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한국사, 인삼

작지만 큰 한국사, 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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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건공탕…민 망 황제…합안세…‘익자 표’ 인삼
인삼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인삼’으로 꿰어낸 시시콜콜 한국사
‘백제 인삼’은 6세기 중국에서 최고의 약재였고, 12세기 고려를 방문한 송나라 사신 서긍은 ‘고려인삼’을 소개했다. 홍삼은 18세기부터 조선의 공식 무역상품이 되었고, 산삼은 광해군~경종 시기 한ㆍ중ㆍ일을 잇는 인삼로드를 통해 동아시아의 번영을 가져왔던 주인공이었다. 뿐인가. 대원군의 부국강병책, 고종의 광무개혁에서 제3공화국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까지 개혁과 변화를 위한 든든한 재원이 되기도 했다. 그러니 인삼은 단순한 약초가 아니라 우리 역사에 깊이 뿌리내린 문화의 담지자라 할 수 있다.
정조가 “집집마다 부유하고, 사람마다 즐겁게 하라”는 비전을 가지고 건설한 수원 화성의 번영을 위해 서울에서 이주하는 부자들에게 가삼 무역의 독점권을 주려 한 사실은 한국사에서 인삼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 주는 좋은 예다.

읽는 맛이 각별한 ‘이야기’ 37꼭지
지은이는 인삼을 ‘탐침’ 삼아 이처럼 한국사의 단면을 짚어낸다. 책은 정색을 하고 제도ㆍ정책 중심으로 엮은 인삼 통사는 아니다. 대신 읽는 맛이 각별한 37건의 ‘이야기’로 풀어간다. 83세까지 장수하며 52년간 권좌를 지킨 영조는 근검절약으로 유명하지만 하루 두세 번씩 산삼을 위주로 한 ‘건공탕’을 마시며 건강을 지켰다든가 금띠를 두른 백삼을 찬란한 종이상자에 넣은 ‘익 자 표’ 개성인삼을 등록하고 통신판매까지 도입했던 일제강점기 인삼 마케팅의 귀재 최익모의 활약 등이 그렇다.
여기에 산삼을 캐는 심마니의 습속, 쌀 한 가마에 0.6원 하던 시절 거래액이 100만 원에 달했다는 대구 약령시, 한국전쟁 때 인삼 종자를 확보하기 위해 개풍군에 특파되었던 전매청 직원과 인삼 상인들의 삼종參種 회수 특공대 등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밖에서 본 고려인삼’ 입체적 조명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은 인삼 문화사를 세계사적 관점에서 조명했다는 점이다. 17~18세기 일본에서는 나이 어린 여인들이 조선 인삼을 사서 부친의 난치병을 고치기 위해 몸을 팔기도 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든가 ‘아메리카 인삼’의 시초는 중국에 파견된 프랑스 신부의 서간문을 본 캐나다의 라피토 신부가 18세기 초 모호크족 인디언들의 도움으로 발견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가 하면 아편의 해독에 인삼이 효과적이라 해서 아편전쟁 직후 중국 수출량이 두 배로 뛰었다든가 베트남 마지막 왕조의 개혁 군주 민 망 황제의 인삼 사랑이 지극해 신하와 무관들의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한 선물로 인삼을 하사했다는 내용도 등장한다. 1885년 조선 주재 공사를 대신 맡아 인삼 재배 정보를 캐기 위해 진력했던 미국의 조지 포크, 미국 인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심했던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 와일드먼의 모습도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

지은이는 충남 논산의 건양대학교 총장을 지낸 사학자다. 지역 연구의 일환으로 인삼문화사 연구를 시작해 개성, 금산 등지의 자료 수집과 연구에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그 결실인 이 책은 정확히 말하자면 ‘이야기 인삼문화사’이다. 하지만 그간의 내공을 바탕으로 한국사에서 인삼의 경제적 역할과 정치적 의미도 놓치지 않은 덕분에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선다. 이왕에 나온 《근대 개성상인과 인삼업》(양정필 지음)과 더불어 읽는다면 인삼문화사에 관해 단단한 눈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이철성

고려대학교사학과를거쳐같은대학대학원에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조선후기대청무역사연구》(2000)등근대경제사분야의저서와논문을써왔으며,《대한계년사》?《여지도서》역주작업에공동참여했다.건양대학교교수로지역학접근을통해충남의역사문화관련서적과논문을발표해왔다.충남문화재위원,세종학진흥위원회위원으로활동했으며,건양대학교충남지역문화연구소장,부총장,제11대총장을역임했다.최근에는인삼의고장인개성,금산등지의기초자료수집과연구에관심을쏟고있다.

