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세자는 말이 없다 : 독살설에서 영웅 신화까지 - 금요일엔 역사책 10

소현세자는 말이 없다 : 독살설에서 영웅 신화까지 - 금요일엔 역사책 10

$14.59
저자

이명제

저자:이명제
고려대학교역사교육과를졸업하고,동국대학교사학과에서〈17세기청·조선관계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역사를공부하다가생각보다소현세자가평범하다는사실을깨달았다.그래서이책을쓰게되었다.하지만누구보다소현세자를사랑한다.현재전남대학교역사문화연구센터학술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_죽음으로뿌려진씨앗

01세자가되다
격변에휩싸인동아시아
외면받는광해군의외교
뒤바뀐운명

02인질이되다
꺾여버린배금의꿈
마찰의시작
위기속에치러진데뷔전
끝나지않는갈등
운명의순간
남한산성의비극
패전의대가

03심양에서의삶과한양에서의죽음
심양으로향하는길
심양에서의생활
두번의귀국
관계악화와일탈의시작
중국정복과영구귀국
고생끝에찾아온죽음

04영웅이되다
잊힌존재
서양문물수용의상징으로거듭나다
죽음에관하여
소현세자서사의완성
소현세자가왕이되었다면?

05역사속의소현세자와대면하기
소현세자의삶은어떻게재구성되는가
소현세자는외교관이었는가
포로해방과농장경영은누구의아이디어였는가
인식의전환은일어났는가
아담샬의기록은믿을수있는가
독살인가병사인가

에필로그_‘조선의미래’는오래지속되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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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당신들의소현세자는틀렸다
우리가몰랐던소현세자를만나다

참신하고다채로운최신연구성과를독자들과널리공유하기위해한국역사연구회가새롭게기획한‘금요일엔역사책’이열번째책《소현세자는말이없다―독살설에서영웅신화까지》출간을통해한고개를넘게되었다.많은독자들이‘금요일엔역사책’을마주하며역사를통해보다여유롭고정의로운미래를열어갈수있기를소망한다.

소현세자가살았다면정말조선이달라졌을까
“두대한의역사는소현세자부터달라졌더군.자네의세계에서는일찍이돌아가셨고,내세계에서는영종으로역사에남으셨어.호란을막아냈거든.그이후부터두세계의역사는조금씩다르게흘러서여기까지오게된거야.”2020년SBS에서방영된드라마〈더킹:영원의군주〉의주인공이곤은현대한국의평행세계에살고있는인물이다.이곤이살고있는세계에서조선은근대화에성공했다.우연히현대한국의세계로넘어온이곤은어디서부터조선의역사가달라지게되었는지의문을가졌다.그결과소현세자로부터양국의역사가차이가발생했음을알게되었다.
소현세자,조선의차기왕위계승권자였지만인질이되어타국에머물러야했던태자.인질에서벗어나그리던고국으로귀국했지만병환으로젊은나이에생을마감해야했던동궁.최근이비운의인물소현세자가새로운서사를통해‘영웅’으로각광받고있다.첨단의서양문물을수용하고자했던선구자이자정체된조선을깨울현실주의자,전쟁포로들을구출한노예해방가,농장경영을성공적으로수행한경영인으로그려지고있는것이다.
역사에가정만큼무의미한것이없다지만문득궁금해진다.소현세자가살아서왕위를이어받았다면진정조선의역사를완전히바꿔버린‘영종’이될수있었을까.그러한가정의토대로기능한인질시절소현세자의모습이진정선구자,현실주의자,노예해방가,탁월한경영인으로평가받을정도였을까.

‘영웅’이아닌‘인간’소현세자를찾아
한국역사연구회에서새롭게기획한‘금요일엔역사책’(한국역사연구회역사선)의열번째책인《소현세자는말이없다―독살설에서영웅신화까지》에는이같은의문에대한답이제시되어있다.‘영웅’소현세자가어떻게만들어졌는지,‘인간’소현세자의실제모습은어떠했는지등에대한저자의고찰이생생하게녹아있다.
저자이명제(전남대학교역사문화연구센터학술연구교수)는이책에서“병자호란패배의모든책임을짊어져야했던인조와그동안근대화의열망에대한기대를감당해야만했던소현세자라는구도속에서소모되고있는‘영웅’소현세자를구출하고,역사적격변기를살아왔던당대의‘인간’소현세자”를마주보고자한다.
저자의눈에비친소현세자는여러콘텐츠를통해조선을바꿀수있었던인물로격상된‘영웅’이아니었다.병자호란이라는치욕적인경험을극복하고부국강병의조선을건국하여근대화를이룰수있었던,우리안의작은‘영웅’이아니었다.전쟁패배의희생양이되어26세에불과했던1637년부터8년동안인질신분으로청의수도였던심양에머물러야했던‘인간’이었다.힘의우위를확인받으려는청의의지와자율성및독립성을확보하려는조선의시도가사사건건충돌하던시공간의중심에서그러한충돌의직격탄을매순간온몸으로받아내야만했던‘인간’이었다.원대한미래를꿈꾸기에는너무도무거운짐에허덕이다가결국이겨내지못하고병을얻어죽음을맞이해야했던‘인간’이었다.

