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피아 (핵 재난의 지구사)

플루토피아 (핵 재난의 지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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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냉전기 미국과 소련이 만든 플루토늄 도시
풍요를 제공받았지만 건강을 잃어버린 유토피아
방사능 오염으로 끝나버린 두 도시 이야기
찬핵과 반핵 너머

대선 후보들의 엇갈리는 원전 정책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원자력 제로’를 목표로, 신규 원전 건설계획 백지화, 노후원전 수명연장 중단, 월성1호기 폐쇄, 신고리5ㆍ6호기 공사 중단 등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또한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30퍼센트에서 18퍼센트로 낮추고, LNG는 20퍼센트에서 37퍼센트, 신재생 에너지는 5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 대선 후보로 뽑힌 여야 대선후보의 원전 정책은 엇갈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탈원전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하는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탈원전 정책이 포퓰리즘이라면서 ‘탈원전 폐기’를 외치고 있다.

냉전기 미국과 소련, 플루토늄 유토피아를 꿈꾸다
원자력은 인간에게 전력, 국가 안보를 위한 핵무기 재료 등 여러 가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에 따른 비용이 만만찮다.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질병,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에 따른 엄청난 후유증은 원자력이 정말 저렴하고 안전한 평화적 기술인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플루토피아-핵 재난의 지구사》는 원자력 재난의 비교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찬핵과 반핵의 이분법을 넘어 원자력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효용(국가 안보를 위한 핵무기, 전력, 플루토피아 시민의 경우 엄청난 복지)이 특정한 사람들에게 개인화되고 비용(저선량 피폭으로 인한 질병과 고통)은 사회화되는 방식을 되돌아보게 도와준다.
《체르노빌 생존 지침서》를 통해 체르노빌 참사의 환경적이고 의학적인 영향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던 저자 케이트 브라운Kate Brown(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과학기술사회 프로그램 교수)은 ‘플루토늄plutonium’과 ‘장소topia’ 또는 ‘이상향Utopia’의 합성어 ‘플루토피아Plutopia’를 만들어 냉전기 미ㆍ소 양국의 지도자들이 “엄청난 규모의 핵탄두와 그 중핵인 플루토늄 구球를 비축하기 위해”(5쪽) 어떻게 비용을 최소화했는지, 어떻게 비판에 반박했는지, 어떻게 핵가족 노동자들의 불만을 잠재웠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핀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플루토피아》는 엘리스 홀리상(미국역사학자기구), 알버트 베버리지상(미국역사협회), 조지 퍼킨스 마시상(미국환경사학회), 웨인 부키니치 도서상(슬라브동유럽유라시아연구협회), 슬라브/동구/유라시아연구 분야 최고도서 부문 헬트상(슬라브여성학협회), 로버트 애던상(서양사협회) 등 세계 역사학계의 권위 있는 상 6개를 수상하고 “지난 25년 동안 핵 역사 부문의 연구와 글쓰기에서 최고의 저작”(로드니 칼리슬Rodney Carlisle)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오늘날 원자력 시설을 관리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며 주의와 투명성을 요구”(《네이처Nature》)하는 환경사 분야의 명저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저자

케이트브라운

KateBrown
미국매사추세츠공과대학MassachusettsInstituteofTechnology과학기술사회프로그램PrograminScience,Technology,andSociety교수로재직중인역사학자다.핵역사,재난사,변경사등을주제로환경사와냉전사관련강의와연구활동에전념하고있다.
지은책으로《아무것도아닌곳의전기:종족적변경에서소비에트의중심지로ABiographyofNoPlace:FromEthnicBorderlandtoSovietHeartland》(2004)와《디스토피아에서보내온편지:아직잊히지않은장소들의역사DispatchesfromDystopia:HistoriesofPlacesNotYetForgotten》(2015)가있고,ManualforSurvival:AChernobylGuidetotheFuture(2019)는두개의상을수상했으며《체르노빌생존지침서》(2020)로국역됐다.《플루토피아》는미국역사학계가수여하는상여섯개를수상하며환경사분야의명저로등극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서론

제1부서부핵변경의감금된공간
01_마티아스씨워싱턴으로가다
02_달아나는노동
03_“노동력부족”
04_나라지키기
05_플루토늄이지은도시
06_노동그리고플루토늄을떠맡게된여자들
07_위험들
08_먹이사슬
09_파리와생쥐와사람들

제2부소비에트노동계급원자原子와미국의반응
10_잡지체포
11_굴라그와폭탄
12_원자시대의청동기
13_비밀지키기
14_베리야의방문
15_임무를보고하기
16_재난의제국
17_아메리카의영구전쟁경제를추구하는“소수의좋은사람들”
18_스탈린의로켓엔진:플루토늄인민에게보상하기
19_미국중심부의빅브라더
20_이웃들
21_보드카사회

