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젤렉의 개념사 사전 25 : 습속, 윤리, 도덕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 25 : 습속, 윤리, 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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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대 에토스에서 19세기 윤리성까지
습속, 윤리, 도덕 개념의 전개 과정과 변천사를 고찰하다
‘윤리Sittlichkeit’ 개념의 발달 과정 고찰
습속, 윤리, 도덕은 엄격히 구분되지 않은 채로 일상에서 흔히 사용된다. 도덕적 자의식이 항상 존재해왔던 것과 달리, 윤리적 성찰은 전승된 도덕적 신념들을 뒤엎거나 적어도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표출할 때 등장했다. 이 책은 도덕적ㆍ윤리적 문제들과 관련된 성찰에 초점을 맞춰 ‘윤리Sittlichkeit’ 개념의 발달 과정을 고찰한다.

윤리학, 도덕적으로 훌륭한 것의 개념 정립 시도에서 출발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윤리적 성찰은 공동체 생활의 규범에서 개인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행동에 대한 도덕적 자기 이해로 전향하면서 비롯됐다. 소크라테스는 처음으로 ‘선한’과 ‘덕’ 같은 단어에 도덕적인 의미를 부여했고, 플라톤은 모든 인간이 도덕적 문제들에 대해 “참된 의견”을 가질 수 있고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덕론을 확립했다.
철학사에서 윤리학의 등장은 가치 있는 삶과 행동과 관련한 현상과 문제로부터 도덕적인 것의 개념을 정립하려는 시도였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덕’은 쓸모 있는 것 또는 무언가를 해내는 능력으로서 도덕적인 것에 한정되지 않았다. 초기 스토아 철학은 ‘도덕적으로 훌륭한 것’의 개념을 정립하는 데 기여했다. 행위의 동기가 도덕적 신념인지 의무인지를 구분하고, 행위자의 의도와 의지에 대한 윤리적 성찰이 일어났다. 도덕적 행위의 유용성 여부와 관계없이 행위 자체의 가치를 인정하는 규범이 키케로에 이르러 마련되었다.

종교개혁 이전까지 기독교와 기독교 신학에서의 ‘도덕’
종교개혁 이전의 기독교와 신학에서는 종교적 의무들과 도덕적 의무가 구분되지 않는 윤리적 성찰이 좀처럼 발전하기 어려웠다. 다만 헬레니즘 전통에서 유래하는 ‘황금률’과 이웃을 넘어 적에게까지 사랑을 확대하라는 가르침은 ‘도덕’ 개념사에서 특기할 만하다. 이성과 계시, 인식과 신앙, 도덕과 은총 간의 관계에 대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해석은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도덕성의 이념과 신의 은총 안에서의 기독교적 삶이라는 이념을 통일시켰다.
루터는 행위의 외적 정의가 아니라 의지와 신념이라는 내적 정의를 중시했고, 칼뱅은 종교개혁 이후의 교리에서 말하는 기독교적 삶이 전체적으로 윤리적이어야 함을 밝혔다. 그러나 기독교의 윤리가 내면적ㆍ영적 정의에 치중하는 동안 외부 활동의 통제로만 국한된 국가 법질서는 성경의 계시에 구애받지 않는 자율적인 도덕 출현의 길을 열었다.

저자

카를-하인츠일팅

저자:카를-하인츠일팅
독일의철학자이자대학교수.1946년부터본Bonn대학에서철학과고전어문학전공.1949년본대학에서현상학적인류학의문제로박사학위취득.1950년부터본의중등학교교사역임.1962년킬Kiel대학에서플라톤연구로대학교수자격취득.1966년부터자르란트Saarland대학의철학교수로재직.게오르크프리드리히헤겔GeorgFriedrichHegel연구자로,특히그의법철학과자연법의연구자로유명해졌다.〈자연법과도덕NaturrechtundSittllichkeit〉을비롯하여키케로Cicero의《의무에대하여Deofficiis》논평,헤겔관련논문들,〈실천철학의근본적인문제들GrundfragenderpraktischenPhilosophie〉,〈예술.자연법Art.Naturrecht〉등다수의논문과저서가있고,유고는자르브뤼켄대학기록보관소에남아있다.

