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조선 사람과 만나다 : 미아보호소부터 코끼리 유배까지 - 금요일엔 역사책 5

15세기 조선 사람과 만나다 : 미아보호소부터 코끼리 유배까지 - 금요일엔 역사책 5

$13.50
Description
조선 생활 실록
《실록》에 담긴 15세기 조선 사람들의 생활상
‘어머니하고 처하고 물에 빠지면 누구를 먼저 구할까?’
‘어머니하고 처하고 물에 빠지면 누구를 먼저 구할까?’ 단순하지만 궁금증을 자아내는 ‘밸런스 게임’이다. 정답은 없겠지만, 조선 사람들이 생각한 이상적인 답은 《조선왕조실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성현(현 경상도 산청군 단성면)에 공노비 천년이 살고 있었다. 천년은 물가에 살고 있었는데, 6월 홍수로 물이 넘쳤다. 집이 물에 모두 잠길 위험에 처하자, 천년은 처자를 두고 어머니를 업고 탈출했다. 예조는 경상도 관찰사의 보고에 의거해 천년의 효심을 포상하자고 했고, 성종은 이를 수락했다. 성종은 천년의 포상을 수락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보통 사람의 인정은 처가 먼저이고 어미가 나중인데, 천년의 일은 진실로 가상하다. 이 상은 너무 박하지 않은가?”(《성종실록》(권285, 성종 24년 12월 21일(신사))
성종의 이 발언은 두 가지를 알려준다. 하나는 조선 사람들이 생각한, 어머니와 처자식이 물에 빠졌을 때의 이상적인 행동은 어머니를 구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조선에서 효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른 하나는 일반적으로는 처자식을 구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처자식을 구하는 것이 인정, 곧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는 것을 성종이 분명히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조선 사람들은 위기에 처했을 때 처자식을 구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었지만, 더 높은 가치인 효를 우선에 두고 효를 행하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저자

신동훈

가톨릭대학교국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조선초기향교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조선사회를살아간사람들의삶과꿈을좇고있다.현재세계김치연구소에서박사후연구원으로재직중이다.

목차

들어가며

01어서와~조선은처음이지?_조선을찾은외국친구들
동남아시아에서온사신들
대궐문을지킨태국출신토인들
유구에서손녀를구해오다,조선판〈테이큰〉

02조선판‘유전무죄무전유죄’_술에얽힌이야기
중국에도알려진한민족의음주문화
탁주마시면붙잡히고청주마시면무사해서야
세종,절주령을반포하다

03신생수도한성살이의고달픔_심각한주택난에뛰는물가
‘한성특별시’는오늘날종로구?중구일대
주택용지모자라성저십리편입
주민급증하며‘미아보호소’까지등장
길을침범해지은집이무려1만여호
생활여건악화,우물물을사먹기도

04관료들의일상_〈용하다용해무대리〉부터〈미생〉까지
벼슬아치들에게‘월요병’은없었지만
관료들쉬는‘국가공휴일’은일년에딱이틀
“승진은선배먼저”엄격했던연공서열제
공무중안전사고에사형을……?
산천초목이떤어사조지서

05유배형받은코끼리_말많고탈많은조선의동물들
사람해한코끼리를전라도섬으로보내소서
외교선물원숭이,사신접대용귀한몸닭,돼지
이유있는‘범내려온다,범사라진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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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5세기조선사람들은어떻게살았을까

한국역사연구회에서새롭게기획한‘금요일엔역사책’(한국역사연구회역사선)의다섯번째책인『15세기조선사람과만나다-미아보호소부터코끼리유배까지』에는위의『실록』기사처럼학술서적에서다루지않는,15세기한반도에서살았던사람들의흥미진진한생활상이고스란히담겨있다.

조선사회를살아간사람들의삶과꿈을좇아온저자신동훈(세계김치연구소박사후연구원)은15세기『조선왕조실록』가운데『태조실록』부터『성종실록』까지에담겨있는재미있는일화를골라그에대한이야기를담았다.명나라와일본이아닌유구琉球·섬라暹羅·조와국爪蛙國(각각현재일본오키나와현,태국,인도네시아자바지역)등다소낯선나라사신들의조선방문기를알려주기도하고,조선판‘유전무죄무전유죄’의실태를술에얽힌이야기로펼쳐보이기도한다.심각한주택난과높은물가로신음하던신생수도한성살이의고달픔을풀어주기도하고,국가공휴일이단이틀밖에없던관료들의일상으로안내해주기도한다.유배형받은코끼리,사신접대용으로귀한몸대접을받았던닭과돼지등말많고탈많던조선의동물들도소개해준다.

『실록』으로15세기조선을읽다

저자가펼쳐보이는15세기조선사람들의모습은흥미진진하다.1장〈어서와~조선은처음이지?_조선을찾은외국친구들〉에서는외교관계를위해조선을찾은사람들중유구,섬라,조와국등익숙하지않은나라의사절이등장한다.섬라곡국에서태조에게토인2명을바쳤고태조는이들에게대궐문을지키게했다는기록,조선방문길에나섰다가왜구에게습격당한조와국사신진언상의일화는접해본적없는이야기라그런지무척이나흥미롭다.

2장〈조선판‘유전무죄무전유죄’_술에얽힌이야기〉에서는중국에도알려진한민족의음주문화를생생하게들려준다.“오늘날과음하는사람들에게해주고싶은이야기가모두담겨있다해도과언이아닐정도”로술로인한폐단을상세하게언급한세종의절주교지를들여다보며저자는‘술권하는사회’에서조금씩벗어나고는있지만여전히음주관련사고가끊이지않는오늘날의한국사회에서도“곱씹어볼필요가있”다고말한다.고개끄덕여지는지적이다.

3장〈신생수도한성살이의고달픔_심각한주택난에뛰는물가〉에서는주택용지가모자라성저십리까지편입시켰던조선초기수도한성의문제점을자세히살핀다.주민이급증하여‘미아보호소’까지등장했던,길을침범해지은집이무려1만여호나되었던,우물물을사먹어야했을정도로생활여건이악화되었던한성살이의고달픔은현시점의서울살이와겹쳐보인다.

4장〈관료들의일상_〈용하다용해무대리〉부터〈미생〉까지〉에서는15세기조선관료들의이모저모를상세하게보여준다.국가공휴일이1년에딱이틀밖에없어피곤에시달리던관료들의모습,엄격했던연공서열제때문에벌어진사건사고들은‘그때나지금이나’라는생각이들게한다.공무중안전사고의책임을물어담당자에게사형까지언도한세종의조치는작금의현실과여러모로대비된다.

5장〈유배형받은코끼리_말많고탈많은조선의동물들〉에서는코끼리,원숭이등우리나라에자생하지않는동물부터닭,돼지,호랑이등우리에게익숙한동물까지조선의동물들을둘러싼재미난일화로우리를안내해준다.사람에게해를입혀전라도섬으로유배까지가야했던코끼리,외교선물로조선땅을밟은원숭이,역시외교선물로들어왔다가유용한가축이던닭만축내서천덕꾸러기신세가된이리,사신접대용으로귀한몸대접을받았던닭과돼지,경복궁까지내려왔다가어느새사라져버린호랑이등저자가보여주는말많고탈많은조선의동물들모습은말그대로‘흥미진진’이다.

저자는“특정주제없이동떨어진사료들을다루다보니내용이하나로모이지않을수있”다면서도“‘이러한모습도있었구나’라고생각하면서흥미진진한옛날이야기를접해”보라고권한다.“조선시대와현재우리시대를연결하려는필자의욕심”이많은독자들에게전해졌으면하는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