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으로 간 언어학자 김수경

북으로 간 언어학자 김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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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타가키류타

저자:이타가키류타

1972년니가타현사도佐渡에서태어났다.2006년도쿄대학대학원총합문화연구과문화인류학코스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2008년에는박사학위논문을토대로한저서《朝鮮近代の史民族誌:慶北州の植民地》(明石書店)을간행했다(《한국근대의역사민족지:경북상주의식민지경험》,혜안,2015).이후코리아근현대사회사,식민주의와근대,민족문제등을주요테마로활발한연구활동을전개하며《東アジアの記憶の場》(공저,2011),《日記からみた東アジアの冷》(공저,2017)등을집필했다.다수의연구성과는《국사의신화를넘어서》(공저,2004),《식민지라는물음》(공저,2014)등의책을통해한국에도소개되었다.한편,국가주의,식민주의,인종주의등에반대하는사회운동에도적극적으로참여하며《番組はなぜ改ざんされたか》(2006),《위안부문제와식민지지배책임》(공저,2016),《재일조선인과조선학교》(공저,2017)등을간행하기도했다.현재도시샤대학同志社大사회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역자:고영진

1960년제주도에서태어났다.1996년연세대학교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한국어학연구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남북한의언어정책,제주도방언등에관심을가지고공부해왔으며,《한국어의문법화과정》(1997),《언어순수주의의발현과전개》(공저,2018)등의저서가있다.또한공역서로《언어헤게모니권력》(2016),《국어라는사상》(2006),《식민지조선의언어지배구조》(2013)등이있다.현재도시샤대학글로벌지역문화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



역자:임경화

1971년서울에서태어났다.2002년도쿄대학대학원인문사회계연구과일본문화연구전공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한일비교문학,일본마이너리티연구,코리안디아스포라비교연구등을주제로《두번째전후:1960~1970년대아시아와마주친일본》(공저,2017),《냉전아시아와오키나와라는물음》(공저,2022)등을집필했다.역서로《해방공간의재일조선인사》(2019),《나의1960년대》(2017)등이있다.현재중앙대학교중앙사학연구소부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이책을우리말로읽는독자들에게
일러두기

머리말

[제1장]식민지의다언어사용자
1.행하기에앞서존재한다
2.언어학자로의길
3.말과사상

I.구조와역사:김수경언어학의시작
1.구조언어학과역사언어학
2.훈민정음과음운론
3.조선어사를현대에접속시키다

[제2장]해방과월북
1.38선을넘을때까지:두종합대학사이에서
2.월북후의활동
3.언어정책과정치

[제3장]배낭속의수첩:한국전쟁과이산가족
1.회고록의생성:가족이산의원점을회상하다
2.문체와리얼리티
3.수기에새겨진전쟁터
남으로|북으로후퇴|다시‘남진’

II.조선어의‘혁명’:규범을창출하다
1.새로운문자체계와김두봉의문자사상
2.정서법개혁과형태주의
두음의고정표기|절음부의도입|신6자모의도입|형태주의의두계보
3.조선어문법의구축
《조선어문법》의성립과정|《조선어문법》의특색
4.소비에트언어학수용의맥락

[제4장]한국전쟁기학문체제의개편
1.전시하의종합대학
2.과학원의출범
3.스탈린언어학논문의충격

[제5장]정치와언어학
1.문자개혁과사회주의나라의‘형제’관계
2.정치적비판과언어학적비판
3.김수경이학계에서사라질때까지

III.민족의언어와인터내셔널리즘
1.스탈린논문의수용
2.조선어문법의재정립:‘토’의이중성
3.형태주의의폴리틱스

IV.‘주체’의조선어학
1.문법이론의‘주체’확립을둘러싸고
‘토’를둘러싼논쟁|형태론에서의‘주체’
2.조선어문체론의구축
문체와문풍|김수경의문체론
3.조선어학의‘주체화’
정서법의재개혁|조선어학사의혁명전통화|이론적권위의일원화

[제6장]재회와복권
1.이주와정주,이산과연결
한국전쟁전의이주와가족|한국전쟁과이산|남에서의정착과북미로의이민|편지교환과재회의실현
2.되찾은시간
활동재개와복권|조선어사로의회귀|황혼