《소현세자는말이없다》가마주한소현세자
저자는‘인간’소현세자를찾기위해향후소현세자의삶에많은영향을끼치는인조반정부터정묘호란과병자호란,각난에서세자신분으로소현세자가수행한역할과8년동안의인질생활,귀국후두달만에사망하게된상황,소현세자서사가등장하게된배경과구체적인내용,그러한소현세자서사의재검토를통해당대소현세자의삶을새롭게구성한다.
첫번째〈세자가되다〉에서는소현세자를비롯해많은사람의운명을뒤바꿔놓았던인조반정을다룬다.특히반정이후소현세자의삶에도큰영향을미치는광해군의대후금(훗날의청)외교를중점적으로살펴본다.
두번째〈인질이되다〉에서는정묘호란과병자호란을거쳐조선이청의제후국으로편입되고소현세자가인질로끌려가는과정을살핀다.또한두차례전쟁에서소현세자가수행했던역할도조망한다.특히정묘호란당시소현세자가이끈분조를구체적으로들여다본다.당시소현세자의분조활동은인조로부터그다지호평을이끌어내지도못했으며훗날인조와소현세자의사이를벌려놓는한가지사건의도화선이되기도했다.
세번째〈심양에서의삶과한양에서의죽음〉에서는8년동안의인질생활과귀국후두달만에일어난사망사건을다룬다.특히소현세자를향한조선과청의기대가충돌하는지점을확인하고,소현세자와인조의관계가극단으로치닫는과정을조명한다.
네번째〈영웅이되다〉에서는소현세자의삶이재조명되는계기와현재통용되는소현세자서사의탄생과정을살펴본다.이를통해당대조선에서는비운의인물로만비춰졌던소현세자가현대에이르러조선의미래를바꿀수있던영웅으로변모하는흐름을정리한다.
다섯번째〈역사속의소현세자와대면하기〉에서는소현세자서사를재검토하며당대소현세자의삶을재구성한다.특히소현세자서사에서주로다루어지는외교관,노예해방가,농장경영인,현실주의자,서양문물수용자로서의소현세자모습이역사적실제와다름을입증한다.또한소현세자‘독살설’을꼼꼼하게살피며인조를변호한다.

‘소현세자서사’는왜,어떻게만들어졌는가
저자가이책에서특히주목하는부분은“소현세자가아니라소현세자가관심을받게되는과정에개입되었던다양한욕망”이다.저자는소현세자가주목되기시작한것이1920~30년대부터라고말한다.소현세자를재조명한이들은왜수많은역사적인물중소현세자에주목했을까.
저자는이를‘조선이근대화에실패한이유’관련담론에서찾는다.조선이일본의식민지가된이후많은일본인과조선인학자들은조선의근대화실패원인을찾아나섰다.일본인학자들은조선이식민지가될수밖에없었던근거를찾기위해서,조선인학자들은지난역사를반성하고원대한미래를꿈꾸기위해서말이다.그과정에서광해군이나소현세자등이조선을근대화로이끌수있던인물들로호출되었다.이담론은새롭게발굴된소현세자등이자신의가능성을펼쳐보기도전에사라지면서조선이암울한미래를맞이하게되었다는결론으로끝맺는다.
저자는‘소현세자’를‘근대화의영웅’으로치환했던100년전일본인과조선인학자들의욕망이오늘날‘소현세자서사’의시선과크게다르지않다고말한다.“그들에게중요했던것은소현세자라는인물자체의삶이아니라소현세자를통해구현될욕망”이라는점에서그렇다는것이다.‘영웅’소현세자를원하는분위기에서역사속‘인간’소현세자가설자리는없었다.정작중요한소현세자의목소리는어디에도없었다.저자가책의제목을‘소현세자는말이없다’라고붙인이유이다.

저자는말한다.“과거의인물에게현재의열망을투사하는것은지극히자연스러운행위이다.하지만그열망이자칫과도할경우과거의역사적사실을왜곡할가능성이있다.그렇기때문에현재와과거는끊임없는긴장상태에놓여야만한다.현재의과도한열망으로시계추가기울어졌다면돌려놓아야한다.”“21세기의‘영웅’소현세자가아니라17세기격변기의‘인간’소현세자에주목해야”한다는저자의역설이유의미한이유이다.