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남편 만들기, 1564년 백씨 부인의 생존전략

가짜 남편 만들기, 1564년 백씨 부인의 생존전략

$17.26
Description
성性ㆍ적통ㆍ재산ㆍ신분 상승 … 욕망의 도가니
역사가의 눈으로 파헤친 ‘사기극’
16세기 프랑스에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마르탱 게르 사건’이 있다. 8년간 가출했다 돌아온 남편이 아내와 가족, 주변 사람들을 속여오다 진짜 남편의 등장하면서 재판으로 이어진 이 사건은 수백 년 동안 영화ㆍ소설ㆍ오페라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어왔다. 이 사건(재판)의 핵심은 천재적 사기꾼의 행각이지만 마르탱의 아내 베르트랑드가 ‘먼저 돌아온 남편이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하는 점도 색다른 독법을 제시한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조선에서 ‘가짜 남편’ 사건이 있었다. 대구 사족 유연이 1558년 가출하면서 벌어지는 이 사건 역시 6명의 무고한 죽음을 낳으면서 당대의 화제가 되었다. 이를 다룬 이항복의 〈유연전〉이 국문학계에서 나름 관심거리가 되어, 대학입시용 논술자료로도 활용될 정도이다.
이 책 《가짜 남편 만들기, 1564년 백씨 부인의 생존전략》은 꼼꼼한 사료 읽기를 바탕으로 사건의 전말을 추적하면서 당대의 기록과 제도 대신 인간의 욕망을 축으로 문학이 ‘은폐’한 역사를 보여준다.
저자

강명관

부산대학교국어교육과를졸업하고,한국정신문화연구원한국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은후성균관대학교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부산대학교한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조선후기서울의도시적분위기에서활동했던여항인의역사적실체와문학을검토해한문학의지평을넓혀독자들의큰호응을받고있다.지은책으로《허생의섬,연암의아나키즘》,《독서한담》,《조선에온서양물건들》,《조선시대책과지식의역사》,《그림으로읽는조선여성의역사》,《조선풍속사》(전3권),《열녀의탄생》,《책벌레들조선을만들다》,《조선의뒷골목풍경》,《조선후기여항문학연구》,《공안파와조선후기한문학》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들어가기전에_자료,충돌하는증언

01_16세기대구사족의일상
02_사라진유유
03_떠도는유유,적장자가된유연
04_가짜유유,채응규
05_채응규,유씨집안사람들과만나다
06_엇갈리는진술들
07_백씨부인과채응규의편지
08_서울로온채응규,1차관문통과
09_형제의상봉
10_반전,가짜인가진짜인가
11_또한번의반전,‘월사’와‘검은점’
12_백씨부인과채응규,공모의이유
13_형제살인극으로:유연,악인으로만들기
14_날조된유연의유언편지
15_재심으로부활한사건:대사간박계현의계사
16_삼성추국에서의공초
17_유연의초사
18_유연죽음의두가지이유
19_남은두아내,이씨와백씨의삶
20_진짜유유의등장
21_또다른‘악인’,이제
22_미스터리로남은백씨부인
23_공모자춘수의최후진술
24_사법장치오작동의이유
25_문학과은폐의언어,〈유연전〉

나가며_‘매끈한’조선사회의인간상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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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소설보다흥미로운사건전말
1558년대구의사족유유가집을나간다.4년뒤인1562년채응규라는자가유유를자칭하고나타났다.1564년유유의동생유연이가짜임을눈치채고그를대구부에고소했으나진위를가리는도중채응규는자취를감춘다.그러자유유의아내백씨가적장자의지위와봉사권그리고토지를빼앗기위해유연이형(채응규)을살해했다고고소한다.유연은고문을견디다못해거짓자백을했고사형에처해진다.하지만15년뒤인1579년에진짜유유가나타나재조사가시작되었고채응규는곧바로체포된다.그런데채응규는서울로이송되던도중자살하자이번엔유유형제의자부이제가처가재산을노려채응규를교사한범인으로지목된다.결국이제는고문을받다가사망하면서사건은21년만에종결되고만다.

꼼꼼한사료분석,논리정연한추리
지은이는〈유연전〉과,이와상충되는권득기의〈이생송원록〉을교차분석하여문학작품의한계와모순을지적하며이제의누명을벗기고백씨부인이사기극의진정한기획자임을드러낸다.예를들면채응규가진짜남편임을주장하는확실한근거인유유부부의첫날밤일,백씨부인의신체비밀을어떻게알게되었을까하는점을지적한다.또한이제가평소재물에담박했음을보여주는기록을제시하는한편당대법제를들어사기극이성공했더라도그가처가재산을받을가능성이아주희박했다는점을설명한다.이제에게는범행동기가없었다는이야기다.사건의단초가되는유유의가출도성적문제에기인했음을설득력있게제시하고있다.책의뼈대가되는이항복,권득기의글을두고먼저집필배경을짚어사건의이해를돕는것도이책의미덕이다.

‘기록’이말하지않는욕망드러내기
결국이사건은피해자만있지가해자는드러나지않는다.지은이는〈유연전〉이지목하는‘주범’이제의허물을인정하지않기때문이다.대신심문과처형을비껴간백씨부인의동기에주목한다.그녀는왜시동생을‘가짜남편’의살해범으로몰았을까.남편도자식도없고,가문의후계자를지명할총부’도행사할수없는처지,채응규가사기꾼임이드러날경우간통혹은공모를추궁당해야하는현실에비추어백씨부인이살아남기위해기획한처절한‘생존전략’이란것이지은이의시각이다.여기에무당ㆍ관속출신채응규의신분상승욕망,가부장제하에서사족남성의성적무능력과조선사법제도의거듭된허물을감추기위한사족사회의묵시적동조가더해져스물일곱살젊은이유연을비롯한여러명이목숨을잃었다고본다.

지은이는방대한한문텍스트를바탕으로조선의풍속사,사회사등을포괄하는다양한저서를펴내학문적명성과대중적인기를얻은한문학자이다.이번저서역시실증적연구를토대로신선한시각과합리적추론을통해조선사회의단면을흥미롭게보여줘추리소설을방불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