맺음말

옮기고나서
김수경연보
김수경저술목록
김수경저술목록보유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남북한통틀어20세기최고의국(언)어학자중한명”
분단시대한지식인의신산한삶과걸출한성취

왜지금언어학자김수경인가
어쩌다북한인사들또는북한언론을접할때면우리는고개를갸우뚱한다.로동당(노동당),력사(역사),리론(이론)등의말에서이질감을느끼기때문이다.‘민족’의주요결정요소중하나가동일언어인만큼이런낯섦을줄여나가는것은우리겨레의앞날을위해중요하다.이를위해서는서로의언어에대한‘이해’가선행되어야하는데북한의언어정책에막대한영향을미친언어학자가김수경이다.
그는현행북의철자법의기초가된《조선어철자법》의초안을만들었고,해방직후북에서최초로공간된《조선어문법》을비롯하여,1954년에간행되어중국과일본의동포들에게까지널리교육된《조선어문법》을집필했다.한마디로김수경은해방직후부터1960년대중반무렵까지북한언어학의모든분야에서활약한언어학자이자언어정책의설계자로그를빼놓고는북한의언어학을빼놓을수없다.한때남북화해무드를타고시작되었던《겨레말큰사전》공동편찬사업이지지부진한만큼더욱그동안잊혔던언어학자김수경에대한관심이필요하다.

북한어문의기틀을마련한언어천재
김수경은10개국어이상을구사한언어천재였다.그는경성제대본과에진학하면서언어학에뜻을두었는데,지은이는“어학에능통한청년에게여러언어에두루걸쳐있는일반언어학의세계가출구없는식민지상황에서세계를개척하는것으로비친것은아닐까.그리고이것이‘마르크스보이’가동시에‘소쉬르보이’로도될수있었던동인은아닐까”라고추측했다.
이런능력을바탕으로김수경은‘이론/리론,논리/론리’등이른바두음법칙을폐지하는것이훨씬더언어생활에유익하다는것을형태주의이론으로명백히뒷받침했다.‘스탈린언어학’의수용에앞장서기도했지만조사와용언의활용어미를보조적품사‘토’라규정하여자주적인언어학을시도했다.여기에일본어와영어는물론,프랑스어/독일어/러시아어로쓰인외국문헌을참조하는등,그의어학능력이유감없이발휘된말년의노작《세나라시기언어력사에관한남조선학계의견해에대한비판적고찰》에서는고구려/백제/신라세나라의언어는어휘와음운체계에서약간의방언적차이가있기는하지만완전히공통되는하나의언어였음을주장하는등조선어사연구에서도일가를이뤘다.

‘비판적코리아연구’자이타가키류타교수가집필하다
저자이타가키류타교수(일본도시샤대학,역사인류학)는2015년한국에번역소개된〈한국근대의역사민족지:경북상주의식민지경험〉에서경상북도상주라는지역사회를사례로식민지조선사회변화의실태를촘촘하게살폈다.근세부터이어지는역사적맥락을염두에두면서장기간의현지조사와방대한자료를통해조선의식민지경험을구체적으로드러낸획기적인연구로한국학계에충격을주었다.
주류지식체계는중앙,국가,제국이나엘리트중심으로이루어지는식민지화과정에서의근대경험연구에치중되어있었다.반면이타가키류타교수의이연구는그러한주류지식체계를역전시켜마을,개인,지방차원에서일어나는일들을국가나제국,세계사적규모에서일어나는일들과의접속성속에서고찰한다.이같은역사서술은그가견지해온‘비판적코리아연구’의일환이었다.
《북으로간언어학자김수경》은그의이러한‘비판적코리아연구’의또다른실천이다.북한으로연구대상을넓힌그는이책에서한지식인의경험을통해식민지기부터냉전기로이어지는북한의역사서술을시도한다.그는거의10년동안미국,캐나다,러시아,중국,한국,북한등에서찾을수있는모든자료를찾고구술조사를수행한다.이를토대로개인을가로질러접속되고연동되는복수의맥락들을구체적이고입체적으로살펴본다.김수경개인의역사를북한사,한반도사,세계사로확장하려는이같은시도는식민지지배나냉전이만들어낸학문의경계를넘어언어학,정치학사회학등을교차시키고체제의억압에짓눌린사람들의행위자성이나창조성을드러낸다.
이타가키교수는‘비판적코리아연구’를단순한학문연구의틀안에가두지않고직접적인행동으로옮기고있기도하다.일본사회의우경화에저항하여히노마루기미가요법제화나언론탄압에반대하는운동을이끌거나교토의조선학교에대한헤이트스피치에반대하여재판투쟁을전개하기도하며식민지지배책임을묻는실천을하고있다.