역음:오토브루너
오스트리아역사학자.베르너콘체와함께‘근대사회사연구회ArbeitskreisfurmoderneSozialgeschichte’를조직했다.
주요저서로《향촌과지배LandundHerrschaft》(1939),《사회사로의새로운길NeueWegederSozialgeschichte》(1956),《중세기의유럽사회사SozialgeschichteEuropasimMittelalter》(1978)등이있다.특히베르너콘체,라인하르트코젤렉과함께펴낸《코젤렉의개념사사전》(원제는《역사적기본개념,독일정치?사회언어역사사전GeschichtlicheGrundbegriffe.HistorischesLexikonzurpolitisch-sozialenSpracheinDeutschland》)은가장주요한업적으로꼽힌다.

역음:베르너콘체
독일역사학자.1950~60년대까지만해도역사학의방법론은정치사에편중되어있었다.하지만콘체는산업화이후전개되는역사적과정에경제시스템,인구발전,소득분배와같은사회적요인이지대한영향을미친다는사회사Sozialgeschichte를주장함으로써독일학계에주목을끌었다.
주요저서로《농민해방과도시질서BauernbefreiungundStadteordnung》(1956),《독일민족.역사의결과DieDeutscheNation.ErgebnisderGeschichte》(1963)등이있다.특히오토브루너,라인하르트코젤렉과함께펴낸《코젤렉의개념사사전》(원제는《역사적기본개념,독일정치?사회언어역사사전GeschichtlicheGrundbegriffe.HistorischesLexikonzurpolitisch-sozialenSpracheinDeutschland》)은가장주요한업적으로꼽힌다.

역음:라인하르트코젤렉
‘위대한아웃사이더’,‘18세기철학자’,‘홀로서면서도여러경계에걸친인물’.개념사사전의선구자코젤렉을달리부르는이름들이다.그렇듯그는유럽근대사연구에서빼어난업적을쌓았지만스스로‘역사가동업조합’의울타리에들지않았다.그는늘언어와사실,주관과객체사이의중간지점에서서구조주의와탈구조주의의한계를직시했다.
학문의경계를넘나들었던그의이력은역사학을전공하면서도철학과정치이론에더많이기울었던하이델베르크대학시절로거슬러오른다.한시대를풍미했던카를뢰비트,한스게오르크가다머,마르틴하이데거,카를슈미트등이청년코젤렉을키운이론가들이다.시간운동의역사철학,번역의해석학,정치적인류학이이들로부터흘러나와코젤렉의개념사이론에녹아들었다.
그렇지만《코젤렉의개념사사전》의골격을이룬‘경험공간’과‘기대지평’은그의독창적인인식체계다.그줄기에서그는사회적,정치적변화의지표이면서그요소가되는개념의세계를발굴했다.“‘근대’라는위기의시대에수많은‘투쟁개념들’이,다가오는역사적운동을이념적으로선취하면서실천적인영향을끼쳤다”는명제가역사학의새로운지평을열었던것이다.
그는그렇게객관주의와주관주의사이의해묵은경계선에서홀로서면서《비판과위기KritikundKrise》(1959),《개혁과혁명사이의프로이센PreußenzwischenReformundRevolution》(1967),《지나간미래VergangeneZukunft》(1979),《시간의층위Zeitschichten》(2000),《개념사Begriffsgeschichten》(2006)등의저술을남겼다.

