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베트남전쟁 : 한국의 전쟁 기억과 기억 투쟁

두 번째 베트남전쟁 : 한국의 전쟁 기억과 기억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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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반공ㆍ평화 수호 전쟁’과 ‘민족해방전쟁’ 사이
베트남전쟁의 기억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 일상에서 지워진 베트남전쟁
지난해 상반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외국 관광지는 베트남이었다. 한 여행플랫폼 기업이 해외 숙소 예약을 분석한 결과, 베트남이 절반 가까운 46.7퍼센트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역시 한국 관광객이 많다 해서 ‘경기도 다낭시’라는 말까지 나왔다. 1992년 12월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과 정식 수교한 이래 한-베 관계는 이 정도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양국 간에는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2월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이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책임을 인정하고 국가가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 현대사에 여러모로 큰 흔적을 남겼지만 이제는 공식적으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 베트남전과 그 여진을 기억하고, 다시 봐야 하는 이유다. 베트남전쟁에 지속적 관심을 기울여온 지은이는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1부에서 ‘전쟁의 기억’을, 2부에서 ‘기억의 전쟁’을 촘촘하게 보여준다.
저자

윤충로

저자:윤충로
동국대학교사회학과대학원에서역사사회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1945년이후한국과베트남의국가형성사를주제로한박사논문을다듬어《베트남과한국의반공독재국가형성사》(2005)를썼고,이책으로2007년제2회김진균상을수상했다.박정희시대의사회사와그이후의영향,특히한국의베트남전쟁문제에지속적인관심을기울여《베트남전쟁의한국사회사》(2015)를펴낸바있다.한성대학교,성공회대학교에서연구교수로일했고,현재는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전임연구원으로일하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
1.‘잊힌전쟁’의기억을찾아서
2.전쟁기억읽어가기

1부종전의여진,전쟁의망각과시차

1장철군,종전,전장의재현
1.‘개선의수사’와철군의정치경제
2.전쟁의스펙터클과동원
3.정치의야만화
2장뿌리가뽑힌사람들
1.동원과선택
2.전쟁과이산의삶
3.난민의정치
3장전쟁의망각과냉전해체의시차
1.전쟁을망각하는국가
2.냉전과탈냉전의겹침
3.전쟁기억과참전군인의동원
4장냉전의틈새,베트남전쟁다르게보기
1.남민전,유신을넘어변혁을꿈꾸다
2.리영희의‘우회로’,베트남전쟁
3.1980년대‘혁명의시대’,베트남전쟁(혁명)의재인식
4.번역과혁명

2부전쟁의기억,기억의전쟁,과거청산

5장잊힌전쟁불러오기
1.주변부지역에서의냉전과탈냉전
2.과거청산과새로운기억의장열기
3.베트남인생존자들의전쟁과삶
6장기억에서운동으로
1.베트남전쟁진실규명운동의출발과전개
2.진실규명운동의특성과기억투쟁지형
3.전쟁의기억과망각사이에서
7장초대에의한정의와베트남전시민평화법정
1.지연된정의와부인하는국가
2.베트남전과거청산운동의변화와재구성
3.베트남전시민평화법정:부인과시인사이

에필로그―기억의전쟁,냉전문화,그리고기억의미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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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달러젖줄,독재빌미그리고기억너머로
1965년2,000여명의군사원조단이파견된후73년주월한국군사령부해체식이있기까지8년여동안연인원32만여명의군인,6만여명의기술자가베트남에갔다.5,000여명의군인이전사,순직,사망했으며베트남전이후제3국으로떠난이들이적지않았다.국가적으로도베트남은자유의전장인동시에한해1억8,000만달러까지벌어들이는‘수출대어줄’이었다.또한베트남전종식은박정희정권이‘선안보후민주론’을앞세워독재를강화하는빌미가되기도했다.각종안보궐기대회가잇따르고,긴급조치9호선포,학도호국단재설치,민방위기본법등4대전시입법이그결과였다.반독재유신투쟁에나섰던남민전이‘코레콩’으로불린것도이때였다.하지만1026이후들어선군부정권하에서베트남전은철저히잊혔다.참전전우회는해체됐고,고엽자피해자구제도방관했으며,참전군인들의기록도갖추지못했다.1992년‘제1회파월의날’기념행사에참여했던400여명이경부고속도로를점거하고시위를벌인것도작은해프닝에그칠정도였다.

시민평화법정에의한‘초대에의한정의’
2부에선,민주화운동권에서‘혁명의도구’로소환되던베트남전을보는시각이90년대말이후양민학살을중심으로어떻게달라졌는지조명한다.1998년베트남을방문한김대중대통령이‘불행한과거’를언급했고,2004년엔노무현대통령이“마음의빚이있다”고에둘러사과했다.지은이는1999년《한겨레21》이벌인“부끄러운역사에용서를빌자”는장기캠페인이‘과거청산’의기폭제가되었다고평가한다.이어시민사회단체가중심이된베트남전진실규명운동,‘미안해요베트남’운동은2018년베트남시민평화법정이열리는것으로결실을맺었다.베트남생존자들의한국방문이이뤄지고,군이내세우는‘상황논리’를극복하면서,형사법정이아닌민사법정으로진행된시민평화법정은“권력은없지만정의,진실과연대를담아낸법정,피고대한민국에‘망각금지’를선고한법정”으로평가되기에이르렀다.

더뎌도포기할수없는과거청산
서울중앙지법의판결을끌어낸퐁니마을사건의생존자응우예티탄은2020년소를제기하면서그랬다.“나개인에게특별히이익을가져다주는건아니야.……나는이소송을통해한국정부가……학살이있었다는것을인정하고역사의진실에다가서기를간절히바란다”고했다.지은이는책말미에“과거청산작업은국가정당성을제고하는일이며,폭력의시대를넘어인권평화의가치를실현해가는도정이다.……이것은피해자뿐만아니라한국사회전체를위해서도꼭필요하다”고썼다.이는식민지시기일제가저질렀던각종만행에대한사과를요구해온우리에게무겁게다가온다.그만큼베트남전의진실을정면으로마주보는이책의가치가새삼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