제3부플루토늄재난
22_위험사회관리하기
23_걸어다니는부상자
24_두차례의부검
25_왈루케경사지:위해危害로의길
26_테차강은고요히흐른다
27_재정착
28_면책지대
29_사회주의소비자들의공화국
30_열린사회사용법
31_1957년키시팀의트림
32_체제지대너머의카라볼카
33_은밀한부위
34_“게부터캐비아까지,우리는모든걸가졌었다”

제4부플루토늄장막해체하기
35_투자증권이된플루토늄
36_돌아온체르노빌
37_1984
38_버림받은자
39_아픈사람들
40_전신작업복의카산드라
41_핵의글라스노스트
42_모두가왕의부하들
43_미래들

감사의말
옮긴이의글
문서고와약어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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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새로운냉전이야기

냉전은대결만으로점철되었을까
관습적으로냉전은미국과소련을중심으로하는자본주의대사회주의라는진영간의대결로설명된다.1945년2차세계대전종전후미ㆍ소동맹관계가해체되면서미국을중심으로한서유럽국가들과소련을중심으로한동유럽공산정권사이에냉전구도가발생했고,미국과소련이핵무기개발에몰두하면서강화되었다는식이다.
하지만모든부문에서대결만으로점철되었던것은아니다.특히미ㆍ소가핵무기개발을위해만든플루토늄도시는거의모든부분동일했다.미국과소련의플루토늄생산공장근처지역사회들은놀라울정도로닮아있었다.바로워싱턴의리치랜드Richland와우랄의오죠르스크Ozersk이다.
냉전기미국과소련은군사ㆍ복지부문에서경쟁하면서핵무기원료인플루토늄을생산하는공장주변에이상향에가까운복지도시‘플루토피아Plutopia’를지었다.플루토피아주민들은조국을위해플루토늄을만들면서풍요(소비자적권리)를제공받았다.하지만그대가로건강(생물학적권리)과자치(정치적권리)를포기해야만했다.

일상적/저준위원자력재난의연대기
원자력시설에서의끔찍한사고와인근으로의방사성물질유출,그리고그에대한대비와감시의부재는비교적많이알려진이야기이다.반면저준위방사성물질의유출과그것에일상적으로노출되었을경우발생하는재난에대해서는알려진바가거의없다.이책은이같은일상적/저준위원자력재난의연대기를비교사적으로보여준다.
나아가저자는플루토피아내부의시민/인민들이복지유토피아를누리는대가로자신들의시민적ㆍ정치적ㆍ생물학적권리를“자발적으로”내놓았다는사실을새롭게밝힌다.미국과소련의플루토피아주민들은지역자치와선거,국가적행정제도상의편입,구조적으로피폭되지않고건강하게살권리를정부주택보조금,풍부한재화의구입,우수한치안,자녀교육혜택등의편익과맞바꿨다.
이러한목소리는냉전기와탈냉전기에이르기까지국가안보의수사修辭를통한지역내원자력시설의유지강화(리치랜드)와외부인들의접근과거주를차단하는폐쇄도시closedcity선호(오죠르스크)로나타났다.그러한풍경안에서원자력시설근처에거주하는사람들은더큰피해를영원히받게되었다.하지만배상이나지원보다는오히려그들에대한편견과무시만이강화됐다.

성별화된,계급화된,인종화된노동
책의전반부에특히잘드러나듯,플루토피아의역사는성별화된gendered노동의역사이기도하다.미국과소련을막론하고방사성용액을증류하고채집하는일의최전선에는플루토피아에거주했던여자노동자들이존재했다.미국의거대기업중하나인제너럴일렉트릭GE과소비에트의원자력산업공히조금더피폭의가능성이높은일에여성을배치했다.그러한노동의보이지않는분업은젠더에더해계급적으로그리고인종적으로도진행되었다.
독자들은책전반에걸쳐계급적약자인비백인,즉미국의경우아프리카계미국인이나미국선주민인인디언들,소련의경우비슬라브계소비에트인이나우랄지역의무슬림선주민들,그리고미국과소련모두에서죄수노동력이플루토피아를위해노동하고봉사하면서도복지를누리지못하고피폭의피해를고스란히감내하는장면을목격하게될것이다.

