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얼룩진,드라마틱한즉위과정
이유는능력자였다.귀화야인들사이에‘큰호랑이’라불릴정도로무에뛰어났고,공법제정이나한글창제에도관여했을만큼나랏일에도능했다.그런만큼부왕서거후형인문종의비호가아니었으면탄핵되어곤장을맞을뻔했을지경에까지이르니단종대들어“권세를혼자쥐고흔들며”아우안평에게반역을재촉하는김종서등권신의전횡과견제에대해칼을뽑아든것은어쩌면당연했다.실록을중심으로서술한1453년계유정난의배경과과정은그어떤TV드라마보다극적이니이를테면이런대목이다.
“김종서가물러서서건네받은편지를달에비춰보았다.바로그순간수양이어을운에게눈짓했다.어을운은철퇴로김종서를내리쳤다.김종서가땅에쓰러졌다.아들김승규가놀라서그위에엎드렸다.양정이들어와칼을뽑아김승규를베었다.”(89쪽)
정통성시비를일축한,눈부신치적
왕좌에오른이유는단호하면서도유능했다.친동생둘이죽임을당하고조카가스스로목을매도록했으며성삼문등을처형되는등정통성을부정하는이들에대한‘단죄’는망설임이없었다.그런한편각고을이스스로싸우고스스로지키는(自戰自守)진관체제확립,국가운영의만세성법인《경국대전》과단군으로시작되는한국사의정통을세우는《동국통감》의편찬(286쪽),검약을기치로국가세출의표준화를도모한〈횡간〉제정등조선오백년의토대를굳건히했다.아울러한명회등공신을지방에파견하는체찰사제운영,호패법과군역제도의정비,백정중제비를뽑은사람은직접억울함을고할수있게한‘탐주’의시행도세조의치적중눈길을끄는대목이다.
여진정벌을독자적으로단행하거나환구단에서정례적으로천제天祭를직접거행하는등조선의위의를과시하기도했다.
‘내편’을얼르고조인술치의대가
세조이유는술치術治의대가이기도했다.서얼인유자광을인사권을가진낭관에임명하는등인사을오로지하면서계유정난을함께한소수의‘내편’-요즘말로는‘핵관’-과는‘열매’를함께나누었다.경연慶宴이라해서이들과노래하고춤추는술자리를자주가지면서권력의달콤함을나누었으니지은이는이를‘연석宴席정치’라했다(237쪽).그러나이자리에선정인지가세조에게“너”라고칭하는등무례?불경?나태가빈번했으니조선역사에서유례없는일이었다.
그러면서도이시애의난과연루되었다는‘설’이돈한명회와신숙주를‘전천專擅’이라해서내치는가하면“힘들게살지말고물러나라”고한공신양정을참살하는등채찍을휘둘러당근과채찍을적절히휘둘러권신을제어했다.
21세기한국정치에대한반면교사
이책은태종~성종으로이어지는‘군주평전시리즈’중두번째책이다.철저하게실록을중심으로서술했다는점이곧장점이자단점이랄수있지만지은이의내공과글솜씨덕에읽는맛은각별하고,우리정치현실에시사하는바가적지않다.지은이의말을빌리자면,계유정난을계기로왕의아들에서아버지세종의‘예치’를넘어서는초월적절대군주로자리매김하려는욕망을실현하기위해처절하게몸부림쳤던정치가‘세조’를만나는것이의미있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