일본학계에서의호평
저자의이같은노력덕분인지《북으로간언어학자김수경》은일본학계에서도여러저명한학자들의호평을받았다.미쓰이다카시교수(도쿄대)는“이책은우선한지식인의궤적을통해식민지기-해방-한국전쟁-북한의학문사를그려냈다는점에의의가있다.특히주목되는것은가족이산의비극을낳은전쟁이라는요인을실증적으로묘사하는동시에이산한가족을만남의장으로이끄는네트워크의역사적규정성을입증했다는점이다.제국대학의사제관계나김일성종합대학의사제관계등다양한연결망이역동적으로기능하면서정보가전달되는구도는독자를흥분시킨다.또한언어학에국한되지않는사회사,정치사로서조선학의학문사를그려낼가능성을제시한점도주목할만하다”라고말한다.
다나카가쓰히코명예교수(히토쓰바시대명예교수)는“이책은그(김수경)가주장했던한글의풀어쓰기방식을도입하여,조선어의한자에대한의존을근본적으로끊어내려한시도이다.한글은아무리한자를폐지했다고하나,그문자의원리는사각의단위안에자음과모음을결합하여하나의글자를이루는것으로,그것을단위로한다는점에서는한자의원리로부터궁극적으로결별했다고는할수없다.풀어쓰기란,그사각의단위속에억지로집어넣어진문자를풀어내어,알파벳처럼일률적으로옆으로쓰는방식이다.본서는그러한조선어형태론의표기에관련되는기본문제도설명하면서,김수경의전생애를상세히그려내려한귀중한시도이다”라고평한다.
와다하루키명예교수(도쿄대)는“이책은지금도베일에싸인나라로남아있는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살아남아학자로서의생애를완수한걸출한지식인김수경에대해,가족들만가지고있던비공개수기,한국전쟁종군기등참고할수있는문서,자료의거의대부분을전세계에서수집하여그극적인생애를묘사하는데성공했다.지금까지쓰인적도없고앞으로도쓰이지않을작품이다”라고말하며“일본에서도세계적으로도무엇보다본국에서도충실한자료의섭렵과검증을통한본격적인코리아근현대사연구작품이나오지않는상황에서이러한수준높은업적이탄생한것은실로경하해마지않을대사건이라고할수있다”고높은평가를덧붙인다.

큰울림을자아내는이산가족사
문화인류학자로‘비판적코리아연구’에천착해온이타가키교수는이책을‘학문사’라규정했다.하지만일반독자들로서는남북분단을몸으로겪어낸김수경과그의가족의신산한삶에눈길이갈터이다.한국전쟁에종군한김수경과그를찾아월남한가족의엇갈림,캐나다로이민간딸과의베이징에서의해후,띄엄띄엄편지왕래끝에아내이남재와의만남그리고2000년임종하기까지한지식인의삶을통해20세기한반도사를압축적으로보여준다.
“내가일본제국주의치하에서조선어학의길에들어섰고,미군정하에서지하활동에들어갔을때는‘가시밭길’을각오하고있었지만,그때당신과아이들에게는절대로‘가시밭길’을걷게하지않겠다고다짐했었다,그런데나보다도당신과아이들에게‘가시밭길’을걷게했다니……”맏딸을먼저보낸아내의회한이담긴시를읽고김수경이편지에적은감회로6장재회와복권에나오는구절이다.책은학문사를지향하는평전이지만이산가족의아픔이그어떤소설보다더생생하게느껴지지않는가.

책의구성은독특하다.김수경의삶과그의학문세계를각각1~6장과Ⅰ~Ⅳ장으로나눠마치대위법처럼교차시켜서술했다.필요에따라혹은취향에따라골라읽을수도,따로읽을수도있도록한구성이이책의또다른미덕이다.일본인학자가국적도전공도다른이의삶과학문을이토록꼼꼼하게그려낸데대한감탄은별도로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