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해력 수업 : 누구나 역사를 말하는 시대에 과거와 마주하는 법

역사 문해력 수업 : 누구나 역사를 말하는 시대에 과거와 마주하는 법

$20.24
Description
역사의 쓸모가 궁금한 이들이 알아야 할 거의 완벽한 ‘역사 사용 설명서’
왜, 지금 ‘역사 문해력’인가
21세기 대한민국은 가히 역사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역사 소비시대’라는 말이 오가고 정치판에서 ‘역사의 심판’이 곧잘 거론된다. 뿐인가. 과거사 청산을 두고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역사 전쟁’이 한창이다. 그런가 하면 역사에서 교훈을 길어내는 책들도 쏟아진다. 인문학 위기론에서 역사학만은 예외인 듯한 양상이다. 하나 그뿐이다. 역사란 무엇인지, 역사적 진실과 사실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객관적 역사란 가능한지 등 역사에 관한 진지한 질문들 여전히 겉도는 상태다.
독일사와 역사이론을 전공한 지은이는 이 책에서 역사를 읽고 쓰는 법, 즉 역사 문해력literacy에 관해 이야기한다.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 시대에 능동적인 독자였던 시민들이 세상을 바꿔갔듯이,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는 실용 만능의 시대라 해도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이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여전히 유용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저자

최호근

고려대학교사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독일근현대사와역사이론을전공했고,독일빌레펠트대학교에서막스베버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귀국후제노사이드와홀로코스트에관한비교연구를수행했다.국내외의역사적장소들을탐사하면서기억문화와기념문화에관한비교연구를폭넓게진행했다.현재는서구와동아시아사이의문화적영향관계를해명하기위해초국가적접근을시도하면서한국민족주의의문화적형성과정을탐색하고있다.《사총》,《독일연구》,《서양사론》등여러학술지의편집을담당했다.

주요저서로《막스베버와역사주의》(독문,2000),《서양현대사의블랙박스나치대학살》(2006),《독일의역사교육》(2009),《기념의미래》(2019)등이있으며,역서로는《독일역사주의》(1992),《원치않은혁명1848》(2006),《세계시민주의와민족국가》(공역,2006),《코젤렉의개념사사전16?역사》(2020)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1실용만능시대에도역사를찾는이유
01_올바름의기준:역사의심판에기대는세부류의사람들
02_방향성:가야할쪽을지시하는집게손가락
03_정체성:내가선곳이어디인지알려주는이정표
04_교훈:지혜롭지만불친절한스승
05_호기심:우리안의하이디는어디로가버린걸까?

2역사적사실과진실
06_소재적사실과해석적사실:여양리골짜기에서발견한그루터기사실
07_증거를위한투쟁:바르샤바게토의녹슨우유통
08_딱딱한사실,부드러운사실:제주심방굿과영게울림
09_역사적사실과진실의간격:한국전쟁의영웅심일이야기

3역사가의방법사용설명서
10_사료비판:직업적역사가의첫걸음
11_비교:공통점과차이점을발견하는지름길
12_반사실적가정:경험적상상의힘
13_계량:시계열속에서변화의추세읽기

4시간감각과역사의식
14_역사적사고와역사의식의형성:PRO와EPI의융합
15_시간개념의변화:자연의시간,수도원과장원의시간,공장의시간
16_역사적시간의세층위:파도의시간,해류의시간,해구의시간

5세계사를읽는네개의키워드:순환-진보-발전-문명
17_순환:금은동철시대의반복
18_진보:문명을향해달리는우상향의고속도로
19_발전:문명의진보,문화의쇠락
20_문명:집단적개체들의파노라마

6역사를어떻게볼것인가:세개의역사관
21_구원론:역사란신의섭리가실현되는과정
22_관념론:세계사는자유를의식하는과정
23_유물론:모든역사는계급투쟁의역사

7객관적역사서술의꿈
24_랑케:역사가가죽어야역사가산다
25_막스베버:이념형외에는길이없다
26_칼베커:역사가에게객관성은없다

8다시,역사란무엇인가
27_역사란기억된과거
28_역사란기록된과거
29_역사란지우고다시쓰는기억의양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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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역사의쓸모를궁리하다-토마스뮌처와던전
지은이는1부‘실용만능의시대에도역사를찾는이유’에서역사의효용으로올바름의기준,방향성제시,교훈등을든다.그중역사의심판과관련한종교개혁가토마스뮌처의사례는의미심장하다.뮌처는목사직제의를거부한채농민군을이끌고제후측에저항했다가패전해형장의이슬로사라진인물.루터는이를두고하나님의법정이내린형벌이라했지만,지은이는영주들편에섰던루터와달리농민군편에섰던뮌처가지금도많은사람의기억속에서교회가지녀야할사회적양심의상징처럼남아있다는점을들어역사의법정은뮌처의손을들어준것이아닌가하고묻는다.중세유럽의성에서포도주등음식물저장고로쓰이던지하의던전이컴퓨터게임에서몬스터들의소굴로변신한예를들어호기심을풀어주는역사의쓸모로언급하기도한다.

역사의본질을파고들다-한국전의영웅심일과브로델
2부역사적진실과사실,4부시간감각과역사의식,8부다시,역사란무엇인가에선역사란무엇인지그의미를찾아나선다.이를테면한국전쟁초기춘천전투에서북한군탱크여러대를육탄으로파괴해호국영웅으로대접받는심일의사례를통해사실과진실의차이를촘촘하게따지는식이다.여러사료의교차검토를통해“최고의역사가가최선을다해쓴역사도실체적진실이아닌부분적진실만을드러낼수있다”고인정하는대목은신선하다.그런가하면시간의층위를예리하게구분한프랑스역사가페르낭브로델덕분에평범한사람들의일상생활이역사무대의전면에부각되었다든가조선말전라도고부에서시작된농민군봉기가동학란에서80년대‘동학농민전쟁’으로,이제는‘동학농민혁명’으로불리는배경을설명하는대목에선역사란과연무엇인지생각하게된다.

역사학의역사를짚어내다-로렌초발라와칼베커
3부역사가의방법사용설명서,5부시간감각과역사의식,6부세계사를읽는네개의키워드,7부객관적역사서술의꿈은숱하게명멸해간역사가들의방법론과역사관을보여준다.르네상스시대활약한이탈리아문헌학자의사례에서역사가의가장기본인사료비판을보여준다.발라는콘스탄티누스1세가자신의나병을치료해준실베스터교황에게감사의표시로서로마제국전체를로마가톨릭교회에헌정한다는,이른바〈콘스탄티누스황제기진장〉을두고엄밀한교황청의허위주장을폭로했다.1931년미국역사학회회장에취임한칼베커가“모든사람이각자의역사가”라며객관적역사의가능성을부인한사실이나제1차세계대전당시독일의황제를현대판‘아틸라Attila’로폄하한영미권역사가들과영국의공리주의를‘장사치의철학’이라고비난한독일역사가들의예는중국의동북아공정을둘러싼‘역사전쟁’을떠오르게한다.

책은쉽게읽히지만깊이가있고,흥미로우면서도많은생각거리를던져준다.관념적인설명대신동서양의풍부한사례를유려하게엮어낸덕분이다.지은이는당초80개의주제를꼽았다가그중29개만골랐다고하는데어느글하나그냥지나갈것이없다.감히말하자면역사에관심이많은이들,역사학도,역사교사등의책꽂이에서맨앞에놓여마땅한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