역자:한상희
성신여대독어독문학과졸업후독일뷔르츠부르크Wurzburg대학과빌레펠트Bielefeld대학에서사회학과독문학을공부했다.성신여대에서〈하인리히하이네의작품에나타난망명의식에관한고찰〉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성신여대출강중이며,네이버독일어사전개정위원,한국토마스만학회장을맡고있다.
역서로《코젤렉의개념사사전5―평화》와공역한《토마스만단편1》등이있고,한국괴테학회에서발행한《괴테사전》1권과2권을항목집필했다.

기획:한림대학교한림과학원
한림과학원은1990년1월,한림대학교의설립자인고故윤덕선박사가국내의저명한원로교수들을연구원으로초빙해설립한학술연구소로서,그동안인문?사회?자연과학을아우르는종합학술사업과연구에주력해왔다.
특히한림과학원은2005년부터‘한국인문?사회과학기본개념의역사?철학사전’편찬사업을시작하여2007~2017년인문한국HK‘동아시아기본개념의상호소통사업’을수행해왔다.2018년부터는인문한국플러스HK?‘횡단,융합,창신의동아시아개념사’로확장하여동아시아개념사연구의새로운지평을여는데기여하고자한다.전근대부터근대를거쳐현대에이르기까지동아시아에서개념이생성,전파,상호소통하는양상을성찰하여,오늘날상생의동아시아공동체형성을위한소통적가능성을발견하는것이이사업의목표다.이러한목표를위해한림과학원은동아시아개념소통관련기초연구의축적,개념사총서및이론서?번역서발간,다양한국내외학술행사개최,국내외학술교류협력사업추진,데이터베이스구축등다방면에서선도적으로노력하고있다.
《코젤렉의개념사사전》번역서출간은이사업의일환이다.이사전의번역은우리나라에서처음시도하는작업으로,유럽의개념사연구성과를정확하게이해하는데필수적이다.2010년1차분〈문명과문화〉,〈진보〉,〈제국주의〉,〈전쟁〉,〈평화〉를내놓으며시작된이작업은2014년2차분〈계몽〉,〈자유주의〉,〈개혁과(종교)개혁〉,〈해방〉,〈노동과노동자〉,2019년3차분〈위기〉,〈혁명〉,〈근대적/근대성,근대〉,〈보수,보수주의〉,〈아나키/아나키즘/아나키스트〉,2021년4차분〈역사〉,〈민주주의와독재〉,〈동맹〉,〈법과정의〉,〈헌법〉출간으로이어졌다.그리고마침내이번에5차분〈경제〉,〈반동-복고〉,〈통일〉,〈협회〉,〈습속,윤리,도덕〉을내놓으며십수년에걸친발간일정을마무리하게되었다.이책의출판을디딤돌삼아한국에서개념사연구에대한관심이더욱높아지고,개념사연구방법론을개발하는시도가왕성해지길기대한다.

목차

번역서를내면서

I.서론
1.언어사용과문제제기
2.에토스,'모스mos’그리고‘습속Sitte’의숙고되지않은,철학외적인언어사용에대하여
a―에토스,'습속Sitte’
b―‘모스mos’
3.고대철학에서윤리학의생성
a―소크라테스에의한개인의도덕성발견
b―플라톤철학에서도덕론Sittenlehre으로서의덕론德論(Tugendlehre)
c―아리스토텔레스에게철학의분과학문으로서“윤리학Ethik”
d―초기스토아철학에서의도덕적의무론을위한단초들
e―‘도의Sittlichkeit’와‘예의Anstand’그리고‘유용성’
4.종교개혁이전까지의기독교와기독교신학에서의‘도덕(성)Sittlichkeit’
a―“황금률GoldeneRege”과사랑의계율
b―사도바울의신학에서신의의로움과행위의법칙
c―구원의선택과의지의자유
d―초기스콜라신학에서도덕적결정의주관성
e―보편적도덕성Sittlichkeit과기독교신앙간의화해
f―종교개혁가들의학설에따른기독교적삶의윤리Sittlichkeit

