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라프로쉬망을 꿈꾸다 (문화사와 지성사에 대한 12편의 에세이)

역사, 라프로쉬망을 꿈꾸다 (문화사와 지성사에 대한 12편의 에세이)

$22.65
Description
‘역사하기’의 본질에서 ‘도시의 신화’ 깨기까지
역사보다 흥미롭고 역사학보다 진지한 성찰
사학사와 문화사, 지성사를 다룬 12편의 역사 에세이이다. 주제를 보면 언뜻 딱딱하고 무미건조할 듯싶지만 아니다. 다채롭고 흥미진진하다. 서양사 분야에서 남다른 학문적 성과를 쌓아온 지은이가 9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근 30년에 이르는 지적 여정에서 골라낸 글들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전공하고자 하는 젊은 학생부터 ‘역사 덕후’까지 도움이 되고 관심을 자아낼 이야기가 보석처럼 박혀 있는, 묵었으되 낡지 않은 포도주 같은 에세이집이다.
저자

곽차섭

부산대학교사학과교수.서강대학교에서수학과영문학을공부하고,동대학교사학과에서“마키아벨리의역사사상”과“바로크시대마키아벨리즘연구”로석ㆍ박사학위를받았다.미국존스홉킨스대학과UCLA,캐나다UBC방문학자로연구했다.문화사학회회장및한국서양사학회회장을역임했고,현재는이탈리아사학회회장을맡고있다.관심분야는르네상스기이탈리아지성사,미시문화사및미술사이다.
저서로《마키아벨리즘과근대국가의이념》,《조선청년안토니오코레아,루벤스를만나다》,《포스트모더니즘과역사학》(공저),《아레티노평전:르네상스기한괴짜논객의삶》,《마키아벨리의꿈》,《갈릴레오의망각,혹은책에관한기억》이있고,편저및편역으로《미시사란무엇인가》,《역사속의소수자들》(공편),《다시,미시사란무엇인가》,《마키아벨리와에로스》가있다,역서로는《역사학과사회이론》,《이탈리아민족부흥운동사》,《마키아벨리평전》,《코앞에서본중세》,《탐史》,《책략가의여행》,《마키아벨리언모멘트》,《군주론》등이있다.《포르노그래피의발명》,《국가이성론》,《권력과상상력》,《이탈리아르네상스의지적세계》등을집필및번역중이며,이후마키아벨리의주요저작과조르조바자리의《미술가열전》을차례로번역할계획이다.

목차

책을펴내면서

1부사실의행위에서가치의행위로:라프로쉬망으로서의역사

1.뮤즈들에둘러싸인클리오-세기말서양역사학과문학의라프로쉬망
역사학의문학적전통|랑케와아날학파|미시사의도전|라프로쉬망
2.역사소설,미시사,새로운글쓰기
만초니에기대어|사실조각,해석,역사가의책임|미시사와새로운글쓰기|역사소설과실험적글쓰기
3.민중은비운속에서도희망의씨앗을뿌린다-만초니의《약혼자》
잊힌민중을역사로불러오는두갈래의길|역사소설속의민중:도구인가주체인가|민중의비운을극화한만초니|역사속의민중을어떻게그려낼것인가
4.‘클리오들’의투쟁-서양근대사에서의역사가와이념
역사학:가치인가사실인가|르네상스의역사서술|종교개혁과역사투쟁|계몽주의와새로운문명사|랑케역사학의이중성|역사하기는가치의행위이다!

2부일기ㆍ여성ㆍ미술:몇가지문화사적문제

5.일기는어떻게읽어야하나?-이론과실제
일기란무엇인가|일기의발명과변천|자아,내러티브,일기|일기와미시사
6.‘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것은……’-헤타이라와코르티자나의역설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것은?|여성의자유:헤타이라와코르티자나|자유의한역설
7.“고결한주제,음란한언어”-미켈란젤로의〈최후의심판〉에관한아레티노의비평
미켈란젤로와〈최후의심판〉|아레티노와미켈란젤로|〈최후의심판〉에대한아레티노의비평:프롤로그|〈최후의심판〉에대한아레티노의비평:테코룸의문제|르네상스의종언