목차

책을내면서

제1장우리생활속인삼이야기

01_진짜인삼의대명사,고려인삼
02_심마니는어떻게살았을까?
03_약재전문시장약령시와인삼
04_건강을담는약장,건강을비는인삼

제2장동아시아를연결한인삼로드

01_인삼,한중일의길을열다
02_영조의건공탕과인삼
03_정조,홍삼무역의벼리를잡다
04_〈오엽정가〉와‘종삼’기록
05_19세기포삼무역,국가재원의우물이되다
06_황해상의홍삼백삼밀무역

제3장광저우로모여든고려인삼

01_인삼,베이징에서광저우로
02_서양으로수출된고려인삼,중국으로수입된미국인삼
03_베트남민망황제의인삼사랑
04_천주교선교사와고려인삼
05_화교상인허필제의표류와고려홍삼

제4장조선무역의아이콘,홍삼

01_밀려오는서양물건과고려홍삼
02_대한제국광무개혁성패의변수,홍삼
03_내장원의홍삼정책,어떻게평가해야하나
04_근대동아시아무역네트워크속상인과홍삼무역1
05_근대동아시아무역네트워크속상인과홍삼무역2

제5장근대유럽에심은조선이미지,인삼

01_독일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과한국유물의목록
02_영국인의조선여행과인삼인식
03_러시아《한국지》와세로셰프스키가본고려인삼
04_오스트리아헝가리의고려인삼이미지
05_스웨덴슈텐베리만과인삼

제6장조선인삼,미국인삼

01_미국도조선인삼을시험재배하려했다
02_미국총영사보고서에담긴홍콩의인삼시장과고려인삼
03_시카고박람회에출품된고려인삼

제7장식민지조선,고려인삼의상징성

01_식민지와조선의고려인삼
02_식민권력이만든개성의인삼사진
03_일제강점기홍삼전매와개성백삼
04_고려인삼자본,신진엘리트를키워내다
05_금산의백삼산업성장과고려인삼의과학적증명

제8장전매제에서민영화까지

01_해방공간,인삼의희망과애환
02_인삼,한국전쟁의고비를넘다
03_제3공화국경제개발계획과홍삼수출
04_인삼,100년만의민영화

참고문헌
사진및그림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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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읽는맛이각별한‘이야기’37꼭지

지은이는인삼을‘탐침’삼아이처럼한국사의단면을짚어낸다.책은정색을하고제도정책중심으로엮은인삼통사는아니다.대신읽는맛이각별한37건의‘이야기’로풀어간다.83세까지장수하며52년간권좌를지킨영조는근검절약으로유명하지만하루두세번씩산삼을위주로한‘건공탕’을마시며건강을지켰다든가금띠를두른백삼을찬란한종이상자에넣은‘익자표’개성인삼을등록하고통신판매까지도입했던일제강점기인삼마케팅의귀재최익모의활약등이그렇다.

여기에산삼을캐는심마니의습속,쌀한가마에0.6원하던시절거래액이100만원에달했다는대구약령시,한국전쟁때인삼종자를확보하기위해개풍군에특파되었던전매청직원과인삼상인들의삼종參種회수특공대등읽을거리가풍성하다.

‘밖에서본고려인삼’입체적조명

이책의또다른매력은인삼문화사를세계사적관점에서조명했다는점이다.17~18세기일본에서는나이어린여인들이조선인삼을사서부친의난치병을고치기위해몸을팔기도했을정도로인기가있었다든가‘아메리카인삼’의시초는중국에파견된프랑스신부의서간문을본캐나다의라피토신부가18세기초모호크족인디언들의도움으로발견했다는것이그것이다.그런가하면아편의해독에인삼이효과적이라해서아편전쟁직후중국수출량이두배로뛰었다든가베트남마지막왕조의개혁군주민망황제의인삼사랑이지극해신하와무관들의충성심을고취하기위한선물로인삼을하사했다는내용도등장한다.1885년조선주재공사를대신맡아인삼재배정보를캐기위해진력했던미국의조지포크,미국인삼의경쟁력을높이기위해고심했던홍콩주재미국총영사와일드먼의모습도우리의시야를넓혀준다.

지은이는충남논산의건양대학교총장을지낸사학자다.지역연구의일환으로인삼문화사연구를시작해개성,금산등지의자료수집과연구에오랫동안공을들였다.그결실인이책은정확히말하자면‘이야기인삼문화사’이다.하지만그간의내공을바탕으로한국사에서인삼의경제적역할과정치적의미도놓치지않은덕분에단순한‘이야기’를넘어선다.이왕에나온《근대개성상인과인삼업》(양정필지음)과더불어읽는다면인삼문화사에관해단단한눈을가질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