미국안의소련,소련안의미국

연구방법론상의신기원개척
이책은어느한차원의방법론에국한되지않고,비교사,도시사,환경사,냉전사등역사학의각종세부방법론을절묘하게배합하며창의적이면서도모범적인역사연구의선례를만들었다는평가를받는다.저자는특히인간행위자(설계가,계획가,정책결정자등)가구획한인위적인공간들과그사이에놓인장벽,철조망,관문등이얼마나쉽게비인간행위자들(방사성입자,피폭된풀을먹은가축의고기,공기와물의대류등)에의해무시되고지켜지지않는지를보여준다.
이러한방법론은피폭의범위가예기치못한방식으로전개되는한편저선량피폭의주된피해자가대개사회적최약자이자플루토피아근처에사는“아랫바람사람들”과“하류사람들”임을보여주면서사회사,재난사,핵역사의통찰도제공한다.아울러폐쇄도시에출입할수없음에도불구하고,여러방법을통해그도시주민들,주변거주민들과진행한인터뷰는문서보관소자료에쉽게드러나지않는역사상을보충해주며때때로는강화하기도한다.
미국의경우플루토피아는캘리포니아,텍사스,조지아,아이다호및뉴멕시코등지에서,소련의경우우랄,카자흐스탄,시베리아,유럽러시아의일부지역에서재현되었다.이러한사실은지구상에서플루토늄을생산하는(재처리하는)공장이있는곳근처플루토피아의존재를합리적으로의심해볼수있는하나의척도또한제공한다.

민중의과학
이책의백미는시민/인민이수행하는자체적연구의타당성을문서보관소자료와의비교를통해보여주는부분이다.대개“과학의언어”를구사하는과학자들은“학계에서살아남기위해”또는권력을가진이들의심기를거슬리지않게여러전술들을구사하며보수적으로학술을펼치는경우가많다.이책에나오는원자력재난이세상에알려지지않았던것도부분적으로는이러한이유에서였다.그러한구조적인힘에맞서,책에등장하는여러행위자들은미국과소련을막론하고자신과가족,친구,주변인들의건강영향(저선량피폭)에대한상세한조사를수행하고기록하고이를공개하고정당한배상을받으려고했다.물론그러한시도는“과학의언어”를쉽사리이길수없었다.
하지만이책은민중의과학을수행하는이들이막대한어려움과난관에도불구하고결코포기하지않음을보여준다.이러한측면에서저자가강조하는원자력시대의“선구자들”의행동은원자력재난사로부터교훈을얻으려는이들에게영감과용기,지지를건네주고,원자력시설을운영하는정부와전문직계층을상대로한더많은민주주의와투명성에대한요구를불러일으키게한다.

위험과오염으로부터의자유를꿈꾸며

후쿠시마원전오염수방출
2021년4월,일본정부의원전오염수(처리수)해양방류공식결정이있었다.2023년부터100만톤이상의오염수를후쿠시마제1원전에서바다로방출한다는것이다.후쿠시마제1원전운영사인도쿄전력은“원전오염수를해양방출할경우환경이나인체에미치는영향이극히경미하다”는내용의평가를내놓으면서그러한정부의결정을뒷받침한다.
이결정은일본정부의무책임한태도뿐아니라,원자력발전시설이운영되는한생겨날수있는재난(가장대표적으로체르노빌,후쿠시마)과그영향이우리와얼마나가깝게있는지를다시금일깨운다.아울러이책은그러한자연환경으로의방사성물질방류결정과인체에미치는영향에대한축소화/안심시키기가이미1940년대부터미국과소련을중심으로시작됐고,방류의참혹한결과에대해아무도책임지지않는현재진행형의역사를선명하게보여준다.

원자력유산이가진진실이알려져야한다
문서고를뒤져과거기밀로분류된문서들을폭로하고해당도시에살았던거주자들을직접인터뷰하면서저자는다음과같은바람을피력한다.“미래의언젠가지구도처에존재하는,장벽으로둘러싸여고립되어있는핵생산현장근처에서이러한장면들이반복되는것을더이상보지않았으면한다.우리는바라건대여러나라가원자력에서(아울러핵무기에서)탈피하여그것들의유산이가진진실이알려졌으면한다.”(11쪽)저자의바람이원전오염수를둘러싼일본정부의기밀주의에도가닿기를바라본다.
우리나라는북한의핵무기뿐아니라주변강대국들(중국,일본)의재무장이라는관습적인서사앞에,또“깨끗한”에너지원이라는원자력의서사앞에사회적부의재분배나인권,노동,탄소절감을통한기후변화대응등과같은첨예한각종사안들이좀처럼제기되지못하고있다.이같은“냉전적”분위기에서저자의통찰은원자력이라는최첨단고위험기술의존재론을비판적으로사고하게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