3부콘텍스트속의텍스트들:지성사의이론과실제

8.문화적콘텍스트에서본위작문제-《헤르메스서書》의기원에대한논쟁
《헤르메스서》|《헤르메스서》의전승과비판|위작문제의복잡성
9.율리우스에볼라와근대세계에대한반란
율리우스에볼라|에볼라의지적궤적|‘근대세계에대한반란’:전통v근대|‘근대세계에대한반란’:니힐로서의근대|에볼라와파시즘|에필로그
10.자유도시의신화와도시이데올로기-13~14세기유럽도시와콘타도
도시,자유,신화|도시v콘타도|봉건제로서의중세도시|도시이데올로기를넘어서
11.언어와저술의도-포칵과스키너의정치사상사방법론
콘텍스트로서의텍스트|몇가지기본적개념틀|전통적방법론에대한포칵과스키너의비판|포칵의대안:언어적패러다임의발견|스키너의대안:저술의도의복원|포칵과스키너의방법론에관련된문제들
12.지구윤리,문명충돌,역사가의비전
큉v헌팅턴|버나드루이스:문명충돌론의원류|문화혼종과교차:내털리제이먼데이비스|소통과공존의장으로서의역사

주/참고문헌/글의출전/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역사학의본질은문학ㆍ철학ㆍ과학의화해
지은이는“역사는현재와과거의대화”라는E.H.카의유명한명제에이의를제기한다.역사는‘대화’가아니라화해또는화합상태를뜻하는라프로쉬망이란관점에서역사를대한다.역사학의본질은역사는문학/예술과철학(윤리학)그리고과학의조화또는그접점에존재하기때문이란다.그런점에서지은이는역사는그리스신화의뮤즈들의하나인클리오가아닌클리오들의,‘대화’가아닌‘투쟁’이다.역사학은문학의한분야가아니며또한과거의예를통해도덕적교훈을제시하는것도아니라는점을일깨우며역사의본질,실증사학ㆍ아날학파ㆍ미시사붐등사학사의흐름을짚는다.여기에역사소설의글쓰기와그속의‘민중’을성찰하는글이1부에담긴4편의글이다.

미켈란젤로의〈최후의심판〉이겪은수난
문화사에얽힌소재를다룬3편의글이실린2부‘일기ㆍ여성ㆍ미술’은한층흥미롭다.일기가언제부터,어떻게미시사의소재로‘대접’받게되었는지살피는가하면그리스의헤타이라와르네상스기이탈리아의코르티자나란고급매춘부를들어매춘의도덕성,여성의경제적독립과섹슈얼리티의주체성을살핀다.그러면서고대그리스의헤타이라-16세기이탈리아의코르티자나-18세기프랑스의살롱여주인-20세기말능력을갖춘싱글여성이야말로서양역사상가장‘자유로웠던’여성의계보라는도발적결론에이르기도한다.시스티나예배당에있는미켈란젤로의걸작〈최후의심판〉이1564년트리엔트공의회에서덧칠을하기로결정되어1994년복원되기까지수난을겪은사실을다룬글도눈길을끈다.“군주의채찍”이라불린당대의인기문인아레티노의비판이큰몫을했으며그가어떤사심을품고비평을썼는지등흥미로운문화사가펼쳐진다.

도시의공기는사람을자유롭게한다고?
서양지성사에큰흔적을남긴《헤르메스의서》를둘러싼위작논쟁,“가장존경받는파시스트심령지도자들중하나”로꼽히는율리우스에볼라등을다룬글5편의에세이가담긴3부는지성사에관한것이다.포칵과스키너,큉,버나드루이스등석학을다룬글도신선하면서풍부한생각거리를던져주지만무엇보다무릎을치게만든글은‘자유도시의신화’를깨뜨리는글이다.중세이탈리아사례를중심으로,자유도시는주변의농경지역인‘콘타도’의희생을바탕으로이뤄졌으며농노개인이해방되었다는것은봉건영주의지배로부터도시코무네의지배아래로들어왔음을의미했단다.여기에‘도시’와‘시민’의존재가동서양의차이를낳았다는것역시오리엔탈리즘의또다른모습이란지적에이르면자못충격적이기까지하다.

지은이는서양사학사에서고전기와르네상스기의역사가들은역사학의즐거움과유익함을강조했다며여기에서벗어나야한다고촉구하지만이책은여전히재미있고유익하다.우리가혹은역사학이어떤길을거쳐지금에이르렀는지를보여주면서다채로운생각거리를제공하는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