다고선언하거나반주자학이존재하지않았다고선언하는것을목적으로하지않는다.저자는이책의서술목적은‘맞다’,‘틀리다’라는선언에있지않다고한다.선학들의연구는,식민지조선의주권을회복하는일의일환이었다.그러므로그시대이래축적된조선유학사에대한‘오해’는시대의산물이다.결코‘잘못’으로치부하고망각해버릴대상이아니라연구하여연원을밝혀야하는역사적사실이라고한다.이러한‘오해’를빚어낸시대적필연성을명확히인식하고한시대조류의역사적단계를마무리해야한다고주장한다.저자는‘식민사관’에저항하며분투했던한시대를이제는역사속에서편히쉬게하고새로운시대를열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