II.근대적사고에서윤리적인sittlich것의자율성
1.홉스와푸펜도르프에게‘도덕’과‘법’의체계적인구분을위한단초들
2.칸트이전의독일철학에서의“행복”과“윤리Sittlichkeit”
3.도덕적sittlich자율성에관한칸트의학설
4.피히테와쉘링에게도덕적인sittlich것과자유의절대주의

III.19세기보편적윤리성Sittlichkeit이념의상대화
1.도덕적행동에대한쉴러의비판
2.헤겔의‘도덕성’과‘인륜성Sittlichkeit’의구분
3.헤겔이후철학에서의‘윤리Sittlichkeit’와‘도덕Moral’
4.‘시민적이고기독교적인윤리Sittlichkeit’개념속에서보편적윤리학Ethik이념의쇠퇴
5.니체의도덕파괴

IV.전망

옮긴이의글
읽어두기:주석에사용된독어약어설명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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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종교개혁이전까지기독교와기독교신학에서의‘도덕’
종교개혁이전의기독교와신학에서는종교적의무들과도덕적의무가구분되지않는윤리적성찰이좀처럼발전하기어려웠다.다만헬레니즘전통에서유래하는‘황금률’과이웃을넘어적에게까지사랑을확대하라는가르침은‘도덕’개념사에서특기할만하다.이성과계시,인식과신앙,도덕과은총간의관계에대한토마스아퀴나스의해석은보편적이고합리적인도덕성의이념과신의은총안에서의기독교적삶이라는이념을통일시켰다.
루터는행위의외적정의가아니라의지와신념이라는내적정의를중시했고,칼뱅은종교개혁이후의교리에서말하는기독교적삶이전체적으로윤리적이어야함을밝혔다.그러나기독교의윤리가내면적?영적정의에치중하는동안외부활동의통제로만국한된국가법질서는성경의계시에구애받지않는자율적인도덕출현의길을열었다.

근대시기도덕적인것의자율성
도덕에관한근대적인학설은홉스에의해자연법의형태로처음등장했다.홉스의자연법은행동의적법성이아니라생각의의로움을요구한다는의미에서도덕적구속력을지닌다.18세기전반기윤리적성찰의특징은행복한삶의조건으로서윤리성을증명하려했다는점이다.볼프는행위의도덕성은신의의지에의해서가아닌일의속성에서생겨나며법률의존재여부와무관하다고했다.
이러한도덕적인격의자율성은루소의자유시민의자율성과칸트의자유의지의자기입법으로서윤리이론에영향을미쳤다.칸트는윤리성의원칙들과그원천을선험적인순수이성개념에서찾았다.피히테의자유와도덕의절대주의는19세기상대주의의토대가되었다.칸트와피히테가도덕적원칙에따라영위된삶만을추구할가치가있는것으로간주하는한편에서도덕적규범들의무조건적구속력에의문을제기하는성찰이제기된것이다.

19세기보편적윤리성의상대화
헤겔을위시해도덕은사회적또는문화적으로제약된세계관으로그의미가제한되었고,20세기에들어역사적경험에의해포기할수없는중요한것으로밝혀질때까지특정집단의도덕으로만여겨졌다.헤겔에게도덕성은인륜성으로나가는방향에서지양해야할세계관에불과했다.
포이어바흐는모든종교와도덕을유적존재로부터의인간소외로인식했고,마르크스는이‘소외’개념을자본주의사회와그사회의규범체계에사용하여노동으로부터의인간의자기소외를입증하려했다.니체는도덕의계보학에서마침내도덕을벗어난창조적인간의자유를선포했다.
프로이트의신경증이론과문화비판,베버의사회이론및카를슈미트에이르러도덕적인문제들은방향을상실했고,2차세계대전이후비로소철학은다시도덕적문제를다루기시작했다.AI와로봇,가상세계메타버스,기후환경위기속에서오늘우리의윤리학적성